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다락방 Special edition - 내일의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어떤 책을 읽던 그 책에 대한 애정을 갖고 읽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는 모 소설가의 말처럼 자기계발서는 독서의 양보다는 질, 그리고 느끼고 깨달은 바, 그 책이 말하는 핵심요체 혹은 여러 책들이 공통점으로 강조하는 핵심을 파악하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되짚어 행동으로 실천해야 함에도 이런 저런 이유와 핑게를 만들어 읽는데만 그치고 있는 것이 나의 현재 모습이다. 

 
물론 나와는 다르게 자신을 변화시키고 인생의 일대 전환을 하여 성공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아 아직도 자기계발서들이 줄을 잇고 그것을 지적하기 위해 춤추는 고래의 실천편, 꿈다방 실천편처럼 실천을 강조하는 책이 나오고 있다.
꿈다방  R=VD의 성공방정식을 불신하는 사람들이나 실천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실제 성공사례를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 꿈다방 스페셜 에디션편을 다시 세상에 내 놓은 것 같다.

14년이란 긴세월 무명작가의 길을 극복하고 베스트셀러작가를 넘어 세계인들에게 꿈다방의 공식을 전파하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저자의 사례만으로도 꿈다방 공식이 생각하는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출판사들이 원고줍쇼하는 꿈을 생생하게 꾼 작가처럼 나도 생생하게 꿈을 꾸고 싶어진다.
 

 작가의 노시크릿, 행복한 달인을 읽어 작가의 내공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사례를 두루 참고하고 조사했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 정도 대가지불의 법칙을 실천하고 생생하고 꿈을 꾸었으니 오늘의 보상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믿는다.

 

  솔직히 난 꿈다방을 읽지 않았었다. 책이 생각보다 늦게 온 틈새를 이용하여 꿈다방 1편을 읽었다. 하나의 주제에 집중한 책이라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었을때의 느낌보다 강렬하게 다가왔다. 꿈, 목표를 글로 적고 말로 외치고, 마음속에 생생하게 그리고 사진을 오려붙여 꿈에 풍덩 빠질 정도가 되어란 이야긴 아주 많은 자기계발서에도 언급되지만 꿈다방처럼 노골적으로 귀가 따갑도록 말하는 책은 처음이다. 느낌이 강해 매일 정해진 독서시간을 확장하느라 늦게 자고 일찍 깨어 이론편을 읽고 스패셜편을 손에 잡으니 더 속도가 난다. 내쳐 실천편도 단숨에 읽고 작가가 문제가 많은 책이라면 노시크릿을 내 반론을 전개한 론다번의 시크릿도 읽게 만들었다. 책임지세요 작가님.

 

'나는 부모님 때문에 안된다, 나는 돈이 없어서 안된다, 나는 얼굴이 못생겨서 안된다, 나는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해서 안된다, 나는 비정규직어서 안된다, 나는 밀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안된다, 나는 나이가 많아서 안된다, 나는 머리가 나빠서 안된다, 나는 의지가 부족해서 안된다, 나는 의지가 부족해서 안된다.' 209쪽

 

된다는 생각보다는 안된다는 생각이 많고, 사랑보다는 미움이 많았다. 오늘보다는 어제의 생각들에 발목잡히고 한계지우는데 익숙하다 보니  어린 시절 꿈 많았던 시절은 흐릿해지고 그냥저냥 무계획적이고 목표도 꿈도 없이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간헐적으로 이랬으면 좋겠는데, 이것을 했으면 좋겠는데란 생각이 드는 순간 다시 이래서 안된다라는 제자리 걸음 오래 걷고 자포자기형 인간이 되고 어느 순간 최종 귀착지가 되어버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안된다. 돈이 없어서 안된다로 결론을 내리며 사는 나의 모습이 심히 부끄러워진다.

 

막연한 꿈을 꾸고 어느 순간 꿈을 접어버리고 스스로의 한계를 설정하고 발목을 잡혀버리고 포기해야 했던 순간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꿈다방을 강권하여 읽힐 생각이다. 너무 이른가.

R=VD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공식은 몰랐어도 스스로 깨우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허황된 꿈(?)을 마음속에 새기고 글로 표현하고 이를 소리내어 말하고 그림이나 사진, 동영상으로 표현하고 자신이 서고싶은 장소에 서는 모습을 끊임없이 그리며 If you dream it, I can dream it. If you can do it, I can do it을 외치며 좌절의 순간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사실이다. 그 사람의 성공은 알았으되 그 비결의 공통점은 간과하고 설령 알았다 치더라도 실천을 하지 않고 설마 될까 참말일까하는 의구심만 키워 그들은 성공하고 우리는 남들과 동일한 인생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다.

 

에디슨의 천재는 ' I%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우리는 후자인 노력에 방점을 크게 찍는 해석만을 들어왔다. 그것이 아니라네 1%의 영감, 꿈이 중요하다.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것은 재능이나 노력이 아니라 생생하게 꿈을 꾸는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꿈다방 스페셜 애디션은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다.

 

우리말의 말이 씨가 된다. 만명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면 현실이 된다는 아프리카의 말도 우리가 평소 던지는 말에 우리의 미래를 미리 볼수도 있는 것 같다.
말하는 대로 된다. 꿈꾸는 대로 된다. 생각대로 된다는 이동전화광고처럼 자신의 미래가 이러이러할 것이다는 것은 이미 그 사람의 평소 생각, 말에 은연중에 묻어난다.

R=VD를 실천하여 꿈을 이룬 사람들의 여정이 책에 소개된 몇줄의 글로는 담아내지는 못할 정도로 엄청난 간난신고를 겪으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열정과 몰입도 동시에 수반되어야 한다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꿈을 꾸는 데 그치는 것은 생생하게 꿈을 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므로.
 

아인슈타인의 E = mc²대로라면 나란 사람의 에너지는 70(질량) x 300,000 x 100 x  300,000 x 100 = ? 계산기에 표현이 되지 않을 정도의 에너지를 지닌 존재다.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존재인 내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들이 했다면 나도 당신도 할 수 있다 지금의 현실에 발목잡혀 허둥대기보다 늦었지만 오늘이 나의 남은 인생의 첫날이고 가장 젊은 날이므로 나의 꿈은 무엇이고 그것을 생생하게 꿈꾸기 위해 신들메를 다잡아 메고 다시 일어서라고 꿈다방이 내게 요구하고 있다.

물론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해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생생하게 꾸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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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웃는 집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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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한 가족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불행한 가족은 제각각이란 톨스토이의 말이 비수처럼 와닿는다.
서로 사랑해서 가정 이루고 자식을 낳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아도 부족한 시간에 남과 비교하기, 내 입장 강요하고 요구하기 등으로 사랑보다는 증오를 키우는 가정이 늘어난다. 두 사람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준다는 것을..

 

대안적 삶을 이야기해 온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이 가족문제로 고민을 토로하는 상담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형식으로 지은 '날마다 웃는 집'이란 제호처럼 우리 집도 날마다 웃었으면 좋겠지만 일희일비하는 일도 많고 어느 순간 버럭대왕으로 변신해버렸던 아내와 나의 모습에 아이들이 상처받았을 것을 생각하면 오금이 저린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욕심대로, 내 성정대로 되어줄 것을 요구하고 강요했구나. 사랑이란 이름으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씻지 못할 생채기를 많이 남기는 못난 행동을 서슴없이 해 왔었다는 반성을 깊이 하게 된다.

아내와 자식 모두 나의 소유물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화를 부른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내 것, 네 것이란 것에 가치중심을 두는 순간 상대방의 입장을 안중에도 없고 나의 입장, 나를 가운데 자리에 두게 되었다는 것을.

 

법륜스님은 말씀하신다. 불자가 아닌 입장으로선 다소 거슬리는 면이 없지 않지만, 오랜 수행생활에서 얻은 깨달음을 기반으로 '내'가 한 걸음 물러서고 모든 것이 부질없는 나의 삿된 마음씀씀이와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란 것을 속히 깨닫고 마음공부를 하라고.

좋은 기억은 오래 남지 않지만 좋지 않은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 나이들어 부모 자식이 모처럼만의 자리가 옛기억의 생채기를 들썩여 서로의 가슴에 못을 박아버리는 모습을 연출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접하게 된다. 뉴스에선 심지어 패륜범죄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동생과 자신과의 차별대우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사례처럼.

 

부모와 자식간, 부부간, 형제간의 문제는 풀려고 하면 쉽게 풀리고 서로의 입장을 강하게 세우다 보면 의절이나 이혼으로 비화발전한다. 한 핏줄이 이웃사촌보다 못한 원수지간이 된다고. 부부와 부모자식간의 인연은 전생의 원수지간의 말이 와전된 것이란 것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았다. 정말 가까운 사이여야 할진대 얼마나 원수처럼 변해버린 가족이 많았으면 이런 말들이 생겨났을까?

부모 자식간의 불화도, 부부간의 다툼도 문제지만 부부가 자식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유발한다. 문제 자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 부모가 있을 뿐이다란 말처럼 자식의 문제는 어떤 면에서는 잘못된 부모가 원인제공자다.

 

피보다 진한 돈이란 제하의 모그룹사 회장의 죽음을 다룬 기사처럼 살아서야 되겠는가? 한발 물러서고 그럴 수도 있게다.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네 탓이다 보다는 내 탓이다란 마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편과 아내, 자식을 인정하는 것이 날마다 웃는 집을 만드는 비결이리라.
 

과거의 기억에 얽매이지 말고 그래도 나를 있게 해주신 고마운 분인 부모님, 나의 반려자가 되어 경제생활을 책임지는 기둥인 남편, 가정의 파수꾼인 아내, 그래도 웃을 거리를 만들어주는 아들과 딸로 가족이 된 우리에게  감사하고 서로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시는 스님의 말씀처럼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웃는 가족이 되어야겠다.

 

책에서 밑줄긋기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랬구나'하는 마음으로 이해하십시오. 21p

 

'남을 좋아하면 내가 즐겁고, 남을 사랑하면 내가 기쁘고, 남을 이해하면 내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 이 모두가 나를 사랑하는 법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랑할 것이며, 나도 나를 사랑할 줄 모르는데 어떻게 내가 남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데 이 세상에 누가 나를 소중히 여겨 주겠으며, 나도 나를 소중하게 여길 줄 모르는데 어떻게 내가 남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겠습니까?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남으로부터 내가 사랑받는 길이고, 내가 남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출발점입니다. 자기를 소중하게 여긴다. 즉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열등감을 갖지 않고, 현재에 만족할 줄 아는 것입니다.' 38p

 

'과거의 상처 때문에 지금도 괴롭게 사는 사람은 꿈속에 사는 사람과 같습니다.' 120p

 

'지금 부모에게 잘하는 것은 결국 나에게 잘하는 것입니다. 효도는 어머니를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나에게도 좋은 것이니' 193p

 

'기쁘다 기쁘다 하고 살면 기쁜 일이 자꾸 생기고 괴롭다 괴롭다 하면 괴로운 일이 자꾸 생깁니다. 201p

 

가장 맛있는 식사는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이고
가장 즐거운 여행은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고
가장 놀라운 기쁨은 가족의 성취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가족의 웃는 얼굴이고
가장 슬픈 소식은 가족의 죽음이고
가장 큰 행복은 가족의 사랑입니다
가족 안에서 행복해야 삶이 아름다워집니다

 

 

“날마다 웃는 집에 행복이 찾아옵니다!”

- 법륜스님의 쓴 신간 "날마다 웃는 집" 소개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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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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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영연방국가 최고의 소설가에 주는 부커상을 두차례나 수상했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가 아니 오스트레일리아의 작서 J.M 쿳시의 이름은 너무나 생소하다. 그만큼 편향적인 독서를 하고 있다는 증빙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살다가 "한 나라를 떠난다는 것은 결혼 생활이 막을 내리는 것과 같다." 라고 표현한 작가는 노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뿌리를 내린 후 쓴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의 무대가 호주의 소도시다.

 
음악엔 문외한이라 바흐의 음악에 비유되는 대위법적 소설이란 옮긴이의 평은 어떤 의미일까? 마지막장을 덮은 지금까지도 내겐 오리무중의 형국이다.

 
낯설다.
세 단락으로 나눈 소설, 하나는 노작가인 세뇨르 C의 강력한 의견과 일기와 작가의 눈으로 본 안냐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고 다른 하나는 안냐와 그의 동거남인 앨런이 화자가 되어 세뇨르 C의 인간성과 그의 강력한 의견에 그들의 평가가 담겨 있다.

 
어떻게 읽어야 잘 읽을까?
강력한 의견을 먼저 읽고 세뇨르 C의 말을 듣고 안냐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이야기 전개가 세갈래로 갈라지다 보니 기억력이 급속도로 감퇴하고 있는 내 머리속은 뒤죽박죽이 되어간다.
난 이렇게 읽었다. 세뇨르의 말을 듣고나서 안냐와 앨런의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으로 세뇨르의 강력한 의견과 일기를 소제목으로 구분하여 읽었다. 어떻게 읽어야 제대로 읽는 것인지 전개구조상 의견을 먼저 읽어야 될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땐 막힘이 없지만 세뇨르의 강력한 의견이나 두번째 일기(안냐는 부드러운 의견이라 칭한다)는 호흡이 다소 길어진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노작가 세뇨르 C는 독일의 출판사로부터 강력한 의견을 주제로 담론에 대한 작가의 의견을 피력해달라고 한다. 정치, 경제, 환경, 성폭력, 전쟁 등등에 대한. 그러나 그는 나이가 들어 글씨도 비뚤빼뚤, 타이핑도 잘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공동 세탁소에서 우연히 마주친 묘령의 필리핀계 안냐를 보고 그의 타이피스트가 되어줄 것을 제안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와 상호소통은 시작된다.

 

강력한 의견은 부담스럽다.
세뇨르의 강력한 의견은 아무래도 쿳시의 생각들이 진하게 투영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그가 현재 살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문제는 물론이고 그의 모국이었던 남아공, 미국과 영국, 전세계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한 담론에 대한 그의 입장표명이 담겨있다. 그러나 투자컨설턴트로 돈벌이에 눈먼 앨런이나 그와 동거하는 안냐의 입장에선 재미가 없는 이야기다. 누가 그런 일에 시시콜콜 의견을 내고 들어줄까? 어젠가 6학년이 된 아들녀석의 일기장을 보았다. 글씨는 힙합댄스를 추지만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놀랄정도로 자기주장이 담겨있다. 나의 그시절은 밥먹고 놀았다가 일기의 전부였는데. 자신의 분노나 안타까움이 여지없이 표출되어 있어 두렵기 까지 한 대목도 있었지만 보궐선거일, 누구나 투표를 해야한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선거로 선출된 사람들의 정책에 반대할 권리가 없다는 식. 담론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표출한다면 지금 세상은 요모양은 아닐 것이다.

 

의견을 타이핑하면서 소통의 싹이 튼다.
어떤 일을 이루려면 사람들은 만나야 한다. 그러나 간접적인 대화방식인 한 사람의 의견을 타이핑하는 행위를 하면서 그 사람의 생각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덧보태다 보면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소통의 장이 열린다. 그러나 안냐와 달리 지독한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이 안냐와 같은 일(타이핑이나 독자가 된다면) 이해하고 공감하여 또 다른 의견을 내기보다는 흠집잡고 트집잡고 흑백좌우로 금 그은 잣대로 꼬투리 잡기에 연연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세뇨르 역시 그런 신문기고문을 접한다.

 

남녀는 서로 다른 꿈을 꾼다.
세뇨르가 안냐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 안냐가 세뇨르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랐지만  소통을 통해 합일점을 찾았다. 사랑이란 느낌 보다는 인간으로서의 향기로운 신뢰가 싹텄다는 생각이다. 세뇨르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고 싶은 안냐의 희망은 과연 지켜졌을지..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만난 세뇨르와 안냐지만 점점 더 상대방에게 끌리고 있다.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그들의 이야기와 앨런과의 관계가 극한에 이른 마지막 저녁식사에 도드라진다.

무미건조한 노작가의 삶과 의견. 생각들의 일면에 나의 모습이 투영된다. 세상사에 시시콜콜 관심이 여전한 나와 친구들 일부, 생활전선에 깊숙히 뿌리내린 친구들의 말론 아직도 정치에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나란 말을 하는 것처럼 안냐 역시 세뇨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라고 한다.

 

강력한 의견엔 안냐의 의견도 담겨있다.
타이핑이 아니라 편집자의 지위가 부여된 안냐의 참여!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 오랫동안 만나면 차이가 부각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조금씩 의견차가 좁혀지고 닮아가는 모양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찾아온 만남을 통해 세뇨르 C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자신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노작가를 만나 안냐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한번의 짧은 키스와 포옹으로 막을 내린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가 아니라 아주 운 좋은 해의 일기다.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세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읽어야 하는 소설, 다양한 담론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된 계기, 죽음을 목전에 둔 노작가와 갓서른이 된 여자의 만남. 아름답고 향기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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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함정 - 무엇이 우리의 판단을 지배하는가
자카리 쇼어 지음, 임옥희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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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떻게 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왜 자신의 실수임을 알고도 자신의 주장, 입장을 고집할까?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니 집권 2년차를 마무리하는 현정권의 판단에 대한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실수를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했더라면 사건이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오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임에도 아직까지 국민통합보다는 국민분열의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 역시도 나이가 들면서 세상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편벽고루함에 빠져 있지 않은가? 평면적 사고인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도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과거보다 많은 선택.판단을 해야 한다. 자신이 선택하거나 판단한 것에 100% 만족하기보다 다른 대안을 선택했으면 더 좋았을터인데라고 읊조리면서도 거듭 어이 없는 실수를 하고 땅을 친다. 그러면서도 잘못된 판단인줄 알면서도 방향전환이나 대안을 모색하기 보다 첫번째 내린 판단이나 주장을 끝까지 버리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못하는 엄청한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


개인의 판단 실수의 피해도 막심하지만 정부는 한번의 실수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어떤 판단의 옳고 그름을 판가름할때 결과를 보고 평가를 하는 것이므로 버스 지난 뒤에 손 드는 격이 될 수도 있다. 결과만을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과정이나 수단의 문제가 간과되고 결과만 중요하게 취급하는 결과 지상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닐지. 실수를 통해 배워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화성에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에서 말하는 남녀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남과녀가 동일할 것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칼로 물베기란 부부싸움을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동일한 판단이라 할지라도 제각각의 상황이나 시대에 따라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될 것이다.

 

에코의 서재에서 출간한 생각의 함정은 결정적인 순간의 판단 실수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날려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정부나 기업의 실수들, 우화도 같은 예시를 통해 사람이나 조직이 빠지기 쉬운 함정 7가지를 들고 있다.


내가 그 상황이라면 그렇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렇게 전문가라고 자칭타칭 인정하는 사람들의 실수담 모두 자기중심, 기존의 생각을 고수하고 선입견과 타인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요인을 무시한 것이 불러일으키는 폐해를 보고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7가지 생각의 함정은
1. 노출불안_나약함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다.
2. 원인혼란_복잡한 사건의 원인을 혼동하다
3. 평면적 관점_1차원적으로 세상을 보다
4. 만병통치주의_과거의 성공이 미래를 보증한다
5. 정보집착증_광적인 정보독점 혹은 회피
6. 거울이미지_상대도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다
7. 정태적 집착_변화하는 세계를 거부하다

 

어떤 판단실수든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본인의 실수로 본인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니 당사자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역사적인 지만 정책입안자의 판단 실수가 불러오는 엄청난 피해는 누가 보상해야 하나. 특히 저자가 강조한 부시정권의 판단실수로 아직까지도 피해를 입고 있는 이라크인들, 이란인들. 마야문명이 남긴 문서를 폐기한 어느 신부의 이야기와 뉴기니 산악부족을 무참하게 살육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시의적절한 판단을 한 이야기보다 실수담이 더 크게 다가온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범하게 되는 자신의 약점이나 나약함을 노출하기 싫어하는 것, 익힌 고기를 전혀 먹어보지 못했던 부족이 집이 전소되는 화재발생후 익힌 고기맛을 알게되자 집에 불을 질러 고기를 익히는 사건발생의 원인을 잘 못 짚는 일, 좌우흑백논리란 편견들, 과거에 이렇게 했으니 지금도 그 방법이 통할 것이란 생각들, 정보를 해피하거나 독점하려는 논리(쿠데타를 두려워한 후세인이 범한 실수,  쉽게 이라크군이 미군에게 무너졌던 원인), 내가 이러하니 상대방도 이럴 것이다란 생각, 자신의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여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생각들처럼 숱한 사고의 함정에 빠져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있다. 나라면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 같지만 내가 그 상황에 처한다면 절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자신은 솔직히 없다.

 

생각의 함정이 열거하는 7가지 함정에 빠져 치명적인 실수를 하거나 사고의 전환으로 그 함정에 빠지지 않아 수많은 목숨을 구하고 피해를 사전에 막은 사례들중 상당수가 나의 일상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현재 모습이 대부분 겹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어떤 형식이든 지금의 세계는 일방통행식으로 이것이 만병통치약이란 약장수가 억지춘향격으로 강요하는 정책을 강요당하는 국가들이 많다.


반대할 힘도 의지도 없이 신자유주의의 경제질서를 구세주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선택이 생각의 함정에 빠져 범하는 실수가 아니길 바랄뿐이다.

 

사기를 당하는 순간처럼  생각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 내 판단은 탁월해, 더 이상의 선택은 없다는 것을 스스로 합리화하게 되어 실수란 것을 알게 된 순간에도 그 판단을 번복하기 어렵다. 아무리 주변에서 반대를 하고  바람직한 선택대안이 있다고 하더라도 철회할 수 없는 어리석은 판단의 장면을 너무나 많이 보게된다. 자신의 판단이나 정책의 좋은 점만을 보려하고 단점을 보지 않으려는 우리의 정치현실처럼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함정이 바로 생각의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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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직언하고 가차 없이 탄핵하다 - 조선은 어떻게 부정부패를 막았을까
이성무 지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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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는 왕조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일 왕조가 4~500년을 지속한 역사를 자랑한다. 그 이면을 면면히 들여다보면 정복왕조가 없는 관계로 지배계층의 변화가 없었다는 이야기와 통한다. 고려의 지배계층으로 신라의 귀족 후손이 등장하고 조선의 양반층 역시 고려의 귀족층의 후손이 즐비하다. 다시 말하자면 피지배계층의 입장으로 보면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란 생각을 잠시잠깐 하게 된다.

 

왕조가 500년동안 지속된 요인중의 하나로 부정부패의 고리를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구비를 근거로 드는 조선은 어떻게 부정부패를 막았을까란 책의 주된 논지이다.
전하 아니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주청을 들이고, 암행어사 출도야라고 외치는 소리가 전국방방곡곡을 울려도 조선은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못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구비하여 500년간 유지되었다는 이야기다.

 

 조선시대는 왕권을 강화하려는 세력과 신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세력간의 끊임없는 대립과 상호 견제의 역사였다. 3번 이상 간했을때 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이상 주청하지 말라는 왕의 말을 끝까지 거부한 대간들이 있었다 하더라고 왕의 입장이 관철되었다 하지만 대간들은 그 이후에도 관리 임용이나 주요정책에 토를 달고 반대의견을 목숨걸고 내놓았다.

 

지금의 우리 정부에도 백성을 위해 관직을 걸고 진언을 할 참모나 관리들이 있는가? 전무하다고 보인다.신하는 왕권을 견제하고 왕은 신권을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에 덧붙여 백성이 이 둘을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있었다면 아마도 조선왕조가 역사의 유물로 기억되지 않고 복원되지 않았을까?

 

 관리들의 임명에 대한 심사, 비리를 감찰하는 사헌부, 왕의 정책에 대한 견제를 위한 사간원, 집현전의 후신인 홍문관을 일러 언론 삼사라 하여 관직중 최고의 관직이라고 칭하고 대제학을 많이 배출한 집안을 명문가라고 했던 광산김문의 후손인 고교시절 은사의 말씀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간은 관료를 감찰 탄핵하는 임무를 가진 대관(臺官)과 국왕을 간쟁(諫諍)하는 임무를 가진 간관(諫官)을 합쳐 부르는 말로 사헌부가 대관의 소임을 담당했다면 사간원이 간관의 소임을 담당했던 기관이다. 여기다 홍문관까지 합세하여 상호협조하기도 하였지만 상호 견제를 통해 적임자를 임명하고 그른 정책을 바로잡는데 자신의 목숨을 건 대쪽 같은 선비정신을 우리는 읽는다.
놀라운 사실은 부하관원이 사헌부나 사간원의 수장을 탄핵할 수 있었다는 것은 상명하복의 원칙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검사, 경찰, 군은 물론이고 공직사회 내부비리 고발자를 보호해주지 않는 우리 현실에 대비하면 가히 충격적이다.

 

 또한 인구에 회자되는 풍문만으로도 고위관료를 탄핵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조선의 부정부패가 자심했었다는 방증이며 두 딸을 거푸 왕에게 바친 한명회에 대한 탄핵이 수도 없이 많았음에도 오랜 기간동안 만인지상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대간제도의 한계도 분명하다.

 

 대간은 천하제일의 인물, 강직하고 청렴한 인물, 가문좋은 문과 급제자여만 오를 수 있는 관직이었으며 이들은 청요직으로 출세가 보장되는 자리기도 했기에 친가는 물론이고 처가의 조상중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으면 임면이 취소되었을 정도였다. 이런 중요한 직책에 대한 인사권이 의정부에 있지 않고 이조전랑에게 있었다는 것을 고구하면 정권이 바뀌어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의 수장들이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모두 옷을 벗어야하는 지금과 크게 대비된다.

 

 조선왕조의 대간제도가 순탄한 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왕권을 강화하려 했던 태종, 세조, 폭군의 치세기엔 대간은 존재했으되 그 역할이나 위상이 크게 축소되었고 세종대왕 치세 초기에도 대간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의 경우 대간제도와 아울러 지방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기 위해 문과 급제자를 중심으로 암행어사를 전국 각지에 파견하여 탐관오리들을 처벌하였다고 하지만 매관매직, 탐관오리를 근본적으로 막는데는 실패하였고 대간제도가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세도정치가 시작되면서 조선왕조는 망국의 길을 걸었다고 하는 내인론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조선이 대간제도와 암행어사를 통해 부정부패를 척결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을 고구하기 보다는 조성왕조 500년 존립의 근거를 신권과 왕권의 상호견제를 통해 부정부패를 최소화시켰던 제도적 장치와 그 역사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으나 전직대통령의 비리 관련 신문기사를 서두와 종언에 거푸 인용한 것은 정치적인 색채가 은연중에 배여있다는 느낌도 든다.

 

 조선시대에도 대간제도와 암행어사를 통해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자정을 하려했고 왕권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자  목숨을 걸고 진언을 거듭했던 조선 선비들의 대쪽같은 정신에다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려는 공직자 정신을 지닌 고위관료가 드문 현실이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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