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저녁
보고 싶어도 참는 것
손 내밀고 싶어도
그저 손으로 손가락들을 만지작이고 있는 것
그런게 바위도 되고
바위 밑의 꽃도 되고 蘭 도 되고 하는 걸까?
아니면 웅덩이가 되어서
지나는 구름 같은 걸 둘둘 말아
가슴에 넣어두는 걸까?
빠져나갈 자리 마땅찮은 구름떼 바쁜
새로 생긴 저녁
p.15
장석남 시집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중에서
난초가 바위밑에서 하늘하늘하는 장면이 보이는 듯해서
혼자 웃음을 깨물어 먹으며, 아니 얼음인가
위에선 찬 것 좀 그만 내려보내 하는데, 입안서
돌돌 굴려먹다 와자작 씹어 먹는 그 날카로운 찬기가
재미도 있고 시원함이 섬짓해서 자꾸만 한 알만 한알만 더
그러고 ......시원한 물이 침보다 먼저 목구멍을 통과할때
저 난초를 발견한 기쁨 같은 것
작게 꺠무는 희열 ...
물 웅덩이 멀거니 하늘을 마주하고 난은 흔들리며 저녁
오는 참을 바라보고 , 이쁜 시구나...
기다림도 있고 ...난 손가락을 놀려 시를 옮길 적에
누군 그저 만지작이고 ! 그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