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10여일 일한 알바비를 받았단다.
21만원을 받았다고 자랑하더니, 그 중 20만원으로 캣츠 입장권을 끊어서 내민다.
아빠 생신 선물이란다.
제 쓸 돈도 남기지 않고 몽땅 털어서 선물을 사는 것에 대해 잔소리를 하고 싶은 충동을 참고
쓸 돈은 있느냐고 물으니 얼마전에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에게 받은 용돈과 이번 달 용돈이 있단다.
아이로서는 거금이 들어간 캣츠를 아주 재미있게 즐기고 왔다.
남편은 어떤 줄거리가 있는 연극을 생각했는지 지루해하는 표정이었지만
지나가는 고양이의 손을 잡아 반가워요라고 인사하고
마칠때 쯤엔 다신 옆에 오길래
"재미있게 잘 봤어요. 고마워요."라고 인사할 기회도 있어서 참 재미있었다.
처음엔 고양이가 옆에 올까봐 무서웠는데 2부에 들어가니 친숙해져서 그 상황을 그대로 즐길 수 있었다.
고양이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자기 머리도 쓰다듬어 달라는 뜻으로 품에 머리를 들이밀고 웃을 때는 관객과 출연진이 만들어가는 상호작용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늘 영화든 연극이든 음악회든 관람자의 위치에서만 보다가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과 소통하는 상황을 처음 경험했던 터라
기쁨이 더 컸었다.
어제밤은 남편 생일 덕을 톡톡히 본 행복한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