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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의 경숙 - 2013년 제5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숨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이 단편은 서너번을 반복해 읽어야 했다 . 예사 소설로 읽다가 아, 뭔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걸 알게 된 때는 이미 끝을 보고 다른 단편을 읽을
즈음 였다 . 바로 리뷰로 쓰지 않고 다른 책들을 읽다가 언뜻 스친게 이
상함
ㅡ였다니 , 그것도 이런 비밀을 숨기는 장치가 많은 단편들 속 에
있다보니 크게 반응하지 않는 내 감정을 보고 한번 놀라고 , 그것이
사
람이 있고 없고의 존재를 환원하는 글이란 점에 또 한번 무딘 내 반응에
놀라버린 , 이제 누군가 사라지는 일이 예사롭구나 ...
싶어져서 아찔한
순간 였다는 솔직한 고백을 해야겠다 .
제목은 못생겼다고 말해줘ㅡ 인데 , 이건 쌍둥이 자매가 ( 동생인 나)
형부 앞에서 사소한 일상으로 투닥투닥거릴때 농담처럼 뱉던 말이다 .
그런데 , 시작에서 뭔가 반복적 문장이 지나가곤 했는데 그게
언니의
다이어리에 적혔던 단어이고 단서였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된다 .
어머니와 나의 먹방탐험 와중에는 그런 불행의 기미가 잘
포착되지 않
는다 . 너무나 행복한 모녀의 먹방 탐험 이기에 도저히 언니의 죽음과
사라짐에 대한 글이라고는 읽히지 않게 숨은그림을
깔아둬버려서 까딱
정말 숨은그림을 못 찾고 갈 뻔 했었다 .
형부가 이젠 언니의 필체로 장모께 대신해 비밀편지를 보내고 있는
중
이지만, 어쩐지 다시 읽으며 보니 엄마는 뭔가를 알고도 있는 듯 싶다 .
아, 시작하며 엄만 앞집에 빨래중 속옷이 나오자 누구를
향한 말인지도
알 수없게 나직히 죽을땐 깨끗한 속옷을 입었어야 한다고 중얼거린다 .
안 생긴것도 아니고 못 생겼다고 말해달라 ㅡ는
이 어처구니 없는 주문
이건 , 애초에 언니는 없었다고 해야한다는 말인지 없다고 생각해 달라
는 말인지 애매하게 우릴 스쳐지나가고
만다 . 회사에서 점심이 끝나고
무심한 듯 목소릴 톧아 엄마에게 언니인 척 전화걸기 ㅡ엄마는 다른 나
라에 시차 걱정에 얼른 전화를
끊지만 ... 과연 아무것도 모르기만 할
까 싶은 구절 이었다 . 엄마는 어쩐지 알것 만 같은 이 자매간의 비밀 ...
형부도 같이
공범으로 엄마를 속이고 있다 여기지만 , 속는 건 어쩜
알면서도 서로들 속아주는 형부와 나 ' 가 아닐까 ... 둘 만 알던 그
농담
처럼 말이다 . 사실인지 아닌지 ( 못생긴 것이)몰라도 둘에게는 그 때 는
통하던 둘( 셋 ㅡ형부까지) 만의 말이 우리
모두에게 다같은 한통속 이란
밴드를 쳐주는 단편인 모양 이라고 읽어야 했다 .
세삼 가슴 아프게도 먼저 맞고 뒤늦은 통증이 오던
단편 였다 .
못생겨가지고... 읽는 것도 느린 내 읽기에 한숨이 절로나는 윤성희작가
의 글 ... 예쁜 동생이 엄마 곁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양은 너무 예뻤다 .
동생아~ 잘 생겼다 . 그 마음 ! 이라고
말풍선을 달아주고 싶을 만큼 !
나도 공범이 되줄게 ...기꺼이 ~ 싶기도 한
이야기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