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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 신화에서 역사로
김정진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도 2008년에 소개가 돼서 한동안 난리를 쳤던 것이지요?
사실, 그때만 해도 저는 <그림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거북선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의 문제입니다.
그것도 조선과 이순신에 국한된 그런 쫀쫀한 해석이 아니라
세계 해전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가치라든가
또는 항해와 관련된 다양한 과학 지식의 문제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거창하지요?
사실, 아직은 저도 깊이는 별로 없습니다.
다만 그 동안 얻어온 <동화책 지식>을 토대로 해서
거북선을 이리저리 평가해 보겠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자꾸 묶어가는 능력, 애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능력입니다.
그까짓 단편, 단편 끊어진 지식을 아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답니까?
거, 뭐라고 하지요, 논술에서?
<통합 논술>이라고 하나요?
살살 엮어서 설명할 줄 아는 재주,
이게 21세기 논술 시대에 살아남는 올바른 교육 방향입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면!
본론 1) <거북선>이 지니는 그림 가치: Cross-Section!
요즘 이 크로스 섹션 때문에 난리가 났지요?
스티븐 비예스티(한국에서는 비스티)!
이 사람의 책이 바로 며칠 전에 번역 출판돼서는
한 방에 베스트 셀러 대열에 올라섰습니다.
스티븐 비예스티,
이 사람도 꼬마작가가 2년 전부터 열심히 강의를 해왔던
영국의 magic pencil입니다.
영국에 가면 magic pencil이라고 있습니다.
이 magic pencil들의 특징은 연필로 직접 그린다는 점입니다.
요것도 크로스-섹션은 섹션인데, 요건 기법이 다릅니다.
컴퓨터 그래픽!
한국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그림책 이론서를 보니까
컴퓨터 그래픽은 이제 그림책 영역에서도 전문 분야로 인정을 받고 있더군요.
미술 전공을 하시는 분들은
손으로 그린 것만이 그림이라는 고집을 피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음악에서도 MIDI라는 기법을 활용해서 작곡하고 편곡하고 그러는 모양이대요,
그것도 클래식에서 말입니다.
MIDI란 컴퓨터를 활용한 작곡인 모양입니다.
음악도 컴퓨터, 그림도 컴퓨터!
세상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자 그럼, 크로스 섹션 그림을 감상해 볼까요?
이 그림은 미리보기를 계속 클릭해보면 오른쪽에 짤린 것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내부 구조가 잘 보이지요?
크로스 섹션 기법이란 바로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최신형 미술 기법입니다.
요새 아동문학의 역사와 과학은 온통 이걸로 뒤덮여 있습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본론 2) 거북선(판옥선)의 특징과 한계
거북선은 1555년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판옥선 위에
철갑을 입힌 전투함입니다.
그러니까 거북선을 제대로 알려면 판옥선을 알아야 하는데,
판옥선의 특징은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빠른 물살,
밀물과 썰물을 고려해서 만든 전투함이라는 점입니다.
빠른 물살 때문에 판옥선은 배 밑바닥이 U자 형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반면에 그때 일본 전투함인 안택선은 V자 형이었답니다.
물리학 실험, 이런 건 한 번 실험을 해볼 필요도 있겠지요?
빠른 물살에서는 어떤 배들이 어떤 장단점을 보이는가?
속도와 회전 능력, 안정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가 측정될 수 있을 텐데,
이중에서 속도에 대해서는 태종 13년 기록이 있답니다.
"태종은 왜인으로 하여금 왜선을 만들게 하고,
우리나라 병선과 한강에서 경주하게 하였다.
이때 우리나라 배가 왜선보다 내려갈 때는 30보에서 40보 정도 뒤지고,
올라올 때는 백보가 뒤지더라(36페이지)."
하지만 전투함이라는 것은 단순 속도 경쟁만 하는 배가 아니지요?
쌈박질을 제대로 하려면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겁니다.
이런 면에서 안택선에 대해서도 자세히 좀 써줬어야 하는데,
저자는 19페이지 아래쪽에 조그맣게 설명하고 말았습니다.
어쨌든지 간에 일본 전투함은 속도는 빠르지만
남해안의 빠른 물살을 이겨내는 <순간 민첩성>에서는 뒤떨어진 모양입니다.
게다가 포를 쏘고 나면 아주 심하게 휘청거린 모양인데,
이런 약점 때문에 함포는 딱 하나만 설치를 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거북선에는 양 옆으로만 6문씩 해서
모두 12문의 대포를 설치할 수 있었다고 하니까
파괴력의 수준은 완전히 다르지요?
순간 민첩성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전함인 트라이림이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바로 아래 <고대 그리스> 48-49페이지에는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이 돼 있는데,
여기에서 전함의 순간 민첩성이란 <박치기 기술>로 나타난답니다.
옛날 해전이란 적의 배에 올라가서 백병전을 벌이는 것이 고작인데,
백병전을 벌이기 전에 박치기로 적선을 깨버릴 수 있다면
전투는 한결 쉬운 일이 되지요?
사실, 거북선도 이런 돌격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아무튼 그리스 전함 트라이림에 대해서는
magic pencil 스티븐 비예스티가 그림으로 잘 보여준 일이 있지요?
그럼, 거북선을 포함한 판옥선은 넓은 바다에 나가서도
그 위용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아닐 겁니다.
조선 해군은 해안선을 따라 살살 왔다갔다 할 수만 있는 배일 뿐이고,
조금만 벗어나면 별 힘을 못 쓰던 배일 겁니다.
위키에서 담아온 아래 사진은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널 때 탔던
<산타 마리아 호>의 모형이라고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anta_Mar%C3%ADa_(ship)
사실은 조선 배와 유럽 배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잘 알아야
아이들이 한국사에만 갖힌 사고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지요?
아래 사진은 요즘에 제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의 그림책!
대양을 누비기 위해서는 배라고 하는 하드 웨어도 갖춰야 하지만,
소프트 웨어도 아주 중요하지요?
고려 때 중국에서 보낸 사신인 서긍의 <고려도경>을 읽어보면,
옛날 뱃길이라고 하는 것은 숙련된 뱃사람들의 경험에 의존해서
'때마침' 부는 바람 타고 섬 사이를 살살 돌면서
움직이는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대서양과 같은 엄청난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는
나침반을 비롯한 기본 장비에다가
위도와 경도를 측정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됩니다.
이때 기본 지식이 바로 천문학이라고 했지요?
바로 이 경도와 위도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할 때
필요한 도구가 크로노미터입니다.
이 크로노미터를 주제로 한 동화책도 나와 있습니다.
동화 그림책을 가지고 완전 소설을 쓰고 있지요, 꼬마작가?
간단히 말하면,
조선은 바닷가를 살살 돌 수 있는 배와 항해술을 가지고 있던 것뿐이었고,
먼 바다로는 나갈 능력이 없었을 겁니다.
멀리 돌아다니지 못하면 세계관이 그만큼 좁아집니다.
거북선을 자랑이라는 관점만이 아니라
좀 더 크게 보면 이렇게 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본론 3) 세계 해전사에서 바라본 이순신의 전술
A. 육해군 합동작전에서 항공모함으로
이 책에 대해서는 2008년에 대강 얘기를 한 일이 있지요?
사실, 저도 아직 읽어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강 표지그림과 제목만 봐도 뭔 소린가는 짐작이 됩니다.
이 책의 저자도 거북선을 다룬 바가 있습니다.
위에 담아온 것 중에서 첫 번째 책은
바로 <육해군 합동작전>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겁니다.
항구에 있는 적을 섬멸하기 위해서는 바다에서는 함포 사격,
땅에서는 육상 돌격전을 벌여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조선 육군은 형편없는 군대였지요?
사정이 이러니 이순신은 함대만 이끌고 쳐들어갔다가는
적의 대포에 맞아서 배가 다 침몰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1597년 명량해전 때부터
다음 해에 전쟁이 끝나던 노량해전 때까지의 일입니다.
이 동안에 이순신이 한 일이라고는
배 타고 일본군 코 앞을 식식 돌아다니면서 겁만 주는 것이었습니다.
더 가까이 다가갔다가는 일본군 대포에 맞아서 배들이 침몰할 테니,
<나 여기 이렇게 있으니까 니들은 가만히 있어라> 하는 암시만 줬을 뿐입니다.
1904년 러일 전쟁!
자, 300년을 날아서 여순으로 여행을 가는 겁니다.
여순이 바로 안중근 의사가 목숨을 잃은 뤼순이지요?
이 해 8월에 여순항에 숨어있던 러시아 극동함대가
여순항을 빠져나와 블라디보스톡으로 도망치기 위해서 안간힘을 씁니다.
이순신의 '직계 제자' 도고 제독은 이 극동함대를 잡으려고
2박 3일 동안 죽기 살기로 쫓아다닙니다.
서로가 대포 쏘고 하면서 도망치고 쫓아가고 했지만,
서로에게 피해를 준 것은 별로 없는 가운데
러시아 극동함대는 <무사히> 여순항으로 돌아옵니다.
이걸 서해 해전이라고 하는데,
이때부터 러시아 극동함대는 <여순항에 숨어있기>만 고수합니다.
가을부터 도고 제독은 '머저리 같은 일본 육군'에 대고
빨리 빨리 진격해서 여순항을 공격하라고 다그칩니다.
함대만 이끌고 쳐들어가서 아무리 대포를 쏴대도
여순항이 끄떡도 하지 않으니까 육군을 다그친 겁니다.
이순신에 비하면, 도고 제독은 복 받은 사람이지요?
멍청하기는 했지만, 다그칠 육군이라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그 해 12월 말에 여순항이 함락됩니다.
이 사건은 그 당시 해군 전략가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왜?
항구가 함락되면, 함대는 무용지물이다!
항공모함!
짜잔, 항공모함 개념이 이때부터 나오게 되는 겁니다.
움직이는 항구, 항공모함!
물론 개념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항공모함을 언제부터 만들 수 있었는가에 대한 자세한 사실은
저도 아직 모릅니다.
항공모함, 2차 대전 때 혁혁한 공을 세우지요?
주로 미군의 항공모함들이!
검색을 해보니까 드디어 이런 책이 나왔네요.
연합함대!
이 연합함대를 이끌던 사람이 바로 도고 제독입니다.
이 연합함대를 이끌고 여순항을 함락시킨 다음
발틱 함대를 섬멸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바로 이 도고 제독이 2차 대전 때에는 일본에 독이 됐습니다.
물론 애들이 멍청해서 그런 거지요?
전함 야마토!
전에도 소개한 바 있지요?
모기떼처럼 달려드는 미군 폭격기와 전투기의 폭탄 세례 속에서 가라앉은 일본의 전설,
야마토!
바로 그 모기떼 폭격기와 전투기는 항공모함에서 이륙한 겁니다.
반면에 야마토는 <전함>일 뿐이었습니다.
대포 쏘는 군함, 야마토!
순양함, 구축함, 항공모함을 비롯해서 군함에는 이름들이 많지요?
이중에 전함이란 대포 쏘기 전문 군함입니다.
대포 쏴서 비행기를 어떻게 맞추나, 일본군들아!
그래, 안 그래?
아무튼, 해군의 전략전술은 이렇게 변화가 되는데,
여기에서 이순신은 <육해군 합동작전 전술가>로서도 살펴볼 수가 있는 겁니다.
다만 흠이라면 <상상만> 했다는 것이지요?
B. 함포사격 전술가 이순신
일자진, 학익진!
많이들 들어봤지요?
일자진이란 일자로 그냥 죽 늘어서서 대포 쏘는 겁니다.
학익진이란 함대를 반원형으로 세워놓고 대포 쏘는 걸 말하는 것이구요.
이 차이는 아마도 지형과 물살에 따라
거기에 맞도록 함대를 배치한 것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항구에 숨어있는 적 함대에 쳐들어갔는데,
바닷가가 일자로 펼쳐져 있다면 일자진을 쓰는 것이고
둥글게 돼 있다면 학익진을 쓰는 것이고 하는 그런 차이라는 말입니다.
또 넓은 바다에서 싸울 때 물살이 잔잔하면 일자로 늘어세워서 대포 쏘는 것이고,
물살이 아주 빠르면 가운데를 뒤로 조금씩 물린 학익진을 썼던 겁니다.
T자진!
도고 제독이 스승의 일자진, 학익진을 엄청나게 연구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새롭게 만들어낸 진형이 바로 T자진!
함대를 T자 모양으로 늘어세운 다음에 대포로 쏴대는 겁니다.
러시아 발틱 함대가 바로 이 T자진에 완전 섬멸이 됐습니다.
이 T자진이 <도망 전문 함대>를 쫓아가서
빈틈없이 두드리기에 아주 좋다고 하던데,
솔직히 저는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애들하고 한 번 물리학 실험을 해보기 바랍니다.
C. 조선의 대포에서 로켓까지
<거북선> 이 책 가운데 48에서 55페이지까지는
조선 대포가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이 돼 있습니다.
다만 <대포 전문 동화책>이 따로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대포가 바로 로켓의 원형이라고 하는데,
어디가 어때서 그렇다는 건지는 저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무튼 대포를 연구하면 로켓이 나오고
로켓을 연구하면 우주선이 나온다,
이건 공식 같은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되는 겁니다.
대포!
왜 중요한지 처음 알았지요?
애들 전쟁놀이, 이것도 다 써먹을 데가 있는 겁니다.
블랑기!
임진왜란 때 수입 대포, 블랑기!
이 블랑기가 중국을 통해서 조선에 수입됐다고 합니다(52페이지).
원래 이름은 프랑크(Frank).
이 블랑기가 재장전과 발사 속도에서 아주 탁월한 성능을 갖추고 있었고,
거북선과 판옥선에 올라가서 아주 혁혁한 공을 세웠답니다.
최무선의 후예들이 블랑기 매력에 폭 빠진 거지요?
책에서는 이 블랑기가 유럽의 15세기 무기라고 합니다.
대포 선발 주자 중국과 조선이 15세기에 벌써 역전을 당한 거지요?
기술 이전과 확산 속도가 얼마나 빠른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마치 한국의 삼성과 LG가 일본 소니의 TV를 추월한 요즘 세상에 비유해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책에 나온 그림으로 보면, 블랑기는 크기가 작은 모양입니다.
이런 대포는 육전, 그중에서도 공성전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홍이포!
홍대용이 꿈꿨던 대포랍니다.
어린 시절 북진 열망 속에서 홍이포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했다고 하는데,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http://100.naver.com/100.nhn?docid=828749
이 홍이포가 병자호란 때 만주족이 조선의 성을 두들기던 대포랍니다.
원산지 - 네델란드!
이 홍이포가 조선에서는 19세기 말에
일본, 프랑스와 싸울 때에도 사용됐던 대포랍니다.
참, 질기게도 오래 울궈먹는다!
그러니 망했지요?
우째, 니들은 대포 하나를 가지고도 200년이 넘도록 써먹냐, 조선 양반들!
기술 발전이란 아예 없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건 제가 아는 바가 없고,
러일 전쟁 때 군함에서 쏘던 대포의 사정거리는 벌써 10km 정도가 됩니다.
전설 속 전함 야마토에 장착된 대포의 사정거리는 40km가 넘구요.
현란하지요?
배 하나 가지고 천문학부터 시작해서 해군의 전략전술을 지나
항공모함에다가 대포가 어쩌구 저쩌구!
제대로 된 공부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으달달달 역사 교육이여, 이제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