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학원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왔다.
고속도로를 혼자 달리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친절한 네비의 안내로 초행길을 안전하게 다녀와서 스스로 대견하기도 했다.
짐을 내려놓으려 여학생 기숙사에 들어가니 다른 아이들의 짐은 거의 이삿짐 수준이다.
한 달 입을 것, 단출하게 챙겨왔는데 속으로 조금 걱정이 되었다.
필요한 것 있으면 사무실 가서 언제든지 말하고, 연락 오면 택배로 부쳐주마 했는데 아이는 내가 넣어 놓은 것도 다 빼 놓더니 지난밤엔 춥지나 않은지, 학원의 안전시설은 잘 되어 있는지,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 잠을 설쳤다.
노는 것,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좀 떼어놓아야겠다 싶어서 기숙학원을 신청하게 되었다.
작은 아이까지 기숙 학원에 가버리면 너무 쓸쓸할 것 같아 안가겠다고 하면 취소할 생각이었는데, 아이는 순순히 가겠다고 한다.
나를 소리 지르게 할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천적인 작은 아이.
태어나서 처음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으니 마음이 쓰여 잠도 오지 않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금강경을 읽고 마음을 다잡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5주간 생활해 보는 것도 아이에게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