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기업 - 위대한 기업을 뛰어넘는
최상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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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회사는 어디인가?
지금까지 맥도널드로 알았는데, 세븐 일레븐이 역전을 했다고 한다. 세븐일레븐을 일본의 기업으로 알았는데, 미국 기업이었고 이토요카도의 경영진이 설립한 세븐 일레븐 제팬이 크게 성공하여 모기업을 흡수하고 미국의 세븐일레븐까지 아울렀다니 놀랍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할인점과 백화점의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이 수세에 몰린 것은 일본과 유사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경우 할인점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SSM까지 진출하여 동네 구멍가게들과 전쟁을 펼치고 있다. 유통업종의 개장시간, 휴무일에 대한 통제가 일본이나 프랑스에 비해 약한 우리와는 다른 양상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까르푸, 월마트 같은 세계 최고의 유통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철수를 한 형국은 우리나라와 엇비슷하다. 세계 표준이 로컬 표준을 넘지 못한 것의 증표이다.

 

위대한 기업을 뛰어넘는 이기는 기업이란 책은 일본 유통과학대학에 재직중인 한국인 유통전문학자가 일본 유통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책이다.

이기는 기업이 되는 것은 모든 경영자의 꿈이다. 그러나 오늘 이기는 기업이 내일 반드시 이기는 기업으로 살아남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이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기업은 과거에는 이기는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이기지 못하는 기업이 된 경우도 아주 많다.

특히나 이기는 기업에 등장하는 기업들 역시 복잡다단하게 변화하는 일본의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부적응으로 도태된 기업도 있었고 신유통업태를 창출한 기업들은 현재는 이기는 기업이나 미래에도 이기는 기업으로 존속하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교훈이다.

 

그중 철도회사로 늦게 시작하여 부동산 개발에 대한 예측을 잘하여 성공한 한큐백화점과 몇년 안에 우리회사는 망할 것이다란 시나리오하에 무사업계획의 회사로 유명한 100엔샵의 대표주자 다이소의 경영철학이 이채롭다.

 

패스트패션 기업인 유니클로, H&M, 재미한국인 장도원씨가 운영하는 포에버21의 신업태도 눈여겨 볼만한 사례들이다.

아사히맥주에 대적하기 위한 기린과 산토리의 경영통합 시도 실패사례, 세계 2위 유통회사인 까르푸의 일본진출 실패 등의 사례도 특이할 만하다.(우리나라에서도 까르푸, 월마트의 철수함)

 

'나 자신을 위해 한 일은 나의 죽음과 함께 소멸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한 일은 영원히 기억된다'라는 내용의 글을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일본의 유통황제 다이에의 창업자 나우우치 이사오(中內功)회장이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다.
경영환경변화를 읽지 못하고 무리한 확장으로 자신이 키운 다이에에서는 불명예 퇴진을 하였지만 유통업의 발전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여 설립한 유통과학대학은 길이 남을 것이다.
또한 필리핀의 오지에서 군화를 물에 불려 먹었던 참혹한 태평양 전쟁 참전체험을 했던 그의 남다른 이력도 기억에 남는다.(그래서 그는 최저 가격을 고집했다.)

 

일본과 대한민국이 다른점을 본다. 다이에와 마쓰시다의 30년에 걸친 제판갈등, 30년동안 다이에에서는 파나소닉의 제품을 전혀 판매할 수 없었다. 파나소닉 대리점 판매가 보다 낮은 가격에 파나소닉의 제품을 다이에에서 판매한 것을 막으려는 마쓰시다의 방해로..
우리나라에서는 유통점이 그럴 수 있을까? 제판이 한몸인 그룹사가 많고 아직도 중소기업은 유통사가 왕이지만 대기업 제품은 여전히 제조사가 힘이 더 센 것이 사실이다.


단까이세대의 정년퇴직, 버블붕괴, 디플레이션시대, 초고속 고령화사회의 도래, 출산율저조 등으로 전체 시장의 변화를 미리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통하여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서도 미래의 환경변화를 미리 대비하지 않고서는 오늘날 대형화된 유통회사들중 상당수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기는 기업들의 전략을 아주 상세하게 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은 크나 일본 유통업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바로미터를 이 책은 충실하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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