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육군 정보 학교에 아들 면회를 다녀왔다.
8시 15분부터 4시 15분까지 2달 만에 허락된 8시간의 외출.
얼마나 기다릴까 싶어 새벽 5시 10분에 일어났다.
그렇게 일찍 출발했는데도 도착하니 9시.
아이는 면회실에 동료들과 함께 앉아 있다가 환하게 웃었다.
대전 시내를 벗어나지 말라고 해서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 순례나 하자고 아침은 우거지를 넣은 국밥을 먹고, 가까운 유성 호텔에서 목욕을 하고, 충남 대학도 한 번 돌아보고
의자가 편안한 까페에서 아이와 실컷 대화도 나누었다.

피자도, 통닭도, 햄버거도 먹고 싶다더니 점심을 먹고 나서는 배가 불러서 아무 생각도 없다고 했다.
8시간이 아니라 0.8초 같은 시간이 다 가버리고, 부대 근처 잔디밭엔 헤어짐이 아쉬운 수많은 부모와 아들들이 5분이라도 더 함께 있으려고 산책을 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만남의 시간을 연장하고 있었다.

아들을 안았을 때 “엄마 아빠 만나서 너무 좋았어요, 정말 보고 싶었어요.” 하던 말 속에서 아들은 지금 군대의 규율뿐만 아니라 평소 당연시했던  모든 인간관계와 사물에 대한  <그리움>도 배우고 있구나, 느낄 수 있었다.

담담하게 웃으며 아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왔는데
큰 군복 속에 여윈 아이의 어깨와
유성 온천 입구에 앉아 과자를 먹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이틀만 있으면 아이는 또 서울로 배치를 받아 가게 된다. 
부디 아이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어느 자리에서나 자리이타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10-10-23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희 집 근처까지 오셨었군요!
서울의 좋은 곳으로 배치받았다니 다행입니다.
남은 군 생활도 잘 해나가길 저도 바라는 마음이어요.

혜덕화 2010-10-23 22:39   좋아요 0 | URL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피곤해서 뻗어버릴 것 같은데 눕기가 싫네요.
행복한 피로감인가봐요.
네비로 맛집 검색을 했는데 온통 유성 온천 주변만 뱅뱅 돌더군요. 결국 네비를 끄고 맘대로 돌아다니다 좋은 식당을 발견했답니다.
가기 전에 님께 문의했으면 하루를 좀 더 뜻있게 보냈을텐데...
미처 그 생각은 못했네요.
충남대학, 참 좋았어요. 부산은 온통 고지대에 대학이 있는데 평지에 넓은 캠퍼스가 참 부럽더군요.
날씨도 좋았고 아들 만난 것도 좋았고, 행복해서 몸이 붕 떠 있는 것 같지만 머리가 아파서 얼른 자야겠어요.
편안한 밤^^

순오기 2010-10-24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드님과의 첫 면회였군요. 행복한 시간이었겠어요~~
새로운 인간관계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군요.
아들을 안았을때의 느낌은 모르지만,
강원도 전방까지 한겨울에 큰조카 면회갔는데, 손에 먹을거리 들려보내지 못해 안타까워하던 큰동서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을 거 같아요.
혜덕화님을 위해서도 국방부 시계는 쉬지 않고 돈답니다.^^

혜덕화 2010-10-24 11:23   좋아요 0 | URL
요즘은 아이와 나와서 함께 돌아다닐 수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먹을 것을 들여보내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였겠지만, 한나절 함께 할 수 있었단 것만도 감사하답니다.
아드님도 금방 자라서 저와 같은 행복함과 안타까움을 느끼실 거예요.^^
고마워요.

프레이야 2010-10-24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대배치 전 면회 다녀오셨나 봐요.
8시간이 0.8초 같았단 말씀에 마음이 다 담겨있네요.
모든 '그리움'을 배우고 있단 말씀도 와닿아요.
몸은 고단해도 마음이 무척이나 푸근하시겠어요.
좀 서운해도요.^^ 아들, 건강히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혜덕화 2010-10-24 08:43   좋아요 0 | URL
정말 늦게까지 깨어 계시는 군요.
저는 밤 10시를 넘기면 거의 고문 수준인데......^^
다행히 자대 배치를 잘 받았다고 하더군요.
게으른 아이는 아니니, 잘 해내겠지요.
큰 애 수능 칠 때 다 되어가지 않나요?
게으른 저의 천성때문에 댓글 다는 것도, 남의 서재 방문도 뜸하다 보니 아이가 몇학년인지 잊어버렸어요.

프레이야 2010-10-24 11:05   좋아요 0 | URL
하하~~ 내년에요. 지금 고2에요.^^
금방이겠죠!
자대 배치 잘 받았다니 다행이에요.
잘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