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 이야기 1 - 최초의 경제학자 관중 춘추전국이야기 (역사의아침) 1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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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교해 보이는 전망이 사실은 과거의 추세에 현재의 변수를 집어넣어 약간의 수정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과 과거의 수치, 곧 역사적으로 관찰된 사실이 없으면 어떤 예측도 불가능하다. 사회과학에서 현재는 과거의 종속변수이며, 미래는 현재의 종속변수다. -Page11

 

춘추전국 이야기는 역사의 전거를 기초로 오늘의 시각으로 인물들을 재평가한 또 다른 사기열전이란 생각이 든다. 사기열전 보다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춘추전국시대의 시대상과 한계와 역사적 의의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특히 그 당시의 지리적 환경과 각 나라의 특성을 덧붙여 마치 춘추전국시대의 지도를 들고 역사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가 당대의 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관포지교로 익숙한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 관자란 문집이 후대에 전할 정도로 춘추시대의 패러다임을 정립한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나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인물이다.

'관중은 춘추시대의 경제체제, 행정, 군사, 법률, 외교 등 모든 방면에 질서를 세운 사람이다.
사농공상의 분업, 시장의 활성화, 국제무역, 농지개간, 세제개혁, 중앙과 지방 행정체제 확립, 삼군제도의 정비, 법령의 집행방식 확립, 존왕양이와 회맹질서의 수립, 이 모든 것이 관중의 손에서 나왔다.'


"관이오가 말한 대로 하십시오."- 무한 신뢰가 관중을 만들었다.
나를 낳은 사람은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다.라고 인정할 정도로 관중은 포숙아가 있었기에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장사에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모사에도 실패하고, 출사에도 실패하고, 전투에도 실패한 관중을 끝까지 인정한 사람이 포숙아였고 그런 경험이 관중이 사람들의 어려움을 아는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어느 정도의 신뢰가 쌓여야 죽는 날까지 한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까 관중보다 포숙아의 경지가 더 높은 것은 아닐까. 포숙아는 착한 사람이라 관중 사후의 제나라를 이끌 제목이 못된다고 추천하지 않는 관중을.. 항상 제몫을 더 많이 챙겼어도 한마디 불평도 없이 신뢰하는 친구..
최근에 읽은 책의 내용처럼 행운의 절반은 내가 만들고 나머지 절반은 친구가 만들어준다는 말처럼 관중은 친구하나는 정말 잘 사귀었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적을 인재로 받아들인 환공
규의 스승이었던 관중과 소홀(관중은 살아서 이름을 남기고 소흘은 죽어서 절개를 지킨다.), 소백의 스승이었던 환공, 제나라의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망명지에서 제나라로 달려가던 환공에게 활을 쏘았던 관중을 포숙아의 천거도 있었지만 삼흔삼욕(三釁三浴, 세번 목욕재계하고 세번 향을 피우는 예, 삼고초려와 유사)의 지극 정성으로 인재로 등용한 환공도 대단한 인물이다.
사냥, 술, 미색을 좋아하는 자신의 단점을 실토하는 환공, 관중은 지도자의 사적인 욕망은 받아들이며선 과단성 있는 결정과 실행을 환공에게 요구한다. 관중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었던 그이지만 관중의 유언- 자신의 아이를 삶아바친 역아, 스스로 성기를 잘라  환관이 된 수조, 환공을 섬긴다는 명목으로  15년간이나 부모를 찾지 않은 개방을 멀리하라-을 무시하여 끝내 자식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수십일간이나 시신이 방치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된다.

 관중이 천거한 습붕도 관중 사후 포숙아도 습붕도 금새 유명을 달리한다. 백년해로한 부부가 사별을 하면 오래지 않아 남은 사람도 저승을 따라가는 것처럼.

 

백성의 욕구를 억제한 진나라와 채워주려한 제나라의 차이

'창고가 가득차면 예절을 알게 되고, 입고 먹는 것이 족하면 영욕을 알게 된다.'

 

백성들이란 근심과 고생을 싫어하니, 나는(군주는) 그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
백성들이란 가난과 비천함을 싫어하니, 나는 그들을 부유하고 귀하게 해줘야 한다.
백성들이란 위험에 떨어지는 것을 싫어하니, 나는 그들을 안전하게 보존해야 한다.
백성들이란 자신이 죽고 후대가 끊어지는 것을 싫어하니, 나는 그들이 수명을 누리고 후대를 잇도록 화육해야 한다.


 

제나라 환공과 관중은 백성이 원하는 것을 가져다 주려하였고 관리의 욕구를을 억제하였지만 진나라는 백성의 욕구을 억제하여 천하를 장악하고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정책이 바로서니 천하에서 사람이 몰려들다.
낮은 세율, 넘치는 물화, 국제무역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제나라, 천하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농업 중심국가에선 인구수가 국가경쟁력이요, 힘이기에 서쪽 변방에 있던 진나라가 중원으로 진출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였다.


신뢰의 정치
'관중과 환공은 기존의 예법보다도 자신들의 입으로 말한 기준을 지키는 사람들이었다. 기준을 남이 지키게 하려면 먼저 자신이 지킨다는 것이 이들의 원칙이었다. 관자는 법에 대한 기준을 되풀이해서 강조한다.

 

옳은 말인데도 받아들이지 않고, 그릇된 말인데도 폐기하지 않고, 공이 있는데도 상을 주지 않고, 죄가 있는데도 주살(벌)하지 않으면서 백성을 잘 다스린 예는 고래로 없었다. 옳으면 반드시 받아들이고, 그르면 반드시 폐기하고, 공이 있으면 반드시 상을 내리고, 죄가 있을 때 반드시 주살하면 어찌 다스릴 수 없겠는가? - 관자 七法

 

기준을 제시하고 지키지 않으면 질서의 주재자가 아니다. 법을 일관되게 지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법을 누구한테나 공정하게 행하는 사람도 드물다. 특히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305쪽

 

'환공의 누이로 노나라 장공에게 시집가 자식이 없었는 애강이 경보와 불륜을 저지르면서 패악을 저지르자 죽인 일로 환공을 애강을 죽인다.(제나라 양공과 근친상간에 빠진 문강의 문제로 양공은 노나라 환공을 죽인 일도 있음')

 

진 효종의 재상 상앙이 백성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행했다는 이목지신(移木之信)이란 말처럼 정치의 기본은 신뢰다. 백성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부는 절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요 겉으로 강한 나라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역사가 반증한다.

平之如水라는 말처럼 관중은 정책이나 기준, 법을 공평무사하게 시행하였고 다른 나라를 정복할 수 있음에도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포기하는 모습은 그 시대에나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싶다.

 

더 많은 것을 주어라.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나라에게 빼앗은 땅을 되돌려 준 관중과 환공. 열 여섯차례의 회맹을 통해 맺은 신뢰로 융적이란 북방과 낭방의 초의 세력으로부터 제나라는 물론이요 중원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고향에서 먹을 거리가 오면 남에게 나누어줄 것은 가장 좋은 것으로 나누었더니 나중에 더 큰 것이 돌아오더란 누이의 말이 귓가 맴돈다.

종법 질서를 무너뜨리고서도 노예출신의 백리혜를 등용한 진목공, 남방의 초나라는 관중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기존의 전투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야금야금 중원을 향하고 있었다.


제초진진이란 춘추시대의 4강구도가 형성되고 관중의 사후엔 지금과는 다른 양상의 살육전이 일어날 줄은 관중도 몰랐지 않을까. 싸우다 보면 친해진다는 말처럼 다양한 민족, 다양한 문화가 버무려져 황화의 작은 부족국가가 자연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지역까지 아우르는 제국이 될 수 있었던 기틀이 춘추전국시대에 마련되었고 그 씨앗을 뿌린 사람이 바로 관중이 아닐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지 않는 정책은 실책이다. 관중과 환공이 조금만 더 욕심을 부렸더라면 중원을 최초로 통일한 제국의 주인공이 되지 않았을까란 상상도 해보지만 그 시대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물질적인 욕구충족을 아직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책, 진시황이나 수나라처럼 전국방방곡곡을 토목공사의 현장화시키는 정책이 과연 이 시대에도 맞는 해법일까. 시대는 달라졌고 백성들도 달라졌으되 달라지지 않은 우리의 정치수준이 더 큰 화를 불러오기전에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백성의 소리에 귀닫고 법과 질서, 기준의 준수를 백성에게만 강요하고 위장전입, 탈법투기, 뇌물수수를 한 인사들을 고위직 인사로 천거하여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이 관중의 뒷꿈치만 따라간다면 대한민국은 엄청나게 다른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그들이 필독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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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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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워터는 미국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교재로 책택될 정도로 감동적인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아들이 존경해 마지 않는  어머니 루스 맥브라이드 조던은 210년 1월 9일 영면하였다.

65세의 나이로 사회복지행정학으로 학위를 받고 봉사활동을 펼치던 그녀의 삶은 파노라마와 같은 인생 그 자체이고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다시금 입증시킨 분이다.

 

인종차별과 가난이란 역경을 극복하고 두 남편에게서 얻은 흑인 12 자녀를 모두 대학을 보내고 대부분 대학원을 졸업하여 전문인으로 키워낸 어머니의 인생 역정 그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다.

유복자로 태어난 여덟째 제임스 맥브라이드와 어머니 루스 맥브라이드 조던이 1인칭 화자로 등장하여 각편을 펼쳐나가고 있지만 기실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했던 아들의 노력이 빚어낸 작품이라 하겠다.

 

1921년 유대교 전통랍비인 아버지와 장애인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하였지만 아버지의 성적학대와 노동착취를 받을 정도로 단 한번도 행복하지 않았던 유년 시절을 보낸다.

 

'사람들은 가난하고 굶주렸단다. 내가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배를 곯지 않았다는 건 나도 인정해. 그 사람들처럼 부둣가에서 잡은 거북이나 게를 먹진 않았어. 결혼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먹는 걸로 굶주려본 적은 없었어. 그렇지만 다른 식으론 굶주렸었지. 사람과 온기에 굶주렸단다. 그런 건 조금도 가져보지 못했어.  98쪽

 

그 당시만 해도 백인여자가 흑인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은 백주 대낮에 살해당할 정도로 흑백 인종 차별이 극심했던 시점이었다. 그로 인해

어머니가 늘 '나는 죽은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시던 것처럼 그녀는 친정에선 잊혀진 존재로 살아야만 했다.

유대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한 그녀는 남편 복 없는 사람은 자식복도 없다는 속담과 정반대로 두명의 남편복과 열두명의 자식복을 타고났다. 어머니는 불행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자식만큼은 행복하게 키우고 싶다는 집념어린 행보가 눈물겹다.

 

 

'엄마는 스스로를 '색이 옅은 피부라고 정의했고 처음엔 나도 그렇다고 인정했지만 언제부턴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의 무언가, 어떤 통증이,점점 더 심해지는 가려움 같은 게 내게 일러주고 있었다. 그건 내 피 속에 있는 듯했고,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어갔는지 몰라도 몹시도 나를 괴롭혔다. 왜 그랬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엄마는 자신이 백인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학교 선생님들조차 엄마는 백인인데 난 아니란 걸 아는 눈치였다. '학교 방문의 날'마다 선생님들이 제일 자주하는 질문이 "제임스가 입양되었나요?" 하는 것이었는데 엄마는 그때마다 분개해 마지 않았다.'  31쪽

 

어쩌면 미국이 겪은 흑백,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기록은 어쩌면 점증하는 다문화가정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향후 겪어야 할 것을 미리 보여주는 것 같다.


그녀는 흑인의 인권운동에 적극 활동한 적은 없지만 자녀를 흑인학교보다는 백인학교로 보내 차별과 냉대를 이기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아이로 키운 점이 남다랐다.

 

어머니는 가난했지만 머리가 빈 부자로 아이들을 키우길 원하지 않았고 백인 부자처럼 되고 싶어하는 흑인 부자를 경멸하였고, "엄마에게 가족은 자신이 만들어낸 하나의 세계였다'는 것처럼 정부의 지원을 신청하지 않고도 모든 아이를 자신의 책임으로 양육하려고 한 강한 어머니였다.

 

백인이었지만 흑인을 흑인보다 더 사랑한 어머니,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피부색이 아니라는 것을 자녀들에게 강하게 주지시켰기에 혹독한 방황을 거친 이 책의 저자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중심을 잡게 한 힘이 되지 않았을까.

자식많은 집은 부모가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이 키운다는 말처럼 어머니가 왕인 국가에 서열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다른 형제들이 모두 집을 떠나게 되어 자신이 서열 1위가 되었때의 책임감을 제임스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미국 사회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은 아직도 100%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어려운 역경에서도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뭉클하게 다가온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하지만 그분들의 헌신이 있기에 우리 사회가 이 만큼 나아지지 않았을까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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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기업 - 위대한 기업을 뛰어넘는
최상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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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회사는 어디인가?
지금까지 맥도널드로 알았는데, 세븐 일레븐이 역전을 했다고 한다. 세븐일레븐을 일본의 기업으로 알았는데, 미국 기업이었고 이토요카도의 경영진이 설립한 세븐 일레븐 제팬이 크게 성공하여 모기업을 흡수하고 미국의 세븐일레븐까지 아울렀다니 놀랍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할인점과 백화점의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이 수세에 몰린 것은 일본과 유사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경우 할인점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SSM까지 진출하여 동네 구멍가게들과 전쟁을 펼치고 있다. 유통업종의 개장시간, 휴무일에 대한 통제가 일본이나 프랑스에 비해 약한 우리와는 다른 양상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까르푸, 월마트 같은 세계 최고의 유통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철수를 한 형국은 우리나라와 엇비슷하다. 세계 표준이 로컬 표준을 넘지 못한 것의 증표이다.

 

위대한 기업을 뛰어넘는 이기는 기업이란 책은 일본 유통과학대학에 재직중인 한국인 유통전문학자가 일본 유통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책이다.

이기는 기업이 되는 것은 모든 경영자의 꿈이다. 그러나 오늘 이기는 기업이 내일 반드시 이기는 기업으로 살아남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이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기업은 과거에는 이기는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이기지 못하는 기업이 된 경우도 아주 많다.

특히나 이기는 기업에 등장하는 기업들 역시 복잡다단하게 변화하는 일본의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부적응으로 도태된 기업도 있었고 신유통업태를 창출한 기업들은 현재는 이기는 기업이나 미래에도 이기는 기업으로 존속하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교훈이다.

 

그중 철도회사로 늦게 시작하여 부동산 개발에 대한 예측을 잘하여 성공한 한큐백화점과 몇년 안에 우리회사는 망할 것이다란 시나리오하에 무사업계획의 회사로 유명한 100엔샵의 대표주자 다이소의 경영철학이 이채롭다.

 

패스트패션 기업인 유니클로, H&M, 재미한국인 장도원씨가 운영하는 포에버21의 신업태도 눈여겨 볼만한 사례들이다.

아사히맥주에 대적하기 위한 기린과 산토리의 경영통합 시도 실패사례, 세계 2위 유통회사인 까르푸의 일본진출 실패 등의 사례도 특이할 만하다.(우리나라에서도 까르푸, 월마트의 철수함)

 

'나 자신을 위해 한 일은 나의 죽음과 함께 소멸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한 일은 영원히 기억된다'라는 내용의 글을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일본의 유통황제 다이에의 창업자 나우우치 이사오(中內功)회장이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다.
경영환경변화를 읽지 못하고 무리한 확장으로 자신이 키운 다이에에서는 불명예 퇴진을 하였지만 유통업의 발전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여 설립한 유통과학대학은 길이 남을 것이다.
또한 필리핀의 오지에서 군화를 물에 불려 먹었던 참혹한 태평양 전쟁 참전체험을 했던 그의 남다른 이력도 기억에 남는다.(그래서 그는 최저 가격을 고집했다.)

 

일본과 대한민국이 다른점을 본다. 다이에와 마쓰시다의 30년에 걸친 제판갈등, 30년동안 다이에에서는 파나소닉의 제품을 전혀 판매할 수 없었다. 파나소닉 대리점 판매가 보다 낮은 가격에 파나소닉의 제품을 다이에에서 판매한 것을 막으려는 마쓰시다의 방해로..
우리나라에서는 유통점이 그럴 수 있을까? 제판이 한몸인 그룹사가 많고 아직도 중소기업은 유통사가 왕이지만 대기업 제품은 여전히 제조사가 힘이 더 센 것이 사실이다.


단까이세대의 정년퇴직, 버블붕괴, 디플레이션시대, 초고속 고령화사회의 도래, 출산율저조 등으로 전체 시장의 변화를 미리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통하여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서도 미래의 환경변화를 미리 대비하지 않고서는 오늘날 대형화된 유통회사들중 상당수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기는 기업들의 전략을 아주 상세하게 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은 크나 일본 유통업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바로미터를 이 책은 충실하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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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의 진실 - 조선 경제를 뒤흔든 화폐의 타락사
박준수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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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백전
대원군이 경복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한 액면가 최고액의 화폐, 민생고만 불러일으켰고  심지어는 4대문 출입세까지도 받았고 양반들이나 백성들에게 갹출도 강요했다니 얼마나 간난신고했을까 그 시대를 살아온 민초들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 )는 그래셤의 법칙이 우선 생각나게 하는 박상준의 악화의 진실은 경제학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 조선의 역사가 황혼기에 접어든 시간속으로 상상여행을 떠나게 한다.

 

대영제국의 엘리자베스 1세 치세하에 동일한 액면가치로 금화, 은화, 동화를 찍어 시중에 유통하자 실질가치가 높은 금화와 은화(양화)는 사라지고 악화(동화)만 남게 되어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고 외환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지금도 기축통화인 달러의 발행국인 미국이 누리는 시뇨리지(seigniorage) 효과로 누리는 이익이 오늘의 만성적인 재정적자국 미국을 유지하는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다.


제국주의의 마수가 조선을 희롱하던(병인양요, 신미양요)  1866년 10월 김병학의 제의에 따라 금위영에서 주조, 발행된 당백전은 1867년 6월 17일 주조 중단될때까지 물경 1600만냥이 발행되었다. 상평통보보다 100배의 액면이지만 당백전을 주조할 원자재 부족을 이유로 가볍게 만들어 당백전 하나의 명목가치가 실질가치의 20배를 좌우해 상인들이나 백성들이 외면하여 실제 화폐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지만 실질가치와 명목가치의 차액을 조선의 재정확충에 사용하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담긴 돈이다.

 

잇다른 전쟁과 임진왜란시 백성을 버리고 도주한 왕조에 반발한 백성들의 손에 불탄 경복궁을 중건하는 전대미문의 토목공사를 진행하던 대원군이 최악의 수단인줄 알면서도 발행한 악화 당백전은 물가폭등으로 민생고만 키워주어 대원군의 정치생명을 단축케하고 민심을 이반케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땡전 한푼 없다"고 할때 땡전이 바로 당백전이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지금의 우리는 경복궁이란 문화재를 보유하게 되었으니 공과는 구분하여야 하지 않냐고 강변할 수도 있겠다. 보릿고개를 없애준 독재자를 인정하는 것이 대세가 되어버린 것처럼 지금 전국 곳곳에서 재개발, 4대강 살리기의 명목으로 진행되는 대토목공사의 문제점 역시 후세엔 묻히고 공만 살아남을 것이란 자신감으로 밀어부치는지 요지부동인 현집권자들이 악화의 진실을 필독한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악화의 진실은 시전(육의전)과 송파 객주의 대립, 사주전을 쫓는 관리, 당백전 발행과 발행중단에 이르는 조선 관리들의 의사결정이 축을 이루고 있다.

 

대행수 나징하는 막강한 재원바탕으로 바지사장들을 내세워 송파객주의 행수들에게 저리로 돈을 펑펑 빌려주어 송파객주가 빚의 굴레에 빠져들게 만들게 하였다고 대대적인 회수에 들어가 망하게 만드는 모습(이는 신자유주의의 모범국이라던 아일랜드가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한 모습과 비슷하다. 대한민국도 언제 당할지 모르는 상황~)은 오늘날의 금융전쟁을 보는 것 같이 소름이 끼친다.

 

주조시 차익이 크니 상평통보를 위조하던 사주전도 문제였는데 전국 곳곳에서 사주전이 늘어나 조선정부는 골머리를 앓는다. 청렴강직한 말단관리의 헌신적이 추적끝에 발견한 깨진 당백전에 담긴 진실은? 낱낱이 밝혀야 하는 진실이었건만 좋은게 좋다는 식의 때론 밝히지 말아야 하는 진실도 있다고 그 진상을 온전하게 밝혀 처결하지 못한 한계가 가슴아프다. 이는 현재도 횡행되는 정치사건에 대한 수사가 판박이가 아닐까? 짜고 치는 고스톱, 실세는 절대 안밝혀진다. 그러려니 할뿐이지~

 

빌린 돈은 당백전으로 갚고 상평통보는 수중에 보관하고 지천으로 돈이 흔해지니 물가앙등, 현물을 많이 가진놈이 장땡! 김좌근은 수하에게 당백전 발행을 숨기기만 김병학은 뒷배를 위해 정보를 흘려 나징하가 패착을 두고 송파 객주가 횡재를 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이 정말로 흥미롭다. 오늘 뉴스를 보니 우리 국민들이 해지한 우량 펀드를 외국이 싹쓸이 쇼핑을 한다고. 참말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때국놈이 번다고, 외국인 투자시장 개방률이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생각나게 만든다.

 

"모든 개혁은 처음에는 백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하지. 하지만 그 개혁에 백성들이 빠지게 되면, 결국 개혁이라는 것은 임금과 신하들 간의 힘겨루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

 

어떤 정책이든 그 시행의 여파로 희생을 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 정책의 시행으로 이득을 보게 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고 힘이 강해 희생자들의 간난신고는 안중에도 없다.

 

경복궁 복원이란 대토목공사로 곳간이 비어버린 조선, 호화찬란한 청사신축, 무리한 부동산 개발, 선심성 공략의 이행으로 곳간이 비어버린 지자체와 LH공사는 물론이고 나날이 늘어가는 재정적자가 경보등을 울리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겹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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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살인자
서미애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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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드라마든 소설이든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라 현실성이 극히 없을 성 싶어 보이는 이야기도 되짚어보면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 어느 곳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란 느낌이 강할 수록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특정 사회현상에서 일반화되고 객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의 액기스를 모은 단편 추리소설집이 반가운 살인자가 아닐까?

 

기혼자이다 보니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남편을 죽이는 서른가지 방법, 살인협주곡, 비밀을 묻나는 더 가슴 떨림이 밀려든 작품이다. 사랑이 밥 먹여주냐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무미건조한, 의무감이 앞서는 부부라면 한번쯤 사악한 상상을 하고도 남지 않을까?

 

 다른 남자를 만나는 아내와 사랑스러운 딸, 파산한 아버지, 동네에서 비내리는 목요일마다 발생하는 연쇄살인, 살인자를 찾아다니는 그, 딸에게 유산을 남겨주려는 아버지의 부정,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결과는~반가운 살인자는 영화론 어떻게 그려졌을지 자뭇 궁금해진다.


매일매일 남편 죽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여자, 부부가 서로 반려자를 죽일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부부의 마지막 여행, 불륜관계인 친구 남편의 죽음을 파고들다 살인자의 노림수에 빠져 비명횡사하는 방속작가의 이야기~ 서로 죽이고자 했던 부부의 이야기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만의 살인계획을 인지하고 서로를 걱정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죽어간 부부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사이코패스, 연쇄살인, 왕따, 근친에 의한 성폭행의 문제를 그린 작품은 절박성, 사회문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등장인물의 비참한 현실, 슬픔과 분노, 그리고 놀라움이 동반되어 손에 땀이 절로 돋아난다.

 

한번도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전과자가 하나님에게 항의하고 싶었던 것처럼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지는 불운의 연속인 사람들, 하늘은 그들에게 최소한의 행복할 수 있는 권리마저 박탈한 것 같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숟가락 2개.

 

증오, 질투, 일확천금, 편견, 동성애, 파산, 범죄자, 일확천금, 다중인격~

 

지금의 사회는 어느 한순간 나를 회복불능의 나락에 빠뜨릴 수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한다.
피할 수 없는 강파른 운명 앞에 선 그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가 가능한 사건들 앞에 한순간 멍해지기도 했지만 어쩌나 싶을 정도로 가슴아리고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반전 앞에 어리둥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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