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호칭 문학동네 시인선 18
이은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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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한 제헌,법과 법사이를 투명하게 통과하는 투명인간들과 있어도 소용 닿지 않아 법에 눌리는 사람들 모두를 다정하게 뭐라 부르나,,,오늘은!!

 

문학동네 시인선 018  이은규 시집 다정한 호칭

표지의 안 쪽 ,속 살을 살며시 들여다 보면

시인이 비밀처럼 ,고백성사처럼

나즈막히 읊조리는 순간을

엿볼 수 있다.

 

 


 

바람의 지문

 

 

먼저 와 서성이던 바람이 책장을 넘긴다

그사이

늦게 도착한 바람이 때를 놓치고, 책은  덮인다

 

다시 읽혀지는 순간까지

덮인 책장의 일이란

바람의 지문 사이로 피어오르는 종이 냄새를 맡는 것

혹은 다음 장의 문장들을 희미하게 읽는 것

 

언젠가 당신에게 빌려줬던 책을 들춰보다

보이지 않는 지문 위에

가만히, 뺨을 대본 적이 있었다

어쩌면 당신의 지문은

바람이 수놓은 투명의 꽃무늬가 아닐까 생각했다

 

때로 어떤 지문은 기억의 나이테

그 사이사이에 숨어든 바람의 뜻을 나는 알지 못하겠다

어느 날 책장을 넘기던 당신의 손길과

허공에 이는 바람의 습기가 만나 새겨졌을 지문

 

그때의 바람은 어디에 있나

생의 무늬를 남기지 않은 채

이제는 없는, 당신이라는 바람의 행방을 묻는다

 

지문에 새겨진

그 바람의 뜻을 읽어낼 수 있을 때

그때가 멀리 있을까,

멀리 와 있을까 

 

 

                            이은규 詩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갈수없다 했나,

어떤 이가 부른 노래가 맴맴 도는데 ...

다음 자락은 노랫말을 이을 수 없는 것이

아마 행방을 알 수 없는 당신인가...?

 

아니면 이제는 나의 사람이 아닌 옛 사람의 기억을 말함인가.

애틋한 마음, 알고 싶고 읽어 내고 싶은 마음이 차있다.

그러니 없으나 옛사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추억은 그 모든 이름이 된다.

기억일 뿐이어도 그리움이 되는 순간,

멈칫, 멈추게 하는 어떤  정지의 찰나

그 모든 것의 이름을 바람이라 부르고

당신이라 명해야 멀리 멀리 전할 수있다.

전해지지 않아도 자족에 그칠 뿐일 것이라도...

 

혼자 묻고, 혼자 답한다.

 

당신도, 가끔 내가 그리운가.

 

2015. 제헌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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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7-18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오늘이 제헌절이었죠. 깜박했네요. 빨간날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좋은시집 소개 잘 보았어요

[그장소] 2015-07-18 05:46   좋아요 0 | URL
예, 제헌절 였어요.법치국가 아닌게 분명해요.네이버에만 장난같은 그림베너로 겨우 작게 알리고요. 법에 사는 사람들이..^^ 깊이는 없는, 그냥 이런 시집이 있다..정도 인데..봐주셔서 정말 *^ㅡㅡㅡ^*고맙습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 약속요!!

지금행복하자 2015-07-18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 잘 안 읽어지는데 이렇게 올려주시면 읽고 알게 되고~ 시의 문외한 조금씩 젖어들고 있어요~^^

[그장소] 2015-07-18 05:52   좋아요 0 | URL
시에,문외한이 따로 있나요..생각이 스미면 그게 시˝죠. 꼭 함축이나 상징이 아니어도, 일상이 시인 , 지금 행복하자 님..이신걸요! 여름 홍차 내실때는 어쩔까, 상상하면, 그 정성어린 시간이 시˝의 시간..^^
잘 봐주셔서 진심 고맙습니다.저,스스로를 위로한다 하는 거였는데..진짜 위로가 크게 되네요! 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