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인문학 강의 - 전 세계 교양인이 100년간 읽어온 하버드 고전수업
윌리엄 앨런 닐슨 엮음, 김영범 옮김 / 유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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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인문학에 도전하기로 했는데 첫번째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생소한 분야일 수도 있고 장르소설 만큼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것이었기에 항상 외면을 했지만, 꼭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다. 또한, '강의'라는 제목이 인문학을 읽는 이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어서 조금 더 평안한 맘으로 책을 펼쳤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서 100년간 읽어온 하버드 고전 수업' 이라는 작은 부제목이 더욱 이 책을 빛나게 해주었고, 지금까지도 100년이 넘는 시간에도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이다. 그럼, 오랜 세월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인문학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을 하고 있는 살펴보기로 하자.

 

첫번째는 '명강의'를 묶은 것이라고 할만큼 책 역시 강의처럼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대부분 딱딱한 문체와 어려운 글들오 이해하기가 힘들 수도 있는데 어렵지 않는 문체로 술술 잘 설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인은 장르 소설 외에 쉽게 접하지 못한 것은 난해하다면 할 수 있는 문장들로 인해 쉽게 다가오지 못했기 때문에 몇장을 읽고 말았다. 관심 분야가 다르기에 더더욱 그렇기도 했는데 이렇게 처음 만난 독자에게 쉽게 풀어가면서 해석을 해주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책장을 넘길 수가 있었다.

 

다음으로는 분야별로 책을 나뉘어서 설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 철학, 종교, 정치 경제학, 항해와 여행, 희곡 그리고 시로 분류시켜 간단한 소제목으로 말하고 있다. 역사를 시작으로 설명을 하는 가운데 그 내용을 외우고 파헤친다기 보다는 독자에게 100% 이해시키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자연스럽게 한 분야에 대해 물이 흘러가듯 부드럽게 애기를 하고 있는데 알고 있던 것도 소개되고  더불어, 처음 만난 부분들은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중, '항해와 여행' 부분은 본인이 여행을 좋아하기에 처음 여행의 시작이 언제부터이고 기록이 남겨진 시초가 언제인지를 알게 되는데 좋아하면서도 한번도 이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생각지 못한 것에 해답을 찾는 통쾌함을 느낄 수가 있었고  더불어, 여행의 큰 의미를 보면 인도와의 교역과 새로운 땅을 탐험하고 정복, 그리고 순례자의 길 등 다양한 의미가 들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희곡과 시말하고 싶다. 인문학 하면 이 두 분야가 먼저 떠오르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음은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100% 내것이 되었다고 할 수 는 없으나 몰랐던 것에 대해 어느정도 자각을 했다해도 무방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그리스 시대에는 비극은 사람들이 수준을 높이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평범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 상황에 맞게 말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지위가 높은 계층의 사람을 다뤄야 한다고 할만큼 주장을 했을 만큼 비극은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희곡은 무엇인가 넓게 말하면 모방 행위를 통해서 흥미를 유발하여 즐거움을 주는 예술이다. 초반에는 큰 역할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연극안에서 인간의 행위를 통해 드러나는 성격묘사와 즐거움을 주는 대사가 희곡에서 가능해지자 '희곡문학'이 성립되었다는 점이다. 학창시절 구구단을 외우듯이 무조건 이해보다는 암기를 해야했던 부분들이 이렇게 쉽게 설명이 되어지니 이 부분은 읽은 내내 쉽게 흡수가 되었다.

 

또한, 시를 표현했던 문구가 있는데 '모든 시의 결은 살아 있는 몸 안에 피를 돌게 하는 맥박처럼 뜁니다.'라는 글이다. 시는 단어에 함축적인 의미가 많기에 소설처럼 술술 읽을 수가 없다. 어렵고 무슨말을 하는지 난해한것이 바로 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순히 '시'만 설명한 것이 아닌 '단테의 신곡'를 소개하기도 하고 '트로이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독자에게 지식을 전달해주고 있다.

 

이 요소는 영문시를 배웠을때 느꼈던 것과 다르지 않다. 하나의 시 속에 들어있는 의미와 운율을 설명하는것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더불어, 스스로의 지식과 지혜를 넓히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 책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열린 인문학 강의>는 본인에게 흡족한 내용들로 가득찼다. 한번 읽고 책을 덮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옆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인 것을 사실이고, 50권 짜리 하버드 고전 총서가 있는데 이 책을 꼭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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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 조선 팔도를 울리고 웃기다 전통문화 즐기기 14
김기형 지음, 강전희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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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국악을 배우던 친구가 있었답니다. 그 영향으로 대금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배우려고 해도 쉽게 학원을 찾을 수가 없어 결국 포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배우지 못하더라도 그때의 호기심이 여전히 남아있게 되고 간간히 국악음악 프로를 들으면서 나름 위안을 삼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오늘 '판소리'를 알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네요. 일명 '창'이라고 불리는 것이죠. 허스키한 목소리에 음율을 따라 가는 단어들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슬픔이 그 어느 악기보다 더 다가온답니다.

 

2003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지정이 된 '판소리' 9년전에 되었다 하는데 이제야 사실을 알게 되다니 부끄럽기만 하네요. 이 책은 판소리에 대한 시작과 명창 그리고 '전승5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그림과 함께 써내려간 글들은 어른이 읽어도 무방할 정도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조선중기로 예상되는 시기에 널리 알려졌고 당시에는 하층민의 문화생활이었답니다. 그렇게 천대를 받았지만 점차 유명해지고 결국엔 임금님 앞에서도 '판소리'를 하게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판소리'는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인 '판'과 사람의 목소리인 '소리'를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그 단어 그대로 길거리나 어디서나 '고수'와 '소리꾼'이 동행하면서 이루어진 행위예술입니다. 여기에 '창' 하면 <서편제:1993년>영화가 떠오르네요. 어린 나이에 관람하면서 왜 굳이 눈을 멀게 하면서 그녀에게 '한'을 만들어야 했을까. 등장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이해가 되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창'은 한을 품어야 듣는이가 그 애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훗날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소리꾼'은 이처럼 청중을 향해 기쁨과 슬픔 등을 표현해야 했기에 그들이 최고가 되기 위한 즉, '득음'를 꼭 가졌어야 했답니다. 어느 곳이든 최고가 있으면 반드시 반대가 있기 마련이죠. 책으로나 글로 전수를 할 수 없기에 스승과 함께 생활하면서 오로지 소리로만 배우는데 지금처럼 네트워크 시대가 아니었기에 지역마다 특색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는데 그렇게 해서 '동편제''서편제''동초제' 등이 생기게 되었답니다.

 

국악이 다른 음악과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아노를 포함한 다양한 악기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국악에 관심을 가지고 이와 관련된 악기를 배우는 것은 어떨까요. 본인 역시 언젠가 '대금'을 배우려고 합니다. 학원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안타깝지만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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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학교 - 이정록 시집
이정록 지음 / 열림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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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긴 문장을 짧은 단어들로 함축하고 있다. 그렇기에 학창 시절부터 '시'는 참으로 어려운 존재였다. 그러나,  '시'야말로 인간에게 감정을 풍부하게 넣어는 것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최근은 아니더라도 간간히 시집을 읽곤 하는데 여전히 어렵지만 그럼에도 함축된 단어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재미가 솔솔나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 새로이 만난 <어머니 학교> 한권의 에세이로 나왔으면 더 가깝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보통 '시'라 하면 문단이나 몇행을 맞추고 이해어려운 단어들로 모여있는데 이 시집은 어머니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적어 놓았다. 부모님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더 위대하고 존중해야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아카페 사랑을 유일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 부모의 자녀가 또 부모가 되고 이렇게 사이클처럼 계속 돌아가는 인생사 그렇기에 우리는 꼭 존재를 인식하고 있어야만 한다.

 

표준어로 쓰여진 시도 아니다 오로지 한 엄마의 언어로 쓰여진 시집이다. 딱딱한 문체 대신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문장들이 좋았다. 특히, <중3 빨갱이> 시는 읽으면서 속이 시원하기도 했는데 시가 한편의 이야기 같았고 이야기는 이러하다. 중3 자녀가 학교에서 회장이 되었는데 어느 날 빨갱이로 되었다면서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다른 부모들은 무릎을 바닥에 꿇고 용서를 구하는 대신 이 어머니는 학교 교육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교장 선생님이 책임 지는 것이 아니냐 하면서 쓴 소리를 하고 있다. 읽으면서 어찌나 속이 후련하던지 ...

 

일자무식이라는 어머니의 당당한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고 한때는 꽃다운 소녀의 모습을 간직했던 어머니의 모습에 새삼 두근거리기도 했다. 소녀에서 어머니로 세월이 흘러감을 알려주는 인생사. 구수한 어머니의 표현을 100% 느낄 수 있는 시집을 만나다 보니 간혹 전화를 드리는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참으로 강한 '어머니들' 그들의 삶을 <어머니 학교>에서 다시한번 느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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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 In the Blue 9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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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여행'을 만난적이 얼마 안되었는데 , '파리감성여행'를 오늘 만나게 되었네요. 파리하면 세계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이죠. 철로 이루어진 에펠탑을 시작으로 미술과 예술을 포함하여 가는 곳마다 문화와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유산을 볼 수 있는 나라입니다. 유럽 나라중에서도 많은 나라가 있으나 유달리 '파리'는 어느 나라보다 독특하고 신비스럽고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 작품은 파리의 지성을 보여주면 이번 책은 감성인데 과연 어떻게 감성여행을 했다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답니다. 

 

여행지를 글로 쓴다는 것은 자신이 본 그것을 현실적으로 말할 것인가 아님 감정을 유입시켜서 쓸 것인가로 나뉘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번짐'시리즈는 보여지는 사물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동시에 같이 보여주고 있답니다. 그렇다보니 이 책 한권으로 벌써 그 나라를 다녀온 느낌이 들곤 하거든요. 책 속에는 파리의 곳곳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그 유명한 탑을 시작으로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기차역이었던 오세르 박물관을 만나면서 괜시리 '파리지앵'이라는 단어가 탄생된 것이 아니구나 한답니다.

 

 

234개의 계단으로 이어진 개선문에 올라서서 바라본 파리의 모습. 사진이면서도 속이 시원하게 다가왔답니다. 첫 장부터 저자는 파리를 지식이 아닌 먼저 시각으로 만나게 했습니다. 노을지는 광경에서 들었던 한 아이의 이야기와 사람의 뒷모습을 찍는다던 중국의 어느 사진가의 작품 등을 보다보면 여행이란 타인에게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껍데기 안에서 점점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만났던 여행서적은 정보위주였기에 꼭 그곳에 가면 봐야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직접 가지 않아도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이어, 직접 본 적은 없으나 '반 고흐'의 작품이 있는 '오르세 박물관'은 책을 덮고서도 '반 고흐'가 존재하는 곳으로 인식이 되어버렸고, 이것을 목적으로 세운 건물이 아니었기에 다른 박물관보다 호기심이 자극 하기도 했답니다.

 

해외여행은 휴양지로 다녀온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언제나 떠나볼까 하는 목적을 항상 가지고 있는데 아마, 수없이 봐왔던 여행서적으로 인해 더욱 제 등을 밀고 있답니다. 그러나, 준비는 되어있을까. 과연 그곳을 가게 된다면 책 속에서 느꼈던 그 낭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쉬임없이 든답니다. 더불어, 저자가 느꼈을 그 '감성'을 가져볼 수 있을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고 싶은 것은 '파리'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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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꽃, 눈물밥 - 그림으로 아프고 그림으로 피어난 화가 김동유의 지독한 그리기
김동유 지음, 김선희 엮음 / 비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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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것이 꿈으로 이어질지 아님 현실이 될지는 자신의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몇명이나 실현을 하고 살아갈까요. 그만큼 도달 할 수 없기에 인간에게 '꿈'은 잡을 수 없는 행복중의 하나가 되고 맙니다. 본인에게도 포부는 있습니다. 다만, 언제 이루어질까 아니 현재 그 길을 준비하고 있는지 조차 의문이 들때가 많답니다. 쉽게 잡을 수 없기에 더욱더 갈망이 짙어지는 가운데 오늘 <그림꽃 눈물밥>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과연 이 책을 읽으면 이해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예술 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설명을 하더라도 때론 그 자체만으로 어려운 것이 많기 때문에 난해할 때가 종종 있었기에 '과연' 하면서 먼저 책을 펼치기 시작했네요. 그런데, 한장한장 넘기다 보니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눈에 들어오기 했고, 미술을 지독히도 끊지 못했던 한 남자의 인생 고군분투기 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래전부터 '미대생'은 대학을 다닐때에만 멋지고 사회에서는 '가난한' 사람으로 불리는 것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아마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언젠가 국제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지인을 알게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졸업작품으로 내놓은 그녀의 작품이 팔려 대학금을 마련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연히 잘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도 하지만 그 나라에서는 앞으로의 미래를 보고 이런 학생들의 작품을 사고 격려를 해준다는 애기에 놀라웠답니다. 

 

이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갈때 누군가가 격려 해주고 위로해 줄때 비로소 힘을 얻게 됩니다. 자신의 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림에 푹 빠져 가족 돌보기를 두번째로 했다던 저자의 마음이 어떤것인지를 아시나요. 타인이 본다면 가족은 힘들어하는데 왜 그림에만 묻혀 사느냐 하겠지만 이 또한 살아가기 위한 도구였음을 알 수 있답니다. 힘든 과정이 있었고, 그때 마다 넘어지려고 했고 넘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끈을 놓지 않았기에 지금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그녀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더는 깍을 것이 없는 손톱을 기를 쓰고 잘라냈다. 나는 그녀에게서 나의 모습을 보았고,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누가 보든지 말든지 그녀는 그 일이 하고 싶고, 그래서 그저 그렇게 할 뿐이었다. 내가 살아가는 의미,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의미 또한 같지 않을까.

 인생에서 바닥을 칠 시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 시기를 넘어서면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을 생각할 때면 '난 언제 바닥을 쳤을까? 아니 아직도 전인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 책은 바닥까지 갔던 저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가 반대하던 미대를 가게 되면서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던 그 의지가 참으로 대단합니다. 미술에 대해서는 여전히 문외한 이지만 이 에세이는 미술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지독히도 사랑하고 진행중인 한 사람이 그 힘들고 외로운 과정을 보여주고 타인에게 격려를 해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 속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 있습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잠시 일을 할때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어느 부인의 이야기인데요, 단순히 자신의 모습을 담기 원했다 생각을 했는데 진실은 결혼 전 사랑했던 남자에게 주기 위함이었어여.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나머지 이야기들은 그 남자가 얼마 살지 못한다는 사실이었고, 그 초상화와 함께 묻히고 싶었다는 남자의 소원이었다 합니다. 너무나 사랑했지만 부모의 반대로 현재의 남편과 결혼했으나 여전히 그녀의 맘속에는 그가 남아있던 것이죠. 너무나 애달팠는데 초상화를 무사히 전달을 했을지..무사히 전달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하얀 스케치 위에 색깔을 입혀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 희망을 주고 때로는 슬픔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새삼 더 알게 된 부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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