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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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설 속에 곳곳에 파씨는 있다.


왜 하필 파씨일까....


하고 많은 성씨중에....


어느 단편 중엔 파,씨는 알고 보면 고양이 였기도 하고.


알고 보면 자기 자신의 분열 이기도 하다.


나는...파밭의  파꽃을 .....


무수하게 많은 파들이 희부윰하게 서서 장렬하게 


피워 낸 흔들림 없는 꼿꼿한  파.꽃.을. 머릿 속에 그린다.


한 덩어리 이지만 들여다 보면 알알이 또 그 알알이에 


또 무수한 알갱이가  점점이...


파의 꽃은 노랗게 만개하기 전까지 그러하다.


외로워.외로워.외로워를 그녀는 


그렇게 말하는 걸까...생각한다.


여럿이 서 있어도.


군락을 지어 나란히 있어도 


모두 파꽃.일 뿐.으로 불리우는 것이


이내 ..폭력입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파의 입장에서나 파씨의 입장에서나..그럴거라고


말하는게 들리는 듯 하다.


파씨라니...


파를 기를 때 씨를 심어 모종했던가?!


마늘도 아니고...어릴 때 몇뿌리 길러 먹을 땐 뿌리만 흙에 뭍어 주어


길러 줄기만 듬성듬성 잘라 먹었던 기억이 방해하는 ...파의 모종(?!)의 기억.


알게 뭐냐고...학교를 오가기 위해서 늘 지나는 길엔 ...파밭이 있었는 걸.


고 작은 분열된 자아..모눈같은 ..스스로도 알지 못하거나


모르고 지나쳤던  내면의 자아들에


그녀가 붙여주는 이름이거나 기억들에 붙여주는 인덱스 같은 걸까..


아...곡도와 살게 된  G가 있었지...


삼킨 말들이 A와 B의 선분과 맥락이 무수한 어쩌구...


보통은 A씨가 있고 B씨가 있어.


G씨는 오히려 글 속에서 G. 본인이 무수히 삼킨 오선지 같아.오선지는 오선 뿐이라 오선지.


벗어난 G는  홀로 G선상에 놓여야 하는 거잖아. 


곡도라는 개체를 통해  인간성을 지키려 해봐도 밖에서 소리없이 늘어가는 여우의 숫자처럼.


인간이 인간에게 포기한 걸 다른것으로 대체 해 기대해 봤자 평행선만  수없이 그릴 뿐이라는


그런 말이 하고 싶은 거였나?  어렵지 안다며 잘 해보라고 권해준 파씨도...


김과 조미김.칼륨과 소금 사이에...먼지 덩어리같이 뭉쳐 뒹구는 고양이털을 상상해.


곡도는  말도 할 줄아는데  9조항을 읽었냐...경고를 하지.


보살피지않아 곡도가 사라지면 당신의 무언가도 분명 잃을 거라고


둘러 말하지만  뭐겠어...필요할 때 취했다가 귀찮으니 내다버리는 인간에게  더는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지. 곡도는 직립한데...  네 잃어버린 인간성을 그들이 가져..


우리 인간들은 아마 여우새끼처럼 상실한 뭔가가  되서 알 수 없잖아. 


자신이 뭘 잃었는지 껍데기를 빼았겨 버렸는지도..


역으로 곡도들에게 그들이 풀섶에 놔 준 온기의  


한끼를 얻어먹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거니까.


그림자도 빼앗겨. 본체도 삼켜져. 말이나 눈꺼풀이나 ...의식이나


다 내어주다 보면  언젠가 깨어보면 보이겠지(보일까?)  


매일 같이 규칙적인 시간에 어김없는 관찰의 눈.


동그랄 뿐인...자신은 어딘가 좁고 답답하고 그러면서 춥고 어쩐지 뭔가 쓰라릴 것 같다.고


생각 될 뿐이라고.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아무 느낌은 없으며. 이내 


아...곧  떨어져....퐁 ~!


시궁창의 더러운 물은 뭘 삼키고도 시침 때고 무겁고 느리고 냄새나게 흐르겠지.


아무렇지 않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시대가 그러지 않냐는 식으로


넘어가는 일.이.  폭력이라고 고발하는 그녀가 고마워서  


자꾸만 끝도없이 반복 될 뿐인 악순환 들이  


고통스러웠는데 혼자만 그런 척 하는 것.


그것조차 어리광이라고 못밖아 대는 사회와 분위기에 멍들었는데


아닌 건 아닌거라고 말할 수있게 해줘서 위로가 되었어.


얼마 전 페북의 한 분이 좋은 책을 읽게 되었다며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을 권리 라나.


그 비슷한 내용으로 의견을 물었는데 ...그녀의 책을 읽으며 분명히 알아냈다는 것.


그건...다트.와..물고기와 따귀 같은 거란걸.


모호하게 물가오른 담뱃값에 피울 수 있지만 끊을 수도 있는 담배 같은 게 아니라...


더  분명한 건..파씨의 다트..(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 열차 ),나나의 물고기와 나기의 따귀(계


속해보겠습니다)에 있다고.


대체 무슨 책이냐고 물어도...그냥 전부 황정은의 책이야.



읽으며 뭐래......하고 그냥 아무느낌이 없는 ......

당신은 이미 누군가를 모자로 만드는 사람이고

너무 어려워 뭔지 모르겠어 하는 사람은 

이미 곡도와 뒤바뀐 걸지도 모르겠어.

아니면 곡도에게 빼앗겨 버렸거나.


기른적도 없는데...무슨!?....



기억 안나? 어릴 때...길렀던 당신 집의 그 것.


얄리였거나.해피였거나.도치이거나.월리였다거나...




기른 것 자체를 잊었다면...그건 빼앗긴...거야.ㅎㅎㅎ




넌 누구야.
너의 주민. 거대한 삼각형의 주민.
뭐의 주민이라고?
너의삼각형.네가 찍은 세 개의 점 사이. 나는 너의 주민. 안녕. 안녕.
.
.
.
.
나는 거기서 이걸 만들었고 너는 여기서 이걸 만들었다. 똑같아. 그런데 왜 싫어해.
.
.
.
체셔는 혼자 남았다.
.
.
조용히 밤이 지나가고 낮이 지나갔다.

p.147,148,150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모기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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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23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이 마구 잡이로 막아선 복개천 하구에서 방향을 잃고 빌딩들 과 산등허리에 받혀 휘돌아 나오는 어느 골목.
비둘기이모 둘째 아들 결혼식 참석차
외출하였다가 종일 바람이 빌딩들 틈에서 달리며 지르는 휘~이잉..우는 소리에..
머리가 아팠어요.
감기 조심들 하시길...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자목련 2015-04-07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황정은의 첫소설집, 애정해요.
그 뒤로 만나는 소설의 근원이 이 소설집에 있는 것 같은 느낌!!

[그장소] 2015-04-07 11:27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그녀의 충격파가 주는 소설이 좋아요.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예쁜글이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이..맘을 편하게 해주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