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의 마리아>란 작품은 중세의 가을, 14~15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만든 작품이다, 정확한 배경으로 잔 다르크가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한 후 아직까지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1337~1453) 도중이다. 당시 사회는 고전주의시대, 즉 가톨릭 종교가 매우 강한 통치력으로 유럽사회를 지배하고 있었고, 그런 시대에 이단이란 존재는 섬멸의 대상이다. 따라서 <순결의 마리아>는 주인공 마리아라는 마녀지만, 그 시대적 배경은 상당히 역사적인 고증을 담고 있다. 특히 전투장면이나, 의복, 건축양식, 문화적인 요소는 잘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생각난 점은 만약 사람이 아프면 이 뿌리를 드세요. 기도를 합시다. 수술 후 약을 복용하세요. 이 뿌리를 드세요.”라는 점이다. 고대 사회는 지금같이 신약 대신 약용식물로 복용하여 병을 치료했다. 하지만 고전주의시대는 신앙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여기고 기도했으나 그 결과 <순결의 마리아> 4화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4화의 주제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마리아의 위험성이란 바로 기독교 문명과 자연적 조건의 대립이다. 여성 복식문화에서 다들 몸을 감추지만, 마리아의 의상은 노출이 강하고, 서큐버스로 통해 남성의 정기를 빼앗아 전쟁을 중지하려 한다. 그러나 고전주의시대에는 성행위를 대하여 교회나 국가적으로 매우 금지시켰다. 특히 여성에 대해 매우 악랄한 존재로 보거나 남성의 정신을 흔들리게 하는 존재로 보았다. 마리아의 존재에서 서큐버스를 다루는 점이나, 노출이 심한 옷은 기독교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에 큰 반항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기도로 통해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약을 통해 사람들은 구원하는 것은 신에 대한 무비판적 신앙심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중세의 가을이 도래한 유럽은 십자군 원정 이후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렀고, 그것은 민심에 대해 기존 봉건귀족에 대한 의구심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종교와 국가는 여전히 신의 가호 아래 전쟁을 벌였고, 농민보병군사들은 아무런 군사적 기술과 장비도 없이 희생되어야 했다.

 

<순결의 마리아>란 작품이 15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하나, 시대적 조건과 전쟁의 상황을 보면 매우 현실적이고 21세기에도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부분이 있다. 전쟁에서 신의 이름으로 정의의 이름으로 하는 것은 바로 그 시대 지배이념이 사회적으로 작용하는 도덕이다. 그 도덕이란 이름이 결국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혹은 역으로 되는지 잘 나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 역사적으로 그러했다. 마리아의 행위는 도덕적으로 용납 받지 못하나 윤리적으로 옳은 행위다. 하지만 시대적 배경에서 마리아는 마녀이고, 마녀로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존재인 것이다. 오늘날 세상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어느 집단의 이익이 하나의 정당성을 부여받아 어느 소수나 다른 타자를 링 밖으로 내모는 일들은 어디서든 일어난다.

 

마녀사냥에 대한 부분에서 15세기 까지는 마녀의 존재와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부정했다. 하지만 16세기부터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존재가 없다고 여기는 자들이 악마와 손을 잡고 있었다고 공식적으로 표명한다. <순결의 마리아>15세기의 일어난 배경에서 만든 작품이다. 마녀에 대한 고증에서 조금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그런 마녀로서 보는 당시 사회의 모순은 누가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도 그런 점이 연속되는 것 역시 중요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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