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의 작별
조해진

그럴 수 없이, 서사가 완벽한 이야기에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 .
다만, 희망이라면 이야기가 끝난 지점을 바랄 수 있을 거였다.
사물과의 작별이 내게 그랬다.
어찌 읽어도 오직 예쁘고 슬프고 처연한 저 시대 너머로 내가 개입할
수는 없겠다고......
그래서 할 수 있는건 그들이 무연하게 놓여진 유실물 같은 존재가 되고
그들이 추억하는 어떤 공간만이 오롯하게 남아 있을 때.
마지막을 돌아보는 그 공간이 되어 볼 수는 있을 터라고 , 막연한 상상을
하면서 ......
지금까지 읽은 어떤 단편보단 맛깔나고 좋았다.
따지면 어디하나 헛점 없는 곳 , 그러니까 상상적 개입이 가능한 곳이
있지 않을까만 그러지 않기로 한다.
이 소설은 이대로 서군과 고모의 스토리로 지켜지는것이 합당하다.
그러지 않음 , 나는 몹쓸 사람이 되고 말 것 같으니...
고운 봄 진달래 같은 소설 한편 이었다.
단편인데도 장편같은 여운을 느끼게 하는...
오랜만에 가져보는 충실한 감정.
글을 읽는 다는 것은 이런 거지...하는 ,
비밀과 거짓말처럼 간직한 두사람의 진심은 저 수화기 뒤의
울림에 맡겨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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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6-02-12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문학상 소설집을 사서 본 지가 어언 10년 전이네요...

요즘 한국소설을 통 안보는 지라 이런 수상집에 걸린 수상작도 전혀 모른다는...

예나 지금이나 선정되는 사람이 돌아가며 타먹는 거 같아요.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등..

16년 수상자는 김채원이군요. 이 작가 이름만 들어봤지 작품은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네요.

그장소 님, 한국소설 꾸준히 읽으시네욤! 홧팅 하시길~

[그장소] 2016-02-12 01:03   좋아요 0 | URL
일단 시작은 했으니까요.^^
애초에 예정한 것보다 너무 방대해져버린게
문제라면 문제..ㅎㅎㅎ
수상작도 만만찮게 늘어서요..
생각도 늘꼬리에 꼬릴 물고..ㅎㅎ
그 재미에 보긴하지만..책을 보는지
제가 얘길 찾는지..가끔은 그런다는..
응원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