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평화만들기’라는 술집에서 나와 함께 인사동 골목길을 빠져나갈 때였다.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가 나온 직후였는데, 거기에 내가 쓴 작가의 말을 언급하며 선생이 이렇게 말했다. “‘내 가슴에 귀를 기울였다. 그랬더니 이 이야기들이 서서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라고 시작하는 작가의 말을 쓰고 싶었지만…… 하, 김연수씨(선생은 늘 존대를 했다), 이거 기가 막힌 작가의 말 아니오.” 마치 어두워서 한 치 앞이 뵈지 않는 산길에서 비비적대는데 눈앞에 등불 하나가 밝혀진 듯한 느낌이었달까.

선생은 기억력이 좋아서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싶으면 단숨에 외워버렸다. 그래서 나는 내가 쓴 작가의 말을 선생이 읽은 것도 모자라 그렇게 문장을 통째로 외며 칭찬까지 해주니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반면 나는 정말 감동스럽게 읽은 문장들도 다 까먹는다. 아마도 외운다는 건 입으로 외운다는 뜻일 텐데, 말주변이 없어 좋은 문장을 못 외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신에 나는 선생들이 들려준 칭찬들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대로 기억하는데, 그건 또 왜 그런것인지.(ㅎㅎ) 선생들은 당신들을 평생 기억하라고 아랫사람을 칭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소설가의 일 - 김연수 :p 130

   

이 대목을 찾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 전에 완독했던, 소설가의 일을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ㅠㅠ

읽다가 완전 빵, 터져서 나중에 포스팅할 때 써먹어야지!!! 맘먹고 포스트잇 플래그로 표시를 분명 해뒀는데!!!!

 

 

 

 

포스트잇 플래그를 좀 작작 좀 붙이면서 읽을 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많은 표시 중에서 도대체 어디에 저 문장들이 나오는지??? ㅋㅋㅋ 찾느라고 ㅋㅋㅋㅋ

도대체 며칠을 잡아먹었는지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나도 지금은 고인이 되신 ㅠㅠ 소설가이자 번역가 이윤기 선생님처럼  기억력이 좋아서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싶으면 단숨에 다 외워버리고 싶은데 ㅠㅠㅠㅠ 안타깝게도 기억력이 금붕어라;;;ㅋㅋ  정말 감동스럽게 읽은 문장들도 3초면 다 까먹으니, 김연수 작가님 말씀이 100번 이해가 되고 ㅋㅋㅋㅋ 게다가 다음 문장,

 

대신에 나는 선생들이 들려준 칭찬들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대로 기억하는데, 그건 또 왜 그런것인지.(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  나도 ㅋㅋㅋㅋ 3초 금붕어 주제에 ㅋㅋㅋ

누군가 슬쩍 지나가며 해준 사소한 칭찬 같은 거는 ㅋㅋㅋㅋ 어찌나 잘 기억을 하는지!!! ㅋㅋ 토시 하나 안 틀리고 줄줄 욀 수가 있고, 또 누군가 나한테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그것까지 꼼꼼하게 다 기억해 일기장에 적어 놓는 ㅋㅋㅋㅋㅋㅋㅋ 치졸한 인간이라 ㅋㅋㅋㅋ 암튼 저 대목 읽으면서 얼마나 혼자 키득키득 웃으며  공감을 했는지 모르겠다.

 

<소설가의 일>은 정말 정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재밌게 읽었지만..
내가 벌써 노안이 와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다 좋았는데 편집(이런 걸 편집?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랄까? 가 너무 깨알 같아서 ㅠㅠㅠ 글씨 폰트도 작고, 행간도 좁고, 글씨가 너무 빡빡해서 한 페이지만 집중해서 읽어도 눈이 금방 피로해지고 멀미가  날 거 같아서. 좋았다가, 멀미 날 거 같았다가, 좋았다가 멀미 날 거 같았다가를 수백 번 반복? 하며 읽었다는;; 슬픈 전설이 ㅠㅠ
 
 
 

반면에 지금 읽고 있는 중인 김중혁 작가님의 <메이드 인 공장>은 ㅋㅋㅋㅋ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ㅋㅋㅋㅋ 행간 넓고 ㅋㅋㅋ 그림도 완전 많고 ㅋㅋㅋㅋ 얼마나 위트 넘치고 세련됐는지 ㅋㅋㅋㅋ
오! 역시 내 취향은 김연수 작가님 쪽보다는 김중혁 작가님 쪽이구나 ㅋㅋㅋㅋ 하트하트 ♡♡ 를 연발하며 읽고 있다.
 
 
 
여튼, 결론은 <소설가의 일>도 별 다섯!! ㅋㅋ
<메이드 인 공장>도 별 다섯 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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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1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어떨때 아! 그 문장 봤는데 어디서 봤더라 이러면서 막 찾는데 포스잇으로 표시해놔두 여기저기 많이 붙여놔서 찾기 힘들구 결국 못찾을때가 많아서 꽃핑키님 글보구 키득 거렸어요 소설가의 일에서 저두 그 부분이 참좋았어요 이윤기님 말씀두 그렇구요 메이드인공장도 재밌다니 읽어보고 싶네요ㅋ

꽃핑키 2015-01-14 13:0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appybook7님도 그러신다니 위안이 됩니다 히히 ㅋㅋㅋ 메이드인 공장도 넘 웃겨서 키득키득 거리면서 아껴 읽고 있어요!! ㅋㅋ happybook7님도 얼른 읽어보셔용!!! ㅋㅋㅋ

살리미 2015-01-13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해요... 저도 포스트잇 보는 순간 웃음이 났어요....^^ 그만큼 애정하시는 책이군요. 저도 읽어보려고요.

꽃핑키 2015-01-14 13:0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갑습니다 오로라^^ 님 ^_^ㅋ
네, 솔직히 그래서 ㅋㅋㅋ 모르는 분들께 보여 드리기 저도 참 부끄럽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뭘 저렇게 많이 붙였냐면서??/ 괴상하게 쳐다보는 분들 진짜 많으시거든요 ㅠㅠ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