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세계 신화 여행 - 오늘날 세상을 만든 신화 속 상상력
이인식 지음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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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의 두께감, 재질의 퀄리티에 묵직한 뿌듯함이 몰려옵니다. 살면서 알게 모르게 많이 접하는 것이 그리스 신화입니다. 책을 읽을 때도 그리스 신화가 등장하고, 심리학, 자기계발, 과학 분야, 건축, 예술까지 어디에서든 마주하게 되죠.

인간이 만드는 것들의 학문이 인문학이던가요. 그리스 신화와 더불어 인간 상상력의 시작점인 세계의 창세신화들을 만나보는 시간이 무척 재밌습니다. 그냥 부담 없이 읽어가도 좋고, 관심 분야를 파고드는 마음으로 읽어도 좋은 그야말로 가지고 싶은 책입니다.

신화 속 상상은 시작과 끝이 없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신화의 시대와 21세기를 잇는 과학 칼럼니스트

이인식의 세계 문명 탐험

세계 신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류의 조상들이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예견한 과학기술이 어김없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을 받게 되었는데 이제 그 숙제를 마치게 된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어렵고 다소 황당한 세계의 신화를 아주 쓸모 있게 모든 것과 연결해 주었어요. 낯익은 콤플렉스의 이름이나, 영웅의 스토리, 그림의 배경이 된 신화들을 만나며 호기심 발동과 동시에 지적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며 과학적인 만남을 이루게 해주어 상상력, 창의력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관심만 있다면 누가 읽어도 좋아 보입니다. 와우~


그래도 이 두꺼운 책에서 여유를 찾기 위해 챕터 구성을 훑으며 만만한 곳을 파고들 생각이었는데, 챕터 속 소제목들이 의외로 낯설지는 않군요. 처음부터 읽기로 하고 느긋하게 시작해 봅니다.

카오스의 발견

믿기도 어려운 이 상상들이 수학, 과학과 맞닿아 있는 모습도 재밌는 포인트였어요.

이런 내용을 접한다는 것은 고차원의 수학자들이 나올 만도 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page 34

카오스는 대기의 무질서, 하천의 급류, 인간의 심장에 나타나는 불규칙적인 리듬, 주식 가격에 난데없는 폭등처럼 우리 주변에서 불시에 나타난다. 이와 같이 카오스는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결정론적 방정식에 숨어 있었다.

카오스의 발견으로 20세기 물리학의 세 번째 혁명으로 평가되는 혼돈 과학이 등장했다.

뇌와 심장에서 카오스 현상이 발견되고, 카오스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동서양의 창세신화는 인류의 조상들이 카오스의 질서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사실 책을 읽기 앞서서 그리스 신화에 대한 영상을 좀 찾아보았습니다. 예습 덕분인지 이 많은 신들의 이름과 스토리가 잘 들어옵니다. 난생처음 두 눈을 마주해보는 이야기들도 많아서 무척 흥미로웠고 새로운 체계를 접한 듯이 읽습니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 하니, 신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이고, 인간은 또 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몹시 궁금해집니다. 인간이 없다면 신도 무의미하고 신이 없다면 인간이 '무'의 상태였을까? 하는 궁금증이죠.


인간은 어떻게 창조되었는가?

창세신화에 등장하는 여러 관점들이 처음이기도 해서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재미있게 보았는데요. 신의 창작물이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처음에 공들여 인간 하나하나를 만들다가 곧 대량생산되는 지점이 있어서 오늘날과 이어진 모습에 흠칫했고, 인간이 신의 노동을 대신할 노예였다는 것은 내게 물음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신들이 상아나 놋쇠를 사용해 특별히 만든 인간이 등장해요. 마치 로봇처럼 말이죠. 유명한 피그말리온이 만든 여신상도 있습니다. 메타버스 시대에 읽는 창세 신화들은 정말 새롭게 어우러지는군요.


영화 모아나에서 접한 캐릭터 마우이

폴리네시아의 영웅 마우이였구나.

마우이 이야기는 뉴질랜드 신화에서 하와이 신화에까지 폴리네시아 전 지역의 신화에 나온다.

책의 내용은 정말 방대합니다. 세계사는 물론 서양 미술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에도 충분할 것 같았지만 책이나 영화를 재밌게 보는 사잔 지식이 되기도 합니다. 결코 한꺼번에 후루룩 읽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펼치는 곳마다 재미있고, 책의 두께만큼이나 충실한 책에 놀랄 뿐인데요. 내용과 함께 그림 보는 재미는 미술관보다 친절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가지고 싶은 책이네요.

이렇게 뿌듯할 수가요.



글, 그림 모두 풍부해서 방학을 맞은 고학년 아이에게 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심히 턱~ 하고 던져 주면, 눈이 반짝반짝 살아날 것 같습니다. 굉장히 재밌고 유익하네요.

누구라도 책을 통과한다면 분명 여러 분야의 지식이든 상상이든 통합해서 보는 경험치가 생긴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새로운 눈을 가지는 신기한 경험이 될 것도 같습니다.


(책은 다산북스로부터 받아 감사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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