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소년 공주님 2 - Novel Engine
모베 지음, 모브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절대소년 공주님> 2권 표지를 보는 순간 일러스트를 그린 사람에 대해 조금 의문을 가졌다. 왜냐하면 주인공 레빈은 비록 여장을 하고 있어도 남자아이다. 보통 여자보다 몸이 가늘게 말랐으며, 피부도 매우 하얗게 되어 있어서 누가 봐도 소녀 같은 소년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2권은 표지는 1권의 표지와 다른 위화감이 느껴졌다. 1권에서는 호위무사 겸 메이드로 나오는 넬이 레빈을 공주님 안기를 한 후에 가위로서 경계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2권에서는 마왕의 회계사인 리세가 메이드 복을 입은 해 레빈에게 메이드 복을 입히려고 하는 모습이 나온다.

 

단지 문제는 1권의 넬이나 2권의 리세의 메이드복은 치마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2권에서 레빈이 입어야 하는 치마는 부분이 없이 그저 앞치마 앞부분으로 허벅지를 가려야 했다는 점이고, 그런 의상을 입어야 하는 사실에 레빈은 무척 부끄럽고 곤란해 하는 사실이다. 이미지의 상황으로 따지자면 그렇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전체적으로 보이는 작화요소이다. 레빈의 묘사는 소년이지만 보통 소녀보다 더 날씬하고 마른 사람이다. 1권에서 입는 의상에서 보면 다리가 매우 가늘게 그려져 있다면, 2권에서는 그러지 못하다.

 

허벅지 옆 부분이 매우 강조된 일러스트이었다. 보통 만화학이나 디자인학을 수학하는 경우 인체해부학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작화에서 인물묘사가 부드럽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2권 레빈의 경우 여장소년이라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여자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신체적 구조가 돋보였다. 남성과 여성의 근골계의 차이는 바로 골반과 대퇴부다. 여성의 신체적 구조는 임신과 출산을 하기 위해 골반과 골바 아래의 대퇴부, 즉 허벅지가 굵은 것이 해부학적인 요소다.

 

레빈의 모습에서 이것은 소년의 구조인가? 아니면 소녀의 구조인가? 최근에 도래하여 발육상태가 양호한 소녀라면 일반 성인여성들처럼 골반이 발달하는 경우가 분명한, 레빈의 입장에서 본다면 레빈이 분명 여장남자라고 하나, 그 여장남자라고 하는 이미지 표상마저 지울 수 있을 정도로 채색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작품 중간을 보면 레빈이 남자라는 사실을 레빈 이전에 먼저 마왕 국으로 온 데이지에게 들키고, 마왕의 총사인 리세에게도 들킨다. 사실 진짜 공주를 대신하여 납치된 레빈의 입장에서 남자라는 사실을 들키면 마왕군단을 속인 것과 더불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기 때문에 생명의 위험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 데이지는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레빈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 나온다. 데이지를 몰래 추적하는 레빈에게 데이지는 자신의 우산 손잡이로 넘어뜨리고, 레빈의 배위로 올라가 도발하듯이 레빈을 가지고 논다. 이미 레빈은 넬에 의해 장난감처럼 되어 버렸다. 혹은 상대방에게 괴롭히는 것으로 즐거움을 얻는 사디스트적인 요소가 넬에게 있다고 하나, 넬의 입장에서 레빈을 가지고 노는 것은 호감에 대한 표시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오히려 곤란해 하는 레빈의 모습을 보고 넬은 만족감을 느꼈을 것이다.

 

단지 상대방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괴롭히는 것으로 친근감과 만족감을 얻는 사디즘의 넬과 혹은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면서도 뒤에서 조종하여 자신의 원하는 대로 이끌어내는 데이지 공주는 넬보다 더 심각한 사디스트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왕군단은 새로운 운명을 맞이한다. 그동안 마왕 국에서 요리사를 맡은 데이지가 그동안 마왕국의 빈곤으로 인해 몇 개월 급료가 밀린 것이다. 데이지는 공주이면서도 상당히 머리가 좋은 지략가이다. 그녀가 아무런 미련만 없다면 마왕성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나, 여기서는 무슨 일인지 변덕을 부린다.

 

마왕의 총사인 리세가 경제적인 고초를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옆에서 도와주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다고 하여 곱게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골탕을 주는 것을 전제로 해결하려 한다. 데이지 공주가 아주 우아한 모습으로 미소 지으며 “심지어 저는, 저를 악마라고 믿는 사람들의 믿음마저도 배신한 적 없답니다.” 라는 것은 데이지 공주가 상당한 수완가라는 사실이고, 그녀에게 잘못 대항할 경우 호된 꼴을 당한다는 뜻이다. 아셰트라는 원래 공주인 용사도 그렇게 강하면서도 막무가내라도 데이지 공주 앞에서는 이상하게도 긴장하고 만다.

 

최강의 용사인 공주도 역시 데이지에게 피하고 싶은 존재인가? 마왕 국에서 요리사로 있으면서 오히려 마왕의 부하를 얄밉게 도와주는 것으로 보면 인간은 다른 인간 내지 인격을 가진 존재와 있으면서 변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다. 4년 전의 데이지라면 분명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나, 리세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과 막무가내로 커피숍을 운영하는 아셰트를 도와주는 척하다가 역으로 골탕 먹이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 상상력에서 페티시즘한 연출을 잘 이용하는 것을 좋았다. 가령 넬에게 꽉 끼는 치마길이 매우 짧은 간호사 복을 입히고, 거기에 스타킹을 입힌 후에 사디스트한 요소로 손님에게 대접(여왕님으로)하는 것과 마왕의 여동생님 빈유에게 노랑 원피스를 입히는 전략은 상당히 모에요소를 잘 이용했다.

 

흔히 누님연방과 로리지온(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건담에서 지구연방과 지크지온의 대립)이라고 불리는 미소녀의 분류에서 넬은 누님연방이 가지는 그 특유한 볼륨감과 의상에서 묻어나오는 페티시즘, 빈유는 키가 작은 것을 이용한 로리지온의 완벽한 요소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누님이 가지는 사디스트적 요소와 로리가 가지는 어벙함을 생각하면 완벽한 조화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리세도 같이 누님연방으로 가세할 때 역시 상당히 LIbido(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주장한 인간내면인 무의식에 존재하는 성적인 에너지)를 자극하는 내용이 많았다.

 

문제는 그 Libido에서 고뇌하는 사람은 여장남자인 레빈이었다. 레빈은 겉으로 보면 완벽한 미소녀였다. 쇄골과 어깨가 훤히 드러나고, 치마가 매우 짧은 메이드 의상을 입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레빈의 모습을 보고 감격했다.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레빈은 그런 민망한 의상을 입을 때 몸은 숙이면 가슴이 드러날까 걱정이고, 치마 위로 팬티가 드러날까 걱정이었다. 보통 여성이라면 성적인 수치심이겠으나, 레빈은 남자라는 사실을 밝혀질 경우 생명의 지장이 있을까봐 걱정인 것이다. 왠지 노출에 대한 부담감이 여성으로서가 아닌 여장으로서의 남성이기에 느끼는 압력이었다.

 

그런 와중에 진짜 공주인 아셰트는 레빈이 야한 의상을 입는 것을 보고, 레빈의 엉덩이를 만진다. 아무리 용사행세를 하고 싶은 것은 이해하나, 여장한 남자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는 남장여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 아셰트의 민폐적 요소는 여전히 용사로서의 모습보단 용사답지 못한 모습으로 코믹요소를 보여준다. 옆에 용사의 전사들이 악마를 무찌르는 사람보단 그저 마왕성 인근에서 아무 죄 없는 마족이나 일반 사람들까지 피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커피콩이 마력이 강한 곳에 있으면, 중독효과가 강하여 마시는 사람들에게 금단현상을 이용해 돈을 벌라는 것도 막무가내였다.

 

도리어 마왕군단이 정정당당하게 색기를 발산하고, 용사군단은 대놓고 반칙을 사용했다. 그래도 마왕이 용사에게 고용되어 일할 줄은 몰랐다. 완벽한 니트에 폐인인 마왕이 그 강력한 마력을 용사 가게의 커피콩 제조에 사용했다는 점과 그 계약조건은 용사인 아셰트를 가진다는 조건이었다. 이 모든 것이 데이지 공주의 책략이었다. 그러나 그 완벽한 폐인이 양복정장으로 깨끗하게 입고 심지어 안경까지 착용하여 우아한 기품을 내뿜을 정도에서 데이지 공주의 지략은 매우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라면 리세에 대한 의리나 우정일 수도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가짜공주인 레빈에게는 리세에 대하여 왠지 모를 벽이 생긴다. 같이 생활한지 오래되었고, 이래저래 도움도 주고받았다. 납치당해 마왕 성에 왔어도 레빈은 포로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막연한 것들이 넘쳤다. 그렇지만 자신의 현재 위치와 신분과 성별을 속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리세와 같이 보낸 시간들이 친분을 쌓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리세도 레빈이 남자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레빈이 리세를 안아주나, 그 안아주는 육체적 촉감과 달리 마음의 거리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졌다. 1권에서는 왠지 적이나 가깝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리세였으나, 2권에서는 멀게만 느껴진 것이다.

 

또한 마왕 국이 빚으로 허덕이는 이유도 리세의 아버지 때문이고, 리세는 마족 혈통을 가진 자가 아니라 인간과 마족의 중간이었다. 자신이 처해진 상황이 불리한 리세는 억지로 자신에게 짐이라는 굴레를 씌우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아마 리세에 대하여 데이지 공주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절대소년 공주님> 2권에서 보면 레빈과 리세는 서로에게 미안한 감정을 드러낸다. 레빈은 자신을 속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리세는 억지로 레빈을 납치하여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던 것에 대해 말이다. 서로 간의 거리감을 레빈은 느끼고 있으나, <절대소년 공주님> 3권에서는 그런 관계를 호전시키며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데이지 공주의 음흉한 책략과 그 책략에 휘둘리는 레빈과 그것에 된통 당하는 아셰트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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