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 버스를 타고 가는데, 마치 노 키드 존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진행자와 패널, 그리고 시청자의 전화까지 받아보면서 노 키드 존에 대한 열렬한 의견이 오고갔다. 기본적으로 노 키드 존에 대한 내 의견을 밝히자면 찬성이다. 진보성향이 있지만, 진보언론과는 다른 의견을 내놓은 것이 의아하겠지만 그렇다. 그런데 진보신문사의 글을 보면서 내심 의구심이 들었다. 나중에 정리하겠지만, 진보성향 언론은 뭔가 핀트가 일괄적이지 못하고 점차 파상적으로 흩어진 맥락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내가 이 소고를 적어 내려가는 이유는 언론과 방송에서 모든 원인을 제대로 간파하지 않았다. 어느 유명한 식당의 주인의 인터뷰를 보면서 답은 이미 그곳에 나와 있는데 말이다. 노 키드 존에 대한 인식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발생한 사회현상이다. 그 전에 아이들이 오면 어떠한가? 그렇게 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노 키드 존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 것이 과거라고 한다면 어떻게 보는가? 어린이에 대한 훈육과 어머니에 대한 태도의 문제는 분명히 있다. 가정주부로 고생하여 아이하고 같이 집밖에 나와 산책도 하고 맛있는 차 한 잔을 하고 싶으며, 게다가 자신 역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을 것이다.
그런 것은 문제가 없다. 아이가 옆에 울고 보채면 달래주어야 하나, 가끔 매장을 보면 그것을 무시하고 서로 수다 떨기 바쁜 분도 있다. 하지만 모든 분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단 %의 몰지각한 분들로 노 키드 존이 완성될 수가 없다. 단지 노 키드 존이 생성될 수밖에 없는 변증법적인 원인이 무엇인가? 라는 의문은 우리가 분명히 가져야 한다. 전에 어느 유명한 식당 인터뷰를 보았는데, 서울 중심상가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식당이다. 점심시간에 발 딛을 틈도 없이 바쁘며, 손님은 가게 안에 늘 왕래했다.
이 가게가 처음에 노 키드 존을 시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1인 1식을 원하지 않았다. 어느덧 1인1식에 노 키드 존까지 이어졌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임대료가 올랐다고 한 것이다. 내 기억에 인터뷰를 진행할 때, 한 달 임대료가 약 2,000만원 가까이 된 것으로 기억한다. 2,000만원 임대료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4명을 고용한다고 생각하자. 급료는 1인당 약 150만원이면, 1달 최소비용은 2,600만원이고, 거기에 음식재료, 전기, 수도, 세금, 각장 감각상각비를 고려하면 최소 월 매출은 5,000만원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임대료가 처음에 2,000만원이 아닌 1,000만원이라면 최소매출은 4,000만원으로 보면 되고, 지금 가게를 방문해주는 손님의 80% 정도면 충분하다. 가게를 이용하는 손님이 오고가는 전환비율만 제대로 되면 문제가 없다. 1인당 주문 및 식사시간이 40분이고 좌석이 20개 정도라면 점심시간 12:00~14:00 사이 20 × (120÷40) = 60명이 온다. 1인당 1만원이라면 60만원의 매상이 오르는 것이다. 만일 1인당 1식단이 아니라면, 그것도 2인이 1개만 시키고, 식사시간도 많지 않고 부수적인 것까지 제공한다면 가게 입장에서 손해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시간당 비율 손님이 오는 것과 매상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단지 과거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 왜 문제인가? 라는 설정에서 문제는 가게를 찾는 손님이 아니라 가게에 손님이 전환비율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전에 유명 치킨 메이커가 비싼 가격으로 상품을 팔았다. 2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에 막상 원자재 육계의 가격은 2만원의 10분 1조차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 비용은 무엇인가? 치킨집 인건비를 생각해도 아르바이트생이 200만원 이상 될 리 없고, 다른 재료비를 다 합쳐도 육계 1마리의 반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대기업에서 영업점에 요구하는 상품메이커 가격이고 나머지 임대료이다. 가령 2만원 짜리 메이커 통닭이 있다면 메이커 없는 치킨은 15,000~18,000원 사이가 되는 것이다. 그런 명확한 답이 있어도 언론은 부모의 자질이나 사회적 소통문제로 여긴다. 물론 그것도 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과정에 대한 고찰은 없다. 진보언론의 문제는 가게 점주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하지 않았고, 진영적 논리로 따지고, 보수는 자본주의적 문제가 가진 본질을 피한다.
요새 새로 지은 아파트 1채 가격이 서울에서 5~6억이 기본이라 말을 들었다. 강남이 아닌 지역에서 그렇게 요지부동으로 가격이 오르니 임대료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서민들의 시장물가는 엉망이고, 집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형이 얼마 전 통화하면서 앞으로 젊은 사람들은 집 사기가 어렵다는 말을 하면서 부동산 투자하지 않으면 돈 벌기 어렵다며 한 번 재고하라는 말을 한다. 문제는 알면서도 문제해결보단 문제의 본질을 두고 이익을 챙기려 하는 점에서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문재인 정부가 전번 정권처럼 부동산경기를 엉망으로 하지 않겠지만, 부동산을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 말에서 주변 사람의 말을 들으니 과연 그렇다. 내 아이가 나하고 좋은 곳에서 먹기 어려운 이유는 No-Kid Zone이 생긴 이유도 있지만, No-Kid Zone이 생기기까지의 한국현실은 외면하고, 거기에 동조하여 부동산투기에 빠진 현 실태에서 가게점주를 탓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집 옆에 메이커 브랜드 아파트가 오는 것은 좋아해도, 영세한 시민을 위한 임대주택이 오는 것은 반대이다. 그런데 이런 점을 논하지 않는 언론이다. 그들은 밑바닥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진영의 논리에 억지로 끼워 맞추기 놀이만 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