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소포클레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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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시대에는 영웅의 서사시보다는 영웅들의 죽음과 몰락을 알리는 비극시가 성행하였다. 비극적인 이야기는 희극적인 이야기보다 훨씬 더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는 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보다는 하나의 운명이라는 파도 위를 타고가는 존재로 나타내는 것은 우리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가도 생각하기도 한다.

허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는 것으로 인간은 신과 대화하는 것과 신에게 계시를 받는 유일한 생명체라는 점에서 인간은 그 어떤 생물보다 고귀하고 더 없이 높은 존재라고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탈레스는 인간만물의 척도이다라고 할 정도이니 인간은 상당히 고귀한 존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란 고귀하고도 보잘 것 없으므로 항상 신에게 시험 받기 때문에 축복과 절망을 동시에 맛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신과 가장 닮은 존재이라 보는 것이 고대 서양 사상이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런만큼 인간은 더욱 큰 기쁨과 절망을 받는다. 영광스러운 기쁨은 매우 아름답지만 절망에 가득찬  슬픔은 인간으로 하여금 더 이상 재기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게 한다. 그래서 비극시라는 것이 많은 인간들에게 큰 공유할 사고를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시는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다는 명언처럼 비극시에 흘러 나오는 슬프고도 웅장하고 거대한 이야기는 우리 인간들로 하여금 저런 상황에 처한다면 우리 인간들은 얼마나 깊은 절규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알게 한다.

그런 비극적인 내용을 시인들이나 혹은 배우들이 직접 나서서 무대 앞에 관청하는 사람들에게 그 비극을 전한다면 관중들을 배우와 시인의 노래를 듣고 얼마나 깊은 절망과 분노 그리고 슬픔을 느낄 수가 있을까?

소포클레스의 비극 전집에서 그런 인간들에게 절대적으로 안겨주는 인간의 어두운 이야기를 건네준다. 그곳에는 금지된 사랑인 금친상간, 가족간의 미움과 살인 그리고 복수, 홀로 남는 인간의 고독과 그 고독한 인간을 억압하는 인간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21세기조차도 그런 비극적인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사실 신화라는 것은 오래 전에 만들어진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들이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끊이지 않고 사람들의 눈과 귀에 멤돌고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비록 세상은 조금씩 변해가도 인간 본성은 변하지 않은 법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절망과 분노 그리고 슬픔은 그 당시 인간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 고대 인간들과 현대 인간들의 시간의 벽은 있지만 여전히 그리스신화와 소포클레스의 비극시들은 우리에게 문학적, 신화적, 문화인류학적 등 다양한 학문과 교양으로서 다가온다. 그런 고대의 이야기를 접함으로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코로스라는 존재로 통해 영웅과 등장인물을 돌이켜 봄으로서 세간의 사람들의 인정을 알 수 있고, 신이라는 절대적인 존재로 통해 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을 운명의 장난에 밀어넣는 신마저 사실은 신이기 보단 그 당시의 사회적인 흐름이라 볼 수 있다. 그리스 신화는 개연성 즉 필연성이 강조되므로 인간은 오만하거나 어리석으면 분명히 거기에 해당하는 응분의 댓가를 치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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