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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 [할인행사]
오시이 마모루 감독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공각기동대는 2가지 버전이 있다. 한가지는 카미야마 켄지가 만든 TV판 공각기동대와 다른 하나는 오시이 마모루가 만든 극장용 공각기동대가 있다. 공각기동대는 다른 애니메이션과 달리 2감독의 프로듀싱으로 통하여 각기 다른 소재와 스토리전개로 재미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2가지의 공각기동대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이다. 그의 공각기동대는 TV판처럼 1쿨당 26편이나 되는 중장편이 아니나 스크린 위의 80분으로 통해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만큼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를 본다는 것은 TV판 공각기동대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느낌이 있다는 뜻이다. 우선 이 공각기동대의 주요 스토리는 공안9과의 현장 작전지휘를 맡는 쿠사나기 모토코 소령으로 통해 숨막히는 첩보공작활동과 그리고 거기서 등장하는 인형사로 먼 미래의 인간과 기계 그리고 영혼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쿠사니가 모토코는 기존 현대사회로 본다면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다. 왜냐하면 소령은 우선 여성이란 점과, 신체가 세포로 구성된 것이 아닌 기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각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인간의 생뇌가 아닌 전뇌로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간-기계, 남성-여성이라는 이원화된 구조에서 탈피한 존재이다. 사실 쿠사나기 모토코는 여성 사이보그로 나오나 그녀의 작전 중에는 남자로도 혹은 계속 여자로도 활동했다는 것처럼 보통인간과 다른 새로운 존재이다.
쿠사나기 모토코는 본래 인간이었으나 어느 계기로 인해 기계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 기계인간은 인간의 기억을 지닌 뇌를 이식하여 전뇌화하여 그 전뇌로 통해 모든 것을 판단하고 느낀다. 분명히 기계의 몸에 전뇌까지 가지고 있으니 쿠사나기 모토코는 인간이라기 보다는 기계에 가깝다.
자신의 기계적인 신체를 보며 인간으로 살아가는 쿠사나기 모토코는 뭔가 조금 이질적인 존재로 비추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조금 다른 곳에서 전환되어 버린다. 국가 스파이로 지명수배된 인형사가 공안9과 사무실로 들어오자 인간과 기계의 차이점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다.
공안9과로 잡혀온 인형사는 자신이 기계임은 맞고 인간이 만들어준 전뇌로서 판단하나 자신도 생명을 가진 하나의 생명이란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영혼을 지닌 인간조차도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는 점에서 인형사 자신과 무엇과 다르냐고 말한다. 그런 인형사의 도발적인 말에 쿠사나기 모토코는 인형사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다.
그런 와중에 공안6과의 첩보작전으로 인형사는 납치당하고 폐기처분당하려 한다. 사실 인형사는 공안6과에서 만들어낸 프로그램인데, 그 프로그램 자신이 기계신체를 가진 후에 하나의 생명체로 자각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으로 되버린 인형사 역시 자신의 생명의 위험을 받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그것은 바로 쿠사나기 모토코와 결합하여 새로운 전자생명으로 태어나어 자신도 인간과 같이 죽음을 맞이하여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를 바꾸어 진화하는 생명이 되고자 했다. 그런 의지를 가진 인형사와 인형사의 의지를 받은 쿠사나기 모토코는 결국 데이타결합으로 통해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다.
하지만 그것을 원하지 않은 공안6과는 두 사이보그를 무참하게 박살내 버리고, 겨우 쿠사나기 모토코의 전뇌만이 무사했다. 다행히 쿠사나기 모토코는 같은 공안9과 동료인 바트에 의해 구출되고 의수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어린 소녀의 의수에 자신의 정신을 담게 된다. 비록 육체는 성인여성에서 어린 소녀로 변해도 그녀의 정신은 그녀였다.
육체적인 겁데기가 어느 것이라도 상관없다는 듯이 쿠사나기 모토코는 인형사와 새롭게 결합하여 네트라는 넓고 넓은 세계로 들어가며 작품은 막을 내린다. 이런 공각기동대는 기존 인간과 기계의 이원화적인 것을 함열시킴으로써 수동적인 기계와 여성을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만들려 했다.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자신을 가두고 있는 육체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의 영혼이 끝없이 진화함은 매우 신선한 작품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