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표류기 - 낯선 조선 땅에서 보낸 13년 20일의 기록 서해문집 오래된책방 3
헨드릭 하멜 지음, 김태진 옮김 / 서해문집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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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실실 한국사로 들어가 볼까요?

한국사는 한국 작가들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원전=고전으로 곧바로 들어갑니다.

꼬마작가답지요?

현대 작가들이 별 볼일 없으면 원전으로 가면 되는 겁니다.

그래야 읽어주는 엄마들도 재미가 있지요, 안 그런가요?

 

자, 1번 타자, 하멜 아저씨!

고저, 고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요 책 정도로만 재미있는 책이 걸리면 좋것는디 하게 만드는

하멜 아저씨!

히딩크의 먼 할아버지지요?

교과서로만 듣던 히딩크의 할아버지 하멜 아저씨!

 



 

반양장본 | 144쪽

 

먼저, 요 책은 2부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1부 - 초등학생들에게 읽어주기에 좋은 내용.

2부(조선국에 관한 기술) - 읽어주지 마세요!

 

2부는 왜 읽어주지 말아야 하는가?

2부는 부제가 이렇게 됩니다.

<조선 백성의 관습과 생활상, 그리고 조선 왕조에 관해서 쓴 기록>.

중학생 정도면 괜찮은데,

초등학생들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 40페이지에 걸쳐서 담겨 있습니다.

부모들은 그냥 읽어보면,

외국인이 바라본 조선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였는가를 좀 더 잘 알 수 있을 텐데,

어린 애들한테는 별로 좋은 내용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남편을 죽인 아내는 많은 사람들이 통행하는 한 길가에 어깨까지 땅에 묻는다.

그녀 옆에는 나무 톱이 놓여 있는데,

여기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양반을 제외하고

누구나 그 나무 톱으로 그녀가 죽을 때까지 한 번씩 목을 쳐야 한다(116페이지)."

 

뭐, 읽어주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날 겁니다.

또 하나 들어볼까요?

"중국 사신이 도착하면 국왕은 손수 고관들을 인솔하고 서울 교외에까지 나가 환영해야 하며,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정중하게 절을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그 사신을 숙소까지 호위한다.

그 사신의 도착과 출발 행사는 국왕에게 하는 것보다 더 대규모로 행해진다.

악사와 무희, 곡예사들이 그의 앞에서 자신들의 재간을 보이며 행진한다.

또 조선에서 만든 모든 귀중품들이 그에게 운반되어 온다(139페이지)."

 

뭐, 이런 걸 어린 애들한테 읽어줘서 좋을 건 없지요?

2부는 부모만 읽어보면 됩니다!

 

하멜 표류기!

1653년부터 1666년, 13년 동안 겪은 일을 적은 겁니다.

하멜이 1630년에 태어났다고 하니까 23-24세에 조선 땅을 밟은 건데,

이 사람이 무슨 특별한 교육을 받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문장이 대단합니다.

한국인이라면, 가장 먼저 놀라야만 하는 사실!

 

두 번째로 놀라야만 하는 사실, 되게 재미있습니다.

별로 꾸민 것도 없이 있던 사실을 적었는데, 재미있습니다.

요렇게 써야 돈이 되는디, ...

 

자, 그럼, 내용으로 들어가면?

 

<하멜표류기>는 1653년에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를 떠나 일본으로 향하던 네델란드 배가

태풍을 만나서 제주도에서 난파를 당하고,

그 배에 타고 있던 선원 가운데 33명이 포로로 잡혀서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를 거쳐 서울로 압송됐다가

청나라 사신들 앞에서 몇 명이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그 사람들은 처형을 당하고

남은 사람들이 다시 저 남쪽 전라도 땅을 전전하다가

그 중에 8명이 쪽배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도망쳐서

고향 땅인 네델란드로 돌아가는 얘기로 마무리가 됩니다.

 

하멜이라는 사람은 <서기>였던 모양인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그날 오후에 일등항해사는 관측을 하더니만

우리가 북위 33도 32분에 있는 켈파르트(제주도) 섬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30페이지)."

 

오늘 소개한 <천문항해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북극성을 볼 줄 알면 위도를 알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얘기가 <하멜표류기>에 턱 하니 나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한반도 남쪽에 제주도라는 섬이 있다는 사실은

서양 세계에서는 1642년에 알려졌다는 점입니다(27페이지).

그러니까 하멜과 함께 여행했던 일등항해사는 제주도의 존재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또 천문관측을 정확히 한 덕분에

난파당한 자기들의 배가 어디에 떨어진 것인지를 제대로 짚어낸 겁니다.

바로 이 뛰어난 일등항해사는 서울로 끌려와서

청나라 사신 앞에서 고향으로 보내달라고 했다가 끝내는 처형을 당한답니다.

 

이렇게 붙잡혀서 서울로 끌려온 하멜 일행은

"외국인을 국외로 내보내는 것은 이 나라 관습이 아니므로

여기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하며, 대신 너희들을 부양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게 됩니다.

누구의 약속?

조선의 왕!

 

여기에서 아주 재미있는 사람 한 명이 등장합니다.

벨테브레!

조선 사람과 하멜 일행의 통역을 담당하던 네델란드 출신 조선인!

1627년에 조선 땅을 밟아서 네델란드어를 거의 다 잊어먹었다가

하멜 일행을 만난 덕분에 모국어를 겨우 기억해냈다고 하는 사람,

바로 이 벨테브레 덕분에 하멜 일행이

그나마 말도 배우고 상당히 자세한 기록도 남길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하멜 일행 33명이 서울에 끌려와서는 <친위병>으로 임명됐답니다.

문제는 청나라 사신들이 왔을 때인데, 이때마다 숨어있으라는 명령이 떨어졌답니다.

이때 남한산성에 가서 두어 달 살기도 하고 그랬던 모양이고,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일등항해사가 난동을 피우는 바람에 목이 달아나고 맙니다.

 

이 사건 때문에 남은 하멜 일행은 남쪽으로 '귀양'을 떠나게 되고,

귀양지는 여수, 순천, 남원이었답니다.

이중에서 여수는?

바로 이순신 장군의 본영이 있던 곳이지요?

바로 요 여수에서 쪽배를 타고 하멜과 그 친구들 7명이 일본으로 도망을 친 것인데,

도망치기 전까지 무슨 일을 하면서 목숨을 부지했는가 하는 얘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가장 힘들었다는 일은 "땔나무(56페이지)" 구하러 산에 가는 일이었답니다.

산이라고는 구경도 못해 보고 자란 네델란드 사람들이

하루에 20km씩을 걸어서 나무 하러 산에 가야 했으니 고생이 말이 아니었겠지요?

 

또 하멜이 전하는 얘기에는 <암행어사의 마패>를 맞고 목이 달아난 고위층들이 몇 명 나옵니다.

요 얘기도 아주 재미있고,

저 자신에게 관심을 끄는 대목은

"11월 말이 되니 날씨가 몹시 추워져서

서울 밖 3km 정도 되는 곳에 떨어져 있는 강이 단단하게 얼어 붙어

200-300마리 정도의 짐을 가득 실은 말들이 줄을 지어 건너다닐 수 있었다"는 구절인데,

요 강이 바로 한강입니다.

아싸라비아, 요로코롬 추웠땀시?

 

사실, 제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한강물이 얼어붙는 때나 정도보다는 한강 물의 폭입니다, 폭!

요 놈의 한강이 옛날에는 지금처럼 큰 강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홍수가 나면 바다처럼 드넓은 모습을 보였겠지요, 잠실 벌판이 흥건하게 젖던 시절에는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한강은 댐 덕분에 이렇게 넓은 겁니다.

옛날 한강 물의 폭은 어느 정도였을까?

하멜이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안타깝게도 숫자가 나오지 않네요.

요거, 요거, 역사 논문 한 편의 주제는 될 겁니다, 아마도!

 

역사책을 요로코롬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지요?

자, <하멜표류기>!

역시 저와는 코드가 맞는 '한국사의 대가'입니다.

교과서로만 보던 하멜을 한 번 만나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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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 봐 벨 이마주 3
앨러슨 레스터 글 그림, 김연수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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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모두 7곳!

정글, 바닷속, 남극과 북극, 동물농장, 공룡시대, 아프리카 대평원, 호주의 숲 속!

 

책 크기는 215*285 요렇게 됩니다.

그러니까 가로 길이가 세로보다 더 긴 책입니다.

이런 책 속에 모두 7곳을 무대로 해서 그림을 넣었는데,

무대 하나는 두 페이지에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까 14페이지에 걸쳐서 그림을 감상하면서 상상을 하는 겁니다.

상상은 어떻게 하느냐구요?

 

"상상해 보세요.

지금 우리가

물고기처럼 바닷속에 있는 모습을(쉼표를 넣어야 할 자리입니다)

말미잘이 물결처럼 너울거리고

귀상어가 미끄러지듯 헤엄치고

해마가 앞뒤로 흔들거리고

집게가 꼭꼭 숨어있는 모습을.."

 

그런 다음에 한 페이지를 넘기면 바닷속 광경이 펼쳐집니다.

남자 아이는 바다 밑바닥에서 헤엄치고,

여주인공은 돌고래를 타고 놉니다.

이 두 페이지 안에 모두 48 종류의 물고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미리보기 좀 달아주면 그림을 보면서 책을 고를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반디쿠트가 조금씩 먹이를 뜯어 먹고

왈라비가 깡총깡총 뛰어다니고

웜바트가 열심히 땅굴을 파고..."

 

여기는 어디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꼬마작가의 전공 무대, 호주!

 

동물의 낙원은 아프리카만이 아니라

호주와 호주를 둘러싼 남태평양 섬들도 낙원입니다.

여기에서는 아프리카와는 다르게 인간들이 뒤늦게 발을 내딛은 탓에

동물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의 법칙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했다고 하지요?

아프리카 동물들은 인간들을 피해서 살아남는 법을

일찍부터 터득하고 그걸 유전자로 후손들에게 넘겨주었다고 하는데,

호주와 남태평양의 동물들은 뒤늦게 들어온 인간들 앞에서 어물쩡거리다가

날아오는 돌멩이에도 맞아죽을 만큼 인간의 무서움을 모른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경이로운 생명>, 이 책에 잘 설명돼 있지요?

 



 

웜바트!

뭐, 요런 동물이 있는지 몰랐지요?

미국 가면 됩니다.

아마존 무대 앞으로!

 



 

에뮤!

호주에 가면, 이런 동물도 있습니다.

요 놈도 미국 가서 찾으면 됩니다!

 



 

오리너구리!

요 놈도 호주에 살지만, 미국 가서 찾으면 됩니다.

 



 

<상상해 봐>!

이 책 속에는 이런 진기한 동물들을 포함해서 수많은 동물들이 숨어 있습니다.

요런 책으로 상상한 다음에

미국 가서 책 좀 찾아보고 호주나 열대 밀림으로 관광 가면

괜찮을 것 같지요?

학원비 때문에 힘들다구요?

할 수 없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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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와 오케스트라 지식 다다익선 3
마르코 짐자 지음, 빈프리트 오프게누르트 그림, 최경은 옮김, 엄태국 읽음 / 비룡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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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은 나무와 말 꼬리털로 만들어. 나사를 조이면 말 꼬리털이 팽팽해지지

현악기의 활은 대부분 기다란 말 꼬리털로 만든단다

손끝으로 줄을 퉁겨서 소리 내는 방법도 있어.

이런 연주법을 '피치카토'라고 해(비올라)."

 

"자세히 보렴. 비올라가 바이올린보다 조금 더 크단다.

그래서 비올라가 더 낮은 소리를 내지.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모두 현악기야."

 

"바이올린에는 현이 네 줄 있지.

활로 현을 문지르면 현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거란다.

네 현은 굵기가 모두 달라.

현이 굵을수록 낮은 소리가 난단다."

 

"원래 호른의 조상은 소나 양의 뿔로 만든 피리란다.

수천 년 전 옛날 사람들은 뿔피리를 불어서 신호를 보냈어.

특히 사냥을 할 때 뿔피리를 사용했지.

그 뿔피리가 호른이 된 거야."

 

"이건 큰북과 작은북이야. 북은 원래 항상 한 가지 음만 내지.

그렇지만 작은북은 통 둘레의 나사로 음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이 나사들을 조이거나 풀면서 음높이를 조절하는 거란다.

나사가 조여지면 가죽면이 팽팽해져서 높은 소리가 나는 거지."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악기는 어떻게 만들었는고

또 어떻게 해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주인공은 티나인데, 티나의 삼촌이 오케스트라 지휘자랍니다.

이 삼촌이 악기를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는 겁니다.

 

"맞아. 지휘봉을 들고 있으면 오케스트라의 모든 연주자들이 내 지시를 잘 알아볼 수 있지.

손과 팔의 움직임뿐 아니라 얼굴 표정을 통해서도 내 지시를 전한단다.

빠르게 또는 느리게, 크게 또는 약하게, 부드럽게 또는 힘차게

연주해야 할 때를 알려 주지.

언제 시작하고 언제 멈추어야 하는지도 가르쳐 주고."

 

티나의 삼촌은 이렇게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악기를 설명한 다음에

지휘자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그 다음에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됩니다.

 

"티나는 연주자들이 빠르고 격렬한 가락을 연주할 때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음악회는 정말 멋졌어요.

음악회는 두 시간 동안 계속됐어요.

티나는 지루할 때도 있었어요.

마지막에는 조금 졸리기까지 했지요."

 

어린 아이답지요?

티나 말입니다.

지식을 알려주는 동화는 이런 맛도 좀 있어야 하는 겁니다.

 

책 크기가 굉장합니다.

양장본 | 36쪽 | 310*245mm

그러니까 그림이 큼직큼직하겠지요?

악기 그림이 절반쯤 차지하고,

나머지 절반은 악단의 연습과 공연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공연이 이루어지는 건물 그림이 다양한 각도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건물의 정면,

요건 모스크바에 있는 볼쇼이 극장보다는 작은 것으로 짐작됩니다.

볼쇼이 극장은 아주 웅장하지요?

끝으로 가면 건물의 옆 모습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보여주고,

오케스트라 연주가 진행될 때 객석도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모두 세 페이지에 걸쳐서 보여주는데,

하나는 악단과 관객을 옆에서 바라본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객석 2층에서 악단을 향해 바라본 것입니다.

무대는 독일인 모양입니다.

 
안타깝게도, 알라딘에서는 품절이라고 알려주고 있네요. 


이 책은 제가 2년 전에 소개를 했던 것인데,

광고를 열심히 하지 않은 탓에 품절이 된 모양입니다.

품절이라는 얘기는?

조만간 절판이라는 뜻입니다.

좋은 책이 또 하나 절판으로 넘어가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책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인터넷 서점 여기저기에다가 동네 서점도 알아보세요.

 

CD도 딸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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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0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Drawing for the Artistically Undiscovered [With 1 Pen & 2 Pencils] (Paperback)
Blake, Quentin / Klutz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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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틴 블레이크 하면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이지요?

달, 달, 무슨 달, 로알드 달의 짝꿍 그림작가, 퀸틴 블레이크!

 



 

먼저, 이런 사람이 미술 교육 이론서을 쓴 거니까 좀 믿어도 되지 않을까,

잘은 모르지만 이렇게 착각을 해봅니다.

 



 

2년 전에 제가 <스케치 아프리카>라는 위의 책을 소개한 다음에

이 책을 쓰고 그린 김충원을 알린 일이 있습니다.

솔직히 당시에는 뭐가 뭔 줄 잘 모르고 글을 썼다가

제가 미술 전공자들한테서 엄청난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대꾸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일을 굳이 변명하자면 이렇습니다.

김충원이 쓴 미술교육 이론서를 보면서 미술에 대해서는 완전 깡무식인 저도

<저건 아니다> 하는 것을 금방 눈치 챘습니다.

하지만 소개를 했고, 엄청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 왜 그 사람의 이론서를 소개했는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한국 엄마들이 하도 미술 교육과 학원을 얘기하기 때문에

'그러면 차라리 이런 책이 낫지 않느냐?' 하는 <수준 낮은 제안>을 한 겁니다.

 

두 번째로는 미술 전공자들의 비판을 예상하고 소개한 이유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런 수준 낮은 책을 소개했다가는 미술 전공자들이 함부로 비판하지도 못할 것이고,

또 그런 비판을 받고나면 글 쓰는 일은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온당한 비판>에 대해서는 늘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 성격과 당시로서는 가장 과격하다고 할 수 있었던 미술 전공자들의 성격을 대강 예상하면서

저는 일부러 그런 이론서를 올렸습니다.

예상대로 비판은 사방에서 폭발했습니다.

그 뒤로 저는 그 책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많은 사람들은 그 비판이 담긴 글들을 계속 읽게 됩니다.

꼬마작가가 묵사발 나는 글을 읽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미술 교육은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제가 힘들게 <학원 타령하지 마라> 또는 <이런 이론서는 말도 꺼내지 마라>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아, 그런 얘기를 꺼냈다가는 꼬마작가처럼 묵사발 나는구나!'

그런 글 하나로 많은 사람들에 대한 미술 교육은 저절로 끝나는 겁니다.

 

그 다음에 여름인가 초가을에 무슨 멸치 그림책을 소개했다가 또 한 번 제가 묵사발 난 일이 있지요?

디즈니 그림풍인 한국 그림책인데, 그때도 사실은 일부러 올린 겁니다.

그렇게 하면 그림 보는 사람들의 안목은 쉽게 올라가게 됩니다.

좋은 그림을 보는 것으로도 안목은 높일 수 있고,

엉터리를 보고 비판하는 글을 읽으면서도 안목은 높일 수 있는 겁니다.

 

아무튼 당시는 초기 상황이라서 제가 그때는 일부러 쇼를 좀 한 겁니다.

지금은 <미술교육, 미술학원> 타령은 아예 없습니다.

2년 전에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두 돌, 세 돌 아기 엄마들이 미술 못하면 죽는 줄 알던 시대가 바로 2년 전이었습니다.

 

자, 서설이 길었습니다.

이제는 교육 같지 않은 교육 통념과 싸우던 그런 시대는 지났으니까

제대로 된 것이 어떤 것인가를 연구해야 하고 또 그런 분위기도 성숙했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미술 비전공자인 꼬마작가 같은 사람은 누군가에게 '기대야' 합니다.

아 그래, 이 사람 저 사람 찾다가 찾아낸 사람이 바로 퀸틴 블레이크입니다.

이 정도면 기댈 만한 사람으로서는 기대할 만하지요?

 

Drawing src

 

  • Reading level: Ages 9-12
  • Spiral-bound: 106 pages
  • Publisher: Klutz; Book and Access edition (March 1, 1999)

  • 이 책은 어린 아이들한테는 서둘 필요가 조금도 없습니다.

    바로 위에 담아온 이고리의 그림이 1학년 때 그린 겁니다.

    그림이란 많이 그리다보면, 그 요령이란 스스로 터득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많이 그려보는 것이지,

    기법 좀 배워서 잘 그린다고 해야 그거 별 거 아닙니다.

    책이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면 <기계화 교육>에만 도움이 될 뿐입니다.

     

    대신에 미술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남은 엄마들은 이 책을 사서 한 번 한 좀 풀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아마존에서 추천연령을 9-12세로 잡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약간 이른 것 같습니다.

    12세 이후로 좋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대신에 미술 교육을 못 받아서 한이 맺힌 엄마들, 이 분들에게는 꼭 권하고 싶습니다.

    아마존 독자서평을 봐도 연령 제한은 필요없는 것 같습니다.

     

    먼저, 위의 표지그림을 잘 보세요.

    왼쪽 연필이 들어있지요?

    이게 보통 연필이 아니라 전문가용 연필인가 봅니다.

    저는 책을 신청할 때 이걸 못 봤는데, 책이 온 다음에 눈치를 챘습니다.

    촉촉한(wet) 느낌이 살아있는 연필이라고 퀸틴 블레이크가 자랑한 소중한 물건입니다.

    Stabilo라는 마크가 찍혀 있는데, 이게 스웨덴 제품이 아닌가 기억됩니다.

    모스크바에서 제가 볼펜은 이 회사 제품으로 샀던 것 같습니다.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아이들한테 가끔씩 이런 연필을 선물하면 좋을 것 같네요.

    솔직히 저는 이 연필을 아직 사용해보지 않았습니다.

    이번 구정 때 조카에게 선물할 생각이고, 또 저는 그림이라면 아주 딱 질색입니다.


    책이 106페이지라고 했는데, 속에는 다 <직접 그려보라>고 하면서 빈 칸으로 만든 겁니다.

    아마존 미리보기에는 서론만 나온 것이고, 본론은 하나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본론은 빈 칸입니다.

     

    "A Beginner's Page of Faces(75페이지)"

    여기를 보면 말입니다,

    "She can balance an apple on her nose."

    이래 놓고는 코를 비워뒀습니다.

    <빈 코>에다가 마음대로 그리라는 말입니다.

    "What amazing ears!"

    이래 놓고는 귀가 없습니다.

     

    "Add gentle shading to turn these circles into bubbles.

    You might want to add a few bubbles of your own(47페이지)."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말입니다,

    거품에다가 명암을 줘서 그림을 바꿔보고

    또 두 번째 문장에서는 거품을 '니 맘대로' 그려보라는 말입니다.

    요 페이지에는 주인공 꼬마 두 명이 나와서 거품을 뿜어올리고 있습니다.

     

    "Shadows can add ... (41페이지)."

    이건 그림자를 이용해서 무게감, 현실감, 미스터리를 표현하는 방법을 설명한 겁니다.

    한 예로, 무게감.

    Weight: 상자에 사람이 찍 깔려있는데, 그림자를 넣으니까 무게감이 확 달라집니다.

     

    "How to get some perspective in your drawings(34페이지)."

    여기에서 perspective란 원근법을 말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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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버트로스의 똥으로 만든 나라 - 누구나 꿈 꾸는 세상
    후루타 야스시 지음, 요리후지 분페이 그림, 이종훈 옮김 / 서해문집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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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요 책은 꼬마작가가 '새 전문가'가 되다보니까 알게 된 책입니다.

    웃으면 안 되는데, 아주 웃긴 책입니다.

    다 읽는 데에는 20분도 안 걸릴 겁니다.

    책 크기는 제 손보다 조금 더 넓고, 그림은 절반입니다.

    글자는 많지도 않습니다.

    모름지기 동화란 요렇게 써야 되는 거인디, ...

     

    지난 번에 <바닷새 일기>에서 알바트로스라는 새를 소개한 일이 있지요?

    그 새가 공화국 하나를 울렸다가 웃겼다가 했네요.

    나라 이름은 나우루 공화국!

    바로 요 알바트로스가 알래스카에 가서 놀다가

    적도로 내려와서 산호초 위에다 실례한 덕분에 생긴 나라가 바로 나우루라고 합니다.

    호주와 가까운 모양이고, 2차 대전 때에는 일본군이 점령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아래 국기의 노란 선이 적도를 가리키는 것이고, 그 아래서 빛을 내는 나라가 바로 나우루랍니다.

    http://en.wikipedia.org/wiki/Nauru

     

     
     
    앨버트로스가 수 천년에 걸쳐서 실례를 한 덕분에 나우루라는 작은 섬은 말 그대로 <보물섬>이 됐답니다.
    지천에 널린 인광석!
    화학 비료로 쓰는 자원이랍니다.
    덕분에 인구 10,000명에 지나지 않는 나우루는
    미국의 GNP가 13,500달러였던 1981년에 2만 달러를 돌파합니다.
    게다가 정부 정책도 뛰어나서 빈부의 격차가 조금도 없었답니다.
     
    지금은?
    쫄딱 망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마피아의
    자금이 나우루로 유입되었는데, 그 액수가
    올 한해에만 700억 달러나 된다."
     
    이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냐구요?
    러시아지요, 뭐!
    그러니까 <검은 돈 세탁 국가>로 명성을 높였던 나라가 바로 나우루였던 겁니다.
    요게 바로 1990년대 말의 상황이었고,
    2001년에 뉴욕의 쌍둥이 건물이 테러로 가라앉은 다음
    미국의 철퇴를 맞으면서 나우루는
    <국제 테러리스트와 마피아>들의 돈 세탁으로 벌던 돈줄이 완전히 끊겼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손가락 빨면서 묘안을 구상중이랍니다.
     
    그럼, 알바트로스가 선물한 인광석이라는 보물은?
    다 파먹었지요.
    다 파먹어서 지금은 남은 게 없답니다.
    자연자원을 다 파먹고나니까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돈 세탁 국가>로 살아가는 길이었는데,
    이라크와 함께 미국의 강력한 펀치를 맞고 망한 겁니다.
     
    그럼, 국민들이 일을 하면 될 것 아니냐?
    일하는 걸 까먹었답니다.
    독립한 해인 1968년부터 너무 호화롭고도 편안하게 살다보니까
    온 국민이 일하는 걸 까먹었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곳 사람들은
    일을 해서 생활비를 번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아무도 모릅니다.
     
    웃으면 안 되는데, 책 참 재밌게 잘 썼네요.
    "나우루 사람들은 밥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걸어 다니는 일도
    아주 드물었지요.
    늘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으니까요.
    ...
    정부의 공무원도
    외국인 출신이 맡았습니다."
     
    한창 잘 나가던 시절에는 이랬답니다.
    여의도의 2.5배에 지나지 않는 국토에서 
    돈이 많을 때는 저러고 살았다는데,
    지금은 쿠데타가 있었다는 둥 하는 소문과 함께
    두 명이 한꺼번에 자기가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또 돈이 없어서 공항이 폐쇄되기도 하고 그렇답니다.
    그러니까 독립을 한 1968년부터 2000년까지가 꿈의 낙원이었던 것이고,
    그 뒤에는 쫄딱 망한 나라를 어떻게 다시 살려낼 것인가를 가지고
    정치인들이 치고 박고 싸우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웃으면 안 되는데, 되게 웃깁니다.
     
    어른들은 가볍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
    초,중등 학생들 또한 가볍게 웃으면서 읽으면서도
    지리, 환경, 경제를 비롯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
    고등학생들이요?
    요런 책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논술 문제 만들 수 있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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