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파치노 반달문고 17
정도상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작가는 한국인입니다.

덕분에 문장이 아주 깔끔합니다.

번역본에서 흔히 보는 그런 문장을 안 보니까 아주 좋네요.

다만 쉼표와 마침표 사용이 몇 군데 틀린 곳이 있습니다.

딱 세 군데!

 

"솟던 힘이,(13페이지)" 하고는 쉼표를 찍었지만, 없어야 할 자리.

"안 그러겠습니다.(17페이지)" 하고는 마침표를 찍었는데, 없어야 할 자리.

"먹으려는 순간(44페이지)" 하고 그냥 지나갔는데, 쉼표를 찍어야 할 자리!

 

이 책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읽어주기에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 문학동네 사장님,

이 책 어차피 창고에서 썩고 있을 것은 뻔한 사실이고, 세일 합시다!

그대로 놔두면 창고비용만 쌓일 뿐일 텐데,

꼬마작가가 책임 지고 대량으로 팔아드립니다.

대신에 세일, 알겠지요?

 

분량은 160페이지 정도이지만, 글이 많지도 않고 그림은 많은 편입니다.

돌고래에 대해서는 영어 원서로도 몇 권 소개한 바가 있지요?

그 책들을 참고로 해서 읽어주면 될 겁니다.

한 예로, 이 책 69페이지에는 갓 태어난 아기 돌고래를

아빠가 머리로 밀고 물 위로 올라가서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요런 장면에서는 그림이 들어가야 하는 대목입니다.

요런 게 영어 원서에는 아주 시원하게 잘 그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그림 작가들은 이제 어디에다가 어떤 그림을 넣어야 하는 것인지도

깊이 연구를 해야 할 겁니다.

이제는 한국 독자들이 영어 원서를 직접 읽는 판국이라서

좀 떨어진다 싶으면 곧장 태클이 들어가게 됩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내용은 아주 박진감이 넘칩니다.

다만 주인공이 탈영병이라서 나중에 남자들 국토방위 임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탈영병 돌고래!

돌고래 파치노는 어떻게 해서 탈영병이 됐을까?

여기에 나오는 돌고래들은 특수 훈련을 받은 돌고래들입니다.

 

"너희들은 평범한 돌고래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해군 소속의 군인들이다. 알겠나(36페이지)?"

 

이 '해군 장병들'이 특수 훈련을 받게 되는 까닭은

바로 돌고래들의 <초음파> 발사 능력과 해석 능력 덕분입니다.

갖가지 어려운 초음파 훈련을 받은 이 돌고래들이 해전에 직접 투입이 됩니다.

전쟁터에서 돌고래들은 무슨 임무를 수행하느냐구요?

 

적이 설치한 기뢰의 위치를 알아내서 보고한다.

적 잠수함이 숨은 곳을 알아내서 보고한다.

여차하면 등에 어뢰를 매달고 돌진해서 적 잠수함을 파괴한다!

 

무시무시한 해군 장병들이지요?

이런 훈련을 받은 돌고래들이 실제로 있는가 봅니다.

작가는 이라크 전쟁 때 <미군 돌고래> 한 마리가 탈영했다는 보도를 보고는

이 동화를 쓰기로 했답니다.

알라딘 독자서평에 보면, 베트남 전쟁 때에도 투입이 됐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의 돌고래들도 모두 <미국 군인>들입니다.

 

우리의 주인공은 파치노!

유명한 영화 주인공 알 파치노의 바로 그 파치노랍니다.

<고문관 끼>도 살짝 곁들인 파치노는

<군대 체질>인 타코마와 짝을 이루어 훈련 받고 전투 임무도 수행합니다.

여기에서 <고문관>이란 군대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애들을 말하는 거지요?

반대로 <군대 체질>이란 임무를 잘 수행하는 똘망똘망한 병사를 말하는 겁니다.

 

아무튼 <특수 해군> 파치노와 타코마는

다른 돌고래들과 함께 전투 지역에 투입돼서는

기뢰를 찾아내 보고하고 적 잠수함도 찾아냅니다.

전투가 벌어지는 그 지역에서는 미국 해군이 쏘아댄 어뢰에 때문에

적이 설치한 기뢰가 폭발하고,

그때마다 바닷속 물고기들은 떼죽음을 당합니다.

 

비록 군인이기는 하지만,

돌고래들은 처음에 뭔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자꾸 지나니까 자기들의 존재 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여기에서 <군대 체질-타코마>는 마지막에 임무를 부여받고는

폭탄을 등에 매고 적 잠수함에 돌진해서는 장렬하게 전사합니다.

사실, 돌고래 타코마는 그 임무가 뭔지도 모르는 채 돌진을 한 것이지요?

 

대신에 고문관 끼가 살짝 있는 주인공 파치노는 전투 지역으로 투입돼서는

<돌고래는 어떤 존재인가?> 하는 철학을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미트라라는 여자 친구도 한 몫을 합니다.

바다에서만 자라난 자연 그대로인 미트라!

 

파치노는 임무를 수행하라고 군함에서 풀려나면 미트라를 찾아서 돌아다닙니다.

그러다가 <돌아오라>는 "제1호 명령"이 떨어지면 어김없이 군함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던 중에 명령 제 2호가 떨어졌는데,

파치노는 미트라와 재미있게 놀다보니까 이 명령을 제대로 해독하지 못했답니다.

아 그래, 타코마를 찾았는데, 이 타코마는 명령을 수행하러 적 잠수함에 돌진합니다.

잠수함이 터지면서 타코마는 죽고 여자 친구 미트라도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비록 군인으로서는 좀 모자라고

임무 수행 중에 여자 친구와 놀기도 하는 파치노였지만,

이 돌고래는 명령 제 1호와 2호를 어기지는 않는 군인이었습니다.

적 잠수함이 폭파되고 나서 본부에서는 <돌아오라>는 초음파를 계속 보내는데,

파치노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순간이 온 겁니다.

왜냐하면 파치노가 군함으로 돌아가면,

부상 당한 미트라는 바다 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돌고래는 포유 동물이니까 바다 속에서 오래 동안 숨을 쉴 수가 없지요?

가라앉으면 돌고래는 죽는 겁니다.

 

이 순간 파치노는 미트라를 살려내기 위해서 명령 제 1호를 무시합니다.

미트라를 머리에 이고는 섬으로 헤엄쳐가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파치노는 탈영병이 되었고,

미트라의 가족과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책에는 전투 장면도 아주 실감나게 묘사가 돼 있고,

바닷속 풍경도 잘 그려져 있습니다.

멸치 떼, 정어리 떼, 산호초, 말미잘, 군함조, 알바트로스를 비롯한

바다 생물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도 많은 편입니다.

마지막에는 미트라 가족이 전쟁을 피해서 삶의 보금자리로 선택한

맹그로브 숲이 나오는데,

알라딘 리뷰에서 담아온 마지막 그림, 멋있지요?

파치노와 미트라가 맹그로브 숲에서 공중제비를 도는 모습입니다.

 



 

올 여름 휴가 때에는 맹그로브 숲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요?

http://en.wikipedia.org/wiki/Mang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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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꼬마 2011-03-26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거 읽었어?

ㅎㅡㅎ 2012-01-04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ㄳㄳ 서평 잘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