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메 - 인문학으로 읽는 제패니메이션
수잔 J. 네피어 지음, 임경희.김진용 옮김 / 루비박스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술한 분은 미국 인문학자로서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서구문화보단 동양국가 중의 하나인 일본문화를 잘 아는 교수다. 이 교수가 바라본 일본문화라는 것은 일본인들이 가진 무의식적인 요소를 비롯해 역사, 사상, 사건 그리고 그것을 담아내는 매체로 통해 일본을 알아본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니메라는 책 이름 어두에 인문학으로 읽는 저패니메이션이 아닌가? 내가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동기는 도서관에 만화애니메이션 관련 도서를 찾다가 우연히 가이낙스 불멸의 명적인 안노 히데아키 감독 작품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한 장면이 나와서이다.

이 장면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end of eva에서 nerv  파일럿인 아야나미 레이가 아담과 리리스와 결합하여 최종적인 진화로 이어져 지구의 모든 생명을 최고 진화단계로 가는 과정을 보여준 장면이다.

그런데 사실 이 최종진화라고 보는 인류보완계획은 인간을 영속하여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최종진화 단계라는 점에서 마지막 그 순간 바로 죽음이란 점이다. 아야나미 레이가 리리스로 되어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을 흡수할 때 나온 노래가 바로 달콤한 죽음이여 어서오라이다. 그런 내용인 만큼 신세기 에반게리온 TVA와 극장판이 나온 20세기 말의 일본과 세계는 그렇게 밝지 못함을 암시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작품 상에 나오는 인물과 사건, 장면이 비참하거나 절망적이며 혹은 현실에 대해 비관적일까? 그것은 바로 그 사회가 지닌 어떤 특수한 상황이나 배경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보고 판단하고 연구하여 정리한 서적이 바로 아니메라는 서적이다.

이 서적을 읽다보면 기존 서구 합리주의 시선으로 동양을 바라보기 보다는 일본 그 자체에 대해 들어가서 거기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은 서구문화가 우월하다는 것보단 서구문화와 달리 일본문화가 어떻게 성립되어 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문화가 현성된다는 것은 그 시대적인 인간과 사건들이 일련된 연속적 사건을 지속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정확하고 신빙성이 있는 내용이 될것이라 본다. 그런데 그 많고 많은 매체와 장르 중에 왜 하필 애니메이션일까?

흔히 일본은 애니메이션의 왕국이란 호칭이 붙는 나라다. 게다가 저패니메이션이란 japan + animation = japanimaion이라는 이른바 정식 명칭이기 보다는 다소 낮게 바라보는 속칭이 하나의 언어로써 되버린 것이다.

일본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만화애니메이션이 상당히 대중적이란 점과 일본 경제산업적인 부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미디어로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는 점과 애니메이션은 인간이 생각하는 이른바 이성적인 부분보다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감정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요소도 잘 반영할 수 있어 그런 무의식적인 면까지 읽음으로써 그 민족의 정체성까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 애니메이션 안에는 인간이 현실세계에 표출할 수 없는 거대한 일들이나 혹은 어느 개인이 가질 수 없는 욕구와 욕망을 그대로 서슴없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반딪불의 묘"와 같은 경우에는 반전 애니메이션이라는 속성도 붙어 있지만 그 표면 위에 보이는 내면 속에는 전쟁에 대한 피해의식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피해의식부터 시작하여 각종 애니메이션 설정, 배경, 인물은 한 시대의 인간을 반영하기도 하고 왜곡하기도 하며, 그런 왜곡성이 왜 나오는지도 알 수 있다. 오늘날 우리 한국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그저 오타쿠라고 밀어 붙이기 바쁘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왜곡성이나 혹은 어긋난 가치관이 그대로 우리에게 유입될 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우리는 일본과 일본이 만든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바라봐야할 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그것은 단지 단순히 보고 웃고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일지도 모르나 인간은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단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다소 위험성이 있으므로 우리는 좀 더 일본에 대해 이해하여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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