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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주 어렸을 때 - 사파리 그림책 003
사라 오리어리 글, 줄리 모스태드 그림, 김선희 옮김 / 사파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요거 한 10%만 더 세일해주면,  

꼬마작가가 아주 크게 키워줄 수 있을 것 같은디,

그렇다고만, 그런 바람이 있다고만 세상에 널리 알려주세요.

제목부터가 그렇지만, <아빠 어렸을 적엔>을 떠올리는 동화지요?

오매나!

세일즈 포인트 좀 보소!

  - Sales Point : 2,743

 

다 죽어서 무덤 앞까지 갔던 책이 팔팔하게 살아나고 있네요, 그려.

아무튼 참, 꼬마작가 대단해?

그래요 안 그래요?

 

오늘 소개하는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먼저, 미리보기 감상.

 

워뗘유?

개미 목에 줄을 매달고 산책을 나갔대, 글쎄!

자기 아들을 체스판의 장기로 썼대, 글쎄!

그 다음 페이지!

자기 아들이 주전자에 들어가서 목욕을 했대, 글쎄!

 

미리보기에 나오지 않는 아빠의 뻥은 계속 이어집니다.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너는 눈 위에서 자를 썰매처럼 타고 놀았단다."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넌 숟가락을 쥘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너는 밥그릇 가장자리에 앉아서

아기 새처럼 고개를 숙이고 밥을 콕콕 쪼아 먹었지."

 

막판에 이르면 아빠의 쌩야부리는 극에 이르게 됩니다.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난 너를 셔츠 주머니 속에 넣어 다니고는 했단다.

너는 작은 머리만 주머니 위로 살짝 내놓고

두 팔을 옷에 기댄 채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지.

사실, 넌 셔츠 주머니를 꽤 뜯어 놓았단다."

 

어때요, 아빠들?

이런 야부리 솜씨는 한 수 배워두면 다 살이 되고 피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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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이 살았단다 꼬맹이 마음 9
앙드레 부샤르 그림, 뱅상 말론느 글,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부터 아주 웃기지요?

표지 그림은 또 어떻구?

책 크기도 아주 죽입니다.

양장본 | 44쪽 | 376*264mm

제 손이 굉장히 작은 편인데, 376mm라는 세로 길이는 제 손 두 뼘 정도 됩니다.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책 안 읽어주는 아빠들, 이 책으로 버릇 좀 잡으면 됩니다.

순 뻥쟁이 아빠 노릇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잘 나와 있습니다.

미리보기에도 나오지만, 이발소에서 머리를 어떻게 깍았는지를 알 수 있지요?

잡아 뽑았답니다.

그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면,

강아지 산책을 어떻게 시키는지 그림으로 묘사돼 있지요?

 

진짜 뻥은 이렇게 치는 것이다!

"아빠 어렸을 적에 사람들이 마침내 불을 발견했어.

그와 동시에 구워 먹는 방법까지도 알아냈지."

 

그 다음 페이지는 또 어때요?

"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 버스를 타고 다녔어."

 

그 뒤로 넘어가서 미리보기에는 나오지 않는 장면.

"아빠 어렸을 적엔 굴뚝이 없었지 뭐야.

그래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아무 데나 마구 던졌어."

 

더 넘어가면!

"그땐 돌이 축구공이었어. 헤딩을 하려면 용기가 필요했지."

 

좀 더 넘어가서,

"아빠 어렸을 적엔 돌로 음악을 연주했단다.

이게 바로 록 음악의 시작이었지."

 

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이 있었다고 뻥을 쳤으니

공룡 새끼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 논리가 맞지요?

 

"아빠 어렸을 적에도 부활절 달걀은 있었어.

뭐, 그 속에 병아리 대신 새끼 공룡이 들어 있긴 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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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튼 2010-09-17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게 이게 사람 미치게 하는 책입니다.
자꾸 읽어 달라고 하고 읽을 때마다 배꼽 잡으며 같이 웃어야 하는...
하루에 두번 이상 읽으면 기운없어 한 잠 자고 일어나야 하는 그런 책입니다.

장서진 2011-01-17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 모르는데 좀 가르쳐 주세용~~~ㅋㅋㅋㅋ
 
비버 벤이 집을 지었어 - 북아메리카 세계의 야생동물 1
비키이건 지음, 다니엘라 데 루카 그림, 신혜정 옮김 / 다섯수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요 책은 2년 전에 소개돼서 많은 분들이 가지고 있을 겁니다.

다섯 권짜리 시리즈 중에서 제가 이 책만 광고를 많이 한 탓에 이 책의 세일즈 포인트만 높습니다.

다른 4권은 절판되지 않을까 싶네요.

 

먼저, 알라딘에 가서 미리보기로 그림을 보세요.

그 다음에 제 글을 계속 읽도록 하세요.

 

그림만 딱 보면 뿅들 갑니다.

자연관찰이라고 나온 책들이 얼마나 허접한 지를 잘 보여줄 겁니다.

비버 가족이 물 한가운데에다가 집 짓고 댐 짓는 모습이 잘 나와 있습니다.

이게 아주 단순한 이야기 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흔히 얘기하는 자연관찰 동화와 다릅니다.

이야기가 없는 자연관찰 (전집) VS 이야기를 통해서 풀어가는 제대로 된 동화!

 

그러면서도 비버의 생활 패턴을 오른쪽 작은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가족 생활, 먹는 것, 비버의 이는 어떻길래 나무를 갉아서 댐을 만들 정도인가,

하는 식의 지식들이 아주 간단하게 설명됩니다.

 

또 비버가 사는 숲에서는 어떤 동물들도 볼 수 있는가 하는 것도 그림으로 설명돼 있습니다.

토끼, 다람쥐, 늑대처럼 잘 아는 동물들은 물론이고

날다람쥐, 솔담비, 오소리, 호저처럼 잘 모르는 동물들의 그림도 나옵니다.

이런 동물들이 주로 북아메리카에 사는 녀석들인데,

지도 그림도 아주 시원하게 나와 있습니다.

 

갓난아기 엄마들은 <이런 게 책>이라는 사실을 알라고 권하는 것이고,

대강 첫돌부터 만 5세 정도까지는 꼭 사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이의 취향과 맞는지를 잘 생각해서 구입해야 하겠지요.

만 5세부터 초등 저학년까지는 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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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자전거 동시야 놀자 1
신현림 지음, 홍성지 그림 / 비룡소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퉁치기 퉁치기 퉁 뽀뽀!

지기지기 지기지기 치 뽀뽀! 



꼬마작가와 함께 성장한 <초코파이 자전거>,

<초코파이 자전거>와 함께 성장한 꼬마작가!


작가 신현림씨와 출판사 비룡소에서는 처음 알게 되는 사실일 겁니다.

꼬마작가 이 책을 알게 된 때는 2008년 봄이고,

그때만 해도 이 동시집은 거의 사장될 뻔했습니다.

2년 전에 이 책을 발견하고 꼬마작가는 열심히 광고를 했습니다.

네이버를 통해서만!

덕분에 작년 봄에 세일즈 포인트는 6,000을 돌파했고,

한때는 동요/동시 주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자!

꼬마작가 효과를 한 번 볼까요?

어디까지 올라가나?

올해부터는 이 책을 계절에 한 번씩 <퉁 치기>로 했습니다.

꼬마작가의 <동화 가이드북>은 나오지 않기로 한 만큼,

인터넷을 통해서 퉁 치기로 대신합니다.

그럼, 세일즈 포인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치게 될 겁니다.

비룡소에서는 세일 잔치 한 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꼬마작가가 <비룡소>에서 돈 받는 것은 없지요?

대신에 세일 한 번 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좀좀 부탁해요!

 

지금 동요/동시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동시집을 보니까

말이 안 나오네요.

한자, 그까짓 걸 동시집으로 꼭 사야 한답니까?

한자는 한자 책으로 공부하면 되는 겁니다.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읊어대면 되는 겁니다.

 

아무튼 한국 최고의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

사실, 약간 더 뛰어난 동시집이 있기는 있습니다.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

다만 요건 <목적성 동시>입니다.

불순한 의도가 살짝 곁들여진 동시집!

한글을 가르치겠다는 불순한 의도,

따라서 이 책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에

<학습 교재>로 아주 좋은 동시집입니다.

한글 가르치려고 안달할 필요없습니다.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 두어 권이면 한글은 끝이 나게 됩니다.

하늘이 내린 동시 작가 꼬마작가가 하는 말이니까 그냥 믿으면 됩니다.

꼬마작가가 왜 하늘이 내린 동시 작가냐구요?

 

<대머리 아저씨 모자 날리고>

 

내 모자가 날아간 바람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내 머리가 휑한 탓에

가을 바람은 시원한데,

써늘!

내 머리는 썰렁하구나!

 

내 모자가 날아간 바람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머리카락이 없는 탓에

가을 햇살 따사로운데,

앗, 뜨거!

내 머리가 살짝 익었네!

 

내 모자가 날아간 바람에

칼바람에 날아간 바람에

내 머리가 휑한 탓에

겨울 바람은 시원한데,

쌩!

내 머리가 살짝 얼었네!

 

내 머리가 썰렁하구나!

내 머리가 살짝 익었네!

내 머리가 살짝 얼었네!

내 머리가 휑한 탓에

내 모자가 날아간 바람에

머리카락이 없는 탓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차원이 다르지요?

사실, 하늘의 신끼가 다 해서 요새는 이런 수준의 동시가 나오지 않습니다.

한 일 년 된 것 같네요.

<초코파이 자전거>와 함께 놀던 2008년에 비하면

요즘에는 양도 많이 모자라고 질도 많이 떨어집니다.

신끼가 떨어져갈 때쯤인 작년 4월 쓴 <이 비 그치면>을 한 번 볼까요?

 

이 비 그치면,

나뭇잎이 뽀얀하니 보기 좋겠다.

이 비 그치면,

하늘이 말랑말랑하니 놀기 좋겠다.

이 비 그치면,

햇살이 야들야들하니 자기 좋겠다.

이 비 그치면,

바람이 서늘하니 숨쉬기 좋겠다.

이 비 그치면,

둥근달이 토실토실하니 따먹기 좋겠다.

 

아무튼 하늘이 내린 동시 작가가 추천하는 한국 최고의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

적어도 꼬마작가의 동시가 책으로 출판되기 전까지는

<초코파이 자전거>가 한국 최고의 동시집입니다.

또 꼬마작가의 동시는 언제 출판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인세 문제도 있고,

작가다운 그림작가를 만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사정 때문에 <초코파이 자전거>는,

몇몇 약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당분간은 최고 작품이라고 감히 추천하는 겁니다.

 

신현림 작가!

<초코파이 자전거>의 가장 커다란 약점은 무엇일까요?

리듬!

네, 리듬에 있습니다.

하늘이 내린 꼬마작가가 이 자리에서는

동시가 지녀야 할 리듬에 대해서 강의를 합니다.

 

<아싸라비야 콜롬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태평양을 건너 건너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안데스 산맥 기어올라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옥수수밭을 탈탈 털어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주인 몰래 구워 먹고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밀짚모자 눌러 쓰고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아메리카 밀림 속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갈 곳 몰라 헤매다가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하늘 보고 별을 헤며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디딘 곳이 아마존이라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뗏목 타고 흘러 흘러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악어 잡고 씨름 하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큰 바다로 들어서니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어디메냐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어디메냐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한국에서는 최근 몇 년에 걸쳐서야 겨우 <동화시>라는 장르가 소개됐지요?

바로 북한 작가 백석의 <개구리네 한솥밥>을 통해서

동화시라는 장르가 소개됐는데,

이 장르는 러시아 아동문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추꼽스끼가 1920년대에 벌써 개척한 분야입니다.

리듬을 살린 동화!

영어권에서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 유명하지요?

1940-1950년대 Golden Age를 힘들게 보낸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과

소련 공산당에 불려다니며 자아 비판을 했던 추꼽스끼!

 

어쩌면, 꼬마작가도 이런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인데,

여기에서 약간의 전술을 부리는 겁니다.

<초코파이 자전거>에 기대기 전법!

<초코파이 자전거>에 기대서 대중들 머릿속에

동시작가 꼬마작가를 각인시킨다!

 

자 그럼, 추꼽스끼의 맥을 잇는 20세기 후반 러시아 동시작가

겐리흐 사쁘기르의 명작 <두둥실 쿵쿵, 두둥실 쿵쿵>!

번역은 꼬마작가가 한 것인데,

한국 분위기에 맞도록 내용도 약간은 변형시킨 것입니다.

이 겐리흐 사쁘기르라는 유태계 러시아 작가는

대강 1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고,

소련 시대 때부터 <지하 문학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모양입니다.

지금은 <러시아 아동문학의 전설>로 서서히 떠오르는 모양인데,

미국의 잭 프렐류트스키와 함께

꼬마작가 동시에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람입니다.

잭 프렐류트스키, 잘들 알고 계시지요?

 

  절판 작가 잭 프렐류트스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

 

<두둥실 쿵쿵, 두둥실 쿵쿵>

 

찌뿌둥 먹구름이

하늘 가득 찌뿌둥.

양동이 하나 가득

빗물이 하나 가득.

딸그락 딸그락

손잡이가 딸그락.

 

찌뿌둥 하늘 따라

천둥이 두둥실.

두둥실 저 산 위로,

두둥실 들판 위로.

먹구름이 두둥실,

양동이도 두둥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이 번쩍번쩍.

홍길동의 뒤를 따라

번개도 번쩍번쩍.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번개도 번쩍번쩍.

 

이쪽에서 쿵쿵,

저쪽에서 쿵쿵.

아이쿵, 아이쿵!

홍길동이 아이쿵.

아이쿵, 아이쿵

먹구름이 쿵쿵.

 

이쪽에서 쿵쿵,

저쪽에서 쿵쿵.

아이쿵, 아이쿵!

양동이가 쿵쿵.

아이쿵, 아이쿵

먹구름도 쿵쿵.

 

딸그락, 딸그락

양동이가 딸그락.

빈 수레는 삐그덕,

빈 양동이는 딸그락.

삐그덕 딸그락,

빈 양동이는 딸그락.

 

두둥실 두둥실,

무지개가 두둥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무지개가 두둥실.

빨강-파랑, 노랑-파랑,

무지개가 두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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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 타샤 튜더
베서니 튜더 지음, 강수정 옮김 / 윌북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꼬마작가는 책을 추천해도 희한한 책들만 소개하지요?

위인전이랍시고 소개하는 책이 <괴짜 요리사 알렉시스>가 나오지 않나,

과학책이랍시고는 <달에 맨 처음 오줌 눈 사나이>가 나오지 않나 말입니다.

그러니까 <듣도 보도 못한 이론가>라고 자화자찬을 하는 겁니다!

이제 박정희 망령에서는 좀 벗어난 교육을 얘기해 보자는 겁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특목고니 선행학습이니 하는 것에 목을 매다는 부모들께서는

꼬마작가의 철학을 잘 새겨듣기 바랍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나의 엄마, 타샤 튜더>!

며칠 전에는 <타샤의 그림인생>을 소개했지요?

한 번 했으면 됐지, 또 울궈먹어?

네, 그렇습니다.

꼬마작가는 울궈먹습니다.

나쁘게 말해서 울궈먹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집중 탐구!

집중 탐구가 되는 겁니다.

 

  

 

위인전이란 보는 사람마다 쓰는 사람마다 다 각도가 다르고 아는 사실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말하려고 하는 철학이 다른 겁니다.

따라서 책 한 권 읽으면 주인공에 대해서 다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독자들이 사기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고

편협한 정보만을 주워듣게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위인전이란

<집중 탐구>로 해서 들입다 파면 팔수록 좋은 겁니다.

 

이건 우리의 일상 생활을 되돌아봐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어떤 사람에 대해서 얘기를 들으면,

한 사람은 이렇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저렇다고 합니다.

이쪽 저쪽 얘기를 다 들어봐야 나름대로 판단을 할 수가 있는 거지요?

 

위인전이라는 것도 그런 겁니다.

집중 탐구를 통해서 샅샅이, 속속들이, 들입다 파야 하는 겁니다.

다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어야 하겠지요?

 

타샤 튜더!

이 사람에 대해서 나온 책은 속속들이 파볼 만한 가치가 있네요.

다만 책 값이 비싼 게 좀 흠입니다.

 

지난 번에 소개한 <타샤의 그림인생>은 예술가 타샤의 인생을 묘사한 겁니다.

그 책의 작가는 타샤의 예술가 기질과 함께

예술성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시기라든가 또는 그 계기 같은 것을

아주 재미있게 설명을 해줬습니다.

 

반면에 오늘 소개하는 책의 저자는 타샤의 딸입니다.

딸이 바라본 타샤의 인생인 겁니다.

또 다른 얘기가 나올 것 같지요?

 

"일곱 살에야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8학년까지 다니는 것으로 끝이 났지.

시험은 한 번도 통과하지 못했고,

수업 시간에는 책에 투명한 종이를 대고

그대로 그리고 색칠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

헨리 아저씨와 공부를 했던 몇 년을 빼면

학교에서는 단 한 순간도 즐거웠던 적이 없었어(37페이지)."

 

또 나왔지요?

꼬마작가 같은 교육 불평불만 분자!

언젠가도 얘기했지만,

교육이라는 게 어느 나라에서나 원래가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적응이 안 되는 애들이 있는데,

타샤 튜더나 꼬마작가나 비슷한 사람인 모양입니다.

주로 예술 쪽에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은 딴따라 기질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아인슈타인이나 다윈 같은 애들을 보면 과학 쪽에서도 그럴 수 있는 것 같지요?

 

부모 되는 사람이란 생각을 잘 해야 하는 겁니다.

별로 뛰어나지 않은 꼬마작가야 예외라고 해도,

정말로 똑똑한 애들이 교육이라는 틀 속에서 숨 막혀 죽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안 그래요?

 

학교 공부를 싫어한다고 해서 타샤가 책을 싫어했던 것은 아니랍니다.

"나는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아홉 살이었던 내게

제일 친한 친구는 마크 트웨인과 베아트릭스 포터였다(28페이지)."

꼬마작가를 잘 모르는 분들은 베아트릭스 포터가 누군지 잘 모를 겁니다.

아래 그림책이 바로 포터의 작품입니다.

절대 명작!



 

이 책은 1902년엔가부터 출판되기 시작했을 겁니다.

타샤는 1915년에 태어났다고 하니까

책이 출판된 지 20년쯤 지나서 벌써 그 작가를 알고 있었던 거지요?

100년이 지난 한국에서는 아직도 무명 작가가 바로 베아트릭스 포터인데!

간단히 얘기하면,

세계 아동문학 그림책의 역사는 바로 위에 담아온 책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웬 아주머니가 희곡을 쓰느라 너무 바쁜 나머지

요리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거든.

그래도 밤이면 늦도록 책을 읽어주곤 하셨단다.

열시나 열한 시가 되도록 읽어줄 때도 있었어(33페이지)!"

 

이렇게 해서 타샤 튜더는 학교 공부하고는 손 뗐지만,

책과는 가까이 지내게 된 모양입니다.

나중에 애들을 낳고 나서는 이걸 전통으로 만들었답니다.

"책을 낭독하는 것은 가족 모두가 즐기는 집안의 전통이었다.

엄마는 우리를 곁에 앉히고 옛이야기 책을 읽어주시곤 했다(84페이지)."

 

시간 차이가 많이 나지요?

한국에서는 겨우 21세기 들어서야

꼬마작가를 중심으로 한 일부 몰지각한 그룹에서만

<책 읽어주기 전통을 만들자>며 애를 쓰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듣고 자란 엄마>가 1940년대에 벌써

자기 아이들에게 대물림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꼬마작가는 이런 전통의 힘을 계속 강조해 왔지요?

1970년대에 태어난 이고리 엄마는

2000년대에 자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는데,

이게 4세대째 내려온 전통이다!

타샤 튜더를 통해서 또 가문 자랑한다, 그지요?

 

딸이 얘기하는 타샤 튜더 책은 이런 식으로 온통 교육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 서평을 보면 이런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되지 않고 있는데,

사실은 <딸이 바라본 엄마의 교육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중에서도 목차 끝머리에 실린 <손으로 만드는 기쁨>은

아주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어판 서문 _ 엄마가 있어 행복했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을 사랑한 아이
꿈꾸는 소녀
예술가로서의 첫 발
살림의 즐거움
자연을 그린 화가
뉴햄프셔 농장의 추억
빛나는 계절
손으로 만드는 기쁨
행복의 비밀

 

<손으로 만드는 기쁨>에서 저자는 타샤 튜더의 손재주를 들려주고 있는데,

<인형>, <참새 우체국>, <실 잣기부터 천 짜기까지>, <마리오네트> 하는

네 가지를 자세하게 소개했습니다.

"엄마는 아마에서 실을 뽑아내기까지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혼자 힘으로 해냈다(186페이지)."

타샤는 자기 옷과 아이들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다는데,

그게 실을 뽑아내는 과정부터 시작된 겁니다.

게다가 타샤는 이런 걸 배운 일이 한 번도 없답니다.

자기 스스로가 재미를 느끼다보니까 연구를 해서 만든 것이고,

그걸 보며 자란 아이들은 저절로 상상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겁니다.

상상력과 창의력도 어디 가서 배워야 한다고 믿는 한국 부모 여러분,

이 책을 읽으면서 군부독재 망령에서는 이제 좀 벗어나기 바랍니다.

 

위에 담아온 목차 중에서 <뉴햄프셔 농장의 추억>과 <빛나는 계절>은

타샤가 자기 아이들과 함께 일년을 보냈는가 하는 것이 묘사돼 있습니다.

꼬마작가 처갓집의 다차(별장)이 생각나게 만드네요, 참!

자 그럼, 꼬마작가의 시골생활 솜씨를 한 번 들여다볼까요?

 

"뉴잉글랜드의 봄은 느릿느릿 찾아오지만

4월말부터 5월초면 몇 가지 채소의 씨앗을 뿌릴 수 있었다(121페이지)."

 

요런 구절을 놓치지 않고 잘 읽으면,

뉴잉글래드의 기후를 대강 짐작할 수 있는 겁니다.

 

http://en.wikipedia.org/wiki/New_england

File:New England USA.svg

 

모스크바 주에 있는 꼬마작가 처갓집의 다차에서는

대강 5월말과 6월초쯤에 씨앗을 뿌립니다.

서울에서는 요즘에는 비닐 하우스 때문에 알 수가 없지만,

옛날 30-40년 전에는 3월 중순이나 말쯤부터 뿌리지 않았나 기억됩니다.

그러니까 뉴잉글랜드가 굉장히 추운 지역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지요?

<위키>에 나온 기후 조건을 보니까 대강 그런 것도 같습니다.

The lowest recorded temperature in New England was −50 °F (−45.6 °C) at Bloomfield, Vermont, on December 30, 1933. This was tied by Big Black River, Maine in 2009.

 

이런 곳에서 타샤는 전기도 없이 네 아이를 키웠답니다.

그러면서 그림도 그리고 인형도 만들고 했던 겁니다.

<타샤의 그림인생>을 읽을 때만 해도

저는 타샤가 아주 편안한 생활을 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딸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런 생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더군요.

그런 조건 속에서 애완 동물과 가축을 키우고

농사도 짓고 꽃도 기르며 살았던 것이고,

이런 생활을 견디지 못한 남편은 끝내 이혼을 하고 맙니다.

이 대목에서 타샤의 딸은 웃긴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끌어가는 재주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늘상 개구쟁이 짓을 하는

애완 까마귀들이 있었는데, ...

한번은 까마귀들이 진저에일 잔을 낚아챘다.

에드거는 빨대를 뽑아 잘근잘근 씹어 두 동강을 내더니

부리를 깊이 박고는 한 모금 쭉 들이켰다.

그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어쩐지 취한 것처럼 날갯짓을 하는 녀석의 모습은

어찌나 우스웠던지(124페이지)."

 

진저에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알콜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지요?

역시 우리의 깜찍한 <위키>는 대단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Gingerale



 

이런 자잘한 얘기들까지 다 담았지만, 두께는 224페이지.

게다가 사진과 그림이 듬뿍 실렸습니다.

그림 중에서는 34-35페이지 그림과 40-41페이지 그림이

엄마들의 관심을 확 잡아끌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이 그림들은 타샤가 어릴 때 그린 것이라는데,

34-35페이지 그림은 흑백으로 <부엌>을 그린 겁니다.

40-41페이지 그림은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들 그림인데,

정확한 나이는 표기가 되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고의 그림 작가는 어린 시절에 어떤 그림을 그렸는가?

처음부터 죽죽 꼬시더니 막판까지 꼬셔댄다, 꼬마작가!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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