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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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티의 얼굴은 왜 그렇게 자주 빨개지며 아이는 언제 나오려고 그리 애를 태우는 것일까?

석 달째 이혼에 관한 협의를 짓지 못하고 있는 안나와 카레닌은 여전히 아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레빈이 만나본 안나는 사랑스럽고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여인이었는데 왜 레빈도 그녀를 떠올리며 얼굴을 붉히는가?

이 부부 감정을 못 속이고 얼굴에 다 드러나는 게 참 숙맥이다.

레빈은 키티에게, 키티는 또 레빈에게 서로를 향한 질투가 끊이지 않는 이 사랑꾼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드디어 키티의 진통이 시작되고, 조급해진 레빈의 마음도 몰라주고 늑장을 부리는 의사가 레빈은 얄밉기만 하다.

22시간을 넘어서는 키티의 진통만큼 레빈의 고통도 함께 늘어갔다.

하지만 그 고통 후에 다가온 아들을 얻은 기쁨은 뭐라 말로 설명할 수가 있을까?

물론 첫 만남에 보이는 빨갛고 쪼글쪼글한 아이의 얼굴이 마냥 이뻐 보이지만은 않았던 레빈의 마음도 살짝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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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손수현.신승은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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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엄마 언제까지 다이어트해? 지금도 하고 있어?

나: 왜?

아들: 라면 먹고 싶은데 엄마 다이어트하고 있으면 못 먹잖아.

나: 엄마가 그냥 끓여줄게. 오늘은 먹자

아들: 엄마 다이어트 포기했어? 엄마가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 말이라면서?

많이 컸다. 내가 했던 말들이 다시 내게로 돌아오고 있다. 그것도 아들의 입을 통해서 말이다.

'도전해 봐', '하기도 전에 포기하지 말고 시도해 봐'~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 말이야 알겠지?'...

내가 했던 이런 말들이 울 아들에게는 힘을 주는 말로 들렸을까? 아니면 듣기 싫은 잔소리였을까?

명절이면 우리 집은 늘 배추전을 부친다. 상에 올리려고 하는 음식이 아닌 온전히 식구들이 그냥 먹으려고 말이다.

큰 배추를 한 잎씩 떼어내고 부침가루를 개어놓은 물에 담갔다가 구워내는 건데 어찌 보면 아무 맛도 없을지 모르는 그 부침이 나는 그렇게 고소하고 맛있었다. 한 번씩 생각이 나서 나 혼자 부쳐먹으면 절대 그때의 맛이 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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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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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를 찾아간 돌리는 더 예뻐진 그녀에게서 먼지를 뒤집어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너무 힘들어 도망치고 싶어하면서도 아이를 더이상 낳지 않겠다는 안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돌리의 모습이 이중적이다. 남편의 바람에 상처받았지만 시누인 안나의 행복한 모습에서 또다른 의미를 발견하려는듯 자세히 살피기도 한다.

브론스키는 자신도 꺼내기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돌리에게 대신해달라 부탁하고 이혼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가정의 형태는 유지하고 사랑하는 남자와의 관계는 지속하겠다는 안나가 욕심쟁이처럼 느껴진다.

물론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브론스키와 사이에서 낳은 아이도 카레닌의 성을 따라야 한다는 그 시대의 특별한 관행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겠지만 누구하나 놓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이 내게는 썩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안나와의 만남이 전혀 편안하지 않은 돌리는 더 빠르게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무엇보다 지금 내가 언니와 같은 처지에 있지 않다는 건 잊지 말아줘요. 언니에게 문제는 아이를 더 가질 건지 아닌지 하는 것이지만, 내 문제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지 아닌지 하는 거예요. 그건 큰 차이거든요. 내가 지금과 같은 처지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걸 이해해주세요."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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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손수현.신승은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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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은 두부를 좋아한다.

고소하고, 심심하고 촉촉한 그 맛을 아이는 참 좋아했다.

한창 자라는 시기에 소고기를 안 먹어서 철분이 모자랄까 걱정하며 키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부족한 영양소의 빈자리를 두부와 달걀이 모두 채워줬던 듯한다. 빈혈도 없이, 울 아들을 건강히 잘 자라게 해준 고마운 음식 중 하나가 두부인데 나는 참 두부를 싫어한다.

맛이 없고, 밍밍하고, 텁텁한 그 식감이 싫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는 두부는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노릇노릇 구워서 간장에 들기름과 깨를 섞어서 노릇노릇 구운 두부에 뿌려주면 무척 맛있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직접 요리를 해야 하는 엄마가 되고 나서 두부를 싫어하게 된 거였구나.

타지 않게, 속까지 따뜻하게 약불로 정성 들여 구워야 하는 그 시간이 귀찮아서 두부를 싫어하게 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


굽기 전 하얀 두부를 보면 우리 집에 잠시 머물렀던 하얀 고양이 코코가 떠오른다.

너무 작고 연약해 다시 돌아갔던 그 녀석 이야기를 아들과 종종 나눈다.

이 귀여운 아이를 돌려보내며 하루 종일 울던 아들은 햇수로 2년이 지난 지금도 요 하얀 코코를 기억하며 보러 가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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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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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티와 레빈의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다.

임신한 키티를 공주님 모시듯 하는 레빈은 여전히 질투가 많다.

아기를 가져 통통해진 키티의 모습도 너무 사랑스러운 것일까?

자기가 사랑하니까 다른 남자들도 다 키티를 넘본다고 생각하는 레빈이 귀엽게 느껴졌다가, 짜증이 났다가, 무섭기도 하다.

얼마나 사랑해야 그렇게 꿀이 뚝뚝 떨어지고, 질투심에 눈이 멀어 손님을 내쫓을 정도가 되는 것인지 상상하기 힘들다.

사랑받는 키티가 부럽기도 했다가, 새장 속의 새처럼 갇혀서 레빈의 눈치만 봐야 하는 키티가 안쓰럽기도 했다.

도대체 적당히가 없다. '레빈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라며 책을 읽어가다 너무 병적인 것 같아 무섭기도 하고, 그의 순수함 가득한 사랑을 응원하다가도 지긋지긋하게 옥죄어오는 그가 몸서리 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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