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었다 그다음은 ㅣ 아침달 시집 17
한연희 지음 / 아침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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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마음에 들어오는 한 편의 시보다는
시집 전체의 공기가 좋았다.

- 월요일에 태어난 감정이었습니다.
망치가 될 가능성, 노래가 될 가능성,
오이가 될 가능성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음.
어느 날 아침, 툭, 머리 위로 떨어진 그것이
전혀 뜻밖의 생물처럼 입을 벌렸습니다.
함께 웃어 주세요. - 시인의 말

- 코 밑을 정성스레 쓰다듬는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듯
몰두하다가
사랑한다는 기분에 휩싸이는것이다 - 핀란드식 콧수염 중

2021.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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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증인 ㅣ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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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론 사태로 집을 잃은 사람들, 그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이야기. 시의성 있다고 할만.

그러고 보니 마이클 코넬리를 읽어야지 한 시작이 이책이었다. 명성은 익히 알지만 시작하면 판이 커질 것으로 우려해서 거리를 뒀었는데...

결백을 믿는다는 것은 자신 답지 않다 생각하는 변호사 할러. 무엇보다 의뢰인의 무결함을 전제하는 직업이라서도 그렇지만 어설픈 정의감을 사로잡히는 것을 경계한다는 측면이 아닐까 싶다.

사족이지만 요즘 판사가 선출직이면 어떨까 생각한다. 죄질이 나쁜 범죄자에게 툭하면 솜방망이 판결을 내리는 그들을 보면. 그러나 선거라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기도 하니 장점만 있는것은 아니겠지만.... 인간이 하는 일에 장점이 있긴 한가 싶기도.

- 나는 애런슨을 오래도록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양심을 키우지 마.˝ 내가 말했다. ˝나도 다 해봤어. 양심은 자넬 어떤 좋은 곳으로도 이끌어 주지 않아,˝ - 124

2021.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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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무슨 헛소리를 써볼까 - 책상생활자의 최신유행 아포칼립스
심너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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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마음에 들게 멋진 이야기를 쓴 작가는
머릿속에 각인 되어 버린 거 같다.
새로운 책 소식이 눈에 띄면 당장 그 책을 가져야 한다는 설레는 마음이 가득해진다.
심너울작가도 그런 작가.
에세이보다는 소설이 좀 더 취향이지만.

- 나는 희망이 드문 때에 낙관 하고 싶다. 낙관을 버릇으로 들이고 싶다. 돌발적으로 나타나 내 삶을 더 낫게 만들 긍정적인 변수는 지금 계산하려고 해도 계산할 수가 없으니까. 결코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나의 한심함 중 일부는 어쩔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노력 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한심해지고 싶지 않다. 그것만이 내 바람이다. - 86

2021.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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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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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현실이지만, 연재와 콜리를 주변에서 보듬어 바라봐주는 꼴값떠는(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게 되는 따뜻한 이야기.

- 모든 휴머노이드가 너 같지는 않을텐데.
저는 실수로 만들어진 거라고 연재가 말했어요.
저를 결정하는 제 안의 칩 하나가 다른 휴머노이드와 다르다고 했어요.
......
연재는 실수가 기회와 같은 말이래요. - 286

2021.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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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ㅣ 정희진의 글쓰기 3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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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하게 사유할 거리가 넘치게 담겨있다.
좋은 글이고 정말 널리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실에서 이런 장르의 책이 그렇지 못한 게 너무 아쉬운 일이다.

여러 번 읽어 볼 만한 흔치 않은 책.

- 사람은 선호하는 것이 생기면 공정해 질 수 없다. 예술은 미묘한 느낌과 예민한 순간들에 의존하기 때문에 편파적이지 않는 의견은 가치가 없다. 유감스럽게도 예술은 보고 듣는 이에게 ‘신선한 광기‘를 선사한다. 아름다움을 숭배하는데 제정신인 것은 하나도 없다. - 오스카와일드

- ˝편파적이지 않은 가치는 의미가 없다.˝ 사실 이 말은 동어반복이다. 편파성 자체가 가치이고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협한 책읽기‘는 편협하지 않다. 모든 책이 편협할 뿐 아니라 편협(partiality)을 기점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 10

- 왜 불안해 ‘보이는‘ 사람의 판단은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불안이 경험의 결과라면 더욱 믿을 만한 증언이 아닐까. 불안의 사회적 지위는 낮다. 우리는 직접 경험한 본 것(seeing)보다 기존의 통념(believing)을 더 신뢰한다. - 25

- 문제는 봄이다. 다시 말해 피부색과 사람의 관계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물론 인간의 몸을 이루는 어떤 부분도 인간의 범주와 관련이 없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생물학이 아니라 권력이다. - 38

- 젠더, 퀴어, 섹슈얼리티 문제가 정치학으로 간주되기 가장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연화 때문이다. 가장 사회적인 구성물을 자연의 법칙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자연의 법칙은 없다. 자연의 법칙이라고 간주되는 인간의 사고방식이 있을 뿐이다. 언제나 문제는 ‘무엇을 자연이라고 보는 가‘, ‘자연의 범주는 누가 정하는가‘이다. 그것이 권력이고 지식이다. - 125

- 나는 페미니즘을 ‘열심히 공부 한다‘. 내가 아는 한 페미니즘은 인류가 만들어낸 그 어떤 지식보다 수월하다. 정치적, 이론적, 학문적으로 다른 어떤 언설보다 세련되고 앞서 있으며 상상력조차 뛰어넘는 참신한 문제의식과 질문을 던지는 사상 체계이다. 지식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행위라면, 또 지식이 윤리적이어야 한다면, 그리고 지식이 사유 능력을 의미한다면 최소한 페미니즘을 따라올 지식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페미니즘은 지난 모든 언어에 대한 의문과 개입에서 시작됐으며, 이 과정에서 저절로 기존의 지식을 조감overview 하는 능력을 지닐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다(多)학제적이기 때문에 지식 전반에 걸쳐 박식하고, 다른 분야와 연결되어 폭발적인 재해석과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146

2021.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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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22 06: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글쓰기 시리즈 중에서 이 세번째 책이 제일 좋아요!

hellas 2021-11-22 06:16   좋아요 2 | URL
저도 너무 극 공감하며 읽은 책이예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증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