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함정 - 무엇이 우리의 판단을 지배하는가
자카리 쇼어 지음, 임옥희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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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왜 자신의 실수임을 알고도 자신의 주장, 입장을 고집할까?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니 집권 2년차를 마무리하는 현정권의 판단에 대한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실수를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했더라면 사건이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오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임에도 아직까지 국민통합보다는 국민분열의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 역시도 나이가 들면서 세상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편벽고루함에 빠져 있지 않은가? 평면적 사고인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도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과거보다 많은 선택.판단을 해야 한다. 자신이 선택하거나 판단한 것에 100% 만족하기보다 다른 대안을 선택했으면 더 좋았을터인데라고 읊조리면서도 거듭 어이 없는 실수를 하고 땅을 친다. 그러면서도 잘못된 판단인줄 알면서도 방향전환이나 대안을 모색하기 보다 첫번째 내린 판단이나 주장을 끝까지 버리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못하는 엄청한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


개인의 판단 실수의 피해도 막심하지만 정부는 한번의 실수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어떤 판단의 옳고 그름을 판가름할때 결과를 보고 평가를 하는 것이므로 버스 지난 뒤에 손 드는 격이 될 수도 있다. 결과만을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과정이나 수단의 문제가 간과되고 결과만 중요하게 취급하는 결과 지상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닐지. 실수를 통해 배워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화성에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에서 말하는 남녀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남과녀가 동일할 것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칼로 물베기란 부부싸움을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동일한 판단이라 할지라도 제각각의 상황이나 시대에 따라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될 것이다.

 

에코의 서재에서 출간한 생각의 함정은 결정적인 순간의 판단 실수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날려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정부나 기업의 실수들, 우화도 같은 예시를 통해 사람이나 조직이 빠지기 쉬운 함정 7가지를 들고 있다.


내가 그 상황이라면 그렇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렇게 전문가라고 자칭타칭 인정하는 사람들의 실수담 모두 자기중심, 기존의 생각을 고수하고 선입견과 타인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요인을 무시한 것이 불러일으키는 폐해를 보고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7가지 생각의 함정은
1. 노출불안_나약함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다.
2. 원인혼란_복잡한 사건의 원인을 혼동하다
3. 평면적 관점_1차원적으로 세상을 보다
4. 만병통치주의_과거의 성공이 미래를 보증한다
5. 정보집착증_광적인 정보독점 혹은 회피
6. 거울이미지_상대도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다
7. 정태적 집착_변화하는 세계를 거부하다

 

어떤 판단실수든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본인의 실수로 본인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니 당사자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역사적인 지만 정책입안자의 판단 실수가 불러오는 엄청난 피해는 누가 보상해야 하나. 특히 저자가 강조한 부시정권의 판단실수로 아직까지도 피해를 입고 있는 이라크인들, 이란인들. 마야문명이 남긴 문서를 폐기한 어느 신부의 이야기와 뉴기니 산악부족을 무참하게 살육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시의적절한 판단을 한 이야기보다 실수담이 더 크게 다가온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범하게 되는 자신의 약점이나 나약함을 노출하기 싫어하는 것, 익힌 고기를 전혀 먹어보지 못했던 부족이 집이 전소되는 화재발생후 익힌 고기맛을 알게되자 집에 불을 질러 고기를 익히는 사건발생의 원인을 잘 못 짚는 일, 좌우흑백논리란 편견들, 과거에 이렇게 했으니 지금도 그 방법이 통할 것이란 생각들, 정보를 해피하거나 독점하려는 논리(쿠데타를 두려워한 후세인이 범한 실수,  쉽게 이라크군이 미군에게 무너졌던 원인), 내가 이러하니 상대방도 이럴 것이다란 생각, 자신의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여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생각들처럼 숱한 사고의 함정에 빠져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있다. 나라면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 같지만 내가 그 상황에 처한다면 절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자신은 솔직히 없다.

 

생각의 함정이 열거하는 7가지 함정에 빠져 치명적인 실수를 하거나 사고의 전환으로 그 함정에 빠지지 않아 수많은 목숨을 구하고 피해를 사전에 막은 사례들중 상당수가 나의 일상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현재 모습이 대부분 겹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어떤 형식이든 지금의 세계는 일방통행식으로 이것이 만병통치약이란 약장수가 억지춘향격으로 강요하는 정책을 강요당하는 국가들이 많다.


반대할 힘도 의지도 없이 신자유주의의 경제질서를 구세주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선택이 생각의 함정에 빠져 범하는 실수가 아니길 바랄뿐이다.

 

사기를 당하는 순간처럼  생각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 내 판단은 탁월해, 더 이상의 선택은 없다는 것을 스스로 합리화하게 되어 실수란 것을 알게 된 순간에도 그 판단을 번복하기 어렵다. 아무리 주변에서 반대를 하고  바람직한 선택대안이 있다고 하더라도 철회할 수 없는 어리석은 판단의 장면을 너무나 많이 보게된다. 자신의 판단이나 정책의 좋은 점만을 보려하고 단점을 보지 않으려는 우리의 정치현실처럼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함정이 바로 생각의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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