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문학동네 청소년 13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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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속에 묻힌 자들은 영원한 것일까? 영원하지 못할 존재인가? 방미진 작가가 이번에 선보인 괴담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는 다정하고 좋은 이미지만 보이려다 속으로는 갖은 칼날을 넣어 서로를 향하여 던지려는 존재들 말이다. 이 책에서 평소 내가 느끼던 인간의 추악함 모습이 보인다. 이면에 가린 모습, 혹은 그 가면에 벗겨지는 이상 멈출 수 없는 추악하고 더러움!

 

그렇다. 나는 인간이 상당히 이성적이라고 여기고 있으나, 이성이란 감정 중의 하나이다. 인간에게 가진 냉소적 태도는 이루어 말할 수 없다. 친구가 옆에 있어도 과연 친했는가? 혹은 그 아이를 중심으로 가족관계까지도 말이다. 이 책은 상당히 현실적인 감각이 묻어 나온다. 말투를 보면 온갖 욕설과 비속어가 살짝 맛을 보여준다. 그것은 마치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학생일 때나, 혹은 지금 거리의 중고등학생을 보나 말이다.

 

단지 여학생의 입이 내가 다닐 적에는 그렇게까지 더럽지 않았다. 지금은 남자아이나 여자아이나 비슷하다. 아마 욕을 하는 것은 남녀평등이 되었는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였다. 아니 그 여자아이의 자매와 어머니일까? 딸은 어머니를 닮아간다고 하는데, 이 작품의 최고로 냉소적 소녀인 연두 역시 그렇다. 허황된 꿈과 사치에 빠진 어머니, 그러나 여기에 반해 우뚝하고 침착한 여동생 연지, 연두는 예쁘고 머리도 좋지만, 인간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도 그런 그녀 곁에 보영이란 소녀는 엉뚱하고 귀여운 아이는 사차원이라 그녀 옆에 있어준다. 아마 다른 사람이라면 모두 떠날 것 같지만, 이 책을 보는 내내 친구 믿어도 돼? 혹은 괴담은 결국 주변 사람들이 모두 나를 견제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가? 서인주라는 소녀, 매우 마르고 볼품없는 외모나 목소리 하나는 천상이었다. 하지만 가난하고, 가난으로 기초도 없었다. 그런 그 소녀가 자살을 했다. 사람이 죽으면 보통 침울하고, 슬퍼하는 것이 맞으나, 그 소녀와 같은 합창부인 지연과 연두는 기뻐했다. 속으로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연은 마음 속 한편에 슬픔이 있었고, 그녀의 죽음에 눈물을 흘린다. 아니 인주 생전에 그녀가 부른 아름다운 소리에 자기 스스로 감격하여 눈물을 흘린다. 주인공 같지 않은 인주, 그녀가 주연이 아닌 밤의 여왕을 부를 때 인주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었다. 누군가 주인공이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는 계속 희생되고 사라져 가야 하는가?

 

그런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이 동경과 숭고라는 이름 아래 뒤틀리고 다시 또 뒤틀린다. 그리고 미남 학생 치한이의 형인 요한은 그런 뒤틀림에 굴복하여 거기에 맛을 들인 소녀들의 역겨움에 환호를 한다. 미술을 전공한 그가 초현실적인 모습을 화폭에 담아낸다. 그 그림은 인간의 추함이고, 비극이고, 고통이다. 예술가인지 천재인지 인간의 삶에서 광학적으로 보았다. 추함이란 그로테스크적인 요소를 말이다.

 

이 책은 본문이 240페이지가 되지 않아 금방금방 읽으나, 조금 다시 읽을 필요가 있다. 일상적인 상황에 일상적인 대화에 환상적인 사건이 발생된다. reality를 추구하는 시간과 공간에 괴담은 분명 reality에 넘어서서 그것을 모순으로 변질시킨다. 사진에 찍혀버린 사람이 죽었고, 그 존재 역시 사람의 기억에 의해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괴담을 지나 하나의 신화에 가깝다. 신화라는 제의공간에 누군가의 희생이 곧 과업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그 제의에 대한 대상은 언제나 누구를 가리지 않는다. 가장 그렇게 바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1순위란 점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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