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 소설들을 통해 우주에 구멍을 내는 파괴의 순간을 보는 동시에 다른 방식으로 다시 연결되고, 회복하고, 희망하게 된다. 한 사람이, 작은 뭔가가 우주보다 크게 느껴지던 구멍을 메워가는 그것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
<홀리 마틴이 여기 있다> 중에서
다 자라기도 전에 버려진 딸.
그녀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암, 끔찍하고 빨랐다.
소녀와 소녀의 엄마, 오빠는 아직도 새로운 궤도를 찾으려고, 아버지의 부재라는 뻥 뚫린 거대한 진공을 중심으로 가정을 다시 꾸리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는 좋은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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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다른 소녀, 망자가 되어 어떤 가족 사이에 섞여 있는 기분, 나는 그들을 보는데 그들은 나를 볼 수 없는 기분.
p 53
홀리는 존재하고 싶고, 뭔가 하고 싶고, 소리를 내고 싶다. 그녀는 가슴에 열망을 품고 소녀의 집을 향해 달려가지만, 뭔가의 가장자리와 마주친다. 생각 하나가 끝난 것 같다. 앞을 볼 수는 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감상 ->
마음의 진공 상태. 싱크홀 같은 곳에 빠진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고, 설명하고 싶어도 희미하기만 한 것들이 슬프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지금의 지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