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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평점 :
도 서:시의 역사
저 자: 존 캐리 / 옮김:김선형
출판사: 소소의 책
인간의 사랑을 진지한 시의 주제로 격상시키는 한편, 암묵적으로 한 인간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갈등에는 시인의 일생을 바칠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본문 중-
시는 소설처럼 많은 문장이 필요치 않고 오로지 필요한 단어만 존재하니 쉽지 않을 뿐더러 그렇다보니 소설만큼 자주 읽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의 존재성의 어느 것보다 중요하게 보여주기도 하는 데 '시'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한국 역사의 아픔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워낙 유명한 시인이었고 역사의 아픔을 짧은 구절에 담았기에 그 문단을 풀면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은 앎의 기쁨 보다는 슬픔이 컸었다. 소설과 다르게 시는 그저 글자에만 집중을 할 수가 없고 깊이를 알아가야 하는 것이니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는 꾸준히 주위에서 자주 보는 문학으로 이제는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들이 있어 전보다는 조금은 수월하게 다가가는 거 같다.
오늘 만난 '역사 시리즈'에서 '시의 역사'를 만났다. 책의 고대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로 시작을 하는 데 사실, 이 책을 최근에 읽었기에 낯설지가 않았다. 길가메시의 대략적인 내용은 여신의 여인에서 태어난 길가메시 왕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는 위대한 전사이나 폭군이기도 했다. 이를 저지 하기 위해 신들은 야생의 인간 엔키두를 만들고 여인과 몸을 섞은 다음에서야 엔키두는 인간이 되고 길가메시와 에로스를 나누고 더 나아가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길가메시는 그를 되살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그런데, 분명 고대 서사시 라고 했지만 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부분은 문화가 변하면서 시 역시 흐름을 따라 변하게 되면서 현재의 시의 모습으로 된 것이다. 하여튼, 최초 서사시라는 길가메시는 단순히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이 죽음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들임으로 시는 인간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 주고 있다.
길가메시를 보면 시라는 마냥 아름다운 문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최초의 전쟁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관심이 생기면서 오디세이아와 일리아드에 끌리게 되었다. 음, 그런데 딱히 시로 분류를 하지 않았는데 책을 통해 '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어 베오울프 역시 서사시의 종류였다. 아직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지만 영웅담을 소개하는 내용으로만 알고 있다. 저자는 시대별 시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시인에 대해 그리고 시를 통해 전달하려는 의미도 말하고 있다. 당연히, 단테의 [신곡]도 소개하는 데 천국과 지옥 그리고 연옥을 소개하는 신곡은 지옥의 잔인한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시란 결코 그러지 말아야 하는 내 생각을 과감히 무시해(?)버린 책이라는 점...여기서, 더 나아가 시인이라는 문학인 하면 뭔가 낭만적 인물로 생각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있었다. 사회규범에 반항하는 시인을 말하는 '포에테 모니'는 '저주받은 시인'이라는 의미로 프랑스와 비용이라는 시인도 있었다. 그의 시는 독설과 빈민층의 모습 등 인간사에 던지는 불쾌감 이었는 데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시는 계속해서 변천사를 겪으면서 종교와 민중시, 세계대전을 넘어 정치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20세기 정치에 희생당한 시인을 볼 때면 펜이 그 무엇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어느 쪽으로든)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책은 시대 별로 시를 소개하고 설명을 하는 데 이 책을 읽기 전 '시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시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시가 인간사에 무엇을 남기고,영향을 주었는 지를 시인과 시를 통해 알려준다. 사랑을 노래하는 시가 있는 가 하면, 자신의 아픔을 담긴 시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쩌면 그냥 한 줄 쓱~하고 읽기만 한 그 한 줄이 시인에게는 많은 의미가 담긴 문체임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건 동양의 시는 중국 시와 일본 시만 소개를 했다는 점이다. 영어권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에 아서 웨일리라는 사람이 170편의 시를 묶어내면서 알려지게 되었다는데 뭐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