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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10만 부 기념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11월
평점 :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 장차오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어한다. 나도 말을 잘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해서 자기 전에 이불 킥을 할 때가 적지 않다. 최근에 들어서는 ‘조리 있게’ 보다 말 다운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이지 않으면 만나서 대화 하는 것은 물론, 전화 통화도 많이 불편해하는 나로서는 잘 말하는
게 참 어렵다. 가끔 말이 봇물처럼 터져서 많아진 날에는 대화가 끝난 뒤 항상 후회를 한다. 그렇다고 말 잘하는 사람들의 강의나 책을 찾아 보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경험은 그들의 것일 뿐 내 것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찾지 않았다.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의 서평단을 신청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역시나 남의 이야기일 뿐이라 생각했지만, 요즘은 남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고쳐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들이 들기도 했다. 이미 미디어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고 있었기 때문인 듯 하다.
저자는 10여년간의 말투 연구를 통해 ‘끌리는 말투’에 대해 답을 찾았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겪은 여러 사례들을 통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 있다. 일상이나
직장에서 있을 수 있는 대화의 예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면 끌리는 말투, 좋은 말투인지 미리 볼 수 있다.
‘끌리는 말투’라고 해서
단지 매력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런 이야기만 담겨있었다면 바로 책을 덮었을 것이다. 작가는 통계나 수치보단 스토리의 힘을 중시하고, 말하기는 기술이
아니라 배려라고 말한다.
“나는 정말 그런 의도에서 한 말이 아닌데 말재주가 없어서 자꾸만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어요.”
“저는 너무 솔직해서 탈이에요.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꼭 지적하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죠.”
….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이런 말들은 대화의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둘러대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겐 요구사항이 많다. 그들은
늘 미성숙한 태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족함을 이해해달라고 강요하면서 잘못은 고치지 않는다. 이는
매우 무책임한 태도이다.
35p
나는 말을 잘하는 것은 단지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전에
남을 배려하며 말하는 것이 먼저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도 직언을 하는 것이 상대방을 잘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할 때가 있었다. 고대 로마 후기에 환관들의 달콤한 말에 속아넘어간 황제들을 생각하며 직언은 미덕이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남을 배려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뱉는 행위밖에 되지 않는 미성숙한
행동이었다.
가끔 대화를 하다 보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이 끝날 때가 있다. 위로를
하기 위해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려 했는데 어느 순간 이야기의 주인공이 내가 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땐 스스로가 부끄러웠고, 차라리 다음엔 입을 다물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도 이 부분이 나와서 내 얼굴을 화끈하게 만들었다. 대화는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대화 역시 공부가 필요한 학문인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1부(좋은
인상을 남기는 말투는 따로 있다), 2부(말하기가 달라지면
관계가 편안해진다), 3부(똑똑하게 할 말 다하면서 원하는
바를 얻는 비밀)로 나뉜다. 개인적으로는 1, 2부를 보며 비슷한 경험도 떠올랐고 나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3부는
직장생활에서 필요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사실 모든 챕터가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말하는
방식을 조금만 바뀌어도 대화의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남이 말투를 바꿔주기를 바라는 것보다 나의 말투와
그에 따른 행동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오늘 나누었던 많은 대화들 중 나를 힘들게 했던 대화가 있었다면, 한번 꺼내어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그런 시간이 쌓이다 보면 나처럼
대화를 힘들어하는 사람도 어느 순간 매력적인 말투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부드러운 말로 상대를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은 거친 말로도 설득할 수 없다. -
체호프
남을 설득하려고 할 때는 자기가 먼저 감동하고 자기를 설득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토마스 칼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