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허락한 모든 것
이상용 지음 / 홍시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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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허락하는 모든 것은 정말 영화에서 허락하는 것은 너무 많고도 다양해서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영화라는 것이 어떻게 보자면 현실을 너무 현실처럼 보이기 위해 다루었는지 아니라면 현실을 제대로 보라고 하는지 만들었는지 약간 의문이 들 지경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은 어두운 자리에서 밝은 화면에 향해 몰래 숨어 보는 관음적인 시선이므로 영화는 본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본다.

 

그런다고 그 영화가 실제 있는 사실은 아니다. 전부 아니라고 하지는 않으나, 적어도 우리 앞에서나 옆에서 바로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다. 더구나 그것이 잘 구성된 각본과 잘 어울리는 배경과 연출이라는 전제 아래서 말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관찰이 아닌 관전으로 변모할지도 모른다. 마치 야구장이나 축구장에 몰려든 많은 관전자들처럼 거기에 흡수되어 버리는 것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영화가 하나의 관찰의 도구로 본다. 단지 모든 사람이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관찰하고 싶다는 사람에 한해서이다. 이번에 읽은 이 영화가 허락하는 모든 것은 그야말로 영화에 빠진 한 영화평론가의 글처럼 그는 영화에 단순히 빠진 것이 아니라 그 영화에 빠져 들어가서 자신을 빠지게 한 것들을 손으로 잡아 올린다.

 

확실히 영화는 어는 것을 보는 가에서 차이나기 보다는 어떻게 보는가에서 차이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도서에서는 영화가 다루고 있는 다양한 담론과 화제에 감독과 더불어 그 영화의 시대상에 대해 논하고 있다. 마치 영화라는 것은 인간의 욕망을 담고 있는 신화에 지나지 않아 이제는 그 신화되는 것에 대해 틀어보기도 하고 조롱해보기도 한다. 혹은 신화의 주인공인 영웅에게 하나의 우상보다는 하나의 평범함으로 전제하려 한다.

 

일관된 세계관에서 벗어나 일관되지 않고 격리된 시간과 공간 인간인지 아닌지의 모호함에 따라 오히려 더 우리로 하여금 격리되어 있다고 여기게 하는 장치까지 거론한다. 사실 영화가 사실적인 내용일수록 우리는 착각에 빠진다. 왜냐하면 영화는 필름에 담고 있는 하나의 복사물이지 그 자체가 진실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사실적이지 않아야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제시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다고 하여 영화가 하나의 사실성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 사실을 이야기하는 아이러니가 있다. 잊고 싶은 일들이나 잊어버린 일들을 스크린으로 전개하기 때문이다. 단지 있던 인물이 실존인지 혹은 실존인양 하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 공간에서는 분명 있었던 일이다. 공간은 그대로이나 사람은 그대로이지 못한 이유는 시간은 공간 그 자체는 불변으로 남겨두나 공간의 존재를 각인시켜 주는 그 공간의 존재를 위한 존재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으면서 딱 확실히 구분하여 말할 수 없는 많은 영화들이 홍수처럼 소개되면서 그 속에는 있는 인간의 인식,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역사와 신화, 문학과 철학 속에서 말이다. 영화를 훔쳐보는 혹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대놓고 보고 있든 영화는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단지 중요한 점은 우리 인간들은 행동함에 있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성 외의 무의식적인 영역은 볼 수 없다. 그러나 영화는 우리의 무의식적인 영역을 카메라의 앵글로 담아낸다.

 

그래서 영화는 인간의 자기모습을 보는 것이고, 인간 스스로의 모습에 환호와 야유를 보낸다. 그러나 만약 그 영화 속의 모습이 평소 당신과 나의 모습이라면? 영화가 허락하는 모든 것에서 당신의 이야기도 피할 수 없다. 아니라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가 자신의 일상이 아닐지언정 자신의 삶과 완전 다르다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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