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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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살을 먹다보면 화, 분노를 삭이며 살라고 한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 가치중립을 표방하는 것이 마치 미덕이라도 되는 냥 처세술로 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사는 것이 정상이라고 믿게 된다. 개인적인 분노와 공적인 분노 모두가 잘못된 것으로 여기며 사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얼마나 두꺼운 먹장구름을 드리우게 된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 모두 공적인 분노를 표출하여 보다 좋은 세상,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두주먹을 치켜 들어야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은 받아들여야 할 것들보다 분노해야 할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아주 작은 일반론조차 좌빨, 아직은 형편이 안된다며 포퓰리즘의 덧씌움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서울대 조국교수의 추천사에 담긴"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는 존 F 케네디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한때 독립운동가였던 사람들이 변절을 하고 한때 민주투사였던 사람이 탐욕의 노예가 되어 수많은 사람의 눈에 피눈물나게 하고 있는지. 인생은 막을 내려야 온당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을. 아흔 세살의 실천하는 지성 스테판 에셀의 호소에 움찔하지 않을 수 없다.

레지스탕의 일원이자 두번이나 나찌의 수용소를 탈출한, 세계인권선언의 초안 작성에 참여한 실천하는 지식인인 스테판 에셀이 2009년 글리에르 고원에서 발표한 호소문을 기조로 탄생한 작은 책이 프랑스를 넘어 전세계인들의 가슴에 분노의 불을 지피고 있다. 분노라하.!(앵디네뷰, Indignevous!)

 

'모든 시민에게 그들이 노동을 통해 스스로 살길을 확보할 수 없는 어떠한 경우에도 생존 방도를 보장해주는 사회보장제도의 완벽한 구축,

늙고 병든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삶을 마칠 수 있게 해주는 퇴직연금제도의 구축'

 

'공동 노동의 결실인 대표적 생산수단-에너지원, 지하자원, 보험회사, 거대 은행들-을 국라고 복귀시키는 것'

 

'경제계, 금융계의 대재벌들이 경제 전체를 주도하지 못하게 하는 일까지 포함하는 진정한 경제적, 사회적 민주주이 정립'

 

'특정인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며 노동계가 창출하는 부를 정당하게 분배하는 일을 금권보다 우중시해야 한다는 것.

 

'진정한 민주주의에 필요한 것은 독립된 언론이다. 언론의 자유, 언론의 명에, 국가, 금권, 외세로부터 언론의 독립을 수호'

 

'어떤 차별도 없이 프랑스의 모든 어린이가 가장 발전된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프랑스의 레지스탕스가 나치로부터 해방된 조국 프랑스의 미래를 설계할 때 내세운 것이라는데 이 원칙들이 허물어지는 현실에 스테판 에셀은 분노하고 있다. 이 원칙들을 대한민국에 들이대면 하나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대한민국의 문제, 전지구촌의 문제로 확대된다.

 

'민영화된 은행들은 우선 자기들의 이익배당과 경영진의 고액 연봉 액수에나 관심을 보일뿐, 일반 대중의 이익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의 격차가 이렇게 큰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리고 돈을 쫓아 질주하는 경쟁을 사람들이 이토록 부추긴 적도 일찍이 없었다.(15쪽)


"이제 총대를 넘겨받으라. 분노하라!'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를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되다. 이럴 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며, 역사의 도도한 이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힘입어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이 강물은 더 큰 정의,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기서 자유란 닭장 속의 여우가 제멋대로 누리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다. 1948년 세계 인권 선언이 구체적으로 실천방안까지 명시한 이 권리는 보편적인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어느 누구라도 이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부디 그의 편을 들어주고, 그가 그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라.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인권선언에 담긴 소중한 가치는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 쟁취한 것이다. 그놈이 그놈이라 찍을 놈 하나 없다. 투표를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무관심, 냉소주의가 크게 자라고 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심판이라고 믿는 착각에서 놓여나야 한다.
테러가 평화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발생했다. 테러 용의자가 친구에게 보낸 1500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글에 대한민국의 가부장적인 문화와 다문화에 대한 반감을 칭찬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중에 우리의 대통령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현재를 바로잡고 내일을 밝게하는 것. 프랑스의 지성이 호소하는 바로 그것이 대한민국민에게도 요구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


'비폭력이란 손 놓고 팔짱 끼고, 속수무책으로 따귀 때리는 자에게 뺨이나 내밀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비폭력이란 우선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일, 그 다음에 타인들의 폭력성향을 정복하는 일입니다.'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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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The Power
론다 번 지음, 하윤숙 옮김 / 살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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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약해 신체에 큰 충격이나 특별한 원인이 없어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유전희귀질환인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는 32세 청년 숀 스티븐슨의 이야기를 다룬  ‘MBC 스페셜 - 90cm의 축복’를 시청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의 인생역정, 부모님의 무한한 사랑, 심리치료사로 상담자와 상담하는 모습에서 자석을 이용하여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생각. 사람들을 비유하여 설명하는데 부정적인 생각이 끌어당기는 것은 언제나 부정적인 것들이었고 그것에 사로잡혀 자신을 망치고 있는 것은 타인이나 오래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이었음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상담자와 그와 상담후 인생역전에 성공한 아가씨, 자기 한몸 건사하기도 힘든 몸으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진행하는 강연회, 90cm에 불과한 신체였지만 그의 정신은 거인 그 자체였다.

 

“행복은 선택이다. 행복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 때문이 아니다. 행복이란 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행복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는 것이라 생각한다"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부모의 가르침이 자신을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만들었다”

자신은 뼈가 골절되었지만 여러분들은 마음이 골절되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의 폐부를 훑고 지나갔다.

 

시크릿이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자연현상은 물론이고 인생사에 겹치는 우연 모두를 내가 생각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필연으로 해석하는 것 모두엔 동의할 수 없지만 인생사 주는대로 받는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돈이 없어서 괴로운 지금의 상황에 집착하여 돈을 부정적인 존재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돈이 많아진 상황 그 자체를 상상하고 사랑을 듬뿍 주라는 말, 꿈을 이루려면 이루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이미 꿈을 이루고 난 이후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라는 말은 여느 자기계발서에서도 너무나 자주 들었던 말 아니었던가.

 

상상하는대로, 생각하는대로 살게 된다는 말처럼 시크릿의 비밀은 그 멀리에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크릿은 인간사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면 좋았을 터인데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현상에 끌어당김의 법칙을 적용하고 있다. '세상에서 내가 좌지우지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내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내가 아닌 타인에 의해 비명횡사할 수도 있는 돌발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가? 그것도 내가 모두 끌어당겼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하기엔 억지란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라는 것이 론다 번의 주장이다.  아주 많은 과학자, 작가, 사상가, 종교인의 말씀을 예로 들고 있다.

 

더 파워는 시크릿의 세번째 책이다. 파워의 핵심엔 사랑이 있다. 사랑의 힘은 무한하다. 사랑, 좋은 말을 들려준 밥과 욕과 나쁜 말을 들려준 밥의 상태 변화가 확연히 달랐다는 실험, 식물을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해도 비슷한 결과가.. 믿거나말거나겠지만 집에서 한번 실험을 해 봐야겠다.(자녀 교육서에도 비난보다는 격려, 칭찬의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는 것과 비슷한 이치)

 

사랑, 끌어당김의 법칙, 파워를 얻는 열쇠는 사랑, 감사, 놀이(재미)다. 사랑을 발산하면(내보내면) 동일한 주파수대의 것들이 반응을 하고(받고) 나쁜 감정을 발산하면 동일한 주파수대의 나쁜 결과가 안긴다. 주차장에 도착후 자리가 없으면 어떡하지 보다는 차가 빠져나가고 별문제없이 주차를 하는 모습을 생각하라는 것, 사고 싶은 옷, 명품, 집이 눈앞에 보인다면 부러워하지만 말고 내가 주인공이 된 모습을 그려야 한다. 아주 예쁜 꽃을 끌어당겼더니 예상치도 못하게 여동생이 동일한 꽃을 선물로 보내오고, 아주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마지막 남은 돈을 찾아 길거리에서 나눠줬더니 예전에 투자했다고 잊고 있었던 회사의 가치가 올라 돈문제가 해결된 저자의 경험담이 책의 주요골자를 설명해주기엔 1% 이상은 부족하지 않은가 싶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사랑의 힘으로 끌어당기면 정말 나도 위대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의심하지 말라. 믿고 따르라. 어딘가 모르게 종교의 향기가 풍긴다. 시크릿을 신봉하는 목회자들이 설교에도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남에게 부정적인 끌어당김을 줘 엄청난 피해를 준 악인도 떵떵거리고 사는 이 사회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나는 원래 놀라운 삶을 살 사람이었다.

나는 원래 내가 좋아하고 우너하는 모든 것을 가져야 할 사람이었다.
나는 신나는 일을 할 사람이었고, 이루고 싶은 모든 것을 이루어야 할 사람이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행복으로 충만한 관계를 맺을 사람이었다. 나는 완벽하고 멋진 삶을 사는데 필요한 모든 돈을 가질 사람이었다. 나는 꿈을 이루며 살 사람이었다. 그것도 모든 꿈을 이루어야 할 사람이었다. 여랭을 원한다면 여행을 하고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사업을 시작하고, 음악가, 과학자, 사업가, 발명가, 연기자, 부모, 무엇이든 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는 원래 그런 존재가 될 사람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의 모습은 이와는 천냥지차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론다번의 시크릿, 파워의 비밀을 실천하고 살지 않고 사랑보다는 미움, 시기, 질투, 긍정보다는 부정이 앞서기 때문이었던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세상을 보는 시각, 미래를 바라보는 생각자리부터 뒤짚어야겠다. 상상하는대로 살게 된다. 내가 가장 맛있는 과일부터 남에게 나눌수 있는 생각에서부터, 미움보다는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주는대로 돌려받는다. 내가 아니라도 나의 자식들이 돌려받는다면 우리 인생의 자세를 바꾸는 것이 밑지는 셈법은 아니지 않겠는가.  인생을 변화시키는 파워의 비밀, 간단하지만 실천하긴 어려운 과제다. 주는 것이 먼저다.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그것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마음을 조금 더 많이 발산하며 끌어당겨야겠다. 연금복권에 당첨된 나의 모습, 로또에 당첨된 나의 모습, 호화저택에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그리고 또 그리면 꿈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파워에 빠진 것이 있다. 생각만으로 그치면 사상누각. 그것을 이루기 위해 뼈저미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로또나. 연금복권의 행운을 안은 사람들 대부분이 인생역전이 아니라 망조란 선물을 받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한번은 당첨되고 싶은 욕망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겠는가? 그래서 한주간의 든든한 기분을 위해 오늘도 복권을 사지 않는가.

 

우습게 들리지만 론다번은 시크릿으로 엄청난 울림도 주고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것을.. 사랑의 힘, 끌어당김의 법칙..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에 또 이 책을 들게 할지, 론다번의 끌어당김의 힘은 정말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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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글감옥 - 조정래 작가생활 40년 자전에세이
조정래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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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그리고 허수아비춤, 내가 읽은 조정래님의 작품이다.

故홍명희작가님이 임꺽정을 집필할 당시 일제가 교도소안에서도 집필을 허락할 정도였다고 한다면 우리의 조정래님은 보수세력의 집요한 좌빨 공세로 경찰, 검찰, 안기부의 조사를 십년 이상을 받아야만 했다는 것이 대비된다.
그는 우리민족의 자랑스런 작가요 보물이다.
읽는 사람의 역사의식, 세상의 눈을 변화시킨 대하소설 3부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문단 데뷔 40년, 대하소설 3편을 쓰느라 20년 이상을 황홀한 글감옥에서 보내야만 했던 지난한 세월에 존경의 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과거사의 상흔들, 기필코 이루어야만 하는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 그리고 경제민주화. 그는 작가이자 올곧은 역사선생님으로 나의 뇌리에 깊이깊이 각인되어 있다. 태백산맥이 아니었다면 그리도 빨리 우리가 RED Complex란 망령에서 많은 사람들이 놓여날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아직도 구시대적인 좌빨 논리로 우리 역사의 수레바퀴를 정지 내지 과거로 되돌리는 힘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언제쯤이 되어야 우리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막힘없이 달릴 수 있을 것인가? 일본의 사소설류에 가까운 1인칭 시점의 작품들이 난무하는 지금! 한강 이후의 현대사를 대하소설로 작가님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그래도 그만한 분이 없기에 내심 욕심이 난다.
누가 뒤를 이어 우리 세대의 아픔을 이야기 해줄까? 한강과 겹치지만 80년 이후의 대한민국의 파란만장한 역사도 누군가의 손에 의해 큰 줄기로 정리되어 나왔으면 좋으련만.


황홀한 글감옥은 시사저널에서 참언론을 외치며 어깨동무 시사인을 창간한 분들에게 도움을 보태기 위해 대학생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작가의 작가론, 글 잘 쓰는 법, 역사, 그리고 본인의 성장기, 집안 이야기, 소회를 담아낸 책이다.


글 잘쓰는 것은 타고난 것보다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사전을 끼고 살아야 하며, 좋은 책을 많이 하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며 글쓰기는 그 다음이다.(다독, 다상량이 우선이고 다작은 나중이란 것이다.)


평생의 동지이자 시인인 김초혜님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그린 링컨의 초상화, 역사 를 든 사진, 물감값이 많이 들어서 미대 진학을 포기한 것이 다행이다 싶고. 자칫하면 부친에 이어 스님이 될뻔 한 사연, 아들과 며느리에게 태백산맥 필사를 시키고 독자 참여 필사본 원고까지.. 사람의 키를 능가하는 어마어마한 원고지, 그리고 천명 이상의 등장인물중 겹치는 인물이 고작.. 본인은 없다고 믿었는데 어느 여성 독자가 날카롭게..


너무나 오랫동안 앉아서 집필을 해 장이 내려앉아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다산 정약용의 과골삼천과 아울러 그분들의 놀라운 집념이 우리에게 축복을 주신 셈이다.


느낌가는 대로 읽은 그분의 작품,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시 한번 인물을 메모하고 작가님이 일러주신 대로 제대로 대하소설을 읽고 싶다. 영화 태백산맥이 검열없이 제대로 촬영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급실망했는데 그 시절 상황이면 이해도 가고 남는다.(임권택감독님 역시 연좌제 문제로 영화를 하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아는지라)



조금 더 열린 시대에 한강과 아리랑이 영화나 드라마화될 예정이라니 참으로 기대가 된다. 황홀한 글 감옥에서 놓여나 이제 조금 쉬시려나 싶었는데 창작의 혼을 불태우고 있다


대하소설로 세상보는 눈을 틔우고 역사의식을 고취하여 나를 조금이나마 변하게 만든 그분은 정신적인 스승이다. 대하소설을 출간순으로 읽었다면 재독은 역사순으로 그리고 그분의 모든 작품을 독파하는 전작주의자가 되고 싶다.


 
작가는 인류의 스승이며 산소이다.(문화사가들이 작가에게 바친 헌사)

 

소설가의 산소 역할의 산소는 무엇일까? 그건 '진실'입니다. 사회적 진실, 역사적 진실, 인간적 진실을 옹호하고 육성하고 지키는 일, 그것이 바로 산소의 역할입니다.

아무리 자유를 보장하고, 인권을 존중하고, 평등을 유지하려는 민주주의 사회나 국가에서도 계층간, 계급간, 권련간.집단간에 갈등과 모순과 대립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야기되는 것이 비인간성이며 불의이며 편법입니다. 옳고, 바르고, 참된 것을 위하여 모든 비인간적인 것에 저항하고 맞서야 하는 것이 작가의 소임입니다. 그 옳고 바르고, 참된 것을 작품으로 지키고 실현하는 것이 곧 진실입니다.

 

" 여러분이 쓰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정뭘 뭐든지 써도 좋다. 단,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중에서


모든 비인간적 불행에 저항하고, 올바른 인간의 길을 옹호해야 하는 작가는 오로지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것은 인생을 총체적으로 탐구하는 작가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무입니다. 그 책무를 달고 즐겁게 이행할 의지와 각오가 없다면 작가가 되기를 바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혜밍웨이의 스페인 내전 참전, 사르트르의 레지스탕스 활동, 에밀 졸라의 드레퓌스사건 고발)

 

'진실'만 말하고자 하는 작가는 필연적으로 진보적일 수밖에 없으며, 기득권을 향유하는 보수 세력과는 갈등하고 맞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소설의 비판정신이며 휴머니즘의 실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진보적인 자각의 질은 조금은 성직자의 길이기도 하고, 조금은 철학자의 길이기도 하고, 조금은 개혁자의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은 편할 리 없지만 보람 있고, 작품으로 감동적인 형상화를 이루어내면 독자의 박수갈채 속에서 그 생명을 오래 보장 받게 될 것입니다. 문학은 종교와 철학과 과학과 다른 그 무엇일 것입니다.

종교는 말해서는 안되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며, 철학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며, 과학은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학은 꼭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35쪽~36쪽)

 

소설은 인간에 대한 총체적 탐구이다.

'작가는 역사를 몰라서는 작품을 쓸 수 없지만, 역사가는 문학을 몰라도 역사 연구를 할 수 있다.'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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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전쟁 -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
신재식 외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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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과학과 종교가 문제인가?”
“종교의 유통 기한은 이제 끝난 것은 아닌가?”
“과학이 정말 종교의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가? 그것은 과학의 오만이 아닌가.”
“창조 과학이 이렇게 번성하는 것은 어떤 징후인가?”
“종교는 미래에도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
 

어떤 책을 보니 우리나라의 기독교의 경우 목회자들이 신자들에게 신학대학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경우 맹목적이고 기복적인 신앙인들이 많다고 한다. 급격하게 보수화, 대형화, 사유화된 한국 교회는 물론이고 불교계, 기타 여러 종교도 아주 문제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세금 한푼 내지 않는 종교, 최근 들어 과세하자는 이야기도 간간이 들린다. 장로 대통령인 MB의 종교차별, 몰지각한 기독교 신자들의 불당에서의 파렴치한 행위 등으로 종교갈등이 심화되지나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도 현실이다. 나이가 들고 보니 종교를 가져볼까란 생각도 이따금 든다. 스티븐 호킹박사의 무신론 선언과는 반대의 길이 크게 보인다. 영세를 받으려고 2차례나 시도했건만 나에겐 여전히 무신의 색채가 강하다. 대한민국 현실 종교의 문제점에 눈이 밝다 보니 쉽게 믿음을 가질수도 없다.

 

신은 존재하는가? 천국, 극락과 같은 피안은 존재하는가? 신이 존재한다면 현실 종교인들의 부도덕은 왜 존재하며,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 살인, 전쟁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아무도 본 사람도 없고 갔다고 다시 돌아온 사람도 없는데 왜 종교는 수천년동안 이어져오는가? 대한민국의 교회는 규모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인은 무엇인가? 종교에 왜 과세를 하지 못하는가? 사이비종교에 대한 법적 심판을 왜 잘하지 않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표만 낭자하다. 우주론적 증명, 인과론적 증명, 존재론적 증명, 목적론적 증명.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다양한 방법들. 종교와 정치를 주제로 토론을 하는 것은 정신나간 짓이단 말이 있듯이 상반된 입장에서 서고보면 합일점은 도저히 도출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그 일반론을 보기좋게 한방 먹인 책이 종교전쟁이다. 종교학자 김윤성 교수(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신학자인 신재식 교수(호남신학대학교 신학과),과학 철학자 장대익 교수(동덕여자대학교 교양교직학부)가  서로 다른 입장의 학자가 주고받은 13편의 편지와 10시간에 걸친 좌담을 담은 책이다.

 

유신론자, 불가지론자, 무신론자가 예의를 갖추고 서한을 주고받고 대담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일이겠는가? 서로의 입장을 밝히고 반론을 주고 받다보니 어떤 면에서는 아주 현학적이다. 무신론자의 대변인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 창조과학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목에 이르고 보면 어느새 나도 마음 속으로 훈수를 두고 있다.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한 유대교, 기독교, 가톨릭, 그리스정교(러시아정교), 영국 성공회, 이슬람 그 안에서 또 나누어진 다양한 유파들. 어디 여호아를 받드는 종교들만의 이야기인가. 이 책은 세학자의 공통점이 기독교란 신앙을 가졌거나 가졌었다는 것에서 출발하다 보니 기독교 중심의 논의가 주류요 불교나 타 종교는 그렇게 많이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

 

 창세기를 종교차원이 아니라 과학의 차원으로까지 몰고하는 창조과학은 인류 역사를 6천년, 지적 개입, 다윈의 진화론을 부인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우리나라엔 카이스트에 공간을 마련할 정도로 그 세가 만만치 않다. 어느 수업에서 창조과학회의 강연을 듣고온 기독교인과 논쟁을 벌인 기억이 난다. 꽉꽉 막힌 벽과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았다.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그렇다면 이것도 문제다. 뉴라이트가 역사교과서 채택운동을 벌이는 것 만큼이나 창조과학회의 행보가 우려스럽다. 미국에서는 법원 판결로 좌절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선 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것 같다. 뉴라이트처럼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창조과학의 주장이 담긴 과학책을 보게 되는 날이 오지나 않을까?

 

종교는 어떤 이유로 언제 시작되었을까? 왜 인류는 종교에 매달리게 되었을까? 종교는 아편이 아닐까? 강자가 약자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키는 단초로 사용하는 것은 아닐까? 현실 세계의 모순, 고난을 잊게 하는 마취제처럼 지금보다 다음 세상에서 복락을 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일반적이게 만드는데 종교가 일정 이상의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닌가?

 

무신론자의 입장, 불가지론의 입장, 유신론의 입장이 다르지만 종교 전쟁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이슬람과 유대교, 기독교의 대립, 이슬람내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 종교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과 전쟁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아직도 진행형이고 근본주의 기독교에 가까운 미국, 그리고 미국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유대인들의 짬짜미가 맞아떨어져 중동의 화약고가 연일 폭발하는 것이 아닐까? 기독교인의 나라에 민주화 시위가 지금의 아프리카, 아랍처럼 일어난다면 속전속결로 독재자를 몰아내었을터인데.. 수백 수천명이 죽어도 미국의 이익에 유리한 독재자는 폭격을 받지 않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들을 읽은 생각으로 보면 나는 김대환교수의 지론에 한표를 던지고 싶다.
그리고 대한민국 현실 종교의 변화를 요구하며 종교인들에 대한, 종교시설에 대한 과세를 다음 정권엔 기필코 적용했으면 좋겠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의 재원으로 활용하게.

 

내년엔 더 극명하게 그 힘을 드러낼 기독교와 종교들. 그래서 종교전쟁의 대화가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 아닐까?
세 소장학자가 뿌린 씨가 열매를 맺어 한반도 만큼은 종교전쟁의 무풍지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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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1 과학이슈 11 1
이충환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태평양판이 유러시아판 아래로 파고들어가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후쿠시마, 미야기, 센다이 지역을 휩쓸고 가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노출로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산 수입소고기 수입/FTA로 촉발된 광우병, 신종플루, 구제역,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스마트폰, 인터넷, 인공위성발생, 우주인 등으로 과학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 보다 높다. 

 

이슈외에 첨부한 해외에서 인정받는 우리과학자들을 소개하며 외국의 과학자가 한말이 인상적이다. 조국의 과학발전을 위해 귀국해 연구에 매진하는 분들이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외국의 경우 2~30대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기고 노벨상을 수상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우리 과학계의 현실은 그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노벨상(평화상은 故김대중전대통령수상)을 수상하지 못하나란 타령이 언제 사라질까?

 

지진과 쓰나미는 인류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이라곤 해도 예보기술이 발달하여 원거리 발생의 경우 대피로 사상자를 크게 줄일 수 있겠지만 이번과 같이 근거리에서 발생할 경우 피할 겨를도 없는 삽시간에 산더미만한 파도가 몰려들어 모든 것을 휩쓸어가는 쓰나미의 생생한 영상 앞에 망연자실하지 않는 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지구는 인간의 편리함의 추구를 위해 자원을 고갈하고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지구가 더워져 지구촌 곳곳이 지금도 생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고 서식지가 파괴되거나 먹이사슬이 무너져 척추동물의 20%가 멸종위기에 봉착했고 양서류, 조류, 곤충, 식물까지 포함하면 약 20분마다 1종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아울러 인간이 급격하게 늘려놓은 것도 있지만 이렇게 없애버리는 것도 크게 늘고 있다.(없앤 것은 현재 인간의 능력으론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

 

지구온난화와 아울러 북극의 진동으로 인해 이상기후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난류와 한류가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을 경우 투모로우와 같은 빙하시대가 오지 않으리라 장담 못한다는 것엔 섬짯하기 까지 하 기후협약에 응하는 선진국들의 미온적인 처사로 지지부진하고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 모두의 문제란 인식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바이오에너지도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란 것.

탄소는 참말로 신기하다. 흑연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하는 소재, 거기다 신소재로 각광받는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풀러렌 탄소나노 삼형제.. 특히 그래핀의 경우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선진국 수준 이상의 실력을 인정받는 분야라니 은근히 기대가 된다.


기아자동차가 K7브랜드 조사를 위해 뇌과학을 활용했다는 사실, 뉴로마케팅이 좋긴 하겠지만 악용되면 인간을 조종할 수 있는 나쁜 기술이 된다는 것도 알아두어야겠다. 최근 부상하는 행동경제학의 흥미로운 실험장면들.. 비만아를 줄이기 위해서 단순히 식당 음식 배열순서만 조금만 바꾸어도 된다는 넛지..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되면 어떻게 될까. 비소를 먹고사는 미생물의 발견,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은 언제쯤 발견될까(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과학자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인류보다 더 앞선 기술을 가진 고등 생물체가 있다면 우리가 찾아가지 않아도 그들이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그것이 영화의 한장면처럼 전쟁하는 형식만 아니라면 그저 기다리고 우주개발에 쏟아붇는 엄청난 돈을 지구살리기에 투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우리 모두가 조금 더 많이 불편함을 감내하고 받아들이지 않고 편리함만을 맹신한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바이러스의 공격,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2100년 지구촌 생물종의 50% 이상이 멸종하는 것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만 간다. 휴대폰 사용의 증가로 인한 전자파로 꿀벌이 자기 집으로 돌아오지 옷해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지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식물이 수분을 못해 결실을 맺지 못해 대흉년이 들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인류에게 닥친 문제는 언제나 해결해왔다는 낙관론도 그에 못지않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불편함을 조금 더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과학 전문지 기자와 과학자들이 손잡고  청소년을 위해 현재 화제가 되고 있고 우리와도 깊이 관련이 있는 과학 이슈 11가지와 우리과학자들을 소개한 책이라 온가족이 읽고 토론을 하면 좋은 주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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