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기적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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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당신이라는 기적 /저 자: 정한경 / 출판사: 북로망스>

 

 

산문을 오랜만에 읽었다. 소설보다 잘 읽지를 않는데 주관적인 글이 많다보니 때론 나와 맞지 않는 책을 만났을 때 책장을 넘기는게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만난 [당신이라는 기적]은 공감되는 상황과 문장 그리고 위로가 되는 문체가 많았다. 읽다보니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물론, 고통이 나한테만 머무는 게 아닌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주저 앉는 일로 고립된 느낌을 받곤 했었다. 그리고 최근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을 읽은 뒤 이 도서를 만나니 연장선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자의 시와 에세이는 더욱 공감을 갖게 했다. 단순히 잔잔한 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날카롭게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감정을 두드리면서 생각하고 이겨낼 수 있게 응원을 해 주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치유할 필요가 있다.

-본문 중-

 

책은 총 4부로 나뉘었고 그 안에서 다시 한번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 1장은 당신이라는 기적, 2장은 당신의 아픔을 나눠 가진 사람, 3장은 당신의 삶이 행복으로 채워지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4장은 당신의 방식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타인과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되는 지금 특별함을 갖기 위해 누군가를 좇는 대신 자신의 다름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자신을 더 사랑하고 바라보는 마음이기도 하다. 흔히,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데 어떻게 타인을 사랑할 수 있냐 라는 말이 있듯이 사랑스러운 마음은 자신의 내면에서 시작 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사랑의 형태가 언제나 원하는 모습이 아닐 수도 있는 데 사랑은 아니지만 자신 곁에 남아 있는 사람에 대한 감정 역시 알려준다.



미국 영화 중 <초원의 빛>은 사랑하는 두 주인공이 어른에 의해 헤어져 결국 각자 결혼을 함으로써 살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중요한 건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현재 자신 옆에 있는 사람들 곁에 남는 다는 것..저자가 말한 가장 사랑한 사람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괜찮다는 의미가 이런 게 아닐까? 사랑을 잃은 이들, 이별을 준비해야하는 연인들을 볼 때면 그 순간만큼은 독자라도 슬프다. 서서히 멀어지는 준비를 한다는 건 .... 왜 그럴까? 당연한 행복과 감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아서 일까? 하지만 그럼에도, 아픔을 딛고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감정을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마주할 수 없는 사랑이지만 추억을 남긴 그 시간은 또 다른 사랑을 하기 위한 영양분이 될테니 말이다.

 

아픔을 나눈 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성장하면서 인생에 남겨지는 친구들을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이들은 결코 앞 순번이 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이 우선시 되지만 슬픔이 찾아올 때 곁을 지켜주는 이는 바로 '친구'다. 앞자리에 있지 않으나 묵묵히 지켜주고, 뒷자리로 밀려나고 눈에 띄지 않더라도 서로를 지탱해주는 존재. 많은 말보다 ' 힘들었지?' 한마디로 고단한 시간을 흘러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나는, 너는, 우리는 아픔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남들 보다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거 같아 주눅들 필요가 없다. 저자는 누군와 함께하고 마음을 나누느냐에 따라 우리가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타인의 모습에서 숨겨진 대견함을 발견하듯 자신에게도 숨은 대견함을 꼭 발견하라는 말은 나에게 위로와 용기가 된다.

 

아픔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아픔을 버텨낸 순간 또한 함께 남겨진다는 것.

아픔의 순간이 마음에 남겨졌다는 것은

아픔을 이겨낸 순간 또한 함께 새겨졌다는 뜻이라는 것.

-본문 중-

 

누구나 사는 동안 불안을 느끼게 된다. 낭만주의 시인인 키츠는 불안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감성을 이끌어내는 또 다른 심미안으로 바라보라고 했다. 그 역시 일생 동안 우울증으로 힘들었음에도 그의 시는 그렇지 않았다. 저자 역시 불안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 것이지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고 했고, 미래를 향한 불안 속엔 열정과 애정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막연한 불안으로 싫은 이 감정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다는 점. 또한, 아가페 사랑을 주는 부모님의 사랑, 살아가는 데 용기를 주는 꿈이 어느 새 무거운 짐으로 변해버린 현실, 불행과 행복에 대한 시선 등을 표현한 담백한 문체들이 책을 읽고 또 읽게 만들었다.



<바다는 파도 없이 빛나지 않는다>

엄마가 아들의 손을 붙잡고 바다를 찾았다.

더 이상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기에

자신이 밟을 수 있는 세상의 끄트머리에 온 것이다.


(중략)


"엄마 , 바다가 파란 이유가 뭔지 알아?"

"응 , 뭔데?"

"바다가 파도에 부딪혀서 파랗게 멍이 든 거야."

천진난만하게 내뱉은 아들의 한마디에

엄마는 마음이 멈춘다.


(중략)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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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 불안하고 막막한 시대를 건너고 있는
김성중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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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저 자: 김성중

출판사: 흐름출판

 

키츠는 아폴로니우스처럼 모든 세상사를 사실이라는 기준으로만 보려는 어리석음을 비판한다. 사실만을 믿는 사람보다는 사실과 상상력을 더불어 믿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이다.

-본문 중-

 

낭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음, 노래 가사나 소설 속에서 느끼는 것 밖에 알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뭔가 현시로가 동떨어진 세계라고 강하게 느껴지는데 오늘 만난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선 낭만이 인간에게 주는 것이 단순히 몽상이 아닌 삶의 질을 높여주는 하나의 도구임을 알려준다. 과거에 비해 현재의 삶은 풍요롭고 필요한 것을 쉽게 구하는 시대가 되었다(물론, 이중에는 힘든 사람들이 있지만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너무 앞서나가기만 해서 자신과 타인을 비롯해 인간의 감정을 돌아보는 서적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이 책 역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9세기 영국의 모습과 현재 한국의 상황을 대조하면서 흘러가는데 왜 영국일까? 그건 산업혁명이 최초로 발생한 나라였으며 이로 인해 문제점을 가장 먼저 인식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발전했지만 그로인해 상실된 감성과 정서를 회복하고자 사람들 마음속에 '낭만'을 불어넣으려 했던 영국의 모습은 오늘날 드러나는 문제와 다르지 않다보니 책을 읽으면서도 공감되고 당시 시인과 작가들이 산업발전으로 우려된 모습을 통찰했던 게 대단할 뿐이었다.

 

단어의 시작은 비현실적은 모험담과 초자연적인 현상을 보여주는 로망에서 나온 말로, 저자는 영국의 낭만주의의 창시자인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를 시작으로 키츠, 바이런,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페미니즘의 선구자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등 당시 영국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시인의 시를 통해 전달한다. 영국은 신사의 나라라고 하지만 사실상 이건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하류층과 구분 짓기 위해 부유층은 매너와 예의를 철저하게 배워나갔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낯설지가 않는데 누구나 알다시피 한국은 계급이 없는 사회이지만 그 이면에는 어느 아파트에 사는 것을 시작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절대적 신이 사라지고 과학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졌다(그만큼 지식인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나 이성적으로 살아간다면 행복할까? 물론,그렇다고 감성적으로만 살아가는 거 역시 옳다고 볼 수 없지만 그 옛날 시인들은 이성보다는 상상력에 더 치우쳤다.

 

여기서 '상상력'이란 흔히 알고 있는 뜻에 국한 된게 아니라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연민하기 위해 필요한 것 역시 상상할 줄 알아야 가능한 것임을 알려준다. 시인이 바라본 세상은 현실적이지만 문자를 통해 아픔과 감정을 움직이게 한다. 이른 나이에 요절한 시인 키츠는 의사가 될 수 있었지만 시인을 선택했지만 그렇다고 그 삶이 평탄한 것이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결국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 전에 평생을 우울증에 시달린 인물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키츠는 우울로 인해 자살률이 높았음을 알고 있었기에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방법은 바로 '강렬함'에 휩싸이는 것이다. 키츠가 말한 이 단어는 강한 자극적 경험이 아니라 어느 한 순간 몰입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으라는 의미로 미술관에 가면 그림에 빠지듯이, 그 순간만큼은 걱정을 잊게 되니 말이다. 삶을 고달팠던 키츠에게 우울함은 단순히 부정적으로 바라본 게 아니라 이로 인해 인간 감성의 성장과 사색을 찾아야 한다고 했을 정도였다.




우울은

죽어야 하는 미와,

작별 인사를 하려고 항상 입에 손을 대고 있는 환희와

벌이 꿀을 빠는 동안에 독으로 변하는 고통스러운 기쁨과

공존합니다.

베일에 가려진 우울은

희열의 성전에 그녀의 성소를 가지고 있어요.

그 성소는 환희의 열매를 강한 혀로 입안에서 터뜨릴 수 있는

사람만이 볼 수 있으리.

-우울에게 보내는 시 중-

 

 

이뿐만 아니라 찰스 디킨스의 소설인 <올리버 트위스터>를 통해 당시 영국에서 구빈원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었는지,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등 유명한 고전소설을 소개하면서 19세기 영국 사회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특히, <멋진 신세계>는 고통 대신 쾌락만이 있는 사회를 그려냈다. 고통이 있는 삶을 누구나 원하지는 않지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건 불행하게도 고통이 존재할 때 가능함을 상기시킨 소설이다. 또한, 시인들은 자연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는데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임에도 늘 우위에 있음을 말하곤 한다. 낭만주의 시인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자연에 대해 살펴봐야 하는데 영국 작가 체스터턴은 인간이 신비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건 자연에서 어떤 필연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라 했다. 계절에 따라 꽃과 나무가 자라고 지는 것 역시 하나의 마법이라고 봐야한다고 주장한 그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열매과 강물 역시 같은 존재임을...더 나아가 자연은 모든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에올리언 하프>시에 담아놓았다.

 

그리고 자연은 여성 시인에게 위로와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대부분 남성 시인인 반면 왜 여성 시인은 없을까? 사실 없는 게 아니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외면했을 것이다. <오만과 편견> 역시 익명으로 발표했다고 했으니 시는 오죽했을까 싶다. 하지만, 여인들은 일상만을 소재로 쓰지 않았고 부당한 사회제도를 향해, 남성이 지배하던 사회에서 약자의 소리를 대변했었다. 그 중 메리 로빈슨는 기구한 삶을 살다간 여성 시인으로 뛰어난 미모 때문에 사기 결혼과 남편의 빚 때문에 감옥에 수감이 되고, 조지 4세의 눈에 띄어 정부가 되었던 인물이다. 시인뿐만 아니라 소설가, 극작가로 활동을 했는데 당시 여성으로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고 그녀가 쓴 <노래하는 가난한 부인>은 성주와 가난한 노부인의 삶을 대조하는 것으로 가난하지만 사냥꾼을 두려워 하지 않는 대담한 삶을 보여주는 시다. 자신을 한탄하는 다른 여성 시와 달리 자기 힘으로 삶을 일궈가는 자긍심을 알려준 모습은 마치 매리 로빈슨을 보는 거 같았다.



마지막으로 여러 소제목으로 19세기 영국의 모습을 시와 소설로 만나본 <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문득, 고전 문학과 시를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다. 인간은 인간일 뿐이라는 점 그럼에도 그 안에서 강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이들을 이들을(시인과 작가, 소설)보면서 스스로 어떤 삶을 지나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개인의 안위와 욕망을 생각했더라면 선택하지 못했을 삶을 살았던 낭만주의 시인들을 되돌아보면 더 높고 숭고한 가치를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치는 초연한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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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큐레이션 - 에디터 관찰자 시점으로 전하는 6년의 기록
이민경 지음 / 진풍경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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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도쿄 큐레이션

저 자: 이민경

출판사:진풍경

 

단지 무엇을 추구하고 좋아하는지에 관한 표면적 멋이 아닌, 정신적 근간을 만드는 일에 대해서, 자신의 루틴과 룰을 정하는 것. 라이프스타일의 출발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발생 전 일본은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여행지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 나라다. 관광 도서가 넘쳐나 어느 책을 골라봐야 할 정도로 일본 곳곳을 알려주는 도서가 많았는데 막상 일본에 가게 되었을 땐 무겁게 들고 간 여행책은 짐 덩어리였다. 그리고 딱히 관광지를 간 게 아니라 지인이 알고 있는 지역을 돌면서 구경을 했는데 걷다보니 그 마을에(도심이라고 하기엔 마을 같은 곳)서 작은 축제가 한창인 것도 봤었다. 국내에 소개가 안된 곳을 둘러보니 오히러 그런 시간이 즐거웠었다. 그렇기에 오늘 만난 [도쿄 큐레이션]은 여행지가 아닌 일본에서 사는 동안의 일상을 담은 거라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본에 살 계획이 있었던 게 아니고 우연히 가게 된 그곳에서 몇 년을 살았다. 저자는 사는 동안 그곳에서 방문했던 여러 가게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일본인의 신념과 다른 모습들을 소개한다. 일본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장인정신 만큼은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니 가게를 대를 이을 생각도 하고 또 이어 받을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옛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은 매번 보면서도 감동을 받는다. 또한, 유명 브랜드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통틀어)으로 승부하는 이들도 있는 데 골목으로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가게을 볼 때면 멋이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깨진 그릇도 버리지 않고 보수를 함으로써 멋진 그릇으로 탄생시키는가 하면, 전석이 예약제인 카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일본의 장점만을 말하지 않는다. 한국과는 어쩔 수 없이 역사를 빼 놓을 수 없는 나라임을 상기 할 수밖에 없었고, 그 중 일본의 한 미술관에 있는 '이천 오층석탑'은 한국에서 수탈한 문화재 중 하나라고 하니 마음이 답답할 뿐이다. 이것 뿐이랴....알지 못하는 수많은 문화재가 타국에서 덩그라니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일본은 섬 나라로 저자가 만난 사람 역시 일본인의 특징을 말하는 데 그 중 하나가 외부의 것을 흡수해 일본의 문화로 만들어버린다. 여기에, 크루(crew)문화도 있는데 레스토랑,빈티지 숍, 식료품점 등을 가면 그 가게의 명함이 아닌 다른 숍의 명함이 놓여져 있는데 이건 그거 추천하고 싶은 이유 때문이란다. 취향이 비슷하거나 집단의 관계가 끈끈하게 형성되어 이뤄지 문화의 장점을 보여주는 반면 집단주의에서 드러나는 폐쇄적 성향에 대해서도 언급하기도 한다.

 

일본인은 참 재즈를 즐겨 듣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냥 듣는 거하고 좋아한다는 건 분명 차이가 나는데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재즈광이라고 하지 않던가? 왜 이들은 재즈를 좋아할까? '재즈 킷사'(차를 마시면서 재즈를 듣는 곳)에 대한 인터뷰 중 '재즈는' 일본인에게 각자 다른 소리를 내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재즈 음악이 이들 삶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려준다. 직접 걸어야 찾아갈 수 있는 공간들...자신들의 문화를 고스란히 지키고 이으려고 하는 일본인들...저자는 이들의 기모노 문화를 보면서 한국이 자발적으로 지키려는 의지가 부족하게 느껴진다고 했는데 침략과 전쟁을 겪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은 나라에서 옛 문화를 지킨다는 건 버겁지 않았을까? 살아가는 것 조차 버거웠던 시기,과거의 잔재에서 문화를 고스란히 지키려는 게 쉽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벚꽃은 봄,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재생과 유한함 같은 삶의 본성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불과 2주 동안 짧은 시기에 화려하게 피었다가 한순간의 꿈처럼 사라지는 속성을 가진 까닭이다. 이 웅장하지만 짧은 수명은 우리의 인생 또한 결코 길지 않다는 진리를 일깨워준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었다. 저자의 느낌에 공감도 하고, 아니기도 했었는데 완독 후 내린 결론은 한 나라를 안다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다시 한번 각인을 한다는게 나에게는 뭐랄까...날카롭게 다가왔었다. 좋다 나쁘다가 아닌 이런 삶을 살아가는 구나....아마 이 생각이 가장 적확한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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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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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시의 역사

저 자: 존 캐리 / 옮김:김선형

출판사: 소소의 책

 

인간의 사랑을 진지한 시의 주제로 격상시키는 한편, 암묵적으로 한 인간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갈등에는 시인의 일생을 바칠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본문 중-

 

시는 소설처럼 많은 문장이 필요치 않고 오로지 필요한 단어만 존재하니 쉽지 않을 뿐더러 그렇다보니 소설만큼 자주 읽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의 존재성의 어느 것보다 중요하게 보여주기도 하는 데 '시'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한국 역사의 아픔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워낙 유명한 시인이었고 역사의 아픔을 짧은 구절에 담았기에 그 문단을 풀면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은 앎의 기쁨 보다는 슬픔이 컸었다. 소설과 다르게 시는 그저 글자에만 집중을 할 수가 없고 깊이를 알아가야 하는 것이니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는 꾸준히 주위에서 자주 보는 문학으로 이제는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들이 있어 전보다는 조금은 수월하게 다가가는 거 같다.

 

오늘 만난 '역사 시리즈'에서 '시의 역사'를 만났다. 책의 고대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로 시작을 하는 데 사실, 이 책을 최근에 읽었기에 낯설지가 않았다. 길가메시의 대략적인 내용은 여신의 여인에서 태어난 길가메시 왕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는 위대한 전사이나 폭군이기도 했다. 이를 저지 하기 위해 신들은 야생의 인간 엔키두를 만들고 여인과 몸을 섞은 다음에서야 엔키두는 인간이 되고 길가메시와 에로스를 나누고 더 나아가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길가메시는 그를 되살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그런데, 분명 고대 서사시 라고 했지만 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부분은 문화가 변하면서 시 역시 흐름을 따라 변하게 되면서 현재의 시의 모습으로 된 것이다. 하여튼, 최초 서사시라는 길가메시는 단순히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이 죽음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들임으로 시는 인간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 주고 있다.

 


길가메시를 보면 시라는 마냥 아름다운 문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최초의 전쟁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관심이 생기면서 오디세이아와 일리아드에 끌리게 되었다. 음, 그런데 딱히 시로 분류를 하지 않았는데 책을 통해 '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어 베오울프 역시 서사시의 종류였다. 아직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지만 영웅담을 소개하는 내용으로만 알고 있다. 저자는 시대별 시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시인에 대해 그리고 시를 통해 전달하려는 의미도 말하고 있다. 당연히, 단테의 [신곡]도 소개하는 데 천국과 지옥 그리고 연옥을 소개하는 신곡은 지옥의 잔인한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시란 결코 그러지 말아야 하는 내 생각을 과감히 무시해(?)버린 책이라는 점...여기서, 더 나아가 시인이라는 문학인 하면 뭔가 낭만적 인물로 생각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있었다. 사회규범에 반항하는 시인을 말하는 '포에테 모니'는 '저주받은 시인'이라는 의미로 프랑스와 비용이라는 시인도 있었다. 그의 시는 독설과 빈민층의 모습 등 인간사에 던지는 불쾌감 이었는 데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시는 계속해서 변천사를 겪으면서 종교와 민중시, 세계대전을 넘어 정치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20세기 정치에 희생당한 시인을 볼 때면 펜이 그 무엇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어느 쪽으로든)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책은 시대 별로 시를 소개하고 설명을 하는 데 이 책을 읽기 전 '시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시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시가 인간사에 무엇을 남기고,영향을 주었는 지를 시인과 시를 통해 알려준다. 사랑을 노래하는 시가 있는 가 하면, 자신의 아픔을 담긴 시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쩌면 그냥 한 줄 쓱~하고 읽기만 한 그 한 줄이 시인에게는 많은 의미가 담긴 문체임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건 동양의 시는 중국 시와 일본 시만 소개를 했다는 점이다. 영어권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에 아서 웨일리라는 사람이 170편의 시를 묶어내면서 알려지게 되었다는데 뭐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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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탄생
김민식 지음 / 브.레드(b.read)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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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집의 탄생

저 자: 김민식

출판사: b.read(브레드)

 

원시 자연에서 출발한 인간은 작은 집을 찾고 여기에서 정신적 위로를 받는다.

-본문 중-

 

집이란 공간은 주거 중심이 아닌 심적으로 인간이 마지막으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누구나 살면서 집은 꼭 필요한 공간이라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오늘 읽은 [집의 탄생]은 사실 읽기 전 까지 현실적으로 집 구조와 탄생 과정이라 생각을 했었는 데 더 넓은 의미로 집을 설명하고 있었다. 중간 곳곳에 소개한 집의 그림을 보여주는 데 익숙한 모양도 있고 생소한 모습도 있어 '집'의 다양성을 보게 되었다. 저자는 직접 의뢰를 받아 집을 짓기도 하는 데 지어진 집을 보고 사는 것과 직접 지어 살아가는 건 그 자체부터 느낌이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저자의 이야기에 끌려 들어갔다.

 

저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독특하거나 유명 디자이너의 집 또는 고희와 월든 작가의 소로의 오두막을 스케치로 보여주는 데 문득 인간의 창조성은 무한하다는 것을 느낀다. 지형에 맞게 짓는 것 역시 지혜의 일부이며, 때론 소박한 신념을 담아내 작은 집을 짓는 것 역시 삶의 터득이다. 건축가하면 르코르뷔지에를 소개하는 데 작년 저자에 관한 책을 읽었고 현대의 국내 아파트 형식이 바로 이 디자인으로부터 탄생 된 것을 알았다. 당시, 2차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프랑스에 의뢰를 받아 창조한 게 '아파트'형식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프랑스에서는 인지도가 낮아 대중적사랑을 받지 못했고 한국에서는 반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결국, 그 집에 의미를 부여하고 움직이게 하는 건 인간의 사고임을 재차 느끼게 되었다.




인간이 거주하는 모든 곳을 '집'이라고 칭하지만 더 세세하게 나뉘어지면서 집의 형태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고향인 전주에 한옥마을이 있다. 오래 전에 이곳은 개발이 묶어진 곳이라 수리도 못하고 살아가는 거 자체가 열악했는 데 개발이 풀리면서 수리 후 한옥 마을로 관광 명소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한옥하면 현재 내가 알고 있는 모양이 한옥이 아니라는 점이다. 초가집, 너와집 ,기와집 등 한국의 전통 건축물을 포괄하는 것인데 유난히 기와집만을 의미하는 한옥이 되어 안타까웠고,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넓은 의미의 한옥을 알았다. 저자는 서양식 주택이나 일본풍 건축에 대비할 때 '한옥'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미 기와로 지붕을 올린 집을 한옥이라고 정의한 부분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집을 짓는 기술이 없었던 시대라도 사람들은 나무와 흙으로 지었다. 살기 위한 공간임에도 때론 인간의 사유를 갖는 곳이 되기도 했는 데 독일 철학자(비록 나치를 지지했지만)인 하이데거의 오두막은 고립된 시간 속에서 사유하기를 즐겼다. 40대에 세상을 떠난 소로의 [월든]은 낭만적인 숲속 생활이 아니다. 오히려, 이곳에서 자본주의와 경제를 만날 수 있는 책이지만 그가 2년 동안 살았던 숲 속의 집은 왠지 최소한의 것으로 집을 짓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게 한다. 집이란 무엇일까?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자유롭게 해외로 나갈 수 있었던 저자의 일상에서 직접 그곳에서 본 집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고독한 오두막집은 철학자에게 마르지 않는 영감을 주었다.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고 말했다.

-본문 중-

 

마지막으로 고흐의 첫 유화 작업인 뗏집은 지붕에 풀이나 잔디를 심어놓은 집이다.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스칸디니비아아 아이슬란드 등 몇 개의 나라에 있었다고 하는 데 이를 보면 건축 역시 자연을 소재로 하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소멸 되는 데 문득, 집이란 인간의 삶과 같이 탄생되고 살아가는 것임을 ... 더 넓은 시야로 집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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