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지혜 -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티벳의 지혜
소걀 린포체 지음, 오진탁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이 책을 읽었었다. 죽음이란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이렇게 거부감없이 다룰 수 있나 놀라면서 읽다가, 중간쯤에서 중단했었다. 뒤로 갈수록 죽음에 대비한 수행이라든가, 죽어가는 과정의 전개라든가 말이 어려워지고 무거워지기도 하고, 책의 두께가 만만찮아서 읽다가 포기했다.

이번에 우연히 다시 읽었는데, 정말 그 두꺼운 책이 무슨 소설책 읽듯이 술렁술렁 넘어가고 거의 사흘만에 책을 완전히 이해(?)한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집중해서 읽었다.

이 책은 티벳 사자의 서를 좀 더 쉽게 쓴 글이다.

처음엔 단순히 사자의 서이기 때문에 죽음과 연관된 책일거라고 생각했고, 또한 주제의 많은 부분이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느낀 것은 <죽음>에 대한 명상이나 수행이 단지 죽음 자체의 두려움과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삶을 더 충실하게 돌아보게 하는 역할이 더 크다는 것을 느꼈다.

평화로운 죽음이란 결국 평화로운 삶의 연장임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엔 당장 눈앞에 닥친 죽음과 대면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구절들도 많고, 죽음을 앞둔 환자를 가진 가족들이 어떻게 환자의 죽음을 편안하게 보내고 맞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도움이 될만한 글도 많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먼 미래의, 내겐 별로 상관없는 일로, 별로 고민하지 않아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탄생이 내 맘대로가 아니었듯이 죽음 또한 선택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는 생각했다.

죽음은 선택할 수있다. 아니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죽는가는 선택할 수 있다라고. 또한 내가 선택한 죽음을    위해 평소의 마음 공부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과 그로 인해 나의 내생이 달라질수도 있다는 것을. 나의 내생이 오직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것도.

이 글을 쓰면서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들었다.

그분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며, 죽음을 평화롭게 맞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닥파 겔첸의 말로 이 책을 읽은 소감을 마무리한다.

"인간은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는데 자신의 삶을 다 소모한다..........단지 전혀 준비하지 못한 다음 생을 맞이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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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5-04-04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교황님의 마지막 말씀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