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쿨 DxD 9 - Novel Engine
이시부미 이치에이 지음, 곽형준 옮김, 미야마 제로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하이스쿨 DXD 9권에서는 효도의 새로운 발전을 보여주는 편이다. 그 동기는 이때까지 효도는 항상 리아스와 같이 행동을 하던 자에서 이제는 리아스가 없는 상태에서 싸움을 받아들인 점이다. 물론 자신의 적룡제와 이블피스 속성이 가져다준 힘은 잠시나마 리아스를 소환했고, 효도가 찌찌드레곤인 만큼 리아스의 가슴과 그리고 그 가슴의 유두를 만지면서 힘을 각성한다고 했어도, 그 순간이었다. 효도는 이때까지 싸움과 다른 싸움을 해야 했다. 전투를 지시받는 말이 아니라 전투를 지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효도는 2학년, 리아스는 3학년 결국 항상 행동하는 관계가 아니라 가끔은 따로 행동해야 한다는 입장이 놓인 것이다.

 

이번 9권은 2학년 수학여행을 가는 것이기에 그동안 리아스와 같이 행동한 오컬트부 중에서 효도의 친구들만이 전투임무를 수행했다. 아시아, 이리나, 제노비아와 같이 교회트리오, 키바와 선생으로 참석하던 로스바이세 정도이다. 고문인 아자젤 정도였고, 그 외에 학생회의 사지가 있었다. 그들이 만난 것은 교토의 구미호 일족이다. 한국에선 구미호라는 요물은 매우 강력하고 무서운 요괴이나, 일본은 한국과 달리 다소 신적인 요소로 인정받는 모양이었다. 교토의 오래된 유산과 구미호의 신력이 균형을 유지하는데, 효도가 갈 때 그 구미호 일족 우두머리가 납치당했다.

 

게다가 납치당한 것도 모자라 이상한 실험까지 하는 것이다. 효도가 교토 신사에 들렸을 때 그 사건을 조우하게 된다. 강력한 악마와 드레곤이 깃든 효도로서는 거슬려 갈 수 없는 운명이었기에 쿠노라는 작은 구미호와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오해와 그리고 알고 보니 쿠노의 어머니가 이상한 자객에게 납치된 것으로 9권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번 9권의 특이사항은 이때까지 효도가 상대해야할 존재는 처음에는 타천사, 악마라면 점점 갈수록 외국의 신과 백룡제 일행, 이제는 그 백룡제와 적룡제까지 잡으려는 또 다른 존재와 싸워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웅이란 존재였다. 영웅은 악마, 천사, 타천사처럼 강력한 육체까지 가지지 않았으나 그런다고 그 강력한 힘은 악마, 천사, 타천사를 능가했다. 삼국지 조조, 잔 다르크, 해라클래스, 지그프리트라고 하면 실제 역사적으로 혹은 신화적으로 영웅으로 받들어진 존재다. 그런 인간의 영웅들이 나타나 악마와 타천사, 그리고 드레곤을 무찌르는 이야기는 인간이란 존재가 인간 이상의 존재를 정복하거나 타도하는 것이다. 효도의 경우는 드레곤과 악마 속성 모두 가졌기에 인간영웅에게 최고의 적이다.

 

효도가 항상 강한 적과 만나면서 자신의 약함에 스스로 자책하고, 저에게 받은 경멸이었으나 이번에는 오히려 적이 효도를 진정한 라이벌로 생각했다. 적룡제의 힘에 빠져 스스로 파멸하지 않은 효도라는 존재가 더욱 무서웠던 것이다. 꾸준히 단련하여 적룡제의 힘을 키우며, 체스의 말 중에서 폰인 효도가 또한 각성하여 비숍, 나이트, 룩의 힘을 모두 사용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효도가 그렇게까지 몰린 전투는 없었을 것이다. 피닉스와의 결전에서는 효도는 자신이 의지할 리아스라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리아스는 잠시 나타나는 정도고 조조 일행과 싸우면서 주변 친구들은 조조 일행에게 모두 패배해 쓰러져 있었다.

 

말인 효도가 킹이란 위치에서 최고의 전략을 내세워 이기려고 했으나, 결국 힘의 차이가 전략을 넘어가지 못하게 했다.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 아픔에서 그는 또 다시 좌절의 눈물을 맛본다. 그렇기에 효도는 더욱 강하게 되는 것일까? 모든 서사에서는 극에 몰리는 상황이란 것이 있다. 위기에 처한 극도의 위기에서 반전적인 형태로 나온다면 결국 주인공 편이 승리하는 편이다. 그러나 하이스쿨 DXD를 보고 있으면 그렇게 이겨도 이긴다는 느낌보다 뭔가 조금 부족한 기분이 든다. 효도가 강해져도 여전히 거대한 벽 앞에 막혀있다는 것과 자기 자신이 가야할 길을 더욱 고민하게 만든다.

 

9권은 바로 그런 자신의 성장과 더불어 패도가 아니라 왕도로서 걸어야 하는 자신의 길을 다시금 바라보는 것이다. 리아스를 떠나 자신이 킹이 되어야 할 경우 그는 어떻게 전투를 이끌어야 하는가? 하지만 9권에서 효도는 계속 씁쓸한 맛만 보고 간다. 그래서 그는 점점 훌륭한 전사로 변모해간다. 진지한 자세라는 점과 더불어 단지 지는 것에 자책하는 것보다 팀을 같이 이끌어가는 것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다. 효도는 이번 편에 성장하면서 이때까지 적룡제 안에 담긴 과거 적룡제 숙주들과 대화를 이끌어 낸다.

 

역대 최고의 적룡제의 전사이던 에르샤와 벨자드는 다른 적룡제의 전사와 달리 이성을 지니고 있었다. 힘에 미쳐 어둠의 감옥 속에 스스로 봉인하지 않았다 2사람의 최고 적룡제의 전사는 효도가 새로운 찌찌드레곤의 힘을 발휘하여 더 강해지자 떠나게 되었다. 이때까지 최강인 자가 자신보다 더 강한 효도가 나왔기에 그들은 미련을 버리고 가는 것일까? 그들은 강한 힘을 가졌기에 강한 저주를 받았다고 한다. 효도가 할 수 있는 일 중에는 오컬트부와 더불어 적룡제 내부에 갇힌 저주받은 선배들의 달램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파괴와 소멸이 아니라 삶에 대한 열정이었다. 효도가 찌찌드레곤으로 되어 리아스의 가슴에 미친 듯이 집착하여 그것 외에는 아무런 것들은 원하지 않는 그것 자체가 적룡제의 저주가 풀리는 점이다. 무조건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은 지키고, 옆에 친구들을 서로 보듬어 가는 것이다. 힘에 미쳐버린 자에게 외로움만 존재하니, 그것을 위안으로 주는 것은 마음이란 점이다. 마음을 잃어버린 그들에게 효도의 마음은 저주에 걸린 그들을 언젠가 해방시켜 줄 것이란 희망이었다.

 

그런 의지가 효도에게 큰 힘을 주었다. 하지만 상황은 제천대성인 원조 손오공이 나오면서 정리가 된다. 이때까지 석가모니 부처 옆에서 수많은 문제와 위기를 해결해준 전설의 용사가 나타난 점이다. 하이스쿨 DXD 설정 상 성경 속의 신은 죽었으나, 불교나 고대 그리스의 신은 계속 존재했다. 처음에는 성경 속의 존재로 시작하다 계속 북유럽 신화와 일본 애니미즘 종교관, 불교와 도교적 요소까지 추가시켰다. 일전에 애니메이션으로 캄피오네라는 작품에서도 확실히 신화적 요소를 많이 반영했다.

 

신화적 요소는 결국 그 민족이나 국가가 가지고 있던 공통적 집단 무의식이다. 인간에게 이성이란 영역이 있어도 무의식이란 본질적 요소는 매우 강하다. 하이스쿨 DXD를 보면 그 인간이 가진 무의식의 정체성을 분리와 단절, 회피와 파멸보다는 그것을 넘어 조화와 공존을 추구하고 있다. 교토의 구미호 대장이 납치당해 실험당한 것도 효도 일행들이 공격당한 이유 역시 그런 조화와 공존을 바라지 않은 존재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영역이 아닌 것에 대한 배타적 행위는 여전한 인류의 고민이다. 차라리 효도의 찌찌드레곤처럼 본능적 삶의 원동력을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