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1.pm 11: 18 `
누군가 세차게 문을 두둘기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배 고픔 따위...
엉망 진창이 된 머릿 속이 ...
툭툭툭 쳐서 고르게 가라앉힐 수만 있다면
좋겠다.
막장 막장.하지만...그런 일이 도처에 벌어지고
있기에
그게 더는 놀라울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다리가 풀리고 있다.
나 만으로도 벅찬데...그러고 살아온게 이제 햇수로
오년차가 되가려한다.
올 가을에 아이의 생일이 지나면 꽉 채운 오년이 될터.
우리..그렇게 떨어져 산 시간도 데칼코마니.
마주 찍기 한 그림마냥 같다.
미운 시간도 분명 있었다.
어찌 원망의 시간이 없었을 까...
그러나, 아. 이건 아닙니다.
한번도 모질게 미워한 적 없었다는걸 당신이 더
잘 아시지요.
아직..한참 젊은 청상이시고.그 젊음과 시대가 주는
일찍의 부모됨.과 고됨. 층층시하
나는안다. 보았기에.. 그러니 안쓰럽고 안타까워
하면서..미워 하였다.
그리 잘 아시는 양반 이..그러십니까...하고.
뇌종양이라고..그 네의 머릿 속에 4~5 cm가 넘는 혹이
자라고 있단다.
그나마 다행이 악성이 아니라 하는데 참.그것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뇌라는 녀석이..그 좁은 곳에서
부대낄 덩어리라 생각하니.견딜 수가..
지난 2010년에 나역시 몸의 장기 중 세개를 들어내버렸다.
아픈 곳이 어디든..암은 다 같다.
두려운 것...또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살게도 한다는것.
다시는 아이를 가질수도 없다. 그것이 심리적으로는
다른 삶을 꿈꿀수 없게도 한다.
너무 이르게 만나서 내가 인연이 아니어서..
우리 딸에게 지금 미안하게 되버~렸다.
그렇지만 나는 너무 예쁜 내 딸이 내 생에 보물이다.
내가 곁에서 돌봐 주진 못하지만 ...
슬픔을 버금가는 어떤것이 있다면..
그런 것을 줄 것이다.
어머니는 그동안 내가 들어놔 준 노후 대책들을
모두 유지못하신 것 같다.
자식들 잘못 키운 댓가라고 말하자니..
이 철딱서니 들 때문에 속이 터진다.
우리는 서로 따로 떨어져 종일 아픈 셈이다.
딸에게 전화해 할머니 약이랑 식사 잘 챙겨드리라고
당부하고
나도 허리가 꺽일 듯 해.
거실을 돌아보다
어제 사온 한강의 시집을 ...꺼낸다.
서랍을 뒤져..
저녁 상을 겨우 겨우차리는 꼴이다..
배가 고프면 한자 한자 시를 집어 먹으며
눈물을 삼켜야지.
또..핑 도는 눈물을 끔벅대는 ..지금.
다...식은 저녁 상....
![](http://image.aladin.co.kr/product/3335/59/cover150/8932024634_3.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212/pimg_7781441081151828.jpg)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물고기 비늘 같은 바람은 소금기를 힘차게 내몸에
끼얹으며, 이제부터 네 삶은 덤 이라고....
1부. 새벽에 들은 노래, 차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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