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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유니버스를 여행하는 과학 이야기 - ‘쥬라기 월드’ 공룡부터 ‘부산행’ 좀비까지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전홍식 지음 / 요다 / 2020년 10월
평점 :
SF 유니버스를 여행하는 과학 이야기 - 전홍식
영화를 보다 보면 실제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일들이 참 많다. 즐겨보는
공포영화는 물론이고, 재난 영화와 SF 영화는 현실성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진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들썩일
땐 더 무서운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 넘치고, 관련된 영화나 소설 등도 함께 이슈가 된다. 좀비 바이러스, 외계 바이러스 모두 공포와 호기심의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들이다.
『 SF 유니버스를 여행하는
과학 이야기』는 여러 영화나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다. 소설로 시작해서 영화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쥬라기 월드’시리즈의 공룡이 실제 유전자로
복제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을 시작으로,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와 진화, 환경과 재난, AI, 네트워크 등과 같이 현재로는 한참 발전단계의
과학 기술들이 영화 속에서처럼 엄청난 발전으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장 재밌게 읽었던 부분은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인 1장과, AI에 대한 이야기인 4장이었다.
유전자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면서 내 삶의 지도가 유전자 하나로 그려진다면 편리하면서도 무서울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이지만 유전자 하나로 계층이 나눠지고, 직업과 삶이
확정되어버리는 미래 사회는 끔찍하다. 이렇게 유전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기만 한 것일지는
다각도로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이다.
AI는 최근에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나 코로나19로 인한 언텍트 시대를 계기로 AI에 대한 기술이 더욱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책 속에 소개된 영화들
중 AI로 인해 (실은
AI를 설계한 인간으로 인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담긴 영화들은 정말 인상 깊었다. 사람이 편리하기 위해 만든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게 되는데, AI의
오류에 대한 원인이 결국 인간이었다는 메시지가 강렬했다.
많은 종교에서 인간은 신의 모습을 본떠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신화 속 신들은 인간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서 처벌하지만, 사실
인간의 잘못된 행동은 결국 신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런 만큼 인공 지능의 문제를 반란이라고 생각하고 처벌하기보다는 그들이 잘못된 판단을
한 계기를 이해함으로써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돌아보면 어떨까? 결국,
인간의 잘못이 신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처럼 인공지능의 잘못 역시 인간의 부족한 면이 가져온 결과일 테니까.
238p
과학의 발전이 우리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준 점은 확실히 크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잃는 것 역시 많지만 당장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과학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편리함 속의 위험을 한 번 더 경고해 주는
여러 영화와 소설들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다. 대부분 내가 보지 못한 영화들이어서 더 흥미로웠다. (대신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도 있기 때문에 스포에 민감하다면 주의하며 읽어야 한다)
어린이들은 막연한 상상이 아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들로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가벼운듯하지만 뼈가 있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와 우리 사회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책이다. SF 유니버스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많은 이야기들이 단순히 재미를 주기 위한 이야기들이 아닌,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던져주는 것으로도 느껴졌다.
과학은 어렵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잠들어
있는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과학이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깨닫고, 발전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것들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꽤나 잘 어울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