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1
이윤기 지음 / 민음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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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옛날 이야기에 아직도 열광하는가?
서양의 소크라테스, 탈레스... 동양의 공자, 석가모니, 노자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였듯이 플루타르크 영웅전과 사마천의 사기가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고 한다.
신들이 이야기의 중심소재였던 것이 인간 중심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시점..

플루타크, 플루타르크, 알렉산드로서, 알렉산더, 아프로디테, 비너스
그리스 신화, 로마신화 동일한 신의 이름이 달라져 많이 헷갈린다.  가나출판사에서 출간된 그리스로마신화 만화 시리즈를 10회독 이상이나 한 아이들은 신의 이름과 등장 인물의 이름을 줄줄 꿴다. 신들의 이름을 겨우 아는 수준에 그치는 나는 아이들보다 수준이 딸린다.

 

우리 아이들의 입에서 우리 신들의 이름, 영웅의 이름도 줄줄 나와야

그리스 로마신화하면 볼 핀치, 우리나라에선 가장 앞자리에 故이윤기의 이름이 자리잡는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름을 줄줄 외우면서도 정작 우리네 신들의 이름은 우리 아이들의 이름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감은장아기, 자청비, 치우천황..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작가가 우리 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꽃아 꽃아 문열어라(열림원)를 썼다. 내심 그의 유작이 우리 신들의 이야기였더라면 좋았을텐데란 생각이 문득 든다.
세상에 그런 사람 없다는 말처럼 그리스, 로마신화, 전문 번역자로서 이윤기의 이름 석자는 오래도록 앞자리에 나의 뇌리에 각인되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플루타르크 영웅전의 이야기를 기본 골격으로 하되 다양한 일화들을 살을 붙이고 서양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동양의 이야기 우리 이야기도 양념으로

추가하여 한권의 책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할아버지의 무르팍에 쪼그리고 앉아 듣는 셈이다.

친절하게 왜 신들의 발음이 언어별로 달라지는지 설명해줘 이해 수준이 한결 올라간다.

 

1권의 주인공은 미궁의 정복자 테세우스, 세계의 지배자 알렉산드로스, 스파르타의 아버지 뤼쿠르고스, 현자 솔론, 공명한 의인 아리스테이데스..이름자 정도 익은 사람이 알렉산더와 솔론뿐이니 난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너무 유명해 읽었다고 착각하며 살았군~

왕자로 태어나 숨겨진 징표를 찾아 아버지를 찾아가 왕이 되는 테세우스의 이야기는 주몽의 이야기와 참말로 판박이다. 인류 공통의 기억이 있다고 하더니 맞는 모양이다. 홍수설화, 난생설화 등도 그렇고 신데렐라, 콩쥐팥쥐의 이야기 닮은 것을 보면~~

무조건 자신의 기준에 남을 맞추려 하는 횡포를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이름 표기가 달라진니 실제로 머리에 쏙쏙 안들어온다. 알렉산드로스보다는 알렉산더가 익숙해서 그런가.

 

미다스의 손,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고르디오스의 매듭 등의 일화는 너무나 유명해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들은 풍월만으로도 이야기를 할 정도다.
스파르타를 다시 보게 만든(왜냐면 스파르타의 혹독한 교육법만 알아.. 아테나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도시국가란 편견) 뤼퀴르고스(주나라의 주공을 연상케함)와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여 경쟁자도 감복케하는 의인의 아리스테이데스의 이야기는 아주 인상적이다.

저자가 직접 촬영한 다양한 사진들을 아주 많이 제공하니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그가 이 책을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보고 바로 쓴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발로 누비며 기록한 노력의 산물임을 알수 있다.

 

우리에게도 플루타르크 영웅전과 같은 영웅전이 왜 없는 것일까. 영웅중심의 역사이야기도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절망의 시대, 고난의 시대를 이기는 힘을 만드는덴 영웅의 이야기만큼 힘이 되는 이야기도 없으니.

 

우리 아이들이 그리스 로마신화와 영웅들의 이야기를 아는 것 만큼 우리 신화, 우리 영웅들의 이야기도 줄줄 꿸 수 있도록 두루 책을 읽혀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얼른 2권을 읽어버리고 우리 신화를 담은 책, 우리 영웅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손에 들고 싶어진다.

 

아버지가 쓰고 딸이 갈무리한 그리스 로마 영웅열전은 오래도록 널리 읽힐 책이다.

 

* 민음사 홈피(http://www.minumsa.com/GreeceRome/)를 방문하니 책 출간기념 퀴즈대회를 진행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참가하여 여행권을 받아볼까, 아이패드를 받아볼까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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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 마음을 여는 신뢰의 물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3
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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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요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다.
'내가 먼저 붓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큰 변화를 만든다.'


 

가족이 물놀이를 갔다가 사고로 엄마를 잃은 아들의 상처와 아버지에 대한 불신, 평생 가슴에 묻어두어야 했던 아버지만의 비밀, 그리고 정수기 사업.

사람들이 얼마나 변화하기를 거부해서 그런지 자기계발서의 스토리텔링을 보면 주인공을 극한으로 몰아붙인다. 경청에서 주인공처럼 이 책은 아버지가 아주 중요한 시기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다. 그러나 현재 회사는 기로에 서있다. 아버지가 추진하던 신제품 개발이 성공하지 못하면 회사가 부도가 날 수도 있다.

 

오랜 동업자인 전무, 연구원들, 노동조합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장의 아들이긴 하지만 임직원들과 그리 잘 어울리지 못한 그였기에 그들은 그를 불신의 눈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타개하고 신제품 개발에 성공할 것인가. 아버지는 자신의 노트북에 그 단서를 숨겨두었고 그것을 보려면 암호를 풀어야 한다.

 
'( )물과 ( )에서만 살 수 있는 물고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물은 (    )이다'


힌트 두 사람이 길을 갈 때 한 사람만 홀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물을 마셨지만, 결국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 물을 마시게 되었다.

"어느 양치기가 신성한 바위 앞에서 기도를 하는데 갑자기 신의 음성이 들려오더래요. 신은 한숨부터 쉬더니 이렇게 말했죠 너희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이야기하는구나. 단 한 번도 내가 원하는 게 뭔지는 묻지 않는구나, 하고 말이예요' 122쪽

 

사막의 펌프
뜨겁고 메마른 사막, 그 중간쯤에 물 펌프가 하나 있다. 갈증에 시달리던 사막의 여행자가 달려와 물을 푸려다가 손잡이에 달린 깡통을 발견한다. 깡통 안에는 편지가 담겨 있다.
"이 펌프에 물을 붓고 펌프질만 하면 물은 틀림없이 나옵니다. 이 땅 밑의 샘에는 언제나 물이 있습니다. 이 펌프 옆의 흰 바위 밑에는 큰 병에 물이 가득히 담겨져 모래에 파묻혀 있습니다. 햇볕에 증발하지 않도록 마개로 잘 막았지요. 그 병을 꺼내 펌프에 부으십시오. 만약에 그 물을 먼저 마시면 물은 반드시 모모자랍니다. 그 물을 펌프에 다 붓고 펌프질을 하십시오. 제 말을 믿으세요. 틀림없이 물은 얼마든지 나와서 당신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물을 다 쓴 후에는 그 병에 다시 물을 가득 채워서 마개를 꺽 막아 처음 있던 대로 모래 속에 묻어 두십시오. 당신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서 말입니다.
추신: 병의 물을 먼저 마셔버리면 안 됩니다. 부디 제 말을 믿으세요. 169쪽


 

"손은 손으로 씻을 수밖에 없다네. 받고 싶으면 먼저 주어야 하지. 믿음도 마찬가지라네. 신뢰를 받고 싶으면 먼저 믿어주어야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네." 247쪽

 

위기의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다. 그것은 회사뿐만 아니라

국가, 가정, 연인,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신뢰는 상대방이 먼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막의 펌프처럼 아주 요긴하지만 나만을 먼저 생각하면 그 뒷사람이 피해를 입고 지금 당장 목마르다 해서 마중물로 모두를 사용하지 않고 일부를 먼저 마셔버린다면 절대로 펌프물을 지금도 그 이후에도 얻을 수 없게 되는 것 만큼 소중한 것이 신뢰다.

 

신뢰는 어느 한 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관계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서서히 조금씩 형성되는 것 아닌가.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엎질러진 물처럼 다시 회복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 온갖 훼방꾼이 의혹을 부추긴다. 그런 순간 떠오르는 상대방에 대한 의심, 의혹이 걷잡을 수없이 커진다. 상대방에게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미리 단정지어버리는 것을 우리는 자주 범한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경험이 많아지는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람이 살아가는데 신뢰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한번 배신한 사람은 그 신뢰를 회복하기란 더 어렵게 된다.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먼저 한바가지의 마중물을 붇는 마음으로 그를 신뢰하면 그 역시 나를 신뢰해줄 것이라 믿어보자 그래야 이 세상 살아갈 만하지 않겠는가? 극한으로 몰아붙이지 않아도 좋은 습관,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좀더 빨리 변하는 나, 너,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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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불공정 경제학 - 당신이 절대 모르는 경제기사의 비밀
김진철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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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한민국 불공정 경제학보다는 대한민국 경제기사 제대로 읽기란 말이 더 어울림직한 책이다. 경제학이란 학문적인 접근이라기 보다는 현직 경제기자로서 취재현장에서 겪었던 경험담,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 신문을 지배하는 자본의 힘, 재벌의 힘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있다.

20세기의 유물이 21세기에 더 강고해지고 이젠 언론이 알아서 기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니 재벌의 불법행위에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사는 재벌광고 없이 살아남는 자생력을 배양하지 않으면 이젠 조중동, 한국경제 매일경제 같은 언론사만 살아남지 않을까.

 

종이로 된 신문을 보지 않은지도 오래되었다. 그러나 공원에 가면 상품권, 자전거, 6개월 이상의 무료 구독권을 제시하며 신문판촉을 하는 조중동의  지국 사람을 자주 만난다. 신문 한부 팔아서 얼마나 남기에 이런 경품을.. 독자수가 많아야 광고매출이 올라가니 악순환의 연속이다 보니 사세가 약한 신문사들이 생존하기엔 더없이 버겁다.


그런 조중동이 이젠 종편채널사업자로 선정되어 방송까지 하게 되니 힘없고 돈없는 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창구는 점점도 힘을 잃어간다. 외국에선 노동조합의 입장을 정책에 많이들 반영한다는데 우리나라는 프랜들리 컴퍼니라하여 자본가의 입장에 더 신경을 쓴다. 어디로 가는지. 노동자, 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종합방송은 불가능한가 우스개를 던진 기억도 난다. 정수장학재단의 주식을 국민들이 인수하여 방송을 경영하면 안되는 것인가?


아주 옛날에는 독재정권의 하수인 노릇하기를 거부하는 기자들의 의로운 투쟁이 있었다. 대머리장군님의 보도지침을 공개하여 해직된 기자들이 있었다. 그런 기자들과 국민들의 힘을 보아 국민주 신문이 탄생하고 인터넷의 발달로 시민기자중심의 언론사도 생겨났다.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은 약하다. 광고매출로 생존하는 언론사에겐 재벌, 정부에 비판기사를 쓴다는 것은 매출감소를 각오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삼성전자, MB정권에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한겨레신문, 경향신문엔 이들의 광고를 보기가 어려워졌고 살림살이가 나빠져 그만둔 기자들도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지금은 권력의 힘보다 자본의 힘이 언론사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홍보실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이 책에서 말하는 기업과 언론의 공생관계를 잘 알고 있지만 사실을 근거로 이루어지는 경제기사에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시 반토막이 난 펀드를 통해 뼈저리게 실감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정말 맞는 말이다. 공시가 나고 뉴스가 날 시점엔 이미 내부자 거래 아닌 내부자 거래로 주식을 살 놈은 벌써 알음알이로 정보를 공유한지 오래요 정보에 눈어두운 개미들이 막차 타고 시멘트바닥에 거꾸로 처박히고 있다. 너무 심한 말인가.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넘어섰다지만 주식가치 상승으로 주식자산 1조대 부자들이 늘었고 기관투자가 외국인 투자자는 큰 돈을 챙겼다지만 큰 손해를 본 개미들도 늘어났다. 짜고 치는 고스돕판이다.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다. 트위터, 페이스북, 시민기자, 블로그 등으로 인해 사실을 왜곡하는 기사는 설자리가 없어진다고 하나 광고를 무기로 하는 기업의 압력으로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지 못하는 언론이 언론인가. 비판은 고사하고라도.. 프레시안에 종편 선정에 대한 중앙대 법대 교수(보수)의 지적은 정말로 신랄하다.

그래서 독자인 우리는 어떻게 하면되는가를 김진철기자는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무엇을 읽을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훨씬 중요하다. 단순히 독법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기사를 대하는 자세의 문제다. 핵심 키워드는 '까칠한 의심'의 태도다. 의심은 많이 할수록 좋다. 기자들에게도 취재하는 자세로 호기심과 더불어 의심이 매우 중요하다. 기자들도 취재원의 속임수나 거짓에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결코 함부로 믿어선 안된다.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이기에 아무리 선한 사라도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는 수가 있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의도적으로 속이려 드는 경우도 있지만 의도하지 않았으나 거짓이 되는 때도 있다. 그래서 의심을 강조하는 것이다. 의심해야 스스로 확인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믿어야 할 것은 읽는 이인 스스로다. 자기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다. 기사의 함정에 빠지지 말되 꼼꼼이 읽되~ 54쪽

 


감세정책에 대한 기사와 이에 맹목적으로 동조하는 사람들..세금을 100% 감면받는 사람들까지도 감세는 좋은 정책, 증세(토초세 등)는 나쁜 정책이라고 한다. 작년 50만권 이상이 팔려 인문학 붐을 일으킨 마이크 샌델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의 하버드대 강의를 EBS에서 방송하는 것을 일부 시청했는데 자유지상주의자의 논리가 참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식하면 용감하단 생각도 든다. 나 역시 딱 그짝이다.

부동산뉴스, 증권,금융뉴스, 아이폰을 까는 기사는 많은데 삼성전자 갤럭시S에 대한 기사는 칭찬 일색인가. 미국에서만 사전 주문예약으로 100만대 이상 팔린 아이폰, 그러나 갤럭시 100만대 판매에 담긴 숨겨진 진실은.. 김용철변호사의 비자금폭로와 언론사..
1년 몇만쌍 결혼중 몇쌍 이혼, 이혼율 급증, 실업률 통계기사 등등 자세히 따져보고 통계자료를 뜯어보면 침소봉대하거나 부분발췌하여 왜곡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단다.

 

신문사 운영비중 광고비 의존율이 아주높은 기행적인 구조, 물적 토대가 약한 신문사, 취재기자는 부족해도 증면경쟁, 이젠 일간종합지의 경제섹션면수가 예전 경제신문 면수 이상이나 된다. 취재부족, 전문성 부족으로 기업이나 기관에서 배부하는 보도자료를 따라쓰기 바쁘다.(이건 본인도 경험 많이 했다. 특히 히트상품선정과 광고비거래, 최근 신문사 선정 히트상품에 선정된 쇼핑몰 사기사건 기사를 보니 옛날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난다.)  중소기업은 조중동에 기사나기 하늘에 별따기고 언론사 기자들이 두려운 존재인 경우도 많다. 동아일보 앞 가판대의 신문을 먼저 수거하여 가는 일만 하는 대기업의 홍보담당 직원이 있었고 비판적인 기사가 나오면 온갖 인맥을 동원하여 기사막기를 했는데 이젠 광고국장을 통하면 편집국이 알아서 기사를 내린다. 물론 비판기사를 내고 기업에 연락하여 강매하던 언론을 사이비언론이라 했는데.. 이젠 정론지라 목소리 높이는 언론 대부분이 알아서 기는 시대라니 놀랍니다. 기는 폭이 경제신문이 더 크다.

 

'특정 현상을 숫자로 바꾸는 순간 그 안에 숨어 있는 다양한 변수들은 모두 생략되어버린다. 차가운 숫자의 이면에 있는 함정에 인간적 가치들은 묻혀버리고 범람하는 숫자 속에는 오류와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58쪽


'부당하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부를 쌓아가는 재벌그룹들의 상품을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적 편법적 행위를 방조하고 돕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면, 재벌 대기업들의 노동자와 하청기업에 대한 착취는 줄어들지 않을까? 제3세계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바탕으로 제 배를 불리는 다국적 초국적 기업들의 상품을 먹고 마시고 입고 신는 행위는 과연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이런 상품들의 제도, 유통 과정을 알았다면 비윤리적 기업들의 매출증대에 도움을 주는 소비자가 되려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동원한 재벌과 언론의 부적절한 만남은 언론의 자발적 복종이라는 훨씬 더 무시무시한 결과로 나타났다. 뻔히 눈앞에 도둑질이 벌어지고 있는데 경찰관이 도둑에게 의로운 시민상을 주는 형국이다. 경찰관은 도둑과 오랜 기간 교분을 나눠왔다. 돈이 오갔겠지만 돈은 다만 상징일 뿐 그 안에는 가치의 공유가 있었던 것이다.
도둑질이 도둑질로 보이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언론의 자발적 복종 뒤에는 두려움도 있다. 중략~


어느 매체에 광고를 실을 것인가는 사기업의 자유겠지만, 이런 자유가 하필 자사 비판 보도를 실은 신문사들에게만 향하면서 결과적으로는 비판적인 신문사의 존폐 위기를 낳는 데까지 나아갔던 것이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최고 책임자는 형식적 처벌을 받고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역사상 유래 없는 단독 사면의 성은을 입게 된다.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었으며 도리어 차명계좌 등 불법적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던 재산은 합법호ㅘ된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의 사주를 받았던게 아니냐는 웃지도 못할 우스개가 언론계에는 오간다.  중략~


언론과 기업이 돈을 매개로 밀월여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언론은 광고를 대가로 취재원에 대한 비판 대신 홍보에 나서고,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다시 자본을 축적하는 구조다. 언론과 기업의 밀월 관계 속에 독자와 소비자는 설 자리가 없다..282~284쪽

 

조중동과 한판 전투를 벌렸던 고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내내 힘들었던 이유가 보인다. 자기네 편이라고 무비판 기사로 지원받는 현정권, 이제 종편채널시대가 도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IMF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대부분의 국민들이 경제문제에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 받은 새해인사 문자엔 대박나세요란 말이 유난히 많았다. 탐욕을 부추기는 사회, 부동산이 주거의 목적이 아니라 투기의 대상이 되는 것이 전통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정말로 대통령이 목소리만 높은 공정한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현재 읽고 있는 마이크샌델 교수의 책 "왜 도덕인가(안진환,이수경공역, 한국경제신문펴냄, 53쪽)의 구절이 가슴에 박힌다.

 

'서로 다른 윤리적, 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는 사회,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 번째 단계다. 사회구성원간의 의견충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복되는 역사의 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시민사회를 향한 발걸음에서 서로의 다름을 좁히기 위한 치열한 논쟁은 필수불가결하다.'

 

반칙이 통하지 않는 사회, 독재자 박정희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든 시절 밤의 대통령은 바로 당신이라고 했던 것이 진실이라면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대통령도 아니요 언론사도 아니요 재벌이 더 큰 권력을 휘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법위에 군림한 자본가, 이들과 결탁한 언론사, 이들과 연계된 정치인..

그래서 국민들이 경제를 알아야 하고 경제기사를 제대로 읽는 눈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단순히 나 자신 우리 가족의 잘 살고 못사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해서라는 저자의 지적이 백번천번 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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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
후지모토 겐지 지음, 한유희 옮김 / 맥스미디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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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어 충성하자. 혹자는 삼성의 경영권 세습문제를 북한의 3대 세습에 빗대기도 한다. 물론 능력이 출중하다면 무슨 상관이랴만 지금은 왕조시대가 아니지 않는가? 남쪽에서 독재자의 딸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부끄러운데 3대 세습 역시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분단된지 60년 철저히 통제된 북한의 빗장이 열리기 시작한지 10년, 화해와 협력의 모드, 통일의 기운이 솟구치나 싶더니 금강산관광객 총격 사망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급격히 냉각되더니 천안함침몰사건,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평화가 아니라 전쟁의 시대를 향해 치닫고 있다. 김정일 유고시, 김정은 권력 세습시 어떤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구구절절의 이야기를 내뱉고 있는 찌라시 수준의 언론보다는 그래도 북한에서 10년 이상을 살았고 최측근에서 김정일과 김정은에서 봐온 일본인 초밥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의 증언, 회고담이 더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김정은의 모습을 보여준다.

 

1983년 1월 8일생이라면 불과 29세에 불과한 김정은이 한나라의 권력을 장악한다는 것은 21세기에 쿠데타가 아니고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면 김정은에 대한 아주 사소한 정보라도 그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이 추천사를 쓴 학자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정세에 관심이 있는 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리라 믿는다.

후지모토 겐지가 일본으로 요리재료를 사러간다는 핑계로 탈북한 2001년으로부터 10년이 흘러 그 당시의 김정은과 현재의 그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란 생각이 든다. 공개처형, 외제차를 모는 김정은, 연평도 포격을 직접 지시했다는 둥의 호전적이고 다혈질의 김정은에 대한 풍문성 기사가 탈북자들의 단체에서 주로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후지모토 겐지가 묘사하는 김정은은 김정남과 김정철을 제치고 삼남인 그가 후계자가 될만한 카리스마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한다. 김정일의 이색취미 등을 묘사하는 파트에서 소개되는 기쁨조가 그동안 남측의 언론에서 보도한 것과는 사뭇 다르게 소개하여 의아스럽다.


척척 척척척 발걸음
우리 김 대장 발걸음~
 

김정은이 아홉살때 작곡된 발걸음이란 노래가 다시 북녘땅에 불리워지고 우상화의 근거로 설명하고 있다. 김정일은 숫자 9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후지모토 겐지와 김정은 김정일이 주로 만난 곳은 만수대 궁전(?)이 아니라 김정일(김일성)이 미군의 저격이 무서워 전국 모처에 만들어 놓은 초대소이다 그중에서도 원산초대소가 자주 소개된다. 맛있는 초밥을 만들어주면 통큰 팁을 나누는 김정일도 새롭게 다가온다. 이유야 어쨋든 북한은 김정일의 세습이 일반화될 시점에 비교하면 극심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김정일은 아주 오랫동안 권력 세습을 준비하여 준비된 후계자였다면 김정은은 그런 사정이 아니라는 것, 다만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이 뒤를 봐주고는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기 그지없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인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이든 북한의 혼란이 단순히 통일의 기회라고 간주하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일 같다. 그리고 그들의 문제가 바로 우리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김정은은 알고 있을 것인지, 후지모토 겐지의 생각대로 김정은이 별 문제없이 세습을 하고 인민을 배부르게 만들어 주는 권력자가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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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도둑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마크 레비의 낮이란 작품을 읽고 나서 정말 스토리텔링이 대단한 작가단 생각을 했다. 건축설계 기업인으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렸던 그가 아들을 위해 소설을 썼고 이젠 프랑스 인가 작가로 자리잡고 런던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그의 이력도 참 다채롭다.

 

그림자도둑 하니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작품에선 그림자를 훔치면 그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은 어떻게 될까? 첫장을 넘기기 전까지 아주 궁금했다. 성장 소설이라 그런지 그림자 도둑이란 어감과는 어울리지 않게 아주 좋은 능력을 타고난 소년의 이야기라 그림자 밟기 놀이를 하듯 다른 사람의 그림자와 주인공 소년의 그림자가 겹치게 되면 그림자의 주인이 바뀌게 되고~~

 

아픔이 많은 아이는 얼른 키가 크고 싶고 얼른 어른이 되고 싶다. 슬프고 괴롭기만 시절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어서

 

슬펐던 내 어린 시절은 거기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한 번만 나를 쳐다봐 주길 고대하고 내가 어서 자라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작은 지방 도시 그곳에..16쪽

나는 어린 시절을 이곳에 두고 떠났다. 밤나무는 기억하겠지. 하지만 빨리 어린시절을 벗어나고 싶었다. 8월의 밤하늘로 별똥별이 떨어질 때마다 빌던 유일한 소원이었다. 작고 좁은 어린 몸뚱이에서 빠져나가게 해달라고 그렇게 바랐는데... 176쪽

 

소년은 남들보다 일찍 학교에 들어가 키가 제일 작아 왜소하고 내성적이다. 그와 반대로 몇년 늦게 들어온 마르케스는 키가 멀대처럼 크고 소년을 괴롭히고 왕따를 시키는 것은 물론 최고 예쁘다는 엘리자베스를 사이에 두고 연적 관계가 된다.

전학간 첫날부터 벌칙을 받게 되고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집을 떠나는 등 소년에겐 이중 삼중의 불행이 찾아온다.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모르겠지만 다른 사물과 어린시절 이야기를 나누고 마치 살아있는 대상으로 간주하기도 했던 경험이 있던 사람들은 알만한 다락방에 올라가 그림자와 대화를 자주 나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정신병원에 가야할지도 못하는 두려움. 결국 그만의 비밀이다. 벌칙을 받은 날 마주친 이브란 아저씨와의 만남의 그의 생각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 간다. 또한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던 절친인 빵집 아들 뤼크를 만나 그는 또 한번 성장을 한다.


그러던 중 학교 가스통이 폭발한 화재에서 소년은 아저씨를 구해 영웅이 되고 마르케스를 누르고 반장이 된다. 우연히 엄마랑 찾아간 바닷가에서 만난 벙어리소녀 클레어와 연을 날리면서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영혼의 교감을 난다.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헤어지게 되나 그는 아주 오랫동안 그곳을 가지 못하고 훌쩍 자라 의대생이 된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은 뤼크가 안스러운 소년은 아버지를 설득해 뤼크를 의대생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이어지는 뤼크와 소피의 의과대와 병원생활 그리고 로맨스. 그러나 소년의 가슴 한구석은 언제나 허전하고 애정표현을 하지 못해 그와 현실적으로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소피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우연히 찾아간 바닷가.. 그곳에서 그는 어린 시절의 흔적을 만나고 그녀가 남긴 글을 보고  클레어를 찾아나서는데..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불행을 공감하고 생각을 알아 차릴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대방의 그림자를 통해. 그러나 그 당사자에겐 쉽게 표현을 할 수 없기에 소년은 고뇌에 빠진다. 자신의 아픔도 크고 깊기만 함에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승화시키는 소년의 따뜻한 가슴이 그를 더욱 더 성숙한 인간으로 변화시킨다. 엄마가 아프면 고쳐주려고 의사가 되었는데 정작 그는 엄마의 임종을 지키드리지도 못하고 이별을 한다. 엄마는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존재지만 아들을 잃을까 두려워 떠난 아버지와 아들의 연결을 방해하는 존재가 되지만 아들은 그것 또한 엄마의 사랑임을 안다. 엄마 장례식날 꿈처럼 찾아온 이브 아저씨와의 해후...이브 아저씨는 어쩌면 소년이 자신의 마음속에 빚어낸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회피하고 싶은 기억들이 만들어낸..

 

'시간이 지나 조금은 누렇게 변했지만 그래도 예쁜 종이에 복사해 놓은 편지가 있었다.

혼자 벤치에 앉아 그 편지를 읽었다. 내가 나중에 행복해지는 것이 엄마의 가장 큰 바람이고, 내가 좋아하는 직업을 찾았으면 하는 것이 엄마의 소원이며 내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내가 좋아하고 또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 수 있는 것이라면 엄마가 나에게 갖고 있는 희망을 이루는 것이라는 문장. 아마 그 문장 때문일 것이다. 그걸 읽고 어린 시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317쪽.. 그래 맞는 말씀이다. 어딘가 부족하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어머니 아버지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무한 신뢰하고 기다려줄 줄 아는 유일무이한 존재임을..우리는 너무 늦게서야 알아차리고 통한의 눈물을 쏟는다.

 

한적한 시골에 어린시절의 추억과 상처를 모두 묻어두고 도시로 떠나와 객지생활을 해야 하는 시골 소년의 성장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아주 짧은 순간의 만남이지만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의 끈으로 맺어져야 하는 운명적인 사랑의 이야기라 마지막 클레어의 집앞에서 연을 날리며 알아봐주기를 고대하는 그의 가슴처럼 내 가슴도 콩닥거린다. 나에게도 어린시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한자락은 나고 자란 시골 산모퉁이 어딘가에 잠자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도 한번 누군가의 그림자 도둑이 되어 그 사람의 불행을 나의 아픔으로 공감하고 그에게 소울메이트가 되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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