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시인생각 한국대표 명시선 100
김현승 지음 / 시인생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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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고독 ㅡ김현승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나의 시(詩)는......,


《 절 .대 . 고 .독 . 》김현승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무리 읊조려도 가 닿지 않는 허기
그런게 고독 인지 모른다.
나를 위한 수고와
타인을 위한 수고로움을 나눌 때
나는 고독해진다.
철저히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설움을
다시 알게 되기 때문에
에고의 성을 쌓고 허물고 쌓고 허물기를
반복하는 날들...
시는 어쩌면
한 번도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온 ㅡ 갖 찌끄러기를 내 뱉는 곱게 정제한
말들이 시어 인지 모르겠다고...
패잔병같은 목소리로 되뇌이는 밤.

절대고독을 탐하다.
옆으로 쓰러져 잘거야.
그러길 간절하게 바래.

2016 . 03 . 03 ~04 . 사이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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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3-04 0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일찍 일어나신 거예요? 늦게 잠드신 거예요? 아무튼 반가워요. 3월인데 봄같지가 않아요^^

[그장소] 2016-03-04 07:56   좋아요 1 | URL
아직 안자고 있어요.^^
날 새고..대부분의 날이 그렇지만 ㅡㅎㅎㅎ
프레이야님 멋진 3월 꾸려가시길 바랍니다.
오늘 어쩜 앵두가 와요.^^
2월 안에 보려고 한건데 ..배송이(수입 음반탓) 늦어져서..이제야 온다네요.
기다려집니다. 잘 읽고 느껴보겠습니다.^^

2016-03-04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3-04 09:29   좋아요 2 | URL
아침 꼭 정해진 건 아니고요..지금은 개학시즌이라..같이 부산한 아침 ㅡ잠은 달아났고..오후에 잠깐 눈 붙일적도있고 그래요.잠이 오면 일단 자둬요..^^
서니데이님도 오늘 비소식 오후 늦게부터 있는데 외출하시면 우산 챙기시길 ..저는 비 소식 땜에 마음이 들떳어요..^^

서니데이 2016-03-04 2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