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메신저 1화 SE - 스페셜 에디션 - (디지팩DVD + 설정집(60p) + 엽서(3) + 하드케이스
구봉회 감독 / 스튜디오애니멀 / 201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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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토요일 오후 7시에 서울 애니메이션센터에서 고스트메신저 OVA 1화에 대한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보통 저는 시사회라고 하면 우선 영상을 보여주고 나서 관객과 제작진과의 내용에 대한 토론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없어서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래저래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선 고스트메신저에 대한 시사회 리뷰하는 만큼 그런 제 개인적인 질문사항이나 착안사항에 대해 적고 싶으나 자세한 비평적인 리뷰는 12월 22일 정식 1화 시디가 오면 적을 생각입니다. 그러나 우선 시사회에 다녀온 입장으로 고스트메선저 제1의 리뷰어로 글을 적으려고 합니다.


우선 작품 전반을 보면서 서사구조에서 도입부분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강림도령과 꼬마강림이 같이 퇴마활동을 하는 것부터 나옵니다. 여기서 꼬마강림이 강림도령을 돕는 것까지는 문제없으나 꼬마강림이 평소 성격이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여 강림도령의 화를 돋는 장면부터 나옵니다. 

그리고 차후 시사회 끝난 후에 고스트메신저 감독님이 이 꼬마 강림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초등학생들이 많이 무섭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은 기본적으로 애니메이터들의 의식과 무의식적인 면을 넣었기 때문에 그런 면이 많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꼬마강림을 보면 전형적으로 말썽꾸러기 속성에 호기심이 상당히 왕성합니다. 그런 호기심을 가지게 된 배경은 바로 부모님의 부재입니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로 어린 시절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어머니는 나오나 아버지가 나오지 않고, 꼬마강림이 살아가는 현재 시점에서도 여전히 아버지는 등장하지 않고, 할아버지가 등장합니다. 

저는 이것을 두고 신화적인 관점에서 영웅이 대부분 남성소년이나 청소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를 들어 주몽신화와 같은 경우 아버지 없이 유화부인 아래서 커는 주몽이나 혁거세신화나 석탈해와 같은 경우 아버지가 존재하지 않고 신화 속의 영웅이 그대로 등장합니다.


 

다른 예로서 한국 만화책 중에서 소마신화전기에서 주인공 소마 역시 부모님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조부-아버지-아들 3명의 남자에서 아버지가 존재하면 아들은 영웅이 되지 않은 것이 신화의 공통된 특징입니다. 

영웅은 곧 영웅성과 동시에 권위성을 가지게 될 당위적인 면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꼬마강림 가계구조는 아바지 대신 할아버지가 나옵니다. 할아버지는 영웅으로 군림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으므로 손자와 경쟁상대가 되지 않은 보조적인 단계입니다.


그래서 보통 만화와 애니메이션만 아니 신화, 소설에서 등장하는 아들들은 아버지의 부재가 강하고 대신 부재하는 아버지를 찾아 모험을 떠납니다. 그런 점에서 부모없는 꼬마강림은 영적인 힘을 가진 인간으로서 다른 인간과 차별화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영령들을 직접 자신의 힘으로 이길 수 없으나 저승사자만이 다룰 수 있는 소울폰을 꼬마강림이 다룰 수 있음으로써 그가 인간세계에 나타난 영웅입니다. 물론 고스트메신저 속성이 건국신화보단 무속신화 쪽이 가깝습니다. 그러나 꼬마강림은 인간세계에 나타나 인간을 괴롭히는 악령을 퇴치하는 하나의 영웅이었습니다.


그런 꼬마강림에게 신내림으로 이어진 강림도령이 나옵니다. 강림도령이 소울폰에 갇혀있을 때 다른 초등학생들이 그 소울폰을 다루려 할때 모두 거부당합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꼬마강림만 무사히 다룰 수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다른 꼬마강림이 다른 인간과의 차이점을 강림도령의 역할로서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강림도령을 보면 조금 이상한 면이 있습니다. 원래 신분이 인간이였으나 저승에 발을 들여 저승사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물설정표에서도 그는 성격이 까칠하고 남과 상대하기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게다가 그는 인간을 싫어하는 타입였습니다. 그는 인간인 꼬마강림에게 매우 냉정하게 대하는 점과 과거 자신이 인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해 혐오하는 점에서 그는 삶을 포기하고 영령으로 살아가는 저승사자가 된 이유는 아마 자신의 인간인 기억을 좋아하지 않는 겁니다. 

고스트메신저 1화에서 수수께기 중의 1가지 바로 이 강림도령이 무엇때문에 인간이기 포기하고 저승사자가 되었느냐 입니다. 여기에 더해 꼬마강림이 왜 까칠하고 배타적인 성격을 가진 강림도령을 따라오는가입니다. 

다른 수수께기 하나가 꼬마강림의 어머니의 존재입니다. 꼬마강림의 어린시절 가족관계에서 어머니가 있었으나 현시점에서 등장하지 않은 것은 뭔가의 사건이 연류되고 꼬마강림은 그 사건을 알아가기 위해 강림도령과 계속 행동하길 원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강림도령의 성격 자체가 남과 어울리기 싫어할 뿐만 아니라 다소 폭력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그 예로 작품에서 저승사자의 관리관인 바라낭자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바리낭자가 영계 컴퓨터로 업무를 보는 도중 부하가 강림도령에 대한 보고를 올립니다. 강림도령의 업무현황을 보고받는 바리낭자 표정을 보면 영 시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가 평소 사고를 많이 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바리낭자는 부하에게 강림도령에 대한 내용을 마고할미에게 보고하지 말고 자신이 직접 업무를 처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저승사자인 강림도령은 아직까지 물리적인 존재감이 분명하지 않으나 바리낭자는 물리적인 존재가 분명합니다. 

인간사회에 가서 직접 사물을 만지거나 지하철역에서 강림도령의 동태를 살피는데, 옆에 서울시민들과 같이 서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원래 바리낭자가 바리데기라는 신화에서 인간이라는 점에서 그녀는 인간과 영계를 동시에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특히나 바리낭자는 아버지인 어비대왕을 구하는 공로로 이승과 저승을 고나리하는 신직을 부여받습니다.


또한 인간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 한명 더 있습니다. 그 사람은 마고할미입니다. 마고할미 전설은 고조선의 단군이 마고할미가 다스리는 부족을 정벌하러 가면서 마고할미 군대를 물리치고 마고할미의 부족의 영토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단군은 마고할미의 부족마을을 약탈하기는 커녕 오히려 마을주민들을 보호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마고할미는 감동을 받아 단군에게 항복했다고 하고 마고할미는 한국조상신 한명이 되었다는 것으로 압니다. 


 





조금 재미있는 부분은 마고할미가 여기에서 생명의 여신인데, 사실 생명의 여신으로 당금애기 무속신화가 있습니다. 당금이는 이른바 한국에서 삼신할미로 산모 뱃속에 있는 생명을 점찍어주는 고귀한 신선입니다. 

단지 신화적 요소에서 당금애기의 남편이 승려인 점에서 삼국 시대 이전의 인물입니다. 바리낭자도 아마 삼국시대 이후 인물인듯 합니다. 왜냐하면 마고할미에서는 불교가 들어오기 전인 고조선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설의 향연을 계속 따라가면 또 한명의 무속신화 인물이 등장합니다. 강리도령의 라이벌인 사라도령입니다. 사라도령은 작품 마지막에 나오는데, 이 사라도령은 강림도령과 사이가 정말 좋지 못합니다. 저는 왜 안좋을까라는 생각에서 이 사라도령이 완벽주의자 속성이 있다고 봅니다. 

원래 사라도령의 본 출처를 조사해보니 한국 고대 무속신화인 이공본풀이에 등장하는 인물인듯 합니다. 서천꽃밭을 관리하는 인물로 원강도령과 원강도령의 아들인 할락궁이가 있습니다. 아마 사라도령의 원초인물은 할락궁이가 맞을 듯 합니다.


 





할락궁이는 본래 아버지 원강도령의 자제라는 점에서 저승계의 관리직을 이어받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이공본풀이에 대한 내용으로 미루어 보고 차후 한국 조선시대 이전을 대입하면 그는 본래부터 영령세계에서 권위있는 집안의 후손인 겁니다. 

그런 전통성이 있는 저승사자가 일개 평범한 인간출신인 강림도령을 좋게 볼리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이 뒤에 있는 이야기는 알 수 없으나 신화적인 요소와 그동안 보여진 트레일러 영상을 보면 이렇게 판단이 납니다.


 





작품이 끝난 뒤에 이제 오프닝곡이 아닌 엔딩곡이 흐르는데, 전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 대중가수 중에서 재즈와 발라드, 락, 팝, 보사노바 등 다양한 음악을 소화하는 보컬리스트 이소라씨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잔잔한 영상과 잔잔한 노래가 어울린 점과 게다가 이소라씨의 깊은 감성은 엔딩곡이 뮤직비디오로 만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한국 애니메이션에서는 전문가수가 노래를 많이 불렀지만 영혼기병 라젠카에서 넥스트가 OST를 맡은 이후 국내 애니메이션에서 대중가수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친근성에서는 대중가수를 내세워 익숙한 목소리를 일반 대중들에게 알리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인 방법입니다. 또한 이 장면의 흥미로운 점은 바로 노를 젓고 있는게 강림도령이고, 강림도령 앞에 배앞자리에 앉은 사람은 바리낭자입니다. 바리낭자의 원조격인 바리공주는 저승과 이승을 관리하는 신입니다. 

그리고 강림도령이 젓고 있는 배는 죽은 사람이 저승사자를 만나 다시는 이승으로 갈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곳입니다. 이승과 저승을 관리하는 바리낭자 눈에 비추어진 이 세계는 어떤 곳일까요? 고스트메신저는 정말 한국적인 요소가 강합니다. 

한국 전통종교인 무속신앙은 신이란 존재는 인간과 멀리있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다고 여기는 존재입니다. 기존 서양의 관념에서 영령이란 그저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라면 한국에서는 해로운 존재도 이로운 존재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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