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가면 자신이 존경하는 인간에 대해 말하는 것들은 자주 볼 수 있다. 나는 어려서 대통령이 될거야 나는 어려서 아인슈타인이 될거야, 모두 어느 거대한 인물이나 위인들을 거론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나는 어려서 꿈이 그렇게 있는 게 아니었다. 엉뚱하고 사고만 치고, 간식을 좋아하고, 오락실을 좋아하는 그저 평범한 아이들치고 조금 뒤떨어진 아이다. 달리기 하면 멀리서 힘들게 숨을 쉬며 걸어오면서 끝내 마지막 엔드라인을 끊어내는 그런 인간이다.


그래서 어릴 적에 뭐가 되고 싶은가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 대부분 어릴 적 아이들의 꿈은 대통령과 장군에서 점점 갈수록 외교관과 공무원 끝내는 월급이 제대로 나오는 직장인으로 낙향할 것이다. 그게 현실이고 안타까운 우리의 모습이다. 꿈을 갖는 것이 그 하나로 죄가 되는 나라 대한민국인 것이다. 꿈을 가져서 죄인이 되는 게 아니라 그 꿈으로 인해 주변 사람에게 죄인이 되어야 하거나(망상의 극치로나) 또는 그런 점 때문에 허경영 후보와 같은 대반에 오를 수 있다.


직업과 관련하여 아무래도 좋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 하고 싶은 직업은 물리치료사였다. 그러나 공부를 못해 나는 물리치료학과를 가지 못하고, 물리치료학과와 같이 교양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의 공대로 진학했다. 지금은 모두 연락이 없어졌으나 물리치료학과에 동기나 선후배들 몇 사람 친하게 지냈다. 뭐 그래도 그곳에 가지 않으나, 친하게 지낸 사람이 있으니 대리만족으로 끝내야지.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도 전역하고 했으니 다시 꿈에 대해 물어본다면, 지금 총각이라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같이 인생을 보내는 것이라 본다.


하지만 글제목처럼 가장 존경해야하는 것과 꿈에 대해 말하자면 전혀 다르게 갈 수 있다. 꿈은 되고 싶은 것이나, 왜 되고 싶은가를 생각해야 하는 점이다. 우리는 되고 싶은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면 너무 막연하게 좋은 것만 추구하게 된다. 일상과 전혀 관계 먼 우리가 평생 살아도 제대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존재에 대해 말이다. 과거 어느날 나는 버스기사 아저씨가 참 대단하다고 여겼다.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막 입문하여 버스를 타면서 버스기사들의 운전을 보았다.


참고로 내 차는 수동이다. 2006년 마티즈로 시작해 지금의 SM5까지 모조리 수동으로 몰았다. 수동으로 차를 운전한지가 9년이 된 것이다. 이제 자연스레 자동보다 수동으로 모는 게 편한 시기로 왔다. 자동은 내 맘대로 되지 않아 짜증난다. 바로 대부분 버스가 수동인 점에서 수동을 모는 사람으로서 버스기사의 운전은 정말 환상적이다. 요새 오토기어인 버스가 나와도 아직도 버스는 수동이 많다. 5단 기어에서 6단기어를 모는 버스기사는 수많은 승객을 제 시간을 맞추며 거리를 활보한다.


내가 승용차운전하면서 버스운전이 사나운 것은 안다. 하지만 버스가 차선 변경하면 양보하는 이유는 버스기사가 너무 위대해보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모두 엉뚱하거나 비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질문을 던진다. 대한민국 1% 이내, 그러니깐 자기가 차를 몰지 않아도 남이 몰아주지 않으면 이동하지 못할 경우 당신은 무엇을 타고 다니는가? 하다못해 장거리 운전에서 김여사가 김기사 운전해~ 라는 말을 할 수 없는 가족이라면 누구든지 버스를 타지 않을 수가 없다. 서울에서 부산에 가든 광주로 가든 어디를 가든 KTX가 있어도 지하철이 있어도 버스만큼 목적지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은 없다.


당신이 운전하거나 혹은 당신 옆에 운전기사가 붙어있지 않으면 말이다. 버스가 다니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발이 묶이고, 움직이지 못하며, 대다수 사람들은 고생할 것이다. 자가용이 있어도 그 한계는 있으며, 자가용이 없는 사람들, 운전면허증이 없는 사람들, 더 이상 운전할 수 없는 사람들까지도 말이다. 딱히 버스기사만이 존경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나,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 따지자면 버스기사만 존경해야할 존재가 아니라 사실 지하철, 기차 운전수 하다못해 정비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삶에서 대단한 사람들은 국가나 대기업의 높으신 분들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유지시켜준 분이다. 기본적으로 부모님과 가족들은 제외해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더 이상 부모나 가족들보다 상위에 존재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내 일상을 유지해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면 존경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존중해야 하는 게 너무 많다. 자기 사무실에 누추한 복장으로 청소하는 아주머니, 아파트 경비실의 수위들이 있기에 우리는 편하게 생활한다. 하지만 거기에 안락할 경우 우리는 망각한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 하지만, 그 사소한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차질이 빚으면 고통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그들에 대해 상당한 인물로 여기거나 받들어 모시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의 생활이 과연 어디서부터 가능한가라는 것을 느끼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의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언제나 인간은 현실을 망각하는 것인가? 일상에 대한 재발견은 바로 우리 삶을 재발견하는 것이고, 우리의 인생은 과연 무엇으로부터 이루어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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