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한 달은 내겐 특별한 달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그 날이 그 날인 생활.
하지만 내가 얼마나 많이 나에게 속고 살아왔는지, 다는 아니지만 그 일부분을 만난 달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으로 알고 살았다.
스스로를 부드러운 사람으로, 남들이 "외유내강"형의 사람이라 하니까 나도 그런 줄 알고 살았다.
하지만, 화를 낼 일이 없는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는 것과
화를 낼 일이 있는데도 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나는 단지 화를 낼 일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살았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감사하게도 나를 화나게 만들지 않는 사람들 틈에서
그 사람들의 덕분으로 그렇게 잘 살았을 뿐인데도,
내가 열심히 절하고 수행한 덕분에 내 인격이 높아진 줄 알고 살았다.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가.
수행은 커녕, 자기를 바로 보지도 못 하면서,
성철 스님 도량에 다니면서, 불기자심을 입으로 그렇게 외치고 남들에게 쯧쯧 혀를 차 놓고는
자기 자신은 못 보고 살았다니.
자신을 제대로 보게 해 주십시오.
간절히 기도한다.
스스로 속고 스스로 묶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일체 중생을 위한 입에 발린 기도가 아니라
내 무지를 남에게 덧씌우지 않기를, 무명을 벗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