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 민음사 모던 클래식 46
유디트 헤르만 지음, 이용숙 옮김 / 민음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죽음으로 서술되는 생의 한 점.

알리스가 치뤄내는 다섯번의 죽음은 생각보다 큰 여파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타인에게는 담담한 것 같이 보이고, 무감각해 보일지 모르지만

알리스의 내면에선 과연 얼마나 큰 진동이 일고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사소한 장면, 스쳐가는 인파에도 동요하는 내면의 오열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쌓여가는 감정의 높이가 완성되는 그 과정이 참 아름답다.


너를 보면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몰라. 너는 모를 거야. 정말 모를거야. 알리스가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안다면. 안나가 대꾸했다.
그래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지. 알리스가 말했다. - 52

노인이 말했다. 비타 브루타.
알리스는 노인이 한 말을 되풀이 했다. 루마니아 남자가 대답했다. 그는 노인이 한 말을 되풀이했다. 끔씩한 삶이래. 그가 그렇게 말했어. - 76

말테 삼촌이 왜 목숨을 끊었는지 알리스는 알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누구도 알리스에게 그 이유를 말해 주지 못했다. 거기에 대해 물으면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며 광대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아무도 몰라.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 우울증, 마음의 상처, 한계를 넘어선 불쾌감? 삶이 피곤해진 거지. 살기 지쳤던 거야. 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 115

두 사람음 그럼에도 서로를 바라보았다. 악수를 했다. 손을 맞잡으니 용기가 났다. 그것이 그들에게 남아 있는 것이었다. - 124

2018.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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