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생을 두고 말하기란 참 어렵다. 인생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기간을 말하는 것이다. 인생의 가치는 결국 시간적 축척에 의해 현재 조성된 본인의 지금으로 통해 결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인생을 그 누구의 판단으로 결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타인에 의해 보이게 해야 하는지는 정말 어렵다. 가령 우리는 우리의 판단 아래 우리의 가치를 결정하기보단 타인의 관점에 의해 결정된다. 남들보다 좋은 차, 남들보다 좋은 집, 남들보다 좋은 여건 등에서 말이다. 물론 물질적인 만족에서 인생의 출세라는 목표는 보통 인간이라면 모두 가지고도 남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과 앞으로 살아갈 미래 그 모두가 인생이란 것이다.

 

그런 점에서 라이트노벨 원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인생>은 참으로 독특한 소재를 차용하여 만든 작품이다. 인생이란 말은 쉽게 사용하면서 막상 논하자면 매우 어려운 내용이다. 인생에 대해 말하는 것을 시작하면 어디서부터 흘러나오는 것일까? 인생은 사랑이라든지 혹은 고통이라든지 고독이라든지 다양한 말이 나온다. 철학에서 결국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 역시 인간의 무지를 깨우치기 위한 것 역시 인간의 삶에 대해 고찰하기 위해서다. 인간을 사랑하는 것보다 그들은 지혜를 사랑했다. 단순히 인간을 사랑하는 방법은 남녀의 사이도, 부모의 사이에도 존재하듯이 사랑이란 이름은 어떻게든 여기저기서 사용되는 말이다. 하지만 지혜에 대한 사랑이란 앎을 알아가는 것에 대해 사랑이다.

 

알고 싶은 것은 그저 보고 외우는 암기적인 지식이 아니라 그 지식을 넘어 인간 그 자체를 과연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인간은 시간을 흘러 그 시간의 축척에 의해 현재의 모습이 결정화된다. 그런 만큼 인간은 시간적인 존재이며, 비가역적인 시간으로 인해 살아있음이 있다면 분명히 죽음이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결국 죽어가는 것이고, 인간이 죽었다는 사실이 있었기에 살아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것이다. 단 하나의 삶,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인생에 대해 논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아마 철학책 수백 권이 들이대어도 난해한 문제다.

 

2. 애니메이션 <인생>

결국 인간에 대해 생각하면 마지막에 본인으로 돌아가고, 그 자신에 대한 실존적인 존재를 의문하고, 거기에 대한 답은 자신 속으로 들어가는 루소의 자연주의적인 요소일지? 아니면 타인의 관계에 의해 결정되는지는 각자마다 다르다.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윤리학이란 결국 인간의 삶을 다루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말해주는 학문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삶이란 바로 행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지금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행복을 위해서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새로운 만족을 위해서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고, 그 인간의 시간들이 곧 인생이다.

 

그런 점에서 애니메이션 <인생>은 바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이 오고, 그 고민을 위해 해답을 내는 것이 제2신문부원들의 업무다. 인생 상담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자? 만약 어떤 문제가 발생하거나 혹은 가지고 싶은 것이나 모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도저히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으로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면 그 사람은 분명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나이가 10대든, 20대든, 혹은 그 이상이 되어도 작은 문제가 발생하여 해결하지 못한 채 계속 주변을 방황하고 있다면 일상생활이 원만히 지나갈 수 없다.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인간은 자연 속에 살아가는 동물이 아니다. 동물들은 무의식적인 본능과 순간적인 감정으로 살아가는 존재다. 자신의 이성에 의한 판단력으로 살아가지 않는 존재이다. 인간이 가진 판단력이 있기에 인간은 동물이면서 사회화된 존재다. 인간은 사회화된 존재이기에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은 단순히 자신의 단순한 무의식과 감정으로 채울 수가 없다. 인간이 가진 미적 감각 즉 쾌 내지 불쾌라는 판단력이 존재하고, 바로 그 때문에 취향이 생기는 것이다. 인간이 아주 동물 중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참새처럼 배고프면 모이를 먹고, 잠이 오면 잠자고, 때로는 번식활동을 하는 것에 모든 삶을 바친다면 인간으로서 인생이 존재하지 않는다.

 

3. 등장인물들

인간에게 인생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여가생활, 즉 자신이 어디에 얽매여 기계처럼 단순작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가지고 싶고, 누리고 싶은 것이다. 때로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서 타인의 목적과 부딪히기도 하여 갈등과 고통이 수반되기도 한다. 인생이란 어떻게 보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도 보여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완벽하게 배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인간은 스스로 노력하고 새로운 운명을 찾으려 한다. <인생>에서 많은 학생들이 고민 상담상자 속에 이런저런 사연을 보내준다.

 

다들 처음에 별로 없을 것이라 여겼지만, 점차 질문 횟수가 늘어나고, 제2신문부원에서 이과계열 리노, 문과계열 후미, 체육게열 이쿠미가 상담을 맡아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서 나온 결과들을 제2신문부장의 사촌동생 아카마츠가 정리하여 준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아카마츠는 모든 경계선상에 해당되지도 그리고 접점에 해당되는 인물이다. 이과, 문과, 체육계는 서로 극성인 분야고 도저히 섞일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추후에 들어오는 예술계 에미까지 말이다, 왜 인생에 대해 이렇게 서로 다른 4명의 소녀가 모여 이야기 하는 것일까? 우선 이과에서 인간의 이성적 판단이 존재하고, 지식과 과학기술에 의해 삶을 유지했다, 그런 점에서 이과의 리노가 선택되었다.

 

인간은 자신의 기록을 문자로 남기고, 특히 역사서적으로 남긴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상상력으로 문학을 펼쳐 인간의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문학의 후미가 선택되었다. 인간은 이성과 감정 앞에 무의식이란 것에 의해 더 작용을 많이 받는다. 조건적으로 반사하는 점에서 체육계 이쿠미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삶은 하나의 예술이라 했던가? 사실 인간의 삶은 그대로 바라보면 절대로 우리는 인지할 수 없다. 인간의 삶을 광학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예술이다. 예술은 하나의 가치가 아니라 어느 한 대상으로 통해 여러 가지의 시선을 남겨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에미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는 조건이 성립된다.

 

4. 제2신문부의 설립

이들이 펼치는 고민 해결 상담은 문제를 받아본 상담자로서 혹은 그 문제를 안고 있는 고민하는 자로서 차근차근 숙제를 해결한다. 즉 우리 인간 그 누구도 고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없으며, 그 고민을 상담 받는 사람도 역시 고민이 있어야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인생>이란 애니메이션에서 4명의 미소녀가 내놓는 답은 생각 외로 생뚱맞고 극단적이나, 그런 극단적인 요소가 서로서로 맞물리면 새로운 결과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 결과의 마지막 숙제를 정리하는 것은 아카마츠다. 아카마츠의 역할을 보편적인 존재, 보편적인 사람, 보편적인 인생이다. 다른 부원과 달리 아카마츠의 장점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제11화에서 아카마츠의 사촌누나이며, 제2신문부장인 아야카의 말을 빌려보자. 11화에서 아야카는 학생회장의 부정을 밝히기 위해 제2신문부를 만들고, 자신만의 영역을 확대하려 했다. 그리고 새로운 학생회장으로 바로 아카마츠를 내놓으려 했다. 그런 점에서 아야카의 대사를 잘 들어야 하는 점이다. “각성해! 네 안에 잠든 사자의 혼을 깨워! 유우키는 질 가능성이 높은 싸움에서도 해야만 할 때는 결코 물러서지 않아. 그런 남자지(아카마츠는 여기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야. 그것은 시라카와 학생회장에게 깨질 각오를 일하라는 이야기지?’라고 대답)? 어째든 평소의 유우키는 눈에 띄지 않고, 물개성에 공부나 운동도 못하고, 특기도 없고, 재밌는 이야기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서 여자애를 좀 엉큼한 눈으로 보지만, 여차할 때에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일 걸 알아.”

 

5. 아카마츠의 가치

이렇게 말한다. 아야카의 말에 아카마츠는 “플러스 치고는 너무 마이너스 평가다.”라고 대답한다. 아야카를 다정한 미소로 사촌동생인 아카마츠에게 “자신감을 가져. 유우키가 그런 성격이라 모두 안심하고 활동하는 거야. 엉뚱한 짓을 해도 유우키가 마지막까지 어떻게 해주니까. 리노도 후미도 이쿠미도 에미도 모두 그렇게 생각할거야. 사실은 의지하고 있을 거야. 나도 그래, 나 때문에 학생회장이랑 대립하게 되었는데, 불만 하나 없이 오히려 나를 지지해주잖아.”라고 말이다. 결국 학생회장과 싸우게 된 아야카는 다른 4인의 미소녀처럼 속성을 가지지 않은 미소녀지만, 1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저널리즘이란 기자의 정신이다. 신문부원인 그녀가 학생회장의 비리를 폭로로 인해 강제로 퇴출당하고, 제2신문부를 만들었으며, 다시 그 문제를 밝히기 위해 아카마츠와 4인 소녀를 부원으로 맞이한다. 저널리즘이란 결국 사실에 대한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공정성이 중요한 것이다. 기자의 업무는 부당한 권력에 대한 폭로,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고발에서 기자정신이 나온다. 5명의 미소녀들이 아카마츠를 의지하는 이유는 아카마츠가 너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카마츠가 유일하게 가진 것은 보편적인 가치관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보통 사람과 같다는 점이다. 합숙훈련 연습을 부실에서 할 때 자신이 가진 야한 책을 어디에 숨기는지 이야기할 때 그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남자고교생이었다. 보통 학생이고 자신에게 아무런 특기와 내세울 것이 없다. 그래서 유우키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곧 자신이 아무 것도 내세울 것도 없으니 그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남의 말을 경청하거나 최대한 이해하려 해주는 것이다. 다른 부원들이 자신의 의견에 대해 고집하고 주장할 때 오직 아카마츠만 중간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최후의 답변은 그가 작성한다.

 

6. 아카마츠의 행동

물론 제대로 채택된 답변자의 코멘트도 올라가지만, 아카마츠가 모든 고민을 정리하여 부원들에게 알려준다. 그래서 리노가 친구를 사귈 수 있었고, 리노와 아카마츠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아카마츠는 내세울 것은 전혀 없지만, 1화부터 리노의 말을 잘 경청해준다. 이때까지 리노는 그 누구와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다. 그녀가 가진 지식은 일반 고등학생이 가진 지식을 넘어선 것이고, 특히 이과계열에서 일반과학이 아니라 전문적인 물리학, 지구과학, 화학, 생물학으로 파고들어갔다. 이쿠미의 경우 운동을 좋아하므로 야구나 축구, 농구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후미 역시 평소 성격이 부드럽고, 문학계열이므로 다양한 소재로 통해 타인과 대화가 가능했다. 에미는 미술부에 원래 있었기 때문에 나름 부활동을 열심히 한 셈이다.

 

그러나 에미는 예술계로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광학적으로 바라보기에 그녀가 붓을 잡으면 광인이 되어 예술인으로서 새로운 세계가 등장한다. 물론 에미 역시 고립된 존재이기도 하나 자기만의 세계가 너무 강하여 감히 누가 옆에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였다. 그런다면 에미 그 자체는 타인을 배타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개성이 너무 강했기 때문일 뿐이었다. 이에 반해 리노는 타인과의 교제를 무의식적으로 하고 싶으나 어떻게 할지 몰라 억지로 멀리하려 했다. 그런 공간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관심거리인 과학에 대해 귀를 기울여준 아카마츠가 등장했다.

 

아카마츠는 그저 처음에는 남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나, 사실 리노와의 사건으로 인해 점차 가까워져 갔다. 그리고 아카마츠가 혹시라도 다른 여자아이에게 관심을 주거나 뭔가 이상한 행동들이 보이면 리노는 무의식적으로 질투를 하기 시작했다. 추후에 자신이 제일 귀엽다고 생각하는 여자에게 투표를 할 적에 아카마츠는 리노에게 투표권을 주었다. 리노에게 가장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다수의 미소녀에 남자 1명이란 하렘구조가 외부로 드러나지만, 사실상 애니메이션 <인생>에서 하렘적인 요소를 제거되었다. 게다가 리노와 아카마츠의 관계를 보면서 오히려 옆에 친구들이 응원해주는 모습과 고교생이 되어도 여자 친구 한 명 제대로 사귀지 못한 아카마츠를 두고 설교하는 아야카의 모습에선 이 작품이 보통의 애니메이션처럼 미소녀를 간판으로 내걸지만, 결코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이나 하렘 같은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았다. 따라서 <인생>이란 제목과 같은 작품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7. 시학(詩學)

아카마츠가 결코 눈에 띄는 인물은 아니나, 그가 구심점이 되는 이유는 바로 위에서 거론한 것처럼 그가 보여준 보편적인 정신이고, 그 보편성은 윤리적인 의식이다. 타인에 대한 절대적 가치에서 공공선, 최소한으로 지켜주는 선이 아니라 그 이상의 공동선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가 학생회장에게 맞선 것과 골치 아픈 일들을 도맡는 것에서 아카마츠의 인격이 나온다. 그리고 아카마츠 중심으로 부원들이 일상생활을 보여준다. 그 일상생활이란 남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하는 것처럼, 이 작품에서 들어오는 고민들은 너무 거창하거나 너무 대단한 것보단 언제 어디서 누구나 생각할만한 고민 상담들이다.

 

따라서 <인생>은 거대한 이야기를 중심이 아니라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구조를 이룬다. 물론 최종목표는 학생회장의 타도이고, 그 과정에서 제2신문부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 poetics)에서 아주 유명한 문구가 있다. “시는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다.” 시는 바로 그 누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고, 역사는 어느 특정인물의 기록이다. 물론 <인생>에서 어느 누구의 고민 이야기는 작품에서 하나의 역사로 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것을 역사로 인정하지 않는다. 역사적 가치는 주류적으로 정치적인 큰 영향력이 있을 경우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책에 소년 A가 소녀 B를 사랑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는 <춘향뎐>에서 나올만한 이야기다.

 

<인생>의 고민 코너는 우리가 살면서 흔히 부딪히는 문제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우리의 고민이 저런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었지! 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고민을 상담하여 해결하는 과정에서 너무 누구나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요소도 있었지만, 이른바 정론이란 것이 존재했고, 단지 정론으로 풀어나갈 상담에서 좀 더 이런 관점에서 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것을 강조했다. 우리 인간은 거대한 문제로 고민하기보단 오히려 사소한 것들로 고민한다. 아주 큰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손을 쓸 방법도 없고 바꿀 수 있는 여지도 없다. 국가경제나 세계평화 같은 큰 문제를 우리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사소한 것들은 얼마든지 생각하고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소한 것에 짜증을 내고 웃고 울기에 고민하는 것이다.

 

8.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추구하는 존재인가?

<인생>이란 제목처럼 이 작품은 인생에 대하여 상담을 받는다. 그렇다면 인간이 결국 무엇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질문에서 그 해답은 행복이다. 행복이야말로 인간이 최종적인 목표고 희망사항이다. 여기에 덧붙여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처음에 이 글에서 인간은 재력과 권력의 척도로 행복으로 연결될 수 있겠지만, 결국 그것도 타인의 존재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고, 인간 그 자체가 사회화로서 자기의 실제적인 모습을 은폐되고, 허례허식적인 모습만 나올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면 그 행복은 어떻게 해야 나오는가? 그것은 <인생> 5화에서 나온다. 5화에서 제1신문부와 제2신문부의 통폐합 승부에서 각 팀에서 3명씩의 발제자가 나와 서로 토론을 벌인다. 처음에 리노와 땡중, 이쿠미와 제1신문부, 그리고 마지막이 후미와 후미의 할아버지다. 제3파전의 후미와 할아버지의 대화는 이 작품에서 나오는 <인생>이란 제목을 정확하게 알게 해주는 것이 나온다. 후미와 할아버지 대화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어느 질의한 사람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다가갈 수 없는 꿈이라면 바로 그 목표인 꿈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좋을지에 대한 질문을 시합에 의뢰한다.

 

토론을 하다가 할아버지가 십자창을 휘두른 후에 정신집중으로 얻은 답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꿈을 가지지 않아도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했지? 하지만 꿈이란 성과를 내기 위해 갖는 게 아니다. 꿈이란 사람의 삶의 모습 그 자체다! 이 세상에 태어나 한번 밖에 없는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꿈이 있는 게다. 결과는 꿈을 갖는 것의 부산물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후미는 “저도 집중할게요. 마치 최종화인 것처럼. 지금까지의 경험과 기억을 전부 불러들이겠어요. 너무 집중해서 떠올릴 범위를 좀 넘어버렸지만, 인생을 빛나게 하는 것은 꿈만이 아니에요. 인생을 빛나게 하는 것은 사람이에요. 소중한 사람과 보낸 시간이 인생을 빛나게 해줘요. 니노, 이쿠미, 아카마츠, 소중한 사람들과 보낸 나날이 제 인생을 빛내주고 있어요! 물론 할아버지와의 시간도요. 할아버지 늘 고마워요.”

 

9. <인생>의 목표는 행복

<인생>의 작품 외적인 결론은 11화에서 아야카가 아카마츠를 차기 학생회장으로 추천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적인 결론, 즉 <인생>이란 애니메이션 인생이란 타이틀로서 말하는 결론은 5화에서 나온다. 바로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서 꿈이

중요한지 아닌지에서 결국 꿈은 없어도 살 수 없지만, 인간이 인간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요소는 프랑스 문학가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란 가명으로 적은 소설 <자기 앞의 생>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과 같다. 그 사랑이란 단순히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남녀의 사랑만이 아니라 자기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 꿈이 없어도 행복하고, 그 공간에서 꿈과 목표가 생기는 것이다. 그 목표는 이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다는 것이다.

 

고민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 그 고민이 해결하는 순간 얼굴에 미소가 만발하여 다시 일상생활에 돌아온다. 그렇지만 또 다시 다른 고민에 빠지고 또 거기에 대한 근심이 생긴다. 인간은 한 번 태어난 이상 고민과 근심을 버릴 수 없는 존재다. 물론 힘들기도 하나 그것이 해결되면 하나의 성취감으로서 큰 행복이 온다. 그렇지만 행복은 혼자만 즐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옆에 아무도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결국은 외톨이란 점이다. 위에서 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다 리노와 아카마츠가 나왔는가? 리노는 이때까지 자신의 생일을 한 번도 챙기지 않은 소녀이고, 거기에 대해 아카마츠와 친구들은 리노의 생일을 챙겨준다.

 

생일을 챙겨주는 이유는 단지 리노가 친구로서 좋아하기 때문인 것이다. 친구들이 서로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기분 좋은 행복이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행복함을 느끼기보단 모두 나누면 그 배가 되는 것이다. <인생>에서 리노의 첫 모습과 마지막화의 모습을 보면, 처음에 차갑고 외로운 소녀이나, 마지막엔 사랑에 빠진 평범한 소녀로 등장한다. 자신에게 아무 것이 없다고 생각한 리노가 자신에게도 의지하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후미가 말한 것처럼 사랑, 우정은 소중하다.

 

10. 우리들의 삶과 <인생>

그것은 우리 인간들을 하나의 도구가 아니라 그 존재 객체로서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화 이후 자본주의 급속화로 세상은 모든 것은 물질적 기준으로 판단하고, 친구 사이에도 손익분기점을 따지면서 가린다. 인간과 인간의 사이에서 물화(物化)되었다는 것은 결국 인간이 인간적인 요소로서 대해주는 게 아니라 계속 도구적 가치로 남아버린 것이다. 남을 도구로 보게 되면 자기 자신조차도 도구로 전략하고, 인간이 도구로 된다는 것은 결국 소외되어 고립되는 셈이다.

 

그런 인생이 과연 재미있을까? 물론 물질적인 부와 권력이 넘치면 좋겠으나, 마이다스의 왕처럼 자신의 손에 닿은 모든 게 금이 된다면 그는 영원한 외톨이로 살다 죽을 것이다. 그래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인간에게 인간이 가장 필요하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존재가 되는 것일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인간을 착취, 억압, 방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다른 것은 모르지만 친구의 소중함은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인생>이란 애니메이션은 후미의 버스트 무빙(여자의 몸과 가슴이 따로 움직이는 장면) 내지 판치라(치마 아래 팬티가 보이는 장면)가 종종 보이지만, 예고편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특히 후미가 좋아하는 이야기로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인 <달려라 메로스>가 중요하다.

 

<달려라 메로스>는 고대 그리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메로스가 난폭한 왕에게 반항하다가 붙잡혀 며칠 후에 처형된다. 그런데 메로스에게 하나뿐인 아름다운 여동생이 있고, 그 여동생은 어느 남자와 결혼한다. 죽기 전에 메로스는 여동생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왕에게 간청하나, 왕은 그것을 보장하기 위해 메로스의 친구를 대신 감옥에 갇히게 하고, 만약 메로스가 기일에 오지 않으면 메로스를 살려주나 친구를 대신 처형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메로스는 여동생의 결혼식을 다 본 후 다시 처형장으로 가야 하나 마지막까지 고뇌하고 방황하지만 결국 친구와의 약속을 지킨다. 메로스를 믿어준 친구, 그 친구를 살리기 위해 달린 메로스의 우정이 <인생>이 보여준 작품의 테마가 아닌가 싶다. 친구는 역시 소중하다. 그것은 나이가 먹거나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되어도 유일하게 받아줄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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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14-11-1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니코윤리학을 보게 될 줄이야!! ㅎㅎㅎ

만화애니비평 2014-11-11 12:45   좋아요 0 | URL
오덕력은 뭐든지 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