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마이어 - 보모 사진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삶을 현상하다
앤 마크스 지음, 김소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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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비비안 마이어 / 저 자: 앤 마크스 /출판사: 북하우스

 

순수한 것, 뒤틀린 것 모두에서 아름다움을 찾았고, 사람들 대부분이 신경 쓰지 않는 것들에 주의를 기울였다.

-본문 중-

 

최근 사울 레이터 사진 작가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일상의 사진에 더 끌리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 또 한 사람..아이들과 노동자 등 쉽게 눈여겨 보지 않을 존재를 피사체로 삼은 다른 작가인 '비비안 마이어'를 만나게 되었다. 사울 레이터는 그나마 생전에 명성을 얻고 강의를 하곤 했었지만 비비안은 사후에 그녀의 필름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면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심지어, 사울처럼 사진작가를 직업으로 한 것이 아닌 보모로 일을 하면서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먼저, 비비안의 사진이 경매에 나와 우연히 낙찰한 말루프를 소개하는 데 그가 발견한 것은 아무렇게나 던져진 물건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현상조차 하지 않았던 필름과 남겨진 사진들을 발견했을 때 말루프는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가졌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비비안 마이어에 대해 생애를 찾기 시작하고 더 나아가 마침맨 저자인 앤 마크스에게 비비안의 전기를 집필해달라는 요청으로 이 책이 출간 되었다.

 

자는 먼저 비비안 마이어를 알기 위해 단순히 그녀의 생애만 찾은 게 아니라 조상들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마이어 집안의 가계도를 찾아가지만 그녀의 뿌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는 데 다행히 비비안의 친오빠인 찰스의 서류가 발견이 되면서 비비안의 생애를 찾아가게 되었다. 책은 비비안의 흔적을 찾아가는 것이기도 한데 먼저 보모로 일했던 가족을 찾았고 그들로부터 보모의 독특한 성격을 들을 수 었었는 데 우선 신체 접촉을 혐오했으며 두려움을 모르는 강한 인상을 이들에게 주었다는 점이다. 1950년 대 여성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었는 데 성향이 그런 것인지 아님 친모조차 의지할 수 없어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결론은 수동적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비안은 친모인 마리에게서 오래된 사진기를 받게 되면서 사진을 찍었다. 당시 사진기를 고가의 물건이지 않았을까? 엄마에게서 받은 사진기..하지만, 애정은 받지는 못했다. 외할머니인 외제니는 마리를 낳았지만 마리의 아버지인 마이어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영향이었을까? 비비안의 부모인 마리와 찰스는 생애를 이혼하고 만나는 것을 반복했다. 만약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랐다면 비비안 마이어는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가족사를 읽으면서 친모와 오빠인 찰스(칼) 역시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했다는 것....그나마 프랑스를 떠나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이모가 남긴 재산으로 새롭게 출발을 할 수가 있었고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보모를 시작함으로써 사진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책에 소개된 그녀의 사진을 보면 평범한 데 그렇지 않게 느껴진다. 밑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각도, 원샷(한 프레임에 한 사람만을 담는 것)으로 사진을 찍었고, 중산층과 하층 구분없이 모든 피사체를 사진에 담아냈다. 상대방에게 어떻게 구도를 잡고 찍어야 하는지 알려주면서 자신을 사진에 담았던 비비안 마이어. 또한, 보모로 일하면서 세계여행을 떠나기도 했었는 데 때가 1959년이었다. 정말 지구 반대편에서 그녀는 사진에 많은 것을 담아왔다는 것. 비비안은 꾸준히 사진을 찍었는 데 수명이 다할 때까지 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고 현재 비비안의 빈티지 카메라 상당수가 시카고 대학에 보관 되어있다. 일상적 사진 뿐만 아니라 이슈가 되는 장면들, 영화 배우의 사진과 인종 문제을 사진에 담아냈다.

 

사진으로 돈을 벌고 싶어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얼마큼 이루었는지 알려주는 증거는 거의 없다.

-본문 중-

 

모든 것을 사진으로 담아냈던 비비안에 대해 한편으로는 정신질환을 이야기한다. 저장 장애를 입증할 자료가 많았기에 비비안이 강박적으로 사진을 찍고 수집벽으로 모았다는 의견인데 사실, 친모인 마리 역시 정상인이라고 할 수 없었다. 지금에서야 그녀 역시 불안정한 삶 때문에 온전하지못했을 거라 말하고 이는 딸인 비비안에게도 영향을 줬을 테니 말이다. 가족과 연락을 끊으면 살아갔던 비비안 마이어....사후 그녀가 남긴 재산으로(많지도 않았다지만) 비비안의 할아버지의 후손이 상속자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데...정말 이 집안은 비비안의 가족을 3대에 걸쳐 정서적 혼란을 주었는 데 뻔뻔 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다행히 소송에서 졌고 현재 비비안의 재산은 시카고 쿡 카운티 관리하고 있다. 한편으론 세상에 홀로 서 있는 비비안의 모습이 짠하다. 친모인 마리가 친척들과 거의 소원하게 지냈고 자녀들 역시 그렇게 했기 때문에 어쩌면 조금은 더 평온한 삶을 살다 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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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는 사람들 - 버지니아 울프, 젤다 피츠제럴드 그리고 나의 아버지
샘 밀스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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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돌보는 사람들 / 저 자: 샘 밀스 / 출판사; 정은문고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의 개인사를 안다면 질환의 그의 캐릭턱에 생긴 일시적 변화려니 하지만, 개인사를 모르면 질환 자체가 그의 캐릭터가 된다.

-본문 중-

 

책을 읽기 전까진 어느 내용인지 가늠하지 못했다. 버지니아 울프, 젤다 피츠제럴드 라는 이름 때문에 호기심을 읽게 된 도서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 이면서 동시에 과거 두 여성 작가가 겪었던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친부의 간병과 함께 책은 섞어서 흘러간다. 첫 장은 아버지를 급하게 병원으로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장황한 설명이 아니어도 상황이 어떤지 대략 가늠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저자의 간병이야기....그렇다, 책은 바로 아픈 가족을 돌보는 다른 가족을 모습을 보여주며, 버지니아와 젤다 역시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인물이었고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를 현재 저자의 상황과 비교하면서 알려준다. 간병인 단어가 사회적으로 인식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긴 병에도 효자가 없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으레 여성이 그 자리를 자연스럽게 차지하게 만든다. 어떤 절차도 없이 말이다.

 

저자인 샘 역시 그랬다. 아버지가 언제부터인가 긴장증에서 조현증으로 발전해 병원을 수시로 오가고 약물 치료까지 하게 되었으며 현재도 보호자로 간병인으로 친부와 같이 살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가장 슬픈 건 아버지의 병명이 아닌 친모의 죽음이다. 악착같이 아버지를 돌봤지만 병에 걸려 결국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그 자리를 저자가 앉게 되었다. 여기서 아버지가 왜 조현증을 갖게 되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는 점이다. 하여튼, 이런 환경에서 작가로 글을 써야하는 즉,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 하는 순간에도 오로지 간병인으로서 아버지 곁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또한, 만나던 연인과도 결국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헤어지게 되었다는 것...누군가를 돌본다는 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라 자신의 모습을 찾는 건 쉽지가 않다. 하지만, 오로지 상대방에 맞춰 간병을 했던 인물이 있는 데 바로 레너드 울프 즉, 버지니아의 남편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죽기 전에 얼마만큼 시간을 함께 보냈든, 그것으로는 언제나 부족하다.

-본문 중-

 

책은 '돌봄'이라는 단어를 앞서 언급했었고, 저자는 여기서 레너드와 스콧 두 배우자를 비교하면서 간병인으로 무엇을 포기하고 어떤 것을 내려놓았는지를 보여준다. 그녀는 레너드야 말로 최고의 간병인으로 말하는 데 버지니아에게 몇 번의 청혼을 했었고 고민 끝에 버지니아는 승낙해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누구나 알다시피 그녀는 우울증과 같은 신경 쇠약(통틀어서)을 앓고 있었고 이로 인해 결국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사망하기 전까지 남편인 레너드는 아내를 위해 병원과 치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안정을 주기 위해 자신의 욕심(아이와 성적 욕망)을 내려놓은 사람이다. 아내 간병을 위해 1차 세계대전 징집을 피해야 했었고, 설령 살던 도시가 침략 당할 시 두 사람은 자살까지 생각을 했었다. 아마도 이런 전쟁이 더욱더 버지니아를 불안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반대로 레너드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가 않았는 데 신경이 쇠약해진 아내를 두고 강압적인 태도가 있었다고 하지만, 이건 최선의 안정을 주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저자 역시 아버지를 돌보면서 새로운 환경 보다는 생활패턴이 비슷하고 안정을 주는 환경이 최고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피츠제럴드 부부에게 강하게 끌린 이유는 지난 수년간 나를 따라다니던 물음을 그들이 체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본이라는 도전을 내가 도전히 감당할 수 없다면 그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본문 중-

 

레너드를 보면서 작가는 버지니아의 천재성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조력한 모습과 반대로 스콧은 아내 젤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치료에 집중하면서 창작에 대해선 외면하기 바랐다. 버지니아가 살았던 당시는 여성 인권(전체적으로)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레너드는 여성 인권에 힘을 실어주는 반면 스콧은 여성이라면 아내라는 이름에 묶어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질환을 가졌더라도 버지니아는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젤다는 숨죽여야만 했었다. 두 남성의 간병의 모습 속에서 샘은 자신이 겪은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했다. 레너드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값비싼 물건을 팔면서도 아내가 낫기를 바란 마음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겨내게 했다. 하지만, 저자는 프리랜서로 정규 수입도 없을 뿐더러 모든 시간을 아버지에게 할애해야만 했다는 점. 엄마가 아프게 되면서 부모님을 돌봐야했던 순간들...그리고 잘못된 만남으로 낭비해버린 시간들..내가 봐도 참 열심히 살아왔다고 할 수 있지만 두 발로 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이겨냈을까..

 




아버지의 안정적인 상태를 좌우하는 것은 아버지가 밤낮으로 복용하는 무지개 색 알약들만이 아니었다. 안전하다는 느낌, 사랑받는 느낌, 내가 곁에 있다는 확인, 이것 역시 필요했다.

-본문 중-

 

레너드는 마지막까지도 아내를 포기하지 않는 반면, 스콧은 아내와 같이 정신적으로 무너져 버렸다. 그렇다고 후자에 대해서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자신을 희생하고 평생을 살아야 하는 건 쉽지 않는 일이다. 하물며, 작가로 성공했고 병원비를 마련해야하는 입장이라면 말이다. 힘든 시간에 저자는 스콧이 겪은 그 마음이 자신과 같음을 인지하기도 했고, 반대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삶을 붙잡기도 했다. 더 나아가 조현증에 대해 알아보고 각 나라마다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선진국 보다 개발 도상국이 차도가 있다고 하는 데 이건, 가난으로 약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데서 서서히 호전이 되고 있음을 말한다. 즉, 약물 치료는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또한, 영국 돌봄 제공자 권리 운동 시작이 한 개인에서 시작되어 1970년에 복지 지원으로 간병인 수당을 만들었는데도 여전히 해결해야하는 숙제가 많다. 다행히 저자의 아버지는 불안한 증상을 보이지 않고 호전되어 간다. 그리고 지인의 권유로 에세이를 쓰게 된 <돌보는 사람들> ...힘든 감정과 고통스러운 시간에도 아버지를 지키려는 마음을 버지니아와 젤다를 통해 이해와 용기를 갖기도 했다. 마지막 저자와 아버지의 사진속에 샘은 환하게 웃고 있는 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기에 지금의 아버지를 지키고 버티고 있는 게 아닐까(비록 엄마와 약속이 있었지만...). 그리고 그녀에게도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게 행복한 순간들이 앞으로 많이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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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친구들과 다정한 산티아고
홍다정 지음 / 이분의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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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다정한 친구들과 다정 한, 산티아고 /저 자: 홍다정 /출판사; 이분의 일

 

그날 알베르게에서 단란 가족의 아빠가 그러했듯이 나도 누구에게든 온 마음을 다해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의 가장 큰 보물은 바로 우리 가족이라고.

-본문 중-

 

오랜만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읽으니 한창 이 길을 걷고 싶었던 생각이 다시 떠오른다. 언제부터인지 이제는 기억조차 안나지만 순례길이 tv에 나온 뒤로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스페인으로 떠났고 책도 다양하게 출간이 되었다. 직장인으로서는 한 달(대략적으로)이라는 시간을 낼 수 없다보니 다짐만 할 뿐 실행에 옮긴다는 건 어렵다(퇴사가 가장 빠른 방법이니...). 그렇게 책으로 만족하고 있다가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기억 한편에 간직할 뿐인데 오늘 다시 한번 산티아고를 향한 감정을 자극하는 책을 만났다. 10년 전 다녀온 이야기였지만 낯선 땅에서 그것도 홀로 걷는 다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지라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겪은 경험과 만났던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혼자 걷지만 결코 혼자 걷는 게 아니라는 걸 재차 느끼게 되었다.

 

책은 저자가 순례기를 걸으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처음 만난 안승용 선생님과 어린 동생 상훈 그리고 산티아고와 라우라, 현재 PD인 김민정, 그리고 가족이 같이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크리스티나 가족 등 인연을 피하고 싶어도 마주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이 길인거 같다. 특히, 다니엘과 세바스티안 두 남성의 모습은 처음 본 사람은 혹시...연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데 알고보니 세바스티안은 10대로 학교에서 퇴학을 당할 뻔 했는 데 학교 측에서 순례기를 권장했고 보호자로 다니엘이 같이 걸었던 것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심각한(?) 것으로 판단한 저자 그러나 여기서 퇴학 대신 길 위에서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면서 배워가게 하는 독일의 교육이 놀라웠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혼작 막막할 때,

늘 함께하던 화살표마저 보이지 않을 때.

그때는 가만히 숨을 고르고 들여다보자.

앞서간 이들의 마음이 모여 나를 인내하고 있을 것이다.

-본문 중-

 

순례길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거 같다. 저자는 분명 혼자 갔지만 알베르게에서 언제나 반겨주는 이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생각지 못한 노부부의 환영과 숙소에서 만난 국제 커플 등 무거운 베낭을 삶의 짐처럼 등에 메고 가는 거와 같으니 낯선 이들을 보면 산티아고 순례길은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이들과의 만남이 더욱더 소중하고 끈끈해질 수박에 없는 거 같다. 또한, 여기엔 생각지 못한 인연이 등장하기도 하는 데 스틱 중 하나가 고장나서 하나만으로 걷고 있던 중 기적처럼 필요한 스틱이 손에 쥐어졌는 데 이를 선물(?) 한 사람은 까나리아 제도 사람인 페르난도 아저씨다. 우연히 길을 가다 발견한 스틱이 있어 가던 길을 다시 돌아 저자에게 주고 떠났는 데 여기서 인연이 끝이 아니었다. 십자가 철탑에서 저자는 아버지의 사진과 편지를 같이 묶어 돌에 두었는 데 그때 그곳을 지난 사람이 바로 페르난도였다. 그때 그는 인상이 깊어 멀리서 저자의 사진을 찍었다는 데 당시 혼자였기에 사진을 남기지 못해 아쉬웠던 저자에겐 뜻밖의 행운이었다.

 

물론 모든 만남이 위로가 되고 행복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힘들었던 만남보다 좋은 만남이 더 많았기에 용기가 되었을 테다. 누군가한테 받은 도움을 당사자한테 직접 주지는 못하지만 다른 이에게 돌려 줄 수 있다는 점을 순례길을 통해 알았다. 또한, 이 순간의 만남을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들과 인연을 이어가는 게 놀라웠다. 결혼까지 해서 아이를 둔 연인과 순례길을 걸었던 가족을 만나고, 한국에 와서는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의 여행 길라잡이로 다시 한번 도움을 주는 일들을 보면 여행이란 시각적으로 즐기는 게 아니라 마음이 지금보다 많은 것을 담아내게 하는 도구 인거 같다. 언제쯤이면 순례길을 갈 수 있을까? 문득, 현재 삶을 보면 그때 도전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인생의 큰 변화는 없겠지만 지금의 모습을 볼 때면 도전해도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해보기도 한다. 언젠가는...언제가는 나 역시 이곳을 갈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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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사울 레이터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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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 저 자: 사울 레이터 /출판사: 윌북

 

[영원히 사울 레이터] 도서를 통해를 작가를 알았다. 일상의 사진이 마치 영화처럼 그것도 흑백 영화와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평범함에서 눈길을 끌게 하는 그의 마력에 흠뻑 빠졌는 데 오늘 다시 한번 사울 레이터를 만나게 되었다.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는 레이터 사후 후 그가 남긴 사진 중 76장을 추려낸 출간 한 도서로 막상 이 책을 내려고 하니 정작 주인공인 사진작가는 이 세상을 떠났으니 주인 없는 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한 권의 책으로 사울 레이터를 그리워하고 기억하기 위한 것으로 느낀다면 세상을 떠났어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음을 알게 된다. 흑백이 만연한 시대에 컬러 사진으로 선구자라 할 수 있었던 레이터는 오랫동안 이름 없는 사진 작가였다. 아버지를 따라 랍비가 되라는 가족의 뜻을 버리고 23살에 뉴욕으로 갔다. 1946년 부터 왕성한 활동을 했고 맨해튼 거리를 컬러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아주 평범한 것들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게 즐겁다.

-본문 중-

 

일상적인 모습을 신비스럽게 담아낸 사진을 볼 때면 그저 평안함을 느끼게 된다. 사진 작가하면 감탄을 나올 정도로 경외스러운 장면이 많은데 레이터의 작품을 그렇지 않았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으로 그냥 스쳐 지나가는 모습에 마법을 불어 넣은 것처럼 눈에서 떼어내지 못했다. 너무 늦은 나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일흔네 살에 전시회를 열었고 사진은 겨우 몇 점 밖에 팔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사후 그의 집에서 발견 된 많은 필름을 볼 때면 매순간 사진과 함께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 선물받은 디트롤라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그림에도 관심이 많은 소년이었다. 색채의 세상에 색에 둘러쌓여 살아가고 있다던 사울 레이터. 색상에 대한 그의 신념은 가벼움이 아니었고, 삶의 중요한 구성이라 했다. 최근 컬러에 관련된 도서가 출간 되면서 더 넓은 의미로 색이 인간사에 무엇을 남겼는지를 알려주니 '색'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의 사진에는 불일치한 매력이 도사리고 있다.

 

명성이 뒤늦게 알려졌지만 유명세는 겸손히 받아들이며 전 세계에서 전시회와 강연회에 참여했다. 보통 자신의 작품에 대해 어떻다라고 설명을 하는 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내 생각에 많은 말보단 사진을 보면 알지 않을까?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사진에서 느껴지는 건 일상의 평온함이었다(나에겐...). 무명 시간이 길어 수입이 불안정했던 그 시기에고 꾸준히 사진을 담아낸 사울 레이터. 책 속에 그의 등을 보면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을 모습에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 수 있게 한 신념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를 기억하기 위해 만든 재단이 없었다면 '사울 레이터'에 대해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구나 사진을 쉽게 찍는 시대가 되었지만 찍는 사람마다 주는 감각을 다르다.

 

책에 삽입된 많은 사진들을 보면서 결코 화려하지 않는데 오히려 그렇다보니 차분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책 판형이 크다보니 더 집중이 되니 사울의 흔적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문득, 카메라를 마련할까?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카메라로 담긴 세상이 어떤지...오랜만에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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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 -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담긴 입문서
조이현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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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

저 자: 조이현

출판사:떠오름

 

고집은 생각의 편협함과 태도의 불순함이 만나 생기는 것이다.

-본문 중-

 

철학에 늘 관심이 많았지만 사실 어렵다는 생각에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는 데 최근 철학이 쉽게 쓴 도서들이 출간되어 부담없이 읽을 수가 있다. 그리고 오늘 1일 1페이지로 더 쉽게 볼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어떤 내용으로 흘러갈지 궁금했었는 데 간략하게 읽을 수 있도록 제목과 내용이 담겨져 있는 데 마치 잠언과 같은 분위기다. 절망에서 벗어나는 건 희망의 노래뿐이나 오랜 시간을 두어서는 안되며, 분별력을 잃어버리면 언제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을 하게 되어 타인의 조언과 훈계를 듣지 않게 된다. 여기서 이들은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이에게 해치는 중상모략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누구도 이런 마음을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신으로부터 모든 것이 나오게 마련이니 늘 깨어 있지 않으면 자신을 비롯해 모든 이들에게 위험을 주게 된다.

 

또한 순진함에 대해 설명하는 데 마음과 생각의 순진함의 차이는 색다른 게 아니었다. 전자는 친근함을 후자는 간교한 자들이 먹잇감이라 했다. 선함은 좋지만 냉철함이 결여된 선함을 위험하다는 사실을 저자는 인지시켜 주는 데 우리는 세상을 살아갈 때 옳고 그름의 판단을 잊어서는 안되는 데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생각과 신념 또한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실수를 하고 그릇된 선택으로 절망에 빠질 수도 있는 데 중요한 건 실수 이후의 태도다. 흔히, 실수는 배움의 통로로 이를 통해 교훈을 얻은 자는 지혜로우며 그렇지 못한자는 어리석은 사람임을 증명한다. 여기에 실수를 위한 변명 역시 옳지 못함을 알려주는 데 실수를 덮기 위한 변명은 더욱더 그 실수를 돋보이게 한다는 셰익스피어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불평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당신의 집안에서 한 삽 한 삽씩 무더 구멍을 파들어간다.

본문 중

 

마음(이성)을 다스려야 하는 건 인생은 평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행은 가장 먼저 사람이 마음에 미움을 싹트게 한다. 미움과 증오는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도 비극으로 몰아가며 증오는 인간의 본성을 악으로 이끌어 가버려 살인까지 마다하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특정 민족을 향한 대학살 역시 증오로 시작되었다는 점. 그렇다면 증오를 어떻게 해야할까? 어느 감정이든 그것을 없애지는 못하나 그 자리를 다른 것으로 채워놓는다면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성공은 수많은 발걸음을 시작으로 그만큼 실패 역시 겪었다는 증거이며, 도약을 위해 99% 가능성을 시도하고 1%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기에 성공은 누구나 꿈꾸지만 누구나가 가질 수 없음을 알려준다. 방향보다는 속도를 중요시하고 경험을 활용해 질적 수준을 높여하고, 지식을 동원해 창조해야함을 저자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

 

여기서, 고정관념을 뒤집고 사고를 확장시키면서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게 하는 건 독서다. 마크 트웨인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글을 모르는 사람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 라고 했는 데 좋은 책은 세월이 흘러도 분명히 삶의 교훈을 준다. 특히, 고전문학은 인간의 선과 악, 욕망과 야망, 사랑을 담아내고 있어 생각을 고찰하기엔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오늘 만난 <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은 자신을 시작으로 사랑, 사회,인생 까지 두루두루 소개한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100% 흡수는 못하더라도 평소 생각지 못한 것에 대한 부분을 의식하고 한 번 고민하게 만든 도서였다.

 

마음을 홀로 있지만 그 속에는 마음이 출산한 수많은 식구가 있다. 평안, 기쁨, 감사, 행복이라는 식솔들과 걱정, 불안, 염려, 두려움과 같은 가솔들이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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