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하지만 그런 생도 있다.
그럼에도 주변에 가득차 있는 애정이 삶을 버티게 해주는 것.
그 정도로 만족 하라는 밀어부침이 아닌 생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 가득했던 이야기.
윌럼과 주드, 필연적으로 맺어지는 연인의 운명이고, 주인공은 주드이지만, 가장 매혹적인 캐릭터는 윌럼이다.
초반의 캐릭터가 구축되는 구간만 넘어가면 그야말로 물흐르듯 이야기가 흘러간다.
비참과 비관의 인생이 생과의 싸움에서 어떻게 맞서나가는지 보여주지만, 행복한 엔딩은 없다. 인생이 그러하듯.
뜨겁게 읽게 되는 이야기다.
- ˝앞으로는 이 정도로 나쁘진 않을거야.˝ 애너는 병원에서 그에게 말하곤 했다.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나쁘진 않을거야.˝ 애너가 통증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게 인생 전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해가 갈수록, 상황은 나아질 것이다. 그리고 애너 말이 맞았다. 정말로 더 나아졌다. - 202
- 그는 주드를 쳐다봤고, 그 순간 주드와 주드의 지난 인생에 대해 정말로 생각할 때 가끔 느끼곤 하는 감정을 느꼈다. 슬픔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동정하는 슬픔이 아니었다. 그건 더 큰 슬픔이었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엾은 사람들, 자기도 모르는,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 수십 억명의 사람들을 다 감싸 안는 것 같은 슬픔이었다. 매일매일이 너무나 힘들 때에도, 상황이 너무나 비참할 때도, 사방에서 사람들이 살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생각하면 느끼게 되는 경탄과 경외심이 뒤섞인 그런 슬픔이었다. 인생이란 너무 슬푸구나, 그런 순간이면 그는 생각했다. 너무 슬프지만, 그래도 사람은 다 그렇게 사는 거지. 삶에 매달리고, 위안거리를 찾고. - 289
2021. m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