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
사티쉬 쿠마르 지음, 정도윤 옮김 / 달팽이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사티쉬 쿠마르를 처음 알 게 된 것은 두달에 한번씩 발간되는 녹색평론을 통해서이다.

그의 어머니에 대한 글을 처음 읽고 가슴 찡한 감동을 받았다.

숄을 만들기 위해 수를 놓는데 반년이나 걸리는 것을 보고 그의 누나가 어머니에게 재봉틀을 사다 드릴테니 시간을 절약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께서는 아주 놀란 표정으로

" 얘야, 왜 영원한 것을 절약하려고 하느냐? 너는 끝이 없는 것을 절약해서 끝이 있는 것을 소비하려고 하는구나. 재봉틀을 만들기위해서는 이 세상에 유한한 금속을 써야하고 기계를 만들고 공장을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 땅속의 금속을 캐내는 것과 공장을 짓는 것은 엄청난 폭력이란다. "

"내가 바느질을 할때는 모든 것이 고요해지고 나는 평화를 느낀단다. 네가 재봉틀을 사오면 나는 일년에 두개만 만들던 숄을 열개는 더 만들겠지만, 그로인해 시끄러운 소리가 날 것이고 , 천도 더 많이 쓸것이고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로 인해 내 명상 시간은 더 줄어들 것이다. 내가 시간을 절약해서 어디다 쓰면 좋겠니? 나는 바느질하고 요리하고 청소하는 것도 모두 신성한 일이며 명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하는 기쁨을 소중히 여기는 거란다."

우연히 영광도서에 갔다가 그의 책이 나온 것을 보고 바로 사왔지만 너무 좋아서 조금씩 아껴 읽고 있다.

며칠 전 밑줄 그은 한 구절에서 나는 넘어가지 못한다.

"우리는 좋고 싫음을 넘어섰을 때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다"

아직도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늘 판단하는 습성이 붙은 나로서는, 정말로 깊이있게 듣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 말이 주는 감동에 멈춰서 있다.

정말 오랫만에 만난,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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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5-03-0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의 소개 글을 읽기 전에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사티쉬 쿨마르의 전기를 읽다가 접었던 책이 있는데 다시 찾아 읽어야 겠군요.
행복하세요. 혜덕화님

이누아 2005-03-0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모가 생각나네요.

2005-03-05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5-03-05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고 싫음을 넘어섰을 때 깊이있게 들을 수 있다... 참 감동적인 말입니다. 좋은 글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5-03-19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