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3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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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하게 사유할 거리가 넘치게 담겨있다.
좋은 글이고 정말 널리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실에서 이런 장르의 책이 그렇지 못한 게 너무 아쉬운 일이다.

여러 번 읽어 볼 만한 흔치 않은 책.

- 사람은 선호하는 것이 생기면 공정해 질 수 없다. 예술은 미묘한 느낌과 예민한 순간들에 의존하기 때문에 편파적이지 않는 의견은 가치가 없다. 유감스럽게도 예술은 보고 듣는 이에게 ‘신선한 광기‘를 선사한다. 아름다움을 숭배하는데 제정신인 것은 하나도 없다. - 오스카와일드

- ˝편파적이지 않은 가치는 의미가 없다.˝ 사실 이 말은 동어반복이다. 편파성 자체가 가치이고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협한 책읽기‘는 편협하지 않다. 모든 책이 편협할 뿐 아니라 편협(partiality)을 기점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 10

- 왜 불안해 ‘보이는‘ 사람의 판단은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불안이 경험의 결과라면 더욱 믿을 만한 증언이 아닐까. 불안의 사회적 지위는 낮다. 우리는 직접 경험한 본 것(seeing)보다 기존의 통념(believing)을 더 신뢰한다. - 25

- 문제는 봄이다. 다시 말해 피부색과 사람의 관계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물론 인간의 몸을 이루는 어떤 부분도 인간의 범주와 관련이 없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생물학이 아니라 권력이다. - 38

- 젠더, 퀴어, 섹슈얼리티 문제가 정치학으로 간주되기 가장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연화 때문이다. 가장 사회적인 구성물을 자연의 법칙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자연의 법칙은 없다. 자연의 법칙이라고 간주되는 인간의 사고방식이 있을 뿐이다. 언제나 문제는 ‘무엇을 자연이라고 보는 가‘, ‘자연의 범주는 누가 정하는가‘이다. 그것이 권력이고 지식이다. - 125

- 나는 페미니즘을 ‘열심히 공부 한다‘. 내가 아는 한 페미니즘은 인류가 만들어낸 그 어떤 지식보다 수월하다. 정치적, 이론적, 학문적으로 다른 어떤 언설보다 세련되고 앞서 있으며 상상력조차 뛰어넘는 참신한 문제의식과 질문을 던지는 사상 체계이다. 지식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행위라면, 또 지식이 윤리적이어야 한다면, 그리고 지식이 사유 능력을 의미한다면 최소한 페미니즘을 따라올 지식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페미니즘은 지난 모든 언어에 대한 의문과 개입에서 시작됐으며, 이 과정에서 저절로 기존의 지식을 조감overview 하는 능력을 지닐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다(多)학제적이기 때문에 지식 전반에 걸쳐 박식하고, 다른 분야와 연결되어 폭발적인 재해석과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146

2021.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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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22 06: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글쓰기 시리즈 중에서 이 세번째 책이 제일 좋아요!

hellas 2021-11-22 06:16   좋아요 2 | URL
저도 너무 극 공감하며 읽은 책이예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증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