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쁜 책만 보면 러브러브 ♡ㅅ♡를 발사하는 내게 하이너프님이 달팽이 식당을 선물로 주셨다.
안그래도 인터넷 서점을 떠돌다 이렇게 예쁜 표지라니~ 하며 눈여겨 보았던 책이었는데..
으헤헤 ㅋㅋ 넙죽; 받아서 읽다 보니 표지만 예쁜게 아니라 내용도 재미가 있다..

첫 문장부터 너무 기막혀 눈을 뗄수가 없었다.
"터키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방 안이 텅 비어 있었다.
마치 뱀이나 매미가 벗어놓은 허물처럼.
텔레비전도 세탁기도 냉장고도 형광등도 커튼도 현관 매트도 모조리 사라지고 없었다."

세상에 실연당한것도 억울한데.. 형광등에? 현관 매트까지! 싹 쓸어가는 이런 치사하고 나쁜 놈이 다 있을까?
너무 화가 나고 기가 막혀 읽다 보니.. 27페이지에서는 돼지에게 쫓겨 달린다 ㅋㅋ

"돼지 코끝이 엉덩이에 닿을 때마다 이렇게 잡아먹히고 마는건가 싶어 소름이 끼쳤다."

하긴 돼지가.. 멧돼지나 산돼지였다면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만도 하지만..
이 돼지는 주인공 엄마가 집에서 키우는 집 돼지 ㅋ
돼지는 쫓아오고, 신발 한 짝은 벗겨지고, 비는 미친듯이 내리고, 엄마는 도둑인줄 알고 낫들고 달려오고 ㅠㅠ
아.. 이 상황이 어찌나 웃기는지 ㅎㅎㅎㅎ 완전 빵 터졌다ㅋㅋ

  

그리고 왜? 달팽이 식당일까 궁금했는데... 62페이지에 이렇게 예쁜 이유가 적혀있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온 후, 이불 속에서 줄곧 이름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열두 시 정각에 우는 부엉이 영감의 소리를 듣는동안, 퍼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달팽이'는 어떨까?
그리고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나는 새로 열 식당 이름은 '달팽이' 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좋았어! 롤 케이크처럼 이불을 둘둘 만 채 혼자 손가락을 튕겼다.
그 작은 공간을 란도셀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등에 메는 가방)처럼 등에 짊어지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롤 케이크처럼 이불을 둘둘말고..에서는 나도모르게 슬쩍 웃다가..
그 작은 공간을 란도셀처럼 등에 짊어지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하는 문장에선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사랑스러운 메모가 담겨있는 책은 언제나 설렌다.
나도 책 앞장에 이렇게 쓱쓱! 예쁜 말들을 적어 선물하고 싶은데..
소심한 나는 잘 못한다. ㅋㅋ 무슨말을 쓰지? 글씨라도 틀리면 어쩌지? 망설이기만 하다가..
하이너프님~♪ 예쁜 책, 예쁜 마음 고맙습니다!
아껴아껴 잘~ 읽고 오래오래 예쁘게 간직할게요!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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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0-18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텅비어 있었다,라는 대목에서 저는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보면 텅빈 느낌이구나 싶었는데...도둑맞은 것이라니.

선물 받으셔서 좋으시겠어요. 네이버친구분이신가보다, 그쵸?

전 딱 한달만 누가 차려주는 밥 먹었으면 좋겠어요^^

꽃핑키 2010-11-02 01:31   좋아요 0 | URL
헤헤 ㅋㅋ 네 기억님 ^_^
네이버 이웃인데요 책때문에 친해져서 ㅋㅋ 직접 만나 선물 받은책이예요:)
저는 답례로 ㅋㅋ 미미여사님의 <이유>를 선물해주었어요ㅋㅋ

큭큭 :) 기억님은 요리도 어쩐지 막 - 잘하실거 같은데.. ㅋㅋ ^_^
전 진짜 라면 물도 하나 제대로 못 맞춰서;; 이래서 시집가겠나? 싶어요 ㅠ




다락방 2010-11-0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런 책이고 사랑스러운 메모인데 핑키님 손톱도 예뻐요!!

꽃핑키 2010-12-10 17:5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다락방님도 다락방님 글들도 다 예뻐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